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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나타나는 늑대인간

황금 인생 21 2025. 9. 5. 20:48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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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마다 나타나는 늑대인간 (출처 - 용재총화)

    태그 (20개)

    #야담, #전설, #조선, #늑대인간, #용재총화, #야담도감, #역사, #설화, #로맨스, #판타지, #해피엔딩, #사랑, #저주, #보름달, #변신, #오디오드라마, #옛날이야기, #운명, #극복

     

    후킹멘트 (250자 내외)

    만약 당신과 뜨거운 하룻밤을 보낸 사내가, 휘영청 밝은 보름달 아래 끔찍한 짐승으로 변한다 해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젊고 아름다운 과부 앞에 나타난 미스터리한 사내. 그의 정체는 달의 저주를 받은 늑대인간이었습니다. 19금 영화보다 더 애틋하고 운명적인 사랑으로 저주를 이겨내는 기적 같은 이야기!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 시대 야담집, 용재총화에 실린 기묘한 설화를 야담도감이 새롭게 각색했습니다. 깊은 밤, 외로운 과부의 담을 넘어온 한 사내. 그의 뜨거운 숨결 뒤에는 보름달이 뜨면 끔찍한 짐승으로 변해야 하는 잔혹한 저주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짐승의 본능을 뛰어넘는 위대한 사랑의 힘이 마침내 운명의 굴레를 끊어냅니다.

