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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과 사건 해결한 암행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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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립션
젊은 암행어사 박문수가 왕명을 받아 부패한 수령을 적발하기 위해 외딴 고을로 떠납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그를 기다리는 것은 살인사건과 밤마다 나타나는 원혼이었습니다. 의문의 죽음을 당한 처녀 귀신과 마주한 박문수. 그는 귀신의 한을 풀어주고 부패한 수령의 비리를 밝힐 수 있을까요? 조선시대 정의와 인정이 교차하는 이야기입니다.
후킹멘트
여러분, 만약 귀신이 여러분에게 억울한 사연을 털어놓는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암행어사 박문수처럼 용기를 내어 진실을 파헤치시겠습니까, 아니면 무서워 외면하시겠습니까? 우리 조상들은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한이 풀리지 않으면 귀신이 되어 이승을 떠돌 수밖에 없다고 믿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두 세계의 사또'에서는 낮에는 냉혹한 관리지만 밤에는 저승사자의 부하로 일하는 이중생활을 하는 사또의 비밀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조선의 밤으로 여러분을 다시 초대합니다.
※ 암행어사의 임명, 정조가 젊은 박문수를 불러 남양주 지역의 부패한 수령을 적발하라는 밀명을 내림. 암행어사의 첫 임무에 설레고 긴장하는 박문수.
정조 13년, 조선의 한양은 한여름의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창덕궁 후원에서는 매미 소리가 요란했고, 임금의 집무실에서는 정조가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박문수, 들어오게."
중전관이 문을 열어주자, 스물여섯 살의 젊은 선비 박문수가 공손히 절을 올리며 들어섰습니다. 그는 과거에 장원급제한 수재였지만, 아직 큰 관직을 맡아본 적은 없었습니다.
"신, 박문수 명을 받들겠나이다."
박문수는 엎드려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정조는 잠시 그를 관찰했습니다. 젊지만 총명한 눈빛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남양주 고을에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느냐?"
"네, 전하. 백성들의 세금이 한양까지 절반도 오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또한 젊은 여인들이 종종 실종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정조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의 눈빛이 날카로워졌습니다.
"짐은 네가 그곳으로 가서 진상을 파악해오길 바란다. 남양주 수령 이판서가 부패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문수의 눈이 커졌습니다. 그가 맡게 될 임무가 무엇인지 직감했습니다.
"전하, 그렇다면..."
"그렇다. 네게 암행어사의 직책을 맡기겠다."
정조는 서안 서랍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박문수에게 건넸습니다. 상자 안에는 붉은 어사화와 어사의 부신이 들어있었습니다.
"이것이... 어사화와 부신..."
박문수는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받았습니다. 암행어사는 임금의 눈과 귀가 되어 지방의 부패를 조사하는 중책이었습니다. 특히 그의 나이에 이런 중책을 맡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전하, 신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옵니다. 이런 중책을..."
"네 총명함과 정의감을 믿기에 맡기는 것이다. 남양주 수령은 권세가 강하여 아무도 그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네가 변복하여 그곳에 가서 백성들의 실상을 살피고, 수령의 비리를 파악해오거라."
박문수는 깊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신, 명심하겠나이다. 전하의 믿음에 보답하겠습니다."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네 정체를 절대 드러내서는 안 된다. 어사화는 최후의 순간까지 꺼내지 말고, 민간인으로 변장하여 백성들 사이에 섞여 정보를 모으거라."
"네, 전하."
"그리고... 남양주에는 으스스한 소문도 있다고 한다. 밤중에 흰 옷을 입은 여인의 원혼이 나타난다는..."
정조의 말에 박문수는 잠시 당황했습니다. 그는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선비였고, 귀신이나 혼령 같은 미신을 믿지 않았습니다.
"전하, 그것은 아마도 백성들이 공포 속에서 만들어낸 이야기일 것입니다. 신은 그런 미신에 현혹되지 않겠습니다."
정조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세상에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도 많다. 열린 마음으로 모든 가능성을 살피는 것이 현명한 관리의 자세일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전하."
