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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 1: 황건적의 난, 난세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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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킹멘트 (200자)

    한나라 400년 태평성대가 막을 내리고, 천하를 뒤흔든 대란이 시작됩니다. 황건적 장각의 반란으로 시작된 이 혼란 속에서 후일 천하를 삼분할 세 영웅 조조, 유비, 손권이 역사의 무대에 등장합니다. 난세가 영웅을 만드는 법! 삼국지 대서사의 장엄한 시작을 함께 하세요.

    디스크립션 (300자)

    중국 고전 소설의 최고봉 삼국지의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후한 말기, 황건적의 난으로 시작된 천하대란과 그 속에서 등장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장각이 일으킨 황건적의 반란부터 유비, 관우, 장비의 만남까지, 삼국지의 서막을 여는 감동적인 순간들을 생생한 나레이션으로 만나보세요. 매주 새로운 에피소드로 찾아뵙겠습니다.

    ※ 후한 말기의 상황, 쇠퇴하는 한나라와 백성들의 고통

    때는 후한 영제 시대, 서기 184년. 한나라가 건국된 지 벌써 400년이 흘렀습니다. 한때 천하를 통일하고 강성했던 대한제국도 이제는 석양 무렵의 노인처럼 기력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궁궐 깊숙한 곳에서는 황제 유굉이 정사는 뒷전으로 한 채 환관들과 함께 향락에만 빠져 지내고 있었습니다. 조정에서는 환관 십상시가 권력을 농단하며 나라를 사사로이 좌지우지하고 있었고, 외척들과의 권력 다툼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충신들은 하나둘 제거되거나 벼슬에서 쫓겨났고, 간신들만이 득세하는 어지러운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러한 조정의 부패와 혼란은 고스란히 백성들의 고통으로 이어졌습니다. 무거운 세금에 시달리는 농민들은 흉년이 들어도 마땅한 구제책을 받지 못했습니다. 관리들의 수탈은 날로 심해졌고, 법은 권력자들에게만 관대했습니다. 백성들은 굶주림에 떨며 하루하루를 연명해야 했습니다.

    특히 하북, 하남, 산동 일대는 연년세세 가뭄과 홍수가 번갈아 찾아와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습니다. 황하의 범람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떠돌아다녔고, 전염병까지 돌아 시체가 들판에 즐비했습니다. 그야말로 생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백성들은 하늘을 원망하고 황제를 원망했습니다. "하늘이 우리를 버렸다", "황제는 덕이 없어 천벌을 받는 것이다"라는 말들이 곳곳에서 들려왔습니다. 민심은 이미 한나라 왕조를 떠나 있었습니다.

    이때 민간에서는 각종 종교가 성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백성들은 신비한 종교에 의지하려 했습니다. 특히 도교 계열의 종교들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그 중에서도 장각이 창시한 태평도가 가장 많은 신도를 거느리고 있었습니다.

    장각은 젊은 시절부터 도술에 뛰어나다는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그는 병을 고치는 신통력이 있다고 하여 사람들이 그를 "대현량사"라고 불렀습니다. 장각은 자신이 하늘로부터 천서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푸른 하늘은 이미 죽었고, 누런 하늘이 서려 한다. 갑자년이 되면 천하가 크게 길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장각이 외치던 구호였습니다. 여기서 푸른 하늘은 한나라를 뜻하고, 누런 하늘은 새로운 왕조를 의미했습니다. 갑자년인 184년에 천하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언이었습니다.