    ※ 운명적 만남

    때는 조선, 만물이 잠든 깊은 밤. 한양의 고요한 기와집 담장 아래, 한 젊은 과부의 시름 깊은 한숨 소리가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일찍이 혼인이란 연을 맺었으나, 남편은 채 일 년을 넘기지 못하고 저세상 사람이 되었지요. 덩그러니 남겨진 넓은 집에서 그녀, 이낭자는 매일 밤 밀려오는 외로움과 싸워야 했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달은 야속하게도 교교한 빛을 뿌리며 그녀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비추고 있었지만, 그 빛이 닿는 곳엔 온기 하나 없었지요. 비단 치마를 여미고 앉아 창밖을 바라보던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후원 담장 너머에서 ‘바스락’ 하고 마른 잎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낭자는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습니다. 흉흉한 시절이라 도둑이라도 든 것일까, 아니면 밤길을 헤매는 삿된 기운인가. 심장이 방망이질 치기 시작했습니다. 문틈으로 조심스럽게 밖을 살피는데, 달빛을 등진 훤칠한 사내 하나가 그림자처럼 마당으로 사뿐히 내려앉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저 그림자일 뿐인데도, 범상치 않은 기골과 다부진 기세가 느껴졌습니다. 이윽고 사내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낭자가 있는 안방으로 향했습니다. 덜컥, 문고리가 흔들리고 이낭자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이대로 끝이구나.’ 억울하고 짧았던 생이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찰나, 문이 열리고 사내가 방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험상궂은 산적의 몰골을 하고 있을 거란 예상과 달리, 달빛에 드러난 사내의 모습은 오히려 비현실적일 만큼 미려했습니다. 깊고 그윽한 눈매, 오뚝하게 뻗은 콧날, 굳게 다문 입술에서는 차가운 기품마저 흘렀습니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 깊은 곳에는 세상의 모든 시름을 짊어진 듯 짙은 슬픔이 어려 있었습니다. 사내는 아무 말 없이 이낭자를 바라보았습니다. 그의 눈빛은 위협적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무언가를 간절히 갈구하는 듯, 상처 입은 짐승처럼 애처롭기까지 했지요. 이낭자는 두려움도 잊은 채 넋을 놓고 그를 마주 보았습니다. 사내가 나지막이 입을 열었습니다. “부인, 무례를 용서하시오. 나도 모르게… 달빛에 이끌려 발걸음이 이곳으로 향했을 뿐이오.” 그의 목소리는 겨울밤의 찬 공기처럼 서늘하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을 잡아끄는 힘이 있었습니다. 이낭자는 그 목소리에 홀린 듯, 어느새 경계심이 스르르 녹아내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뉘신지 모르나, 어찌 야심한 시각에 남의 집 규방에 함부로 드시는 겐가요.”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물었지만, 그 안에는 꾸짖음보다 알 수 없는 호기심이 더 크게 담겨 있었습니다. 사내는 대답 대신 한 걸음 다가섰습니다. 그의 몸에서는 흙냄새와 함께 낯설고도 강렬한 사내의 향취가 훅 끼쳐왔습니다. “나는… 이름도, 갈 곳도 없는 나그네요. 오늘 하룻밤만, 부인의 곁에서 이 지독한 추위를 피하게 해주시오.” 당돌하기 짝이 없는 요구였지만, 이상하게도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의 눈빛이, 목소리가, 온몸으로 외치고 있는 그 처절한 외로움이 마치 거울처럼 이낭자 자신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낭자는 대답 대신 고개를 돌려 외면했습니다. 그것은 암묵적인 허락이었습니다. 사내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곁으로 다가와 앉았습니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방 안을 아슬아슬하게 채웠습니다. 창호지를 투과한 달빛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하나로 겹쳐놓고 있었지요.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사내가 조심스럽게 이낭자의 손 위로 자신의 손을 겹쳤습니다. 불덩이처럼 뜨거운 온기였습니다. 이낭자는 저도 모르게 움찔했지만, 손을 빼지는 않았습니다. 사내의 손은 나무껍질처럼 거칠었지만, 그 손길은 솜털처럼 부드러웠습니다. 그는 천천히 이낭자의 얼굴로 손을 뻗어, 달빛에 젖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습니다. 그 부드러운 손길에, 이낭자는 몇 년 동안 굳게 걸어 잠갔던 마음의 빗장이 소리 없이 열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녀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 한 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그것은 서러움의 눈물이자, 알 수 없는 위로에 대한 감사의 눈물이었습니다. 사내는 말없이 손가락으로 그 눈물을 닦아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천천히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입을 맞췄습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던 입맞춤은 이내 억눌러왔던 모든 감정이 터져 나오듯 격렬해졌습니다. 사내의 품은 넓고 단단했으며, 그의 숨결은 뜨거웠습니다. 이낭자는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응답했습니다. 외로움과 그리움에 사무쳤던 지난밤들, 청춘의 뜨거운 욕망을 애써 억눌러야 했던 인고의 세월이 격랑처럼 밀려와 두 사람을 집어삼켰습니다. 사내는 그녀의 저고리 고름을 풀고, 성난 파도처럼 그녀의 몸을 탐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단순한 정욕을 넘어선, 구원을 갈구하는 듯한 처절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마치 이 밤이 마지막인 것처럼, 그는 모든 것을 쏟아내듯 그녀를 안고 또 안았습니다. 이낭자 역시 낯선 사내의 품에서 낯선 쾌락에 몸을 떨며, 오랜 시간 잊고 지냈던 여자로서의 자신을 되찾았습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이름도, 신분도 묻지 않았습니다. 그저 서로의 외로움을 온몸으로 부둥켜안고, 닳아 없어질 듯 서로를 탐하며 길고 뜨거운 밤을 보냈습니다.

