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시어머니를 고발한 며느리, 염라대왕이 내린 충격의 판결 (출처-패관잡기)
태그 (20개)
#조선시대이야기, #패관잡기, #저승사자, #인과응보, #조선야담, #시어머니며느리, #저승이야기, #한국전설, #옛날이야기, #시니어이야기, #오디오북, #전통설화, #권선징악, #효도이야기, #조선시대, #야담, #감동이야기, #교훈이야기, #역사이야기, #한국민담
조선시대이야기, 패관잡기, 저승사자, 인과응보, 조선야담, 시어머니며느리, 저승이야기, 한국전설, 옛날이야기, 시니어이야기, 오디오북, 전통설화, 권선징악, 효도이야기, 조선시대, 야담, 감동이야기, 교훈이야기, 역사이야기, 한국민담
후킹멘트 (300자 내외)
조선시대, 시어머니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죽은 며느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며느리, 저승에 가서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저승 염라대왕에게 시어머니의 학대를 낱낱이 고발한 것이죠. 그러자 염라대왕이 직접 저승사자를 보내 시어머니를 데려오라 명합니다. 패관잡기에 실린 이 놀라운 실화, 착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뼈저리게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과연 시어머니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권선징악의 교훈이 살아있는 조선시대 저승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시대 실화를 기록한 '패관잡기'에 전해지는 저승사자 이야기입니다. 시어머니의 심한 학대를 받다 억울하게 죽은 며느리가 저승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자, 염라대왕이 직접 나서서 시어머니를 심판합니다. 선행은 복으로, 악행은 벌로 돌아온다는 인과응보의 진리를 담은 이야기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전해온 권선징악의 교훈과 저승에 대한 믿음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시니어 여러분께서 편안하게 들으실 수 있도록 오디오북 형식으로 제작하였습니다.
※ 악독한 시어머니와 착한 며느리의 비극적 삶
조선 중기, 경기도 어느 마을에 박씨 부인이라는 여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박씨 부인은 마을에서 소문난 악독한 시어머니였습니다. 집안은 제법 넉넉한 편이었지만, 그녀의 성격은 매우 포악하고 냉혹했습니다. 특히 며느리에게는 더욱 가혹했지요. 박씨 부인에게는 아들 하나가 있었는데, 그 아들이 스무 살이 되던 해에 이웃 마을에서 김씨라는 처녀를 며느리로 맞이했습니다.
김씨 며느리는 얼굴도 곱고 성품도 착했습니다. 친정에서는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귀한 딸이었지요. 하지만 시집을 온 그날부터 김씨의 고난은 시작되었습니다. 박씨 부인은 며느리가 방에 들어서자마자 차갑게 말했습니다.
"이 집에서는 내 말이 곧 법이다. 새벽 네 시에 일어나 부엌일을 시작하고, 밤 열두 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 것이다. 조금이라도 게으름을 피우면 용서하지 않겠다."
김씨는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습니다. 시집살이가 힘들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시어머니의 차가운 눈빛을 보는 순간 앞날이 걱정되었습니다. 그날 밤부터 김씨의 고된 시집살이가 시작되었습니다.
매일 새벽 네 시면 김씨는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습니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식구들의 아침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 반찬을 만들었습니다. 아침 식사가 끝나면 설거지를 하고, 마당을 쓸고, 빨래를 했습니다. 점심때가 되면 또다시 부엌으로 들어가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저녁 식사까지 마치고 뒷정리를 하면 어느새 밤 열한 시가 넘어 있었습니다. 하루에 제대로 쉬는 시간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박씨 부인의 구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호되게 꾸짖었습니다.
"이게 무슨 밥이냐! 돌처럼 딱딱하구나! 다시 지어라!"
사실 밥은 완벽하게 지어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박씨 부인은 트집을 잡고 싶었던 것입니다. 김씨는 눈물을 삼키며 다시 밥을 지었습니다.
"빨래에서 비누 냄새가 나는구나. 헹굼을 제대로 하지 않았어! 다시 빨아라!"