"이틀 후에 출발하거라. 준비를 철저히 하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란다."
박문수는 다시 한번 절을 올리고 물러났습니다. 그의 마음은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했습니다. 처음 맡는 암행어사의 임무, 그것도 으스스한 소문이 돌고 있는 남양주라니...
방으로 돌아온 박문수는 여행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비단 관복 대신 평범한 선비의 옷을 꺼내고, 낡은 갓과 짚신도 준비했습니다. 그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이제 나는 암행어사가 아닌 백 선비일 뿐이다. 아무도 내 정체를 알아채지 못하게 해야지."
그의 눈에는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결의가 빛났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정조가 언급한 백의의 여인 귀신에 대한 이야기가 머물고 있었습니다.
※ 외딴 주막에서의 밤 - 변복한 박문수가 남양주로 가는 길에 외딴 주막에 머물게 됨. 밤중에 나타난 백의의 여인 귀신과 처음 마주치는 장면.
이틀 후, 박문수는 한양을 떠나 남양주로 향했습니다. 그는 평범한 선비 '백 도령'으로 변장하고, 오래된 말 한 필과 간소한 짐만 가지고 길을 나섰습니다.
"가자, 우리에겐 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말에게 속삭이며 천천히 남양주로 향했습니다. 첫날의 여정은 순탄했습니다. 맑은 하늘 아래 산과 들을 지나며, 박문수는 아름다운 조선의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하지만 둘째 날,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곧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이런, 비를 피할 곳을 찾아야겠군."
박문수는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마침 멀리 외딴 주막이 보였습니다. 그는 말을 재촉하여 주막으로 달려갔습니다.
"주인장, 계십니까? 비를 피하고 싶습니다!"
낡은 문이 열리고, 주막 주인인 노인이 나왔습니다. 노인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깊게 패여 있었습니다.
"어서 들어오시게, 도련님. 밤에 이런 폭우가 내리니 위험할 뻔했구려."
"감사합니다. 하룻밤 묵어갈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방이 하나 남았으니 거기서 쉬시게."
박문수는 주막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내부는 생각보다 깨끗했지만, 손님은 그 외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조용하고 적막한 분위기가 주막을 감쌌습니다.
"손님이 없으시군요?"
"요즘은 이 길로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네. 특히 밤에는..."
노인의 말끝이 흐려졌습니다. 박문수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밤에는 왜 그렇습니까?"
노인은 주변을 살피더니 목소리를 낮추었습니다.
"소문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근방에 백의 처녀 귀신이 나타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이 길을 지나던 몇몇 나그네들이 흰 옷을 입은 여인을 봤다고 하지요.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다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박문수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이었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미신일 뿐입니다. 아마도 산짐승을 본 것이겠지요."
"그렇게 생각하고 싶네만... 어쨌든, 오늘밤은 방문을 꼭 걸어 잠그시게. 그리고 이상한 소리가 들려도 절대 밖으로 나가지 마시게."
박문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는 피로에 지쳐 있었고, 빨리 쉬고 싶었습니다.
저녁을 간단히 먹은 후, 그는 주막 주인이 안내해준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좁지만 깨끗한 방이었습니다. 그는 문을 걸어 잠그고 잠자리를 펴고 누웠습니다.
빗소리와 함께 밤이 깊어갔습니다. 박문수는 피곤했지만, 왠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주막 주인의 이야기가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방 밖에서 여인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처음에는 비 오는 소리로 착각했지만, 분명히 사람의 울음소리였습니다.
"누...누구십니까?"
박문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 쪽으로 귀를 기울였습니다. 울음소리는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여인의 목소리가 문 바로 밖에서 들려왔습니다. 박문수는 잠시 망설였습니다. 주막 주인의 경고가 떠올랐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천천히 그는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눈앞에 백의를 입은 여인이 서 있었습니다. 긴 검은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창백한 피부와 푸른빛이 도는 입술은 분명히 보였습니다.
"도와주세요... 억울합니다..."
