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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껍질로 만든 배 (충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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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충청도 어느 마을에서 매미 껍질로 배를 만들어 어머니의 병을 고치려 했던 효자의 이야기. 지극한 효심이 하늘을 감동시켜 기적을 만들어내는 감동적인 전설로, 충청도의 정서와 효의 가치를 담은 이야기.
가난하지만 효성 깊은 아들 소개
충청도 어느 작은 마을에 효성이 지극한 젊은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부친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지만, 하루도 어머니를 근심시킨 적이 없는 착한 아들이었지요.
"어머니, 오늘은 제가 캐온 더덕으로 국을 끓여드릴게요."
"아이고, 우리 아들... 너무 고생하지 말거라."
비록 가진 것은 없었지만, 그들 모자는 서로를 위하는 마음만은 부자였습니다. 아들은 새벽이면 산에 올라가 약초를 캐고, 낮에는 남의 밭일을 도우며 살림을 꾸렸지요.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도라지도 캐왔어요. 이걸로 저녁에 나물을 해드릴게요."
"네가 없었으면 이 늙은이가 어찌 살았을까..."
특히 아들은 어머니의 입맛을 잘 알았습니다. 봄이면 냉이와 달래를, 여름이면 도라지와 더덕을, 가을이면 도토리와 밤을 챙겼지요. 겨울이면 따뜻한 물에 산에서 딴 약초를 달여 어머니께 드렸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런 그를 보며 감탄했습니다.
"자네 아들 참 기특하네. 요즘 세상에 저런 효자가 어디 있다나..."
"그려, 저 집 아들 덕에 우리 마을이 복을 받는 것 같구먼."
하지만 평화로운 나날도 잠시, 어느 날부터 어머니의 안색이 좋지 않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밤낮으로 기침을 하시더니, 점점 수척해져만 갔지요.
"어머니, 괜찮으세요? 얼굴이 많이 안 좋아 보여요..."
"괜찮다... 곧 나아질 거야..."
아들의 마음은 타들어갔습니다. 어머니의 병을 고칠 방법을 찾아야만 했지요.
어머니의 병환
어머니의 병은 나날이 깊어만 갔습니다. 밥도 잘 넘기지 못하시고, 밤마다 기침이 심해져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했지요.
"아이고... 콜록콜록..."
"어머니, 제가 달인 쑥차라도 한 모금 드셔보세요."
아들은 산과 들을 다니며 갖은 약초를 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어떤 약초도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하지는 못했지요.
"이러다가 어머니가... 안 되는데..."
마을의 늙은 의원을 모셔와도 별다른 차도가 없었습니다. 의원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지요.
"이건 내 힘으로는 어쩔 수가 없구나. 큰 도시의 명의를 찾아가 보는 게 좋을 것 같네."
아들은 그날 밤 뜬눈으로 새우며 생각했습니다. 어머니의 병을 고칠 수 있는 명의를 찾아야 했지만, 큰 도시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습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해..."
달빛이 창가에 비치는 것을 보며 아들은 단단한 결심을 했답니다.
약방의 처방
이튿날, 아들은 어머니를 업고 큰 도시로 떠났습니다. 산길을 넘고 물길을 건너 사흘 만에 도시의 유명한 약방에 도착했지요.
"스님, 제 어머니를 살려주세요.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청진단으로 유명한 약방의 노승은 어머니의 맥을 짚어보더니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 병은 아주 오래된 것이구나. 치료할 방법이 있긴 하지만..."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노승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서해 바다 한가운데서 건져 올린 산삼을 매미 껍질로 만든 배에 실어와야 하네. 그래야만 약을 지을 수 있다오."
아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매미 껍질로 어떻게 배를 만들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들어야 했지요.
"꼭 매미 껍질로 만든 배여야만 하나요?"
"그렇다네. 매미는 땅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하늘로 날아오르지 않는가. 그 매미의 껍질로 만든 배라야 하늘의 기운을 받아 영험한 약이 될 수 있다네."
아들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비록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었지만,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해내야만 했습니다.
"꼭 다시 오겠습니다. 매미 껍질로 만든 배를 가지고..."
노승은 떠나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렸습니다.
"과연 저 효심이 하늘을 감동시킬 수 있을까..."
불가능해 보이는 과제
아들은 마을로 돌아오자마자 매미 껍질 모으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지요.
"매미 껍질로 배를 만든다고? 그게 말이 되는가..."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일 텐데..."
마을 사람들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하지만 아들의 마음은 확고했지요.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저는 해내야만 합니다."
매일 새벽, 아들은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나무마다 매미 껍질이 있는지 살폈고, 발견하면 조심스레 모았지요. 하지만 한나절을 뒤져도 겨우 댓 개의 매미 껍질을 찾을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백 년이 지나도 배를 만들 수 없을 텐데..."
그러던 어느 날, 산속에서 늙은 스님을 만났습니다.
"젊은이, 무엇을 그리 열심히 찾고 있나?"
아들이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자 스님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답니다.