    이 예언은 고통받는 백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절망적인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으로 여겨진 것입니다. 삽시간에 태평도는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수십만 명의 신도를 거느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조정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환관들은 권력 다툼에만 혈안이 되어 있었고, 황제는 여전히 향락에만 빠져 있었습니다. 태평도의 세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 장각의 등장과 태평도, 황건적 교주 장각과 그의 사상

    장각, 자는 영산. 거록군 거록현 출신의 이 남자는 운명적으로 한나라 400년 역사의 마침표를 찍을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출신은 비록 미미했으나, 그가 지닌 카리스마와 웅변술, 그리고 신비한 능력은 절망에 빠진 백성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장각이 태평도를 창시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젊은 시절 그는 산속에서 한 노인을 만났다고 전해집니다. 그 노인은 자신을 남화노선이라고 소개하며 장각에게 세 권의 천서를 전해주었다고 합니다. 이 천서에는 "태평요술"이라는 신비한 도술이 기록되어 있었는데, 이를 통해 장각은 병을 고치고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장각은 놀라운 치료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부적과 주문으로 각종 질병을 치료했는데, 특히 전염병으로 고생하던 사람들을 많이 구해주었습니다. 당시 의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이러한 그의 능력은 기적처럼 여겨졌습니다.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고, 멀리서도 그의 치료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하지만 장각의 진짜 힘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웅변에 있었습니다. 그는 고통받는 백성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지금 이 세상이 왜 이렇게 어지러운지 아십니까? 하늘의 뜻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푸른 하늘의 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이제 누런 하늘의 시대가 와야 합니다. 한나라 황실은 이미 천명을 잃었습니다. 부패한 환관들과 외척들이 나라를 좀먹고 있으니, 하늘이 어찌 노하지 않겠습니까?"

    그의 말은 백성들의 가슴에 깊이 박혔습니다. 그들이 느끼던 분노와 절망을 정확히 표현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장각은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하지만 절망하지 마십시오. 태평한 세상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굶주림이 없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그러려면 먼저 썩은 뿌리를 뽑아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하늘의 뜻입니다!"

    장각은 자신의 종교를 태평도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태평도의 핵심 사상은 평등과 상생이었습니다. 모든 인간은 하늘 앞에서 평등하며, 서로 도우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당시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는 혁명적인 사상이었습니다.

    태평도의 조직은 매우 체계적이었습니다. 장각은 전국을 36방으로 나누고, 각 방에 방주를 두어 지역을 관리하게 했습니다. 대방에는 만여 명, 소방에는 육칠천 명의 신도들이 속해 있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장각을 "대현량사"라고 부르며 절대적으로 따랐습니다.

    장각에게는 두 명의 형제가 있었습니다. 둘째 장보는 "지공장군"이라고 불렸고, 셋째 장량은 "인공장군"이라고 불렸습니다. 장각 자신은 "천공장군"이라고 칭했습니다. 천지인 삼재를 상징하는 이 호칭은 그들이 하늘의 명을 받아 세상을 구원하러 왔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태평도의 의식은 독특했습니다. 신도들은 모두 노란 두건을 쓰고 모였는데, 이 때문에 나중에 "황건적"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노란색은 토德을 상징하는 색으로, 새로운 왕조의 상징이었습니다. 한나라가 화德의 붉은색을 숭상했다면, 이제 토德의 노란색 시대가 와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장각은 신도들에게 "순천시명"이라는 구호를 가르쳤습니다. "하늘의 뜻에 순응하여 천명을 받든다"는 뜻이었습니다. 또한 "무서로사"라는 윤리를 강조했는데, 이는 "서로 해치지 말라"는 의미였습니다.

    184년이 되자 장각은 마침내 결단을 내렸습니다. 갑자년 3월 5일을 거사일로 정하고, 전국의 신도들에게 은밀히 지시를 내렸습니다. 36방의 방주들은 각자의 지역에서 동시에 봉기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계획이 완벽할 수는 없었습니다. 거사를 앞두고 내부에서 밀고자가 나타났습니다. 마원의라는 제자가 조정에 태평도의 거사 계획을 고발한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조정은 크게 놀라 곧바로 대대적인 검거 작전에 나섰습니다.

    ※ 황건적의 난 발발, 전국을 뒤흔든 대반란의 시작

    184년 2월, 낙양의 황궁에서는 긴급 회의가 열렸습니다. 마원의의 고발로 태평도의 거대한 음모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영제 유굉은 평소의 나른한 모습과는 달리 긴장한 표정으로 신하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대들은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일개 도적들이 감히 조정을 뒤엎으려 한다니!"