여인이 천천히 고개를 들자, 박문수는 숨을 들이켰습니다. 여인의 목에는 깊은 상처가 있었고, 그곳에서 검붉은 피가 천천히 흘러내려 흰 옷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귀신...?"
박문수의 입에서 떨리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습니다. 그는 이성적인 사고를 가진 선비였지만, 지금 눈앞에 보이는 광경은 분명 현실이 아니었습니다.
"제 한을 풀어주세요... 억울하게 죽은 저의 한을..."
여인은 손을 뻗어 박문수에게 다가왔습니다. 그 순간, 바람이 세차게 불어 촛불이 꺼졌고, 방은 완전한 어둠에 휩싸였습니다.
박문수는 공포에 질려 뒤로 물러섰지만, 벽에 등이 닿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습니다. 그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고, 온 몸은 식은땀으로 젖었습니다.
"누... 누구신지, 무슨 억울함이 있으신지... 말씀해주십시오."
떨리는 목소리로 박문수가 물었습니다. 비록 두려웠지만, 그는 암행어사로서의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만약 이 귀신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면, 그 진실을 밝히는 것도 그의 임무일 것입니다.
여인의 형체가 달빛 아래에서 희미하게 빛났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바람처럼 방 안을 맴돌았습니다.
"당신... 암행어사님... 제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세요..."
※ 귀신의 사연, 귀신이 자신이 수령의 아들에게 겁탈당하고 살해당한 후 시체가 버려졌다는 사연을 들려줌. 증거를 찾아달라는 귀신의 부탁.
"어...어사또라고 부르셨소? 내 정체를 어떻게..."
박문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백의 여인의 모습이 달빛 아래 더욱 선명해졌습니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한때는 아름다웠을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저승에서는 모든 것이 보입니다. 전하께서 밀지를 내리신 것도, 당신이 변복하고 이곳에 온 것도..."
여인의 목소리는 마치 바람처럼 방 안을 맴돌았습니다. 박문수는 간신히 용기를 내어 물었습니다.
"당신은 누구이며... 어떤 억울함이 있소?"
여인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 소리에 방안의 촛불이 흔들렸습니다.
"제 이름은 연이라고 합니다. 저는 남양주 마을의 평범한 농가 딸이었습니다. 그런데..."
여인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갑자기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 박문수는 몸을 떨었습니다.
"이판서의 아들 이도령이 저를 탐했습니다. 어느 날 밤, 그는 하인들을 시켜 저를 납치했고... 저는 그날 밤 그의 횡포를 당했습니다."
연이의 목에 있는 상처에서 검붉은 피가 더 많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녀의 흰 옷이 점점 붉게 물들었습니다.
"저는 도망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도령은... 제가 소문을 퍼뜨릴까 두려워했는지, 칼로 제 목을..."
연이는 목을 감싸 안았습니다. 그녀의 얼굴에는 깊은 슬픔과 분노가 가득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저 같은 여인이 여럿 있었습니다. 모두 이도령의 욕망 때문에 목숨을 잃었고, 시체는 북쪽 산골짜기에 버려졌습니다."
박문수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끔찍한 범죄였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이 모두 귀신의 말이라는 사실이 그를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증거가 있소?"
"제 시신이 증거입니다. 발견되지 못한 다른 희생자들의 유골도요. 북쪽 산자락 큰 바위 뒤편에 우리의 시신이 묻혀 있습니다. 제 목에 있는 상처를 보십시오. 이도령이 사용한 칼은 특별한 문양이 있는 가문의 보물입니다. 그 칼로 저희 모두를 찔렀습니다."
연이는 천천히 박문수에게 다가왔습니다. 박문수는 뒤로 물러서고 싶었지만, 어딘가 그녀의 슬픔에 공감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사또... 부디 저희의 억울함을 풀어주십시오. 진실을 밝혀주셔야 저희가 저승으로 갈 수 있습니다."
"어...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
"마을에 도착하시면 우선 북쪽 산으로 가십시오. 그곳에서 증거를 찾으실 겁니다. 그리고... 조심하십시오. 이판서와 그의 아들은 위험한 사람들입니다."