김씨는 이미 세 번이나 헹군 빨래였지만, 시어머니의 명령에 다시 빨래를 했습니다. 손은 거칠어지고 갈라졌으며, 등은 굽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스물한 살의 젊은 여인이 마치 오십 대처럼 늙어가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어떠했을까요? 남편은 착한 사람이었지만 어머니 앞에서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습니다. 가끔 아내가 너무 불쌍해서 어머니께 말씀드리려 하면, 박씨 부인은 아들마저 호되게 꾸짖었습니다.
"네가 어떻게 며느리 편을 드느냐!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 며느리는 원래 고생을 해야 하는 법이다!"
남편은 안타까운 마음에 밤에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속삭였습니다.
"여보, 미안하오. 내가 어머니께 말씀드리지 못해서..."
김씨는 남편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괜찮습니다.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제가 더 열심히 하면 됩니다."
김씨는 참고 또 참았습니다. 친정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친정에 가서 하소연하면 부모님이 얼마나 가슴 아파하실까요? 그래서 김씨는 친정에 갈 때도 항상 웃는 얼굴로 갔습니다.
"어머니, 저 잘 지내고 있어요. 시어머님도 저를 잘 대해주세요."
하지만 김씨의 어머니는 딸의 거칠어진 손과 수척해진 얼굴을 보며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분명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지만, 딸이 괜찮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김씨는 점점 야위어갔습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니 건강이 나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침이 나기 시작했고, 얼굴은 창백해졌습니다. 하지만 박씨 부인은 아픈 며느리에게도 일을 시켰습니다.
"아픈 게 무슨 핑계냐! 젊은 것이 꾀를 부리는구나! 일어나서 일해!"
김씨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몸은 점점 더 약해져 갔습니다. 그리고 그해 겨울, 김씨는 결국 앓아눕고 말았습니다. 폐병이었습니다. 남편은 의원을 불러 치료를 하려 했지만, 박씨 부인은 이것마저 막았습니다.
"의원을 부르면 돈이 얼마나 드는데! 며느리 하나 때문에 집안 재산을 낭비할 수는 없다!"
※ 며느리의 억울한 죽음과 저승으로의 여행
그해 섣달 그믐날, 김씨는 조용히 숨을 거두었습니다. 나이 스물넷, 시집온 지 겨우 3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시신을 붙들고 통곡했습니다.
"여보! 여보! 내가 당신을 지켜주지 못했소! 미안하오! 정말 미안하오!"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모두들 고개를 저으며 혀를 찼습니다.
"참 안됐네. 저렇게 착한 며느리가 젊은 나이에..."
"다 시어머니 때문이지. 박씨 부인의 구박이 얼마나 심했는지 동네 사람들이 다 알지 않나."
하지만 아무도 박씨 부인에게 직접 말하지는 못했습니다. 박씨 부인은 동네에서 권세가 있는 집안이었고, 성격도 포악했기 때문입니다. 박씨 부인은 며느리의 장례식 내내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귀찮다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쓸데없이 약골이더니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아들아, 새 장가를 빨리 들어야겠다."
남편은 어머니의 말에 치를 떨었지만, 여전히 어머니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한편, 김씨의 혼은 육신을 떠나 저승길에 올랐습니다. 저승사자 두 명이 나타나 김씨의 혼을 인도했습니다. 저승사자들은 검은 옷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긴 쇠사슬을 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씨에게는 쇠사슬을 채우지 않았습니다.
"김씨 부인, 생전에 죄를 짓지 않았으니 편하게 가시면 됩니다."
저승사자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부드러웠습니다. 김씨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편으로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시어머니의 구박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저승길은 멀고도 험했습니다. 삼도천을 건너고, 망자의 옷을 벗기는 탈의정을 지나고, 거울처럼 생긴 업경대를 지났습니다. 업경대에는 생전에 지은 죄가 모두 비춰진다고 했습니다. 김씨가 업경대 앞을 지날 때,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보십시오. 당신의 업경대는 맑고 깨끗합니다. 생전에 나쁜 일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정말로 업경대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김씨가 착한 일을 한 장면들만 비쳤습니다. 시어머니께 정성껏 식사를 대접하는 모습, 아픈 남편을 밤새 간호하는 모습, 가난한 이웃에게 몰래 쌀을 갖다주는 모습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드디어 염라대왕의 전각에 도착했습니다. 높고 웅장한 건물이었고, 입구에는 무시무시한 형상의 귀신들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김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전각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염라대왕은 높은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얼굴은 엄숙했지만, 눈빛은 따뜻했습니다. 염라대왕 앞에는 거대한 책이 놓여 있었는데, 그것은 생사부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의 생과 사, 그리고 업보가 모두 기록된 책이었습니다.