    신하들은 서로 얼굴만 바라볼 뿐 쉽게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태평도의 세력이 얼마나 큰지, 그들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준비해왔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전국 각지에서 올라오는 보고서들은 모두 심상치 않은 내용들이었습니다.

    환관 장양이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폐하, 즉시 전국에 계엄령을 내리고 태평도 관련자들을 모두 체포해야 합니다. 이들의 음모를 뿌리 뽑지 않으면 큰일날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늦어버렸습니다. 바로 그날 밤, 장각의 긴급 명령이 전국 각지로 전해졌습니다. "계획이 발각되었다. 즉시 거사에 나서라!" 36방의 방주들은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2월 어느 어둠이 짙은 밤, 거록에서 첫 번째 봉기의 횃불이 올랐습니다. 장각이 몸소 선두에 서서 "창천이사, 황천당립!"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관아를 습격한 것입니다. 노란 두건을 두른 수만 명의 황건적들이 한꺼번에 일어났습니다.

    "형제들이여! 오늘이 바로 새 세상을 여는 날이다! 부패한 한나라를 무너뜨리고 태평한 세상을 만들자!"

    장각의 우렁찬 목소리가 밤하늘에 울려 퍼졌습니다. 황건적들은 태평도의 부적을 가슴에 품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는 이것이 단순한 반란이 아니라 하늘의 뜻을 받드는 성전이었기 때문입니다.

    거록의 봉기 소식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하북의 안평, 감릉, 하남의 영천, 산동의 동군, 산서의 상당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황건적들이 일어났습니다. 이는 중국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민란이었습니다.

    특히 하남 영천에서 일어난 봉기는 매우 격렬했습니다. 이곳의 방주 파재는 수만 명의 황건적을 이끌고 군현을 점령했습니다. 관리들을 내쫓고 곡창을 열어 굶주린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누어주었습니다. 황건적들은 어디를 가든 환영받았습니다. 오랫동안 관리들의 수탈에 시달렸던 백성들에게 그들은 해방군이었기 때문입니다.

    장각의 둘째 동생 장보는 "지공장군"이라는 칭호로 하북 일대를 장악했습니다. 그는 형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무력으로 관아를 점령하는 것보다는 백성들의 마음을 먼저 얻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그는 황건적들에게 이렇게 명령했습니다.

    "우리는 해방군이다. 백성들을 보호하고 도와야 한다. 약탈이나 살인은 절대 금지한다. 우리의 적은 부패한 관리들이지 무고한 백성들이 아니다."

    이러한 장보의 방침 때문에 황건적들은 다른 반란군들과는 달리 백성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습니다. 많은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황건적에 가담했고, 그 세력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셋째 장량은 "인공장군"으로서 산동 지역을 담당했습니다. 그는 세 형제 중 가장 용맹했습니다. 직접 칼을 들고 선두에서 싸웠으며, 관군과의 전투에서도 연전연승을 거두었습니다. 그의 부대는 "인공군"이라고 불렸는데, 가는 곳마다 관군을 물리치며 명성을 날렸습니다.

    불과 한 달 만에 황건적의 세력은 전국 8개 주에 걸쳐 확산되었습니다. 가담한 인원만 수십만 명에 달했고, 점령한 성읍만도 수백 개에 이르렸습니다. 한나라 건국 이래 이렇게 큰 규모의 반란은 없었습니다.

    ※ 한나라 조정의 대응, 위기에 빠진 조정과 의병모집령

    낙양 황궁의 덕양전에서는 연일 긴급 회의가 열렸습니다. 황건적의 반란 소식이 전국 각지에서 봇물 터지듯 밀려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소 향락에만 빠져 지내던 영제도 이제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일개 도적들이 감히 천자의 위엄에 도전하다니!" 영제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당황이 섞여 있었습니다.

    대장군 하진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습니다. "폐하, 사태가 매우 심각합니다. 황건적들의 세력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큽니다. 즉시 전군을 동원하여 토벌에 나서야 합니다."