    ※ 깊어지는 사랑과 의심

    새벽녘, 차가운 공기에 이낭자가 눈을 떴을 때, 옆자리는 이미 비어 있었습니다. 마치 한바탕 꿈을 꾼 듯, 사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하지만 방 안에 희미하게 남은 그의 체취와, 온몸에 새겨진 뜨거운 감각만이 지난밤의 일이 현실이었음을 증명하고 있었지요. 이낭자는 텅 빈 옆자리를 손으로 쓸어보며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습니다. 허무함과 함께 가슴 한구석이 아릿하게 저려왔습니다. 하룻밤의 불장난으로 치부하기엔, 그가 남긴 여운은 너무나도 깊었습니다. 그날 이후, 이낭자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낮에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그를 생각했고, 밤이 되면 혹시나 그가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잠을 설쳤습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사내는 며칠 뒤 다시 그녀를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도 그는 어둠을 틈타 담을 넘어왔고,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방으로 들어섰습니다.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를 뜨겁게 끌어안았습니다. 말은 필요 없었습니다. 서로의 몸을 통해 그리움을 확인하고, 외로움을 달랬지요. 그렇게 두 사람의 비밀스러운 만남은 계속되었습니다. 사내는 밤에만 찾아왔고, 동이 트기 전에 바람처럼 사라졌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도, 사는 곳도,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도 일절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이낭자는 몇 번이고 그의 정체를 물었지만, 그는 그저 슬픈 미소만 지으며 “그저 부인을 연모하는 사내라고만 알아주시오”라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그의 신비로움은 이낭자의 마음을 더욱 깊이 사로잡았습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사내들보다 다정했고,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 세심하게 보살펴 주었습니다. 이낭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어디선가 구해 오기도 했고, 그녀가 무심코 예쁘다고 말했던 비녀를 다음날 밤 머리에 꽂아주기도 했습니다. 이낭자는 그의 정체 모를 사랑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이젠 그가 없는 밤은 상상할 수도 없게 되었지요. 하지만 사랑이 깊어질수록, 불길한 의심의 그림자도 함께 짙어졌습니다. 그의 몸에는 유난히 크고 작은 상처들이 많았는데, 며칠만 지나면 흉터 하나 없이 깨끗하게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짐승의 것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깊은 상처도 하룻밤 자고 나면 새살이 돋아나 있었지요. 한번은 그가 고통스러운 듯 신음하며 잠이 든 밤이었습니다. 이낭자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의 등을 살펴보았는데, 마치 날카로운 발톱에 할퀸 듯한 끔찍한 상처가 나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대체 이게 무슨 상처입니까? 어디서 이리 험한 일을 당하시는 겁니까!” 그녀가 울먹이며 묻자, 그는 화들짝 놀라며 옷으로 상처를 가렸습니다. 그리고는 애써 태연한 척하며 산에서 굴러 다친 것이라 둘러댔지요. 하지만 그의 눈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무언가 감추고 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가장 이상한 점은, 그가 유독 달을 두려워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보름이 가까워질수록 그는 눈에 띄게 불안해하고 초조해했습니다. 밤하늘에 둥근 달이 떠오르면, 그는 창밖을 내다보며 마치 사냥꾼에게 쫓기는 짐승처럼 안절부절못했지요. 이낭자는 그런 그의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어느 밤, 두 사람은 여느 때처럼 격렬한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그의 품에 안겨 가쁜 숨을 몰아쉬던 이낭자는 그의 가슴에 귀를 대고 말했습니다. “서방님, 이제 당신 없는 세상은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부디 제 곁에 머물러 주세요. 당신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녀의 진심 어린 고백에, 사내의 몸이 순간 굳어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는 이낭자를 더욱 세게 끌어안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부인… 나 같은 놈은… 당신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소.”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절망과 체념이 배어 있었습니다. “대체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저에겐 당신뿐입니다.” 이낭자가 애타게 매달리자, 그는 그녀의 입술을 거칠게 막아섰습니다. 그날의 정사는 평소보다 훨씬 더 절박하고 애절했습니다. 그는 마치 이별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그녀의 모든 것을 자신의 몸에 새기려는 듯 필사적으로 그녀를 탐했습니다. 그의 뜨거운 눈물이 이낭자의 어깨 위로 뚝뚝 떨어져 내렸습니다. 이낭자는 그의 슬픔을 온몸으로 느끼며, 그를 더욱더 깊이 끌어안았습니다. 이 남자의 비밀이 무엇이든, 설령 그것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끔찍한 것이라 할지라도, 결코 그를 놓지 않으리라 다짐했습니다. 사랑은 이미 이성과 두려움을 마비시킨 뒤였습니다.