염라대왕이 생사부를 펼쳐 김씨의 기록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깊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김씨, 네가 참으로 불쌍하구나. 생전에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는데, 이렇게 억울하게 젊은 나이에 죽다니."
염라대왕의 목소리에는 연민이 담겨 있었습니다. 김씨는 그제야 눈물을 터트렸습니다. 살아생전에는 참고 참았던 눈물이 이제야 쏟아져 나왔습니다.
"대왕님, 저는... 저는 정말 열심히 살려고 했습니다. 시어머님을 잘 모시려고 했고, 남편을 잘 내조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김씨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꼈습니다. 염라대왕은 김씨가 진정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네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모두 해보거라. 이곳은 저승이고, 나는 염라대왕이다. 여기서는 모든 진실이 밝혀진다. 억울한 일이 있다면 말해보거라."
김씨는 그제야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시집을 온 첫날부터 받았던 구박, 하루에 두세 시간밖에 자지 못했던 일, 제대로 먹지도 못했던 일, 아파도 치료받지 못했던 일.
※ 염라대왕 앞에서 펼쳐진 며느리의 하소연
김씨의 하소연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녀는 3년간의 고통스러운 시집살이를 하나하나 설명했습니다.
"대왕님, 제가 처음 시집을 갔을 때는 건강했습니다. 친정에서는 병치레 한 번 없이 자랐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님은 저를 사람처럼 대하지 않으셨습니다. 매일 새벽 네 시에 일어나야 했고, 밤 열두 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습니다."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가족들의 식사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제가 먹을 차례가 되면 남은 음식이 거의 없었습니다. 시어머님은 제가 밥을 먹는 것조차 못마땅해하셨습니다. '며느리 주제에 밥은 왜 그리 많이 먹느냐'고 하시며, 제 밥그릇에서 밥을 덜어내시기도 했습니다."
판관 중 한 명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며느리도 사람인데, 어찌 그렇게 대할 수 있단 말인가!"
김씨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겨울에도 찬물로 빨래를 해야 했습니다. 더운 물을 쓰면 아까워서 못 쓰게 한다고 하셨습니다. 제 손은 동상에 걸려 갈라지고 피가 났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님은 아랑곳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요즘 젊은것들은 나약하다'고 하시며 더 많은 빨래를 주셨습니다."
염라대왕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습니다. 그는 생사부를 다시 한번 펼쳐보았습니다. 생사부에는 김씨가 말한 모든 것이 사실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아니, 김씨가 말하지 않은 더 많은 학대의 기록도 있었습니다.
"대왕님, 그뿐만이 아닙니다. 시어머님은 제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회초리로 때리셨습니다. 밥을 조금 설익게 지었다고, 마당을 깨끗이 쓸지 않았다고, 빨래에 주름이 있다고... 이유는 얼마든지 만들어내셨습니다."
김씨는 소매를 걷어 올렸습니다. 그러자 팔에 있는 수많은 상처와 멍 자국이 드러났습니다. 죽어서도 혼에 남아 있는 상처들이었습니다.
"이 상처들은 모두 시어머님께 맞은 자국입니다. 어떤 날은 하루에 세 번씩 맞기도 했습니다. 남편은 저를 도와주고 싶어 했지만, 시어머님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시어머님은 남편마저 때리겠다고 위협하셨으니까요."
판관들이 웅성거렸습니다. 모두들 분노에 차 있었습니다. 한 판관이 염라대왕에게 말했습니다.
"대왕님, 이것은 명백한 학대입니다. 박씨 부인을 당장 저승으로 불러들여 심판해야 합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은 손을 들어 판관을 진정시켰습니다.