    하진은 외척 출신으로 영제의 황후인 하태후의 형이었습니다. 그는 환관들과는 달리 이 위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태평도가 단순한 민란이 아니라 국가 전복을 노리는 조직적인 반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시 중랑장 황보숭을 좌중랑장으로, 좌중랑장 주준을 우중랑장으로 임명하여 토벌군을 편성하라!" 영제의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황보숭은 한나라 군대의 정예 부대인 북군을 이끄는 장군이었습니다. 그는 서북 변방에서 이민족과의 전투 경험이 풍부한 백전노장이었습니다. 주준 역시 검을 잘 다루기로 유명한 맹장이었습니다. 이 두 사람이 토벌군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규군만으로는 전국에 퍼진 황건적들을 모두 상대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에 조정에서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전국에 의병모집령을 내린 것입니다.

    "천하의 충의지사들이여! 조정에서는 황건적 토벌에 참여할 의병을 모집한다. 공을 세우는 자에게는 큰 상을 내릴 것이며, 능력이 있는 자는 관직에 등용하겠다!"

    이 모집령은 전국 곳곳에 방을 붙여 공포되었습니다. 평소 뜻을 품고 있던 호걸들과 몰락한 호족들에게는 천재일우의 기회였습니다. 출세의 문이 활짝 열린 것이었습니다.

    한편 조정에서는 황건적의 확산을 막기 위한 다른 조치들도 취했습니다. 먼저 태평도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금지시켰습니다. 태평도의 경전을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중죄로 다스렸고, 황건을 쓰는 것도 반역죄로 규정했습니다.

    또한 각 지방의 태수와 자사들에게 긴급 명령을 내렸습니다. "각자의 관할 지역에서 황건적의 움직임을 면밀히 감시하고, 조금이라도 수상한 움직임이 있으면 즉시 진압하라. 실패하는 자는 관직을 박탈하고 엄벌에 처할 것이다."

    이러한 강경 조치에도 불구하고 황건적의 세력은 쉽게 꺾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장각이 직접 지휘하는 거록의 본진은 매우 견고했습니다. 수만 명의 황건적들이 거록성을 중심으로 진을 치고 있었고, 그들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황보숭이 이끄는 토벌군이 거록에 도착했을 때, 장각은 성문 위에서 당당하게 맞섰습니다.

    "황보숭이여! 네가 아무리 용맹하다 해도 하늘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다! 한나라의 천명은 이미 다했다. 어서 항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라!"

    하지만 황보숭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간악한 도적놈들아! 감히 천자께 반역을 꾀하다니! 오늘 너희들을 모두 베어 후세에 경계로 삼겠다!"

    거록성 앞에서 벌어진 첫 번째 대규모 전투는 치열했습니다. 황건적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맹렬하게 저항했습니다. 그들에게는 태평도의 부적이 있었고, 장각의 도술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있었습니다.

    반면 관군들은 처음에는 황건적들을 얕잡아 보았지만, 실제로 싸워보니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습니다. 황건적들의 조직력과 사기는 예상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몇 차례 공격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막혀 큰 손실만 입었습니다.

    이때 각지에서 의병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탁군 출신의 젊은 호걸 유비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비록 미천한 출신이었지만, 그에게는 남다른 기개가 있었습니다.

    "한나라의 종실 후예로서 이 난리를 그냥 볼 수는 없다!" 유비의 결심이 점점 굳어지고 있었습니다.

    ※ 유비의 등장과 결심, 몰락한 황족 후예 유비의 출현

    탁군 탁현, 한적한 시골 마을에 한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름은 유비, 자는 현덕. 겉보기에는 평범한 농민의 아들로 보였지만, 그의 혈통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한나라 경제의 아들인 중산정왕 유승의 후손이었습니다. 비록 몰락한 황족이었지만, 엄연히 한실의 종친이었던 것입니다.