    ※ 저주의 발현과 진실한 사랑

    운명의 밤이 찾아왔습니다. 창호지 너머로 비치는 달빛이 대낮처럼 환한, 일 년 중 가장 크고 둥근 보름달이 뜨는 밤이었습니다. 이낭자는 어쩐지 아침부터 심장이 불안하게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밤이 깊어지고, 약속한 시간이 되었지만 사내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혹시 지난밤의 일이 마지막이었던 걸까. 초조하게 그를 기다리던 이낭자의 귀에, 익숙한 발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녀는 버선발로 뛰어나가 그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달빛 아래 선 그의 모습은 어딘가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고, 온몸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서방님! 어디 편찮으신 겁니까? 안색이 너무 안 좋습니다.” 이낭자가 걱정하며 그의 팔을 붙잡자, 사내는 불에 덴 듯 화들짝 놀라며 그녀의 손을 뿌리쳤습니다. “오… 오지 마시오! 오늘은… 오늘은 안 됩니다!” 그는 고통스러운 듯 거친 숨을 몰아쉬며 뒷걸음질 쳤습니다. “대체 왜러십니까? 무슨 일인지 제게 말씀해주세요!” 이낭자가 애원하며 다가서려 하자, 그는 절박하게 외쳤습니다. “제발… 제발 나를 그냥 보내주시오! 이대로 있다가는 부인까지 위험해집니다! 어서, 어서 나를 피하시오!” 그의 눈에는 극심한 공포와 함께, 이낭자를 향한 애끓는 걱정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정체를 모르는 이낭자에게는 그 말이 자신을 떠나기 위한 핑계처럼 들릴 뿐이었습니다. 사랑에 눈이 먼 그녀는 이대로 그를 보낼 수 없었습니다. “싫습니다! 보낼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서방님 곁을 지킬 것입니다. 제발 저를 버리지 마세요!” 그녀는 그의 다리를 붙잡고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하늘 한가운데 걸려 있던 보름달이 구름을 벗어나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며, 은빛 섬광 같은 달빛을 온 세상에 쏟아냈습니다. 그 서늘한 빛이 사내의 몸에 닿는 순간, 끔찍한 비명이 그의 입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크아아아악!” 인간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짐승의 울부짖음과도 같은 처절한 비명이었습니다. 사내는 땅바닥을 구르며 몸부림쳤습니다. 이낭자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그녀의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두둑, 우드득! 기괴한 소리와 함께 그의 뼈가 뒤틀리고, 살가죽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손가락 마디가 늘어나고, 시커먼 손톱이 맹수의 발톱처럼 날카롭게 돋아났습니다. 입이 앞으로 길게 튀어나오고, 이빨은 송곳처럼 뾰족하게 변해갔습니다. 온몸에서는 뻣뻣하고 시커먼 털이 솟아나 그가 입고 있던 의복을 찢어발겼습니다. "서… 서방님…?" 이낭자는 제 눈을 의심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그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대답 대신 돌아온 것은, "크르르릉…" 하는 위협적인 짐승의 울음소리뿐이었습니다. 그의 눈은 더 이상 다정하고 슬픔에 젖어 있던 인간의 눈이 아니었습니다. 핏빛으로 충혈된 채, 굶주린 야수처럼 번뜩이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그녀가 사랑했던 사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집채만 한 이리, 혹은 호랑이를 닮은 흉측하고 거대한 짐승 한 마리가 서 있었습니다. 찢어진 옷가지 사이로 드러난 근육은 분노로 꿈틀거렸고, 뾰족하게 튀어나온 주둥이에서는 뜨거운 김과 함께 악취가 나는 침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짐승은 붉은 눈으로 이낭자를 뚫어져라 노려보았습니다. 그 눈빛 속에는 식욕과 파괴 본능,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려는 듯한 마지막 인간의 고통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이낭자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습니다.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어버리는 듯한 극심한 공포가 그녀를 덮쳤습니다. 그토록 사랑했던 연인이, 밤마다 뜨거운 사랑을 속삭였던 남자가, 눈앞에서 끔찍한 괴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이제야 모든 의문이 풀렸습니다. 그의 몸에 있던 상처들, 보름달을 두려워하던 이유, 자신의 정체를 끝까지 숨기려 했던 그 처절한 몸부림의 의미를 말입니다. 짐승이 그녀를 향해 한 걸음 다가왔습니다. 이낭자는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치다 결국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짐승은 그녀를 향해 달려드는 대신, 고통스러운 울음소리를 한번 내지르더니 뒤돌아 담장을 훌쩍 뛰어넘어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텅 빈 마당에는 싸늘한 달빛 아래, 갈기갈기 찢어진 사내의 옷가지와 겁에 질린 이낭자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었습니다.