"잠깐 기다려라. 김씨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자."
김씨는 마지막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대왕님, 제가 병들어 누웠을 때, 시어머님은 의원조차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돈이 아깝다는 이유였습니다. 저는 방 한구석에서 혼자 앓았습니다. 물 한 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했고, 약 한 첩 먹지 못했습니다. 남편이 몰래 약을 구해다 주었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김씨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습니다.
"대왕님, 저는 억울합니다. 제가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저는 단지 시집을 갔을 뿐인데,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했습니까? 친정 부모님께 효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남편과 행복한 시간도 보내지 못한 채 죽어야 했습니까?"
전각 안이 깊은 침묵에 잠겼습니다. 염라대왕은 김씨의 이야기를 듣고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생사부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생사부에는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김씨는 본래 일흔까지 살 수 있는 명이었는데, 박씨 부인의 학대로 인해 스물넷에 죽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염라대왕이 입을 열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위엄이 있었지만, 동시에 따뜻했습니다.
"김씨, 네가 겪은 고통을 나도 잘 알고 있다. 생사부에 모든 것이 기록되어 있다. 너는 생전에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다. 오히려 착한 일을 많이 했다. 시어머니의 구박에도 참았고, 남편을 사랑했으며, 이웃에게 선행을 베풀었다."
염라대왕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계속했습니다.
"반면에 박씨 부인은 큰 죄를 지었다. 며느리를 학대하고, 생명을 경시했다. 이것은 하늘이 용서할 수 없는 죄다. 내가 직접 저승사자를 보내 박씨 부인을 데려오겠다."
김씨는 놀라서 고개를 들었습니다.
"대왕님, 그러면 시어머님이 죽는다는 말씀입니까?"
"그렇다. 본래 박씨 부인은 앞으로 십 년을 더 살 명이었다. 하지만 너를 학대한 죄로 인해 그 명을 단축시키겠다."
김씨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시어머니가 미웠지만, 동시에 남편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대왕님, 제 남편은 어머니를 사랑합니다. 남편이 슬퍼할 것을 생각하면..."
염라대왕은 김씨의 착한 마음씨에 감동했습니다. 그렇게 괴롭힌 시어머니인데도, 남편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니 말입니다.
※ 저승사자, 시어머니를 데리러 인간 세상에 내려오다
"김씨, 네 마음이 참으로 착하구나. 그렇다면 이렇게 하자. 박씨 부인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겠다. 저승사자를 보내 그녀에게 경고하고, 만약 그녀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착하게 산다면 목숨을 연장해주겠다. 하지만 만약 뉘우치지 않는다면, 그때는 즉시 저승으로 데려와 엄한 벌을 주겠다."
김씨는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습니다. 염라대왕은 곧바로 저승사자 두 명을 불렀습니다. 강림과 이덕형이라는 이름을 가진 저승사자들이었습니다. 두 사자는 염라대왕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대왕님, 분부를 내려주십시오."
"너희 둘은 인간 세상으로 내려가 박씨 부인을 찾아라. 그리고 그녀에게 며느리 김씨의 억울함을 전하고, 그녀의 죄를 낱낱이 알려라. 만약 그녀가 진심으로 뉘우친다면 목숨을 연장해주고, 그렇지 않다면 즉시 이곳으로 데려오너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두 저승사자는 즉시 인간 세상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들은 검은 구름을 타고 순식간에 박씨 부인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그때는 김씨가 죽은 지 사십구재를 지내던 날 밤이었습니다. 박씨 부인은 방에서 혼자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며느리의 죽음에 대한 슬픔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아들에게 새 장가를 들라고 재촉하던 참이었습니다.
한밤중이었습니다. 갑자기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박씨 부인은 추위에 잠에서 깼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그녀는 비명을 질렀습니다. 방 안에 검은 옷을 입은 두 사람이 서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에서는 푸른 빛이 났습니다. 손에는 긴 쇠사슬을 들고 있었습니다.
"누, 누구냐! 어떻게 남의 방에 함부로 들어오느냐!"
박씨 부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습니다. 저승사자 강림이 차갑게 말했습니다.