연이의 모습이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마지막 말이 방 안에 메아리쳤습니다.
"제발... 저희의 한을 풀어주세요..."
그녀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방 안은 다시 어둠에 잠겼습니다. 박문수는 한동안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있었습니다. 그의 머릿속에는 연이의 이야기가 맴돌았습니다.
"이것이 꿈인가, 환상인가..."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임무를 떠올렸습니다. 암행어사로서 그는 진실을 밝혀내야 했습니다. 귀신의 말이든, 살아있는 사람의 말이든, 모든 단서를 따라가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 남양주 도착과 수사, 남양주에 도착한 박문수가 변복한 채로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정보를 수집함. 수령의 만행과 실종된 처녀들에 대한 소문.
이틀 후, 박문수는 남양주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백 선비'라는 이름으로 마을에 들어섰습니다. 마을은 생각보다 번화했지만,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이곳이 남양주로구나..."
그는 중심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사람들의 얼굴에는 근심과 두려움이 역력했습니다. 그는 작은 주막으로 들어가 점심을 주문했습니다.
"주인장, 이 마을은 처음인데, 여기 관아는 어떻습니까? 이판서라는 분이 다스린다고 들었는데요."
주막 주인은 주변을 살피더니 목소리를 낮추었습니다.
"낯선 손님이시니 조언 하나 드리겠소. 이 마을에서는 관아 이야기는 삼가는 게 좋소. 벽에도 귀가 있다고..."
박문수는 호기심이 커졌습니다. 그는 술 한 잔을 주인에게 권하며 말을 이었습니다.
"그렇게 무서운 분이십니까?"
"무서운 것이 아니라... 이 마을에서 젊은 여인들이 종종 실종됩니다. 특히 얼굴이 예쁜 처녀들이요. 소문에 의하면..."
주인은 다시 한번 주변을 살폈습니다.
"이판서의 아들 이도령이 연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증거는 없지요. 감히 그들에게 대항할 사람도 없고요."
박문수는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습니다. 연이의 이야기와 일치했습니다.
"그런 일이 언제부터 있었습니까?"
"대략 2년 전부터요. 처음에는 떠돌이나 기생들이 사라졌는데, 최근에는 양가집 규수들도 실종되고 있습니다. 모두 북쪽 산으로 간다는 소문 뒤에 사라졌지요."
북쪽 산... 다시 한번 연이의 말과 일치했습니다. 박문수는 식사를 마치고 시장을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의도적으로 여러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듣자하니 이 마을 북쪽 산에 무언가 있다던데..."
"쉿! 그런 이야기 마시오. 북쪽 산은 귀신이 산다고 하오. 흰 옷을 입은 여인의 원혼이..."
이야기는 항상 비슷했습니다. 북쪽 산, 실종된 여인들, 이도령의 소문... 그리고 귀신 이야기.
오후가 되자, 박문수는 북쪽 산으로 향했습니다. 그는 연이가 말한 장소를 찾아야 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그는 조용히 마을을 빠져나왔습니다.
산길은 험했고, 해가 점점 서쪽으로 기울었습니다. 그때 그의 눈에 큰 바위가 보였습니다.
"저기다..."
박문수는 바위 주변을 살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바위 뒤편으로 돌아가자 흙이 불규칙하게 파헤쳐진 흔적이 보였습니다.
"여기에 뭔가 묻혀있는 것 같군..."
그는 작은 삽을 꺼내 조심스럽게 흙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삽이 단단한 무언가에 부딪혔습니다.
"이것은..."
그가 더 파내자, 하얀 뼈가 드러났습니다. 사람의 두개골이었습니다. 박문수는 충격에 휩싸였지만, 계속해서 파내려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여러 구의 유골을 발견했습니다.
"연이의 말이 사실이었군..."
더 파내려가자, 그는 부패된 옷가지와 함께 작은 물건들을 발견했습니다. 그중에는 비녀와 노리개 같은 여인들의 장신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증거... 한 구의 유골 목 부근에서 칼자국이 선명한 두개골을 발견했습니다.