    ※ 사랑의 시련

    칠흑 같은 어둠과 싸늘한 달빛만이 남은 마당. 이낭자는 한참을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온몸의 감각이 마비된 듯,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지요. 하지만 차갑게 식어버린 심장 한편에서, 아주 작은 불씨 하나가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두려움이 아니었습니다. 끔찍한 짐승의 모습 뒤에 숨어 고통스러워하던 사내의 눈빛, 그녀를 해치지 않고 차마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그의 처절한 몸부림이 떠오른 것입니다. 그것은 연민이자, 이미 뼛속까지 사무친 사랑이었습니다. 그는 괴물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끔찍한 저주에 갇혀버린,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고 외로운 사내일 뿐이었습니다. 이낭자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습니다. 그를 이대로 보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가 어디로 갔을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상처 입은 몸으로 헤매고 있을 그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그녀가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려는 순간, 담장 그림자 아래에서 거친 숨소리와 함께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아까 그 끔찍한 짐승의 모습을 한 사내였습니다. 멀리 도망가지 못하고, 차마 그녀의 곁을 떠나지 못해 담장 아래에 쓰러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의 옆구리에는 담장을 넘다 그랬는지, 날카로운 것에 깊게 베인 상처가 나 피를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짐승은 이낭자를 보자 경계심 가득한 낮은 신음을 냈지만, 그 눈빛에는 원망 대신 미안함과 애처로움이 가득했습니다. 이낭자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다가가 상처 입은 짐승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자신의 무릎에 뉘었습니다. “괜찮습니다… 괜찮아요….” 그녀의 목소리는 공포가 아닌, 따스한 온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녀는 급히 안으로 들어가 옷감을 찢어오고 물을 떠 와, 짐승의 상처를 정성껏 닦고 동여매주었습니다. 짐승은 처음에는 움찔하며 몸을 피하려 했지만, 이내 그녀의 손길에 모든 경계를 풀고 어린아이처럼 몸을 맡겼습니다. 날이 밝아오자, 짐승의 거대한 몸이 조금씩 작아지며 다시 사내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저주의 기운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탓인지, 그는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낭자는 혼신의 힘을 다해 그를 부축하여, 집 안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낡은 광에 숨겼습니다. 그리고는 뜬 눈으로 밤을 새우며 그의 곁을 지켰지요. 문제는 다음 날 아침에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평소 그녀의 재산을 호시탐탐 노리던 욕심 많은 시숙이 불쑥 집으로 찾아온 것입니다. “제수씨, 간밤에 댁에 무슨 짐승이라도 들어왔던게요? 온 동네 개들이 밤새 짖어대던데.” 그는 음흉한 눈빛으로 집안을 훑으며 떠보듯 물었습니다. 이낭자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애써 태연한 척하며 별일 없었다고 둘러댔습니다. 하지만 시숙은 의심을 거두지 않고, 마당에 희미하게 남은 핏자국과 찢어진 옷가지를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이게 대체 다 뭐요? 제수씨, 혹 과부 집에 사내라도 끌어들인 게요?” 그의 집요한 추궁에 이낭자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갈 때쯤, 굳게 닫힌 광 안에서 사내의 희미한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습니다. 시숙의 눈이 번뜩였습니다. 그는 이낭자를 밀치고 광 문을 거칠게 열어젖혔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상처를 입은 채 잠들어 있는 사내를 발견하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습니다. “옳거니! 내 이럴 줄 알았지! 부정한 년! 당장 관아에 고해 네년의 모든 것을 빼앗고, 저놈의 목을 베어버릴 것이다!” 시숙이 협박하며 소리치는 순간, 깊은 잠에 빠져 있던 사내가 눈을 떴습니다. 그는 자신 때문에 곤경에 처한 이낭자를 보고는, 상처 입은 몸을 일으켜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만하시오. 이 여인은 아무 죄가 없소. 모든 것은 나의 잘못이니, 나를 어찌해도 좋소.” 그의 단호한 기세에 시숙이 잠시 주춤했지만, 그는 곧 다시 악랄하게 웃으며 이낭자를 위협했습니다. “이놈과 함께 죽고 싶지 않거든, 네년의 재산을 모두 내놓거라! 그렇지 않으면 두 년놈이 함께 광화문 네거리에서 조리돌림을 당하게 될 것이야!” 절체절명의 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이낭자는 더 이상 나약한 과부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강인한 여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녀는 눈물을 감추고, 오히려 시숙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알겠습니다. 집과 땅, 모든 것을 드릴 테니, 오늘 밤까지만 시간을 주십시오. 제 손으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벽녘에 이 집을 떠나겠습니다.” 그녀의 당돌한 태도에 시숙은 잠시 놀랐지만, 모든 재산을 손에 넣을 생각에 흔쾌히 승낙하고는 날이 밝는 대로 다시 오겠다며 돌아갔습니다. 사내가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습니다. “부인… 어찌하여 나 때문에 모든 것을….” 이낭자는 그의 입술에 자신의 손가락을 가져다 대며 말을 막았습니다. “아무 말 마십시오. 저에게는 재산 따위보다 서방님이 훨씬 더 소중합니다. 이 집을 버려서라도, 당신과 함께할 수 있다면 저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그녀의 눈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습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밤을 함께 보냈습니다. 이낭자는 사내의 상처 입은 몸을 정성껏 보살폈고, 그의 품에 안겨 지난밤의 공포와 오늘의 위기를 위로받았습니다. 사내의 뜨거운 몸이 그녀의 차가운 몸을 녹여주었고,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듯 어느 때보다 깊고 간절하게 서로를 탐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정사가 아니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버리고 서로를 선택한, 두 연인의 숭고한 맹세와도 같은 의식이었습니다.