"박씨 부인, 우리는 저승에서 온 사자들이다. 염라대왕의 명을 받들어 그대를 찾아왔다."
"저, 저승사자라고? 말도 안 돼! 나는 아직 죽을 때가 아니다!"
박씨 부인은 공포에 질렸습니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이불을 꽉 움켜쥐었습니다. 저승사자 이덕형이 엄숙하게 말했습니다.
"본래 그대는 십 년 후에 죽을 명이었다. 하지만 그대가 며느리 김씨를 학대하여 죽게 만든 죄로 인해, 염라대왕께서 그대를 부르셨다."
"무슨 소리냐! 내가 며느리를 죽였다고? 그 애는 원래 몸이 약해서 죽은 것이다!"
박씨 부인은 발버둥을 쳤습니다. 하지만 저승사자 강림은 품에서 두루마리를 꺼내 펼쳤습니다. 그것은 박씨 부인이 김씨에게 저지른 모든 악행이 기록된 문서였습니다.
"들어라, 박씨 부인. 그대의 죄를 하나하나 읽어주겠다. 첫째, 며느리를 하루에 두세 시간밖에 재우지 않았다. 둘째, 제대로 먹이지 않았다. 셋째, 사소한 일로 회초리로 때렸다. 넷째, 병들었을 때 치료하지 않았다. 다섯째..."
저승사자의 목소리는 차갑고 정확했습니다. 그는 모든 죄목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갔습니다. 박씨 부인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졌습니다. 그녀가 잊고 있던 일들, 아니 애써 기억하지 않으려 했던 일들이 낱낱이 밝혀지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모두 생사부에 기록되어 있다. 하늘은 그대가 한 모든 일을 보고 있었다. 인간 세상의 법은 속일 수 있어도, 저승의 법은 속일 수 없다."
저승사자 이덕형이 말을 이었습니다.
"염라대왕께서는 그대를 당장 저승으로 데려오라 명하셨다. 하지만 며느리 김씨가 그대의 아들을 걱정하며 한 번의 기회를 달라고 간청했다. 그 착한 며느리의 청으로 그대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조건은 이것이다. 지금부터 그대는 착하게 살아야 한다. 이웃을 도우며, 선행을 베풀고, 다시는 남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 만약 이 약속을 지킨다면, 그대의 수명을 원래대로 돌려주겠다. 하지만 만약 약속을 어기면..."
저승사자 강림이 쇠사슬을 흔들었습니다. 쇠사슬에서 쨍그랑 하는 소리가 났고, 그 소리는 마치 지옥의 종소리 같았습니다.
"즉시 저승으로 데려가 십팔층 지옥에 떨어뜨릴 것이다. 그곳에서 그대는 며느리에게 저지른 모든 고통을 천 배로 받게 될 것이다."
박씨 부인은 두려움에 떨며 바닥에 엎드렸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기회를 주신다면 반드시 착하게 살겠습니다!"
"우리는 석 달 후에 다시 올 것이다. 그때까지 그대의 행실을 지켜보겠다. 명심하라."
※ 시어머니의 공포와 뉘우침, 그리고 기회
저승사자들이 사라지자, 박씨 부인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습니다. 처음에는 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방 안에 남아 있는 차가운 기운과 저승사자들이 남긴 흔적을 보니, 그것은 분명한 현실이었습니다.
박씨 부인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저승사자들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며느리 김씨가 저승에서 자신을 고발했다는 것, 그런데도 아들을 생각해서 자신에게 기회를 달라고 했다는 것. 그 생각을 하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새벽이 되자 박씨 부인은 아들의 방으로 갔습니다. 아들은 아직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며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박씨 부인은 아들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어머니, 무슨 일이십니까? 왜 이러십니까?"
아들은 깜짝 놀라 어머니를 일으켜 세우려 했습니다. 평생 당당하고 강했던 어머니가 자신 앞에 무릎을 꿇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아들아, 내가 잘못했다. 네 아내를... 네 아내를 너무 괴롭혔구나."
박씨 부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평생 눈물을 보이지 않던 그녀가 처음으로 우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
"나는 며느리가 고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나도 젊었을 때 시집살이가 힘들었으니, 며느리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어. 내가 고생했다고 해서 남에게도 고통을 주는 것은 옳지 않았어."