매미 껍질 모으기 시작
"젊은이, 매미는 하늘과 땅을 모두 아는 지혜로운 생명이라네. 그래서 매미를 모을 때도 지혜가 필요하지."
스님의 말씀에 아들은 귀를 기울였습니다.
"매미는 묵은 나무를 특히 좋아하고, 아침 이슬이 마르기 전에 허물을 벗는다네. 또한 달빛이 가득한 밤에는 매미 껍질이 은은히 빛나지. 이 세 가지를 기억하면 도움이 될 게야."
아들은 스님의 가르침대로 매미 껍질을 찾아다녔습니다. 오래된 느티나무와 소나무를 찾아다녔고, 이른 새벽부터 이슬을 맞으며 산을 다녔지요. 밤에는 달빛을 따라 반짝이는 매미 껍질을 찾아다녔답니다.
"아, 여기 하나가 있네!"
"저기도 있다!"
스님의 말씀대로 하니 전보다 훨씬 많은 매미 껍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배를 만들기에는 너무나 부족했지요.
"어머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꼭 약을 구해드릴게요."
그때였습니다. 아들의 정성을 지켜보던 산속의 매미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신기하게도 아들 앞에서 허물을 벗기 시작했지요.
"이게 무슨 일이지..."
매미들은 마치 아들의 효심을 알기라도 한 듯, 자신들의 껍질을 선물로 남기고는 하늘로 날아갔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제 아들에게는 작은 희망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었지요.
마을 사람들의 도움
아들의 지극한 효성이 마을에 알려지자, 마을 사람들도 하나둘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산에서 매미 껍질을 몇 개 주웠네. 받아가게."
"우리 아이들이 모은 것인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구먼."
노인들은 매미가 많이 모이는 나무를 알려주었고, 아이들은 매일같이 산을 뛰어다니며 매미 껍질을 모았습니다. 마을 처녀들은 저녁마다 모여 앉아 깨진 매미 껍질을 정성스레 붙여놓았지요.
"이 정도면 작은 배 하나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아니야, 더 모아야 해. 바다를 건널 배라면 튼튼해야 하니까."
어느덧 매미 껍질 모으기는 마을 전체의 일이 되었습니다. 이웃 마을에서도 소문을 듣고 매미 껍질을 가져다주었지요.
"우리 마을에서도 모은 것이 있소. 어머니의 병환이 빨리 나으시길 바라오."
아들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습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해 보였던 일이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이루어져 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노인이 아들을 찾아왔습니다.
"배를 만들려면 매미 껍질만으로는 안 되네. 달빛에 적신 솔가지로 껍질들을 이어붙여야 한다오. 그래야 하늘의 기운을 받을 수 있지."
아들은 그날부터 달이 뜰 때마다 소나무 가지를 모으기 시작했답니다.
매미 껍질로 배 만들기
마침내 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달이 가장 밝은 보름날 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매미 껍질로 배를 만들기 시작했지요.
"이렇게 하면 될까... 솔가지를 이용해 매미 껍질을 이어붙이는 거야..."
아들은 달빛에 적신 솔가지로 매미 껍질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엮어나갔습니다. 마을의 할머니들은 실로 매미 껍질을 고정시켰고, 젊은이들은 배의 모양을 잡아주었지요.
"이 배에는 우리 모두의 정성이 담겨있구나."
"그래, 분명 하늘도 이 정성을 알아줄 거야."
달빛이 매미 껍질에 반사되어 은은한 빛을 내는 가운데, 조금씩 배의 형태가 만들어져 갔습니다. 수천 개의 매미 껍질이 하나로 이어져 작은 배가 되어가는 모습은 마치 기적과도 같았지요.
"어머니... 이제 곧 약을 구해드릴 수 있어요."
밤새도록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새벽이 되어갈 무렵, 마침내 사람 한 명이 탈 수 있는 크기의 배가 완성되었습니다.
"정말 신기하구나... 매미 껍질로 만든 배라니..."
배는 달빛에 반짝이며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빛났습니다. 하지만 이제 진짜 시험이 남았지요. 과연 이 배가 바다를 건널 수 있을까... 모두의 마음속에는 작은 불안과 큰 희망이 함께 자리잡고 있었답니다.
"이제 남은 건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일뿐이구나..."
동이 트기 시작할 무렵, 아들은 완성된 배를 조심스레 들어올렸습니다.
하늘의 감동
새벽빛이 하늘을 물들이기 시작할 무렵, 아들은 매미 껍질로 만든 배를 들고 서해 바다로 향했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모두 그의 뒤를 따랐지요.
"정말 띄울 수 있을까..."
"바다에 뜨기만 해도 기적일 텐데..."
모두가 긴장된 마음으로 바닷가에 도착했습니다. 아들은 배를 들고 바닷물 앞에 섰지요.
"하늘이시여... 제발 이 배가 바다를 건널 수 있게 해주소서..."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은은한 빛이 내리비추더니, 수천 마리의 매미가 하늘을 가득 메우며 날아왔습니다.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마치 하늘의 음악 같았지요.