    ※ 저주를 풀 열쇠

    그날 밤, 이낭자는 시숙이 돌아오기 전, 최소한의 짐과 비상금을 챙겨 사내의 손을 잡고 몰래 집을 빠져나왔습니다. 모든 것을 잃었지만,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있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충만하게 느껴졌습니다. 두 사람은 관아의 눈을 피해 인적이 드문 깊은 산속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맹수가 울부짖고 험한 산세가 이어졌지만, 사내는 놀라운 생존 본능으로 길을 찾고 먹을 것을 구해왔습니다. 그는 더 이상 나약한 선비가 아니었습니다. 이낭자를 지키기 위해 그의 몸 안에 잠들어 있던 야생의 감각이 깨어난 듯했지요. 며칠을 헤맨 끝에, 두 사람은 산 중턱의 작은 동굴을 발견하고 그곳을 임시 거처로 삼았습니다. 낮에는 사내가 사냥을 하고, 밤에는 이낭자가 그의 품에 안겨 잠이 드는, 고되지만 평화로운 나날이었습니다. 동굴 안에서 피운 모닥불이 두 사람의 얼굴을 비추고, 이낭자는 처음으로 사내의 과거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본래 무관 집안의 자제였으나, 가문에 내려오는 끔찍한 저주 때문에 일찍이 속세를 등지고 숨어 살아야만 했던 것입니다. 보름달이 뜨면 짐승으로 변해 이성을 잃고, 날이 밝아야 겨우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비참한 삶. 그는 자신의 저주가 이낭자에게 해를 끼칠까 두려워 매번 그녀를 떠나려 했지만, 운명처럼 다시 그녀에게 이끌렸다고 고백했습니다. 그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들은 이낭자는 눈물을 흘리며 그를 더욱더 깊이 끌어안았습니다. “괜찮습니다. 저는 당신의 그 어떤 모습도 사랑합니다. 인간일 때의 당신도, 짐승일 때의 당신도, 모두 제가 사랑하는 서방님입니다.” 그녀의 진심 어린 위로에, 사내의 눈에서도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바로 그때, 동굴 입구에서 나지막한 염불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놀라서 돌아보니, 백발이 성성한 한 노승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습니다. 노승은 놀란 두 사람을 안심시키며 말했습니다. “두 연인의 지극한 사랑이 이 늙은 중의 발길을 이곳으로 이끌었구려.” 노승은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사내의 저주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먼 옛날, 사내의 조상이 산의 정기를 품은 영물을 해친 죄로 받게 된 업보였습니다. 대대로 장손에게 이어지는 이 저주는, 오직 한 가지 방법으로만 풀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스님! 제발 알려주십시오!” 이낭자가 간절하게 묻자, 노승은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시작된 저주는, 인간의 가장 이타적인 사랑으로만 풀 수 있는 법. 저 사내의 인간적인 모습과 짐승의 모습을 모두 차별 없이 끌어안는 진실한 사랑의 증표만이, 이 지독한 업보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을 것이오.” 노승은 그 말만 남긴 채, 홀연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낭자는 노승의 말을 되뇌었습니다. ‘인간의 모습과 짐승의 모습을 모두 끌어안는 진실한 사랑의 증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녀는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증명해야만 했습니다. 