"이것이 연이의 유골인가..."
박문수는 증거를 모두 모았습니다. 이제 그에게는 실종된 여인들의 유골과 살해당한 증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도령이 범인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부족했습니다.
"연이가 말한 칼... 그 칼을 찾아야 해..."
해가 완전히 지기 전, 그는 다시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이판서의 관아를 멀리서 살펴보며, 그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단계는 이도령과 그 칼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 진실의 발견, 박문수가 귀신이 알려준 장소에서 처녀들의 유골을 발견함. 수령 아들의 범행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
그날 밤, 박문수는 이판서 관아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경비병들의 순찰 패턴을 파악한 후, 그는 담장 틈으로 몰래 들어갔습니다. 어둠 속에서 그는 관아의 구조를 파악하며 조심스럽게 움직였습니다.
"이도령의 처소는 어디일까..."
관아는 생각보다 넓었고, 여러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박문수는 몸을 낮추고 담벼락을 따라 움직였습니다. 그때, 한 건물에서 불빛이 새어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가까이 다가가 창문 틈으로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방 안에는 젊은 남자가 앉아 있었습니다. 화려한 비단옷을 입은 그는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고 있었습니다. 벽에는 여러 개의 칼이 장식용으로 걸려있었습니다.
"저 사람이 이도령인가?"
박문수는 방 안을 자세히 살폈습니다. 그때 그의 눈에 특이한 칼 하나가 들어왔습니다. 그 칼은 다른 것들과 달리 독특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칼집이 정교하게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저 칼이...연이가 말한 그 칼일지도 모른다."
이도령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가는 틈을 타, 박문수는 조심스럽게 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는 벽에 걸린 칼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칼을 칼집에서 조금 뽑아보니, 날에 묻은 검붉은 얼룩이 보였습니다.
"이것은 분명 피 자국이다..."
갑자기 방 밖에서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도령이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박문수는 재빨리 칼을 도로 걸어두고 장식장 뒤로 몸을 숨겼습니다.
이도령이 방에 들어오자마자, 갑자기 바람이 불어 촛불이 꺼졌습니다. 방은 어둠에 잠겼고, 이도령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누구냐! 누가 있느냐!"
그때, 방 안에 희미한 빛이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연이의 모습이었습니다. 백의에 피 묻은 모습 그대로, 그녀는 이도령 앞에 나타났습니다.
"이...이럴 수가! 네가...네가 어떻게..."
이도령은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쳤습니다. 그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도령... 내 원한을 기억하시나요..."
연이의 목소리가 방 안을 맴돌았습니다. 이도령은 공포에 질려 소리쳤습니다.
"가라! 사라져라, 귀신아! 내가 너에게 무슨 짓을 했든, 그것은 과거의 일이다!"
"과거라고요? 당신이 나와 다른 여인들을 죽인 것은 과거가 아닙니다. 그 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요..."
그때, 이도령은 벽에 걸린 문양 있는 칼을 낚아채 연이의 모습을 향해 휘둘렀습니다.
"사라져! 너희같은 천한 것들이..."
그 순간, 박문수는 자신이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도령의 자백과 그 칼이 바로 증거였습니다. 그는 숨어있던 곳에서 나와 이도령을 뒤에서 붙잡았습니다.
"이도령, 당신은 여러 명의 여인을 살해한 죄로 체포됐소!"
"네놈이 누구냐! 감히 나를!"
둘은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이도령의 칼이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박문수는 재빨리 칼을 집어들었습니다. 바로 그때, 문이 열리며 경비병들이 들이닥쳤습니다.
"도련님! 무슨 일이십니까?"
"이 자를 잡아라! 침입자다!"
경비병들이 박문수를 향해 달려들었지만, 그는 이미 증거를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칼을 품에 숨기고, 그는 창문으로 뛰어내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 암행어사 출두, 어사화를 꺼내든 박문수가 관아에 나타나 수령과 그의 아들을 체포함. 억울한 죽음을 당한 처녀들의 넋을 위로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결말.