    유비의 집안은 대대로 가난했습니다. 아버지 유홍은 일찍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 감부인은 짚신을 삼아 팔며 어렵게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유비 역시 어머니를 도와 짚신을 삼고 돗자리를 짜며 생활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늘 큰 뜻을 품고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유비는 남다른 면이 있었습니다. 집 뒤뜰에 큰 뽕나무가 있었는데, 그는 그 나무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언젠가 나도 저 나무처럼 높이 자라서 천하 사람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리라."

    동네 아이들은 유비의 이런 말을 듣고 놀리기도 했지만, 어른들은 달리 생각했습니다. 유비에게는 범상치 않은 기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키가 크고 팔이 길어서 서 있으면 무릎까지 손이 닿았습니다. 또한 귀가 어깨까지 내려와 있어서 사람들은 그를 보면 예사롭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유비는 무엇보다 사람을 좋아했습니다. 집안이 가난했지만 손님이 오면 항상 따뜻하게 대접했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자신이 먹을 것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덕분에 동네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망이 높았습니다.

    "유비는 참 마음씨가 곱다. 저런 아이가 있으면 우리 마을에 복이 있을 것이다."

    동네 어른들은 이렇게 말하며 유비를 아괼습니다. 하지만 유비 자신은 늘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큰 뜻을 품고 있지만 그것을 펼칠 기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유비에게 큰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마을의 부호인 공손찬의 도움으로 노식이라는 학자 밑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노식은 당대의 명유로, 많은 제자들을 두고 있었습니다. 유비는 이곳에서 경서를 배우며 학문을 쌓았지만,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벗들을 만난 것이었습니다.

    공손찬도 유비와 함께 노식 밑에서 공부하던 동문이었습니다. 공손찬은 유비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유비의 인품을 높이 평가하여 형제의 의를 맺었습니다. 훗날 공손찬이 유비에게 큰 도움을 주게 되는 것도 이때의 인연 때문이었습니다.

    학문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유비는 여전히 어머니와 함께 소박한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그의 명성은 점점 높아져 갔습니다. 어려운 사람을 돕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품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랐습니다.

    특히 유비 주변에는 항상 협객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들은 유비의 의기에 감동하여 기꺼이 목숨을 바치겠다고 했습니다. 유비는 이들을 정성으로 대접했고, 가난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늘 후한 인정을 베풀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황건적의 난이 일어났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전국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고, 조정에서는 의병을 모집한다는 방이 붙었습니다. 유비는 이 소식을 듣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머니, 천하가 이렇게 어지러운데 제가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비록 미력하지만 한실을 위해 몸을 바치고 싶습니다."

    감부인은 아들의 뜻을 헤아리면서도 걱정이 앞섰습니다. "내 아들아, 네 마음은 기특하지만 너무 위험하지 않겠느냐? 우리 같은 미천한 신분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

    하지만 유비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어머니, 저는 비록 미천하지만 한실의 종친입니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제가 나서서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마침내 유비는 의병을 일으키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믿을 만한 동지가 필요했습니다. 그때 운명 같은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관우와 장비의 만남, 운명적 만남과 우정의 시작

    어느 봄날, 탁현의 장터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무엇인가를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유비도 호기심에 이끌려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장터 한복판에서는 한 거대한 사내가 홀로 서 있었습니다. 키가 구 척이나 되는 거구에 검은 수염이 가슴까지 내려와 있었습니다. 그의 얼굴은 대추처럼 붉었고, 눈은 봉황의 눈처럼 날카로웠습니다. 손에는 청룡언월도라는 거대한 대도를 들고 있었는데, 그 위용이 범상치 않았습니다.

    "내 이름은 관우, 자는 운장이다! 하동 해량 사람이로되, 고향에서 악한 지주를 베고 떠돌이 신세가 되었다. 황건적의 난으로 천하가 어지러우니, 뜻있는 분과 함께 나라를 위해 힘을 보태고 싶다!"

    관우의 우렁찬 목소리가 장터 전체에 울려 퍼졌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압도되어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유비만은 달랐습니다. 그는 관우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습니다.

    "장사의 뜻이 가상하오.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니, 어디 가서 한잔 하며 이야기해보지 않겠소?"