다음 보름달이 뜨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며칠. 동굴 안에서, 두 사람은 마지막 시련을 준비했습니다. 낮에는 평범한 연인처럼 서로에게 기댔고, 밤이 되면 모닥불 앞에서 서로의 몸을 탐하며 사랑을 확인했습니다. 동굴이라는 원초적인 공간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더욱더 순수하고 뜨거워졌습니다. 옷가지가 스치는 소리, 거친 숨소리, 서로의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동굴 벽을 울렸습니다. 사내는 마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것처럼 그녀의 모든 것을 자신의 몸에 새기려 했고, 이낭자 역시 그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다가올 운명에 맞설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것은 쾌락을 넘어선, 서로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성스러운 의식이었습니다.

    ※ 기적의 순간

    그녀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입술이 닿는 순간, 짐승의 몸에서부터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크아아아악!” 짐승의 울부짖음은 더 이상 분노의 포효가 아니었습니다. 오랜 세월 자신을 옭아매던 저주가 풀려나가는, 해방의 절규였습니다. 빛이 사라지고 난 뒤, 이낭자의 품에는 짐승이 아닌, 나신의 사내가 안겨 있었습니다. 그는 저주에서 완전히 풀려나, 온전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부인… 나의 부인…!” 그는 감격에 겨워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얼굴을 부볐습니다. “서방님…! 정말… 정말 당신이군요!” 두 사람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한참 동안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지독한 운명의 사슬을 끊어낸 연인에게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동굴 밖으로 떠오르는 아침 해는 그들의 새로운 시작을 축복하는 듯, 따스한 햇살을 동굴 안으로 쏟아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몸을 기댈 수 있는 가장 깊숙하고 아늑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더 이상 숨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사내는 이제 온전한 자신의 몸으로, 이낭자는 세상 전부를 얻은 기쁨으로 서로를 마주 보았습니다. 햇살에 비친 그의 몸은 더 이상 끔찍한 상처나 불안의 흔적이 없는, 잘 벼려낸 강철처럼 매끄럽고 단단했습니다. 이낭자는 떨리는 손길로 그의 얼굴 윤곽을 천천히 쓸어보았습니다. 깊은 눈매, 오뚝한 콧날, 굳게 닫혀 있던 슬픔 대신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은 입술까지. 그 모든 것이 너무나도 현실 같지 않아, 그녀는 몇 번이고 그의 얼굴을 만지고 또 만졌습니다. 사내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경이로운 보물을 다루듯, 그녀의 얼굴과 어깨, 부드러운 살결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졌습니다. 자신을 구원한 이 작은 여인의 모든 것을, 자신의 온 감각으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의 눈빛에는 더 이상 슬픔이나 고통이 아닌, 오직 감사와 경배, 그리고 한 여인을 향한 깊고 순수한 사랑만이 가득했습니다.