다음날 아침, 남양주 관아는 평소보다 분주했습니다. 이판서는 자신의 처소에서 아들 이도령과 함께 어젯밤 사건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이냐? 누가 감히 우리 집에 침입했단 말이냐?"
"아버지, 분명 누군가가 우리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어젯밤에는... 귀신까지 나타났습니다."
"귀신이라니? 헛소리 말아라! 네가 술에 취해 헛것을 본 것이다."
그때, 밖에서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암행어사 출두요! 암행어사 박문수 출두하였소!"
이판서의 얼굴이 창백해졌습니다. 그와 이도령은 서둘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관아 마당에는 박문수가 어사화를 꽂고 어사의 복장을 한 채 서 있었습니다. 그의 주변에는 관아의 하인들과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암행어사라니... 어찌된 일입니까?"
이판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예의를 갖추려 노력했습니다.
"이판서, 나는 정조 임금님의 명을 받아 이곳에 왔소. 당신과 당신의 아들이 저지른 죄악을 파헤치기 위해서요."
박문수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의 손에는 어제 가져온 칼이 들려 있었습니다.
"무슨 말씀을... 저희가 무슨 죄를 지었다는 것입니까?"
"이도령, 이 칼을 보시오. 당신이 여러 명의 여인을 살해한 증거요. 북쪽 산에서 발견된 여인들의 유골과 함께, 이 칼은 당신의 죄를 증명합니다."
이도령의 얼굴이 창백해졌습니다. 그는 부정하려 했지만, 박문수가 북쪽 산에서 가져온 증거들을 펼쳐 보이자 말문이 막혔습니다.
"이게 무슨... 거짓말이오! 그런 일은 없었소!"
그때, 마당에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불었고, 모두의 놀라움 속에 연이의 모습이 희미하게 나타났습니다. 백주대낮에 귀신이 나타난 것에 모두가 경악했습니다.
"내 억울함을 풀어주셨군요, 어사님..."
연이의 목소리는 이제 평온해 보였습니다. 이도령은 그 모습에 겁에 질려 무릎을 꿇었습니다.
"용서하시오! 내가... 내가 그랬소. 내가 그들을 죽였소!"
이도령의 자백에 마을 사람들은 경악했고, 이판서는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습니다. 박문수는 단호하게 명령했습니다.
"이도령을 체포하라! 이판서도 함께! 그들의 죄악을 밝히고, 피해자들의 넋을 위로해야 한다."
관군들이 이도령과 이판서를 붙잡았고, 박문수는 연이의 모습을 향해 깊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제 한이 풀렸소. 편히 저승으로 가시오."
연이의 모습이 밝게 빛나더니, 그 빛은 점점 사라졌습니다. 그녀의 마지막 말이 바람에 실려 들려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저는 평온히 갈 수 있습니다..."
며칠 후, 박문수는 한양으로 돌아와 정조에게 남양주에서 있었던 일을 상세히 보고했습니다. 정조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습니다.
"때로는 이승뿐 아니라 저승의 목소리도 들어야 진정한 정의가 실현되는 법이지. 박문수, 그대는 진정한 암행어사로서의 소명을 다했소."
박문수는 그 후로도 여러 지방을 다니며 백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간혹 밤중에 흰 옷을 입은 여인의 모습이 그를 찾아온다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그것이 연이였는지, 아니면 다른 억울한 영혼이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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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귀신을 본 암행어사'는 어떠셨나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귀신의 도움까지 받은 암행어사 박문수의 이야기에서 우리 조상들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관리들은 단순히 살아있는 사람들의 문제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저승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했지요.
이러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물질적인 세계 너머에 존재하는 정의와 도덕적 가치의 중요성을 상기시켜 줍니다. 과연 우리가 보지 못하는 세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다음 이야기에서는 '저승사자와 의원의 내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명의로 이름 높은 한 의원이 환자의 목숨을 두고 저승사자와 벌이는 지혜와 용기의 대결, 과연 인간의 의술은 죽음의 신을 이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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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에서 다시 만나요. 안녕히 주무세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