박씨 부인은 지난밤 저승사자를 만난 일을 아들에게 모두 이야기했습니다. 아들은 놀라움과 슬픔이 뒤섞인 표정으로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머니, 그렇다면 제 아내가 저승에서도 저를 생각해준 것입니까?"
"그렇단다. 네 아내는 참으로 착한 사람이었어. 나한테 그렇게 괴롭힘을 당하고도, 저승에서 너를 걱정하며 나에게 기회를 달라고 했다니..."
박씨 부인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꼈습니다. 아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날부터 박씨 부인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먼저 며느리 김씨의 영정 앞에 나아가 깊이 절하며 사과했습니다.
"김씨, 내가 잘못했다. 네가 살아 있을 때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이제라도 내가 착하게 살아서 네 영혼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하마."
박씨 부인은 매일 며느리의 영정에 정성껏 제사를 지냈습니다. 그리고 절에 가서 며느리의 극락왕생을 빌었습니다. 스님께 시주도 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쌀과 옷을 나눠주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박씨 부인의 변화에 놀랐습니다.
"박씨 부인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렇게 포악하던 사람이..."
박씨 부인은 이웃집을 찾아다니며 과거에 자신이 잘못한 일들을 사과했습니다. 전에는 마을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했던 것을 반성했습니다. 특히 며느리를 구박한 일에 대해 깊이 뉘우쳤습니다.
"제가 며느리를 너무 괴롭혔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박씨 부인은 과부가 된 이웃집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직접 음식을 만들어 갖다 주고, 아픈 사람이 있으면 약을 사다 주었습니다.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는 옷과 신발을 사주었습니다. 자신이 가진 재산을 아낌없이 선행에 사용했습니다.
석 달이라는 시간은 빠르게 흘렀습니다. 박씨 부인은 매일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저승사자들이 다시 올 것이라는 생각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착한 일을 하는 것이 이렇게 마음 편한 일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이웃 사람들이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따뜻해졌습니다.
드디어 석 달이 되는 날 밤이 왔습니다. 박씨 부인은 잠들지 않고 방에서 기다렸습니다. 과연 저승사자들이 올 것인가? 자신이 한 선행들이 인정받을 수 있을까? 불안한 마음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한밤중이 되자, 예의 그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박씨 부인은 두려움에 떨었지만, 이번에는 도망가지 않았습니다. 곧 저승사자 두 명이 나타났습니다.
"박씨 부인, 약속한 석 달이 지났다."
※ 시어머니의 변화와 교훈
박씨 부인은 떨리는 몸을 일으켜 저승사자들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번에는 공포 때문이 아니라 진심 어린 참회의 마음으로 무릎을 꿇은 것이었습니다.
"저승사자님들, 저는 지난 석 달 동안 제 죄를 뉘우치고 착하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비록 부족했지만, 제 마음만큼은 진심이었습니다."
저승사자 강림은 품에서 또 다른 두루마리를 꺼냈습니다. 그것은 지난 석 달간 박씨 부인이 한 모든 행동이 기록된 문서였습니다. 그는 천천히 두루마리를 펼쳐 읽기 시작했습니다.
"박씨 부인, 그대가 한 일들을 확인했다. 며느리의 영정 앞에 백 번 절하며 사과했고, 매일 정성껏 제사를 지냈다. 절에 가서 시주했고, 가난한 이웃 열다섯 집에 쌀과 옷을 나눠주었다. 과부 김 씨의 집 지붕을 고쳐주었고, 병든 이웃에게 약을 사다 주었다. 고아가 된 아이 셋을 거두어 먹이고 입혔다."
저승사자가 읽는 동안, 박씨 부인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한 일들이 하나하나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저승사자 이덕형이 말했습니다.
"그대는 약속을 지켰다. 진심으로 뉘우치고 선행을 베풀었다. 우리는 그대의 변화를 모두 지켜보았다."
그러자 갑자기 방 안에 따뜻한 빛이 비쳤습니다. 그 빛 속에서 며느리 김씨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김씨는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생전에 박씨 부인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밝은 미소였습니다.