    “부인….” 그가 나지막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이제야… 온전한 사내로서 당신을 마주 봅니다.” 그의 목소리는 새벽이슬처럼 맑게 울렸습니다. 그는 천천히 몸을 숙여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습니다. 이전의 입맞춤이 어둠 속에서 서로를 확인하는 절박함이었다면, 지금의 입맞춤은 밝은 빛 아래에서 서로의 영혼을 확인하는 완전한 교감이었습니다. 눈물의 짠맛과 함께, 지독했던 과거를 씻어내는 듯한 달콤함이 두 사람의 입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입맞춤은 점점 깊어졌고, 두 사람의 몸은 자석처럼 이끌려 하나로 포개졌습니다. 사내는 그녀의 저고리 고름을 풀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며 풀던 이전과 달리, 그는 햇살 아래 드러난 그녀의 새하얀 목선과 아름다운 쇄골을 하나하나 눈에 담으며, 경건한 의식을 치르듯 조심스럽게 옷을 벗겨냈습니다. 마침내 모든 것을 벗어던진 두 사람의 몸이 햇살 아래에서 빛났습니다.

    “아름답소….” 사내는 벅차오르는 감정을 누르며 속삭였습니다. 그는 그녀의 몸 구석구석에 자신의 입술을 남겼습니다. 저주의 흔적을 지워내듯, 아픔의 기억을 씻어내듯, 그의 입술은 그녀의 온몸을 정성스럽게 어루만졌습니다. 그의 손길은 이전보다 더욱더 섬세하고 뜨거웠으며, 그녀의 반응은 더욱더 솔직하고 대담해졌습니다. 저주라는 거대한 벽이 사라진 두 사람의 사랑은 그 어떤 방해도 없이 서로에게 흘러들었습니다. 마침내 사내가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탔을 때, 두 사람은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서로의 눈을 깊이 바라보았습니다. 그의 눈에는 ‘고맙소’라는 말이, 그녀의 눈에는 ‘사랑합니다’라는 말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아주 천천히, 그러나 깊숙하게 그녀의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낭자는 짧은 신음과 함께 그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았습니다. 두 개의 몸이 완벽하게 하나가 되는 순간, 두려움과 불안으로 점철되었던 과거의 밤들이 눈 녹듯 사라지고 오직 충만한 현재만이 남았습니다.

    그들의 정사는 한 편의 춤과도 같았습니다. 사내는 더 이상 욕망을 억누르거나 시간에 쫓기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직 그녀의 쾌락과 기쁨에 집중하며,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움직임으로 그녀를 절정으로 이끌었습니다. 이낭자 역시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감각을 열어 그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녀의 교성은 더 이상 고통의 신음이 아닌, 순수한 환희의 노래가 되어 동굴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절정의 순간이 파도처럼 밀려왔을 때, 두 사람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뜨겁게 안았습니다. 땀으로 젖은 두 사람의 몸 위로, 아침 햇살이 따스하게 쏟아져 내렸습니다. 고통과 인내의 밤은 끝나고, 오직 축복과 환희로 가득 찬 새로운 첫날이 밝아온 것입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400자 내외)

    흉측한 짐승의 모습마저 끌어안은 지고지순한 사랑이 마침내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진정한 사랑으로 저주를 끊어낸 사내의 이야기, 재미있게 들으셨나요? 야담도감은 앞으로도 더 기묘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인간을 사랑한 기러기의 애달픈 슬픔이 담긴 '동야휘집'의 설화를 들려드릴 예정이오니 기대해주십시오. 영상이 마음에 드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야담도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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