    관우는 유비를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키가 크고 팔이 길며, 귀가 어깨까지 내려와 있는 특이한 용모였습니다. 무엇보다 그의 눈에서 진실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좋소! 그대의 인상이 범상치 않구려. 기꺼이 함께 하겠소."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야! 너희들 거기서 뭐하고 있느냐? 나도 끼워달라!"

    돌아보니 또 다른 거대한 사내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키는 팔 척에 표범 같은 머리와 둥근 눈, 제비 같은 턱수염을 가진 용맹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손에는 일장팔점강이라는 긴 창을 들고 있었습니다.

    "내 이름은 장비, 자는 익덕이다! 이 탁현에서 술과 고기를 파는 장사꾼이로되, 평생 영웅호걸과 사귀는 것을 즐겨 왔다. 황건적을 치러 간다니 나도 함께 가겠다!"

    장비의 거친 목소리와 호방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유비와 관우는 이 새로운 만남에 놀라면서도 기뻤습니다.

    유비가 먼저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나는 유비, 자는 현덕이오. 한실의 종친이로되 미천한 신분이오. 두 장사를 만나게 되어 천만다행이오."

    세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묘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친근감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운명적인 만남이었습니다.

    "그럼 우리 셋이 함께 술이나 한잔 하면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지 않겠소?" 유비의 제안에 관우와 장비가 흔쾌히 동의했습니다.

    장비가 앞장서서 말했습니다. "좋소! 내 집 뒤뜰에 좋은 곳이 있소. 거기서 마음껏 이야기해보시다!"

    세 사람은 장비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장비의 집은 꽤 넓었습니다. 술과 고기 장사로 제법 돈을 벌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집 뒤뜰에는 큰 복숭아나무가 있어서 꽃이 만발해 있었습니다.

    "이 얼마나 좋은 곳이오! 복숭아꽃이 이렇게 아름다우니 마치 선경 같소." 유비가 감탄했습니다.

    관우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정말 좋은 곳이오. 이런 곳에서 뜻을 같이하는 벗들과 함께 하니 더욱 뜻깊소."

    장비는 술과 안주를 준비했습니다. 좋은 술과 맛있는 고기를 푸짐하게 차려놓았습니다. 세 사람은 복숭아꽃 아래에서 술잔을 들며 서로의 뜻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형님들, 이 장비는 평생 영웅을 만나기를 기다려왔소. 오늘 두 분을 만나니 이보다 더 기쁠 수가 없소!" 장비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관우도 마음을 열었습니다. "나 관우도 마찬가지오. 의로운 일을 위해 목숨을 바칠 벗을 찾고 있었는데, 오늘 좋은 분들을 만났소."

    유비는 감격했습니다. "두 분의 마음을 알겠소. 나 역시 한실을 위해 몸을 바치려 하는데, 혼자서는 힘이 부족했소. 이제 두 분과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소."

    복숭아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아름다운 봄날, 세 영웅의 운명적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들의 만남은 곧 천하를 뒤흔들 큰 사건으로 이어질 것이었습니다.

    유튜브 엔딩 멘트 (500자 내외)

    여러분, 오늘 삼국지의 첫 번째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400년 한나라 역사를 뒤흔든 황건적의 난과 그 속에서 등장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장각이 일으킨 태평도의 반란은 단순한 민란이 아니었습니다. 절망에 빠진 백성들의 간절한 염원이 폭발한 것이었죠. 그리고 이 혼란 속에서 훗날 천하를 삼분할 세 영웅이 역사의 무대에 등장했습니다.

    특히 오늘 마지막에 소개한 유비, 관우, 장비의 만남은 정말 운명적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출신과 성격을 가진 세 사람이 복숭아꽃 아래에서 만나 뜻을 나누는 장면은 삼국지의 백미 중 하나죠.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이 세 영웅이 어떻게 의형제를 맺게 되는지, 그 감동적인 도원결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천지신명을 증인으로 하여 맺은 그들의 맹세는 과연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그리고 이들이 황건적과의 첫 전투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까요?

    삼국지의 대서사가 이제 시작됩니다. 다음 주에도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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