"시어머님, 저를 용서해주세요."
김씨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박씨 부인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습니다.
"김씨... 네가 나를 용서한다고?"
"네, 시어머님. 시어머님께서 진심으로 뉘우치시는 모습을 저승에서 지켜봤습니다. 시어머님의 변화가 너무 기뻤습니다. 이제 저는 아무 원한도 없이 편히 쉴 수 있습니다."
김씨의 모습이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시어머님,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십시오. 그리고 제 남편을 잘 돌봐주십시오. 남편이 좋은 사람과 재혼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것이 제 마지막 부탁입니다."
"김씨!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박씨 부인이 외쳤지만, 김씨의 모습은 이미 빛과 함께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저승사자 강림이 말했습니다.
"김씨의 혼은 이제 극락으로 갈 것이다. 그녀는 생전에 착한 일을 많이 했고, 죽어서도 원한을 품지 않았다. 염라대왕께서 그녀에게 극락왕생을 허락하셨다."
저승사자 이덕형이 박씨 부인에게 말했습니다.
"박씨 부인, 그대는 이번 일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염라대왕께서는 그대에게 원래의 수명을 돌려주기로 하셨다. 하지만 명심하라. 만약 다시 악한 길로 간다면, 그때는 누구도 그대를 구할 수 없을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다시는 남을 괴롭히지 않겠습니다. 남은 생을 선행으로 살겠습니다."
저승사자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라졌습니다. 박씨 부인은 한참을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날 이후, 박씨 부인은 더욱 열심히 선행을 베풀었습니다. 며느리 김씨를 위한 추모비를 세우고, 매년 제사를 정성껏 지냈습니다. 마을에 사랑방을 만들어 가난한 아이들이 글을 배울 수 있게 했습니다. 과부들과 고아들을 돕는 일에 앞장섰습니다.
아들은 2년 후에 새장가를 들었습니다. 박씨 부인은 새 며느리를 친딸처럼 아꼈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며느리의 식사를 준비해주고, 힘든 일은 자신이 도맡아 했습니다. 며느리가 편히 쉴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새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극진한 대접에 놀라며 말했습니다.
"어머님, 제가 해야 할 일인데 이렇게까지 하시면 안 됩니다."
"아니란다. 며느리도 소중한 내 자식이야. 편하게 지내렴."
마을 사람들은 박씨 부인의 변화를 보며 감탄했습니다.
"사람이 저렇게까지 변할 수 있다니 놀랍네."
"분명 큰 깨달음을 얻은 게 틀림없어."
박씨 부인은 팔십이 넘도록 건강하게 살았습니다. 손자 손녀들이 무릎 아래 가득했고,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습니다. 죽을 때는 가족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눈을 감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박씨 부인의 장례식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씨 부인은 인생의 후반부를 참으로 훌륭하게 사셨어.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선행으로 살았지."
"그분의 삶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었어. 사람은 언제든 변할 수 있고,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야."
박씨 부인이 죽은 후,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대대손손 전했습니다. 며느리를 학대하면 안 된다는 것,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진심으로 뉘우치면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박씨 부인의 혼은 저승에 갔을 때, 며느리 김씨가 반갑게 맞이해주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저승에서 화해했고, 함께 극락으로 갔다고 전해집니다. 생전에는 원수였지만, 죽어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한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조선시대 사람들에게 큰 교훈을 주었습니다. 하늘은 항상 보고 계시고, 선행에는 복이, 악행에는 벌이 따른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큰 죄를 지었어도, 진심으로 뉘우치면 용서받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담고 있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400자 내외)
여러분, 오늘 들려드린 이야기는 조선시대 '패관잡기'에 실린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것입니다. 며느리를 학대한 시어머니가 저승사자를 만나고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선조들은 인과응보와 권선징악의 교훈을 전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두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첫째,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입니다. 하늘은 항상 지켜보고 계십니다. 둘째,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렀어도 진심으로 뉘우치고 선하게 산다면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씨 부인처럼 변화할 수 있는 용기, 김씨 며느리처럼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오늘도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더 흥미로운 조선시대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