아들이 조심스럽게 배를 바다에 띄우자, 놀랍게도 매미 껍질로 만든 배는 물 위에 살포시 떴습니다. 그리고 매미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배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답니다.
"저것 좀 보게... 정말 기적이구나..."
기적의 순간
매미 껍질로 만든 작은 배는 서서히 바다 한가운데로 나아갔습니다. 수천 마리의 매미들이 하늘에서 노래하며 배를 인도했고, 신기하게도 파도 하나 일지 않았지요.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아들은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아갔습니다. 매미들의 울음소리를 따라가다 보니 이상한 빛이 보이기 시작했지요. 그곳에는 바다 속에서 자라난 산삼이 있었습니다.
"저기... 저기에 있구나!"
하늘에서 한 줄기 빛이 내리쬐더니, 바다 속에서 커다란 산삼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분명 보통의 산삼과는 달랐지요. 오랜 세월 바다의 기운을 받아 자란 영험한 산삼이었습니다.
"이걸로... 이걸로 어머니를 살릴 수 있어!"
아들이 산삼을 배에 싣자, 매미들은 더욱 크게 울어댔습니다. 그 소리는 마치 축복의 노래 같았고, 바다는 잔잔한 거울처럼 변했답니다.
"어머니... 이제 곧 나으실 거예요."
배는 다시 천천히 육지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에서는 매미들이, 바다에서는 물고기들이 이 기적 같은 순간을 지켜보고 있었지요.
마을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 사람의 지극한 효심이 하늘을 움직이고, 자연을 감동시킨 것입니다.
"이제 알겠네... 진정한 효심이란 이런 것이구나..."
그날, 바다는 한 젊은이의 효심으로 인해 가장 아름다운 기적을 보여주었답니다.
어머니의 완쾌
바다에서 건져 올린 산삼을 가지고 아들은 곧장 약방으로 향했습니다. 노승은 아들을 보자마자 깊이 고개를 숙였지요.
"과연 해내셨군요. 이제 제가 약을 지어드리겠습니다."
노승은 정성스레 약을 달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다의 산삼과 귀한 약재들을 하나하나 넣으며 약을 만들었지요.
"이 약은 매일 아침 한 첩씩 드시면 됩니다. 어머님의 병은 반드시 나으실 겁니다."
아들은 약을 받아들고 어머니께 달려갔습니다. 약을 드시자마자 어머니의 안색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고, 기침도 점점 줄어들었답니다.
"아들아... 이제는 괜찮구나..."
"어머니... 정말 다행이에요."
어머니의 병이 나아가는 것을 보며, 아들의 눈에서는 기쁨의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모두 기뻐하며 축하해주었지요.
마을의 축복
이후로 마을에는 신기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매년 여름이면 유난히 많은 매미들이 마을을 찾아왔고, 그들의 울음소리는 마치 축복의 노래처럼 들렸지요.
"이상하게도 우리 마을에는 매미가 특별히 많이 찾아오는구나."
"그래, 매미들도 그 효자의 마음을 잊지 못하는가 보네."
어머니의 병이 완전히 나은 뒤, 아들은 매미 껍질로 배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 마을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저는 결코 해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니야... 네 효심이 우리를 하나로 모은 거란다."
그 후로 마을 사람들은 매년 여름이면 매미가 가장 많이 울던 날을 기념해 잔치를 열었습니다. 그날이면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정을 나누었지요.
"매미 소리가 들리면 그때의 기적이 생각나는구나."
"그래, 우리 마을의 자랑스러운 이야기지."
어머니는 아들의 효심 덕분에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셨고, 아들은 더욱 효성스러운 마음으로 어머니를 모셨답니다.
"어머니, 오늘은 매미 소리가 특별히 더 아름답게 들리지 않으세요?"
"그래... 네 효심만큼이나 아름답구나..."
매년 여름, 마을을 찾는 매미들의 울음소리는 한 아들의 지극한 효심을 기억하는 자연의 축복이 되었답니다.
효심의 교훈
지금도 충청도의 그 마을에서는 여름이면 특별히 많은 매미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대대로 전하며 효의 의미를 가르치고 있지요.
"저 매미 소리 들리니? 옛날 어떤 효자가 어머니를 위해 매미 껍질로 배를 만들었단다."
"정말 대단한 효자였겠어요."
해마다 매미가 가장 많이 울던 날이면, 마을 사람들은 모여서 잔치를 엽니다. 그리고 매미 껍질로 만든 작은 배 모양의 떡을 나누어 먹으며 효심의 의미를 되새긴답니다.
"세상에는 불가능한 일이 없단다. 진정한 마음만 있다면..."
"그래, 저 매미들도 그 마음을 잊지 못해 해마다 찾아오는 거지."
이렇게 매미들의 노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소리 속에는 한 아들의 지극한 효심과, 그 마음에 감동한 하늘의 축복이 담겨있다고 하네요.
안녕하세요.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에 드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주변에서도 매미 소리가 들리면, 이 효자의 이야기를 한 번쯤 떠올려보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다음 이야기에서 다시 만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