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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승에서 돌아온 무당의 충격 고백 – 아들을 살리기 위한 염라대왕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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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킹멘트 (300자 내외)

    조선 팔도 최고의 무당 '낭월'. 그녀가 죽어가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산 채로 저승의 문을 엽니다. 마침내 마주한 염라대왕. "네 아들의 목숨은 네 손에 달렸다." 과연 그녀는 저승에서 무엇을 보았고, 염라대왕과 무슨 거래를 했을까요? 그녀의 충격적인 고백이 지금 시작됩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한양에서 가장 용하다는 무당 '낭월'. 그녀의 힘은 사실 30년 전, 라이벌을 저주하고 훔친 힘이었습니다. 아들이 원인 모를 병으로 죽어가자, 그녀는 염라대왕을 만나러 산 채로 저승에 듭니다. 그곳에서 마주한 '업경대'가 그녀의 끔찍한 과거를 비춥니다. 권선징악 야담, '저승의 문을 열고 돌아온 무당의 고백'입니다.

    ※ 한양 최고의 무당

    조선 중기, 한양(漢陽) 땅에 '낭월(朗月)'이라 불리는 무당이 있었다. '밝은 달'이라는 그 이름처럼, 그녀의 신통력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길을 밝힌다 하여, 대갓집 마님들부터 저잣거리 필부들까지 그녀의 신당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낭월이 한 번 방울을 흔들면 죽어가던 이가 생기를 되찾고, 그녀가 부적 한 장을 써 내리면 망해가던 가세가 다시 일어선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녀의 집은 언제나 인산인해였다. "낭월 보살님! 제발... 제발 저희 대감..." "보살님! 은 백 냥이 여기 있사옵니다!" 그녀는 그 모든 부와 명성을 누렸다. 화려한 비단옷과 산해진미, 그리고 '살아있는 신'이라는 사람들의 경외까지. 하지만 그토록 영험한 낭월에게도, 정작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그늘이 있었으니, 바로 그녀의 외아들 '석이'였다. 열다섯 살이 된 석이는, 삼 년 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을 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잔병치레려니 했으나, 아이는 날이 갈수록 뼈와 가죽만 남을 정도로 말라갔고, 이제는 대낮에도 눈을 뜨지 못한 채 이불 위에서 숨만 겨우 붙어 있었다. 낭월은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용하다는 의원들을 불러 모아 탕약을 달였고, 백 일 동안 천지신명께 기도를 올렸으며, 사흘 밤낮을 잠도 자지 않고 아들의 병을 거두어 가라며 신들린 굿판을 벌였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소용없었다. 그녀가 모시는 신령들은 그날따라 침묵했고, 그녀의 방울 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공허하게 울릴 뿐이었다. "콜록... 콜록... 어, 어머니... 물..." 석이가 힘겹게 그녀를 불렀다. 낭월은 화려했던 굿복을 황급히 벗어던지고 아들의 곁으로 달려갔다. "석아! 내 아들아! 정신이 좀 드느냐?" 그녀는 물을 떠먹이며 눈물을 흘렸다. 아들의 손은 노인의 그것처럼 차갑고 거칠었다. 한때는 한양 최고의 무당이라 자부했던 그녀였지만, 아들의 병상 앞에서는 그저 무력한 어미일 뿐이었다. "내가... 내가 낭월이다! 뭇 신령들이 내 앞에 엎드리고, 대감 나으리들이 내 말 한마디에 천금을 바치거늘... 어찌하여... 어찌하여 내 아들 하나 구하지 못한단 말이냐!" 그녀는 분노와 절망 속에서 절규했다. 그녀의 눈에 광기가 서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아들을 보낼 수는 없었다. 의원의 힘으로 안 되고, 신령의 힘으로도 안 된다면... 그렇다면 남은 길은 하나뿐이었다. 그녀는 결심했다. 이승의 법도가 아닌, 저승의 법도에 매달려 보기로. 천지신명이 아니라, 저승의 주인인 염라대왕(閻羅大王)과 직접 담판을 짓기로. 그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오만한 생각인지 알았지만, 아들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앞에서는 그 어떤 금기(禁忌)도 하찮게 느껴졌다.

    ※ 금단의 주술, 저승의 문을 열다

    그날 밤, 낭월은 모든 손님을 물리고 신당의 문을 걸어 잠갔다. 그녀가 향한 곳은 평소에 굿을 하던 화려한 신당이 아니었다. 집 가장 깊숙한 곳, 그 누구의 발길도 허락하지 않았던 지하의 비밀 신당이었다. 그곳은 촛불 하나 없는 완벽한 어둠이었고, 먼지 냄새와 함께 축축한 곰팡이 냄새가 진동했다. 그곳은 낭월이 30년 전, 처음 신내림을 받고 자신의 스승에게서 물려받은, 가장 어둡고 강력한 주술을 행하는 금단의 장소였다. 낭월은 제단 위에 낡은 목궤를 하나 올렸다. 궤를 열자, 안에는 검붉은 피가 묻은 듯한 낡은 책 한 권이 있었다. '역천(逆天)의 주술서'. 스승은 이 책을 물려주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경고했었다. "낭월아... 이 책은...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주술서다. 산 자가 저승을 엿보고, 죽은 자의 명줄을 억지로 바꾸려 하는 자... 그 자신 또한 산송장이 될 것이다. 절대로... 절대로 펼쳐 보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지금의 낭월에게 그 경고는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책을 펼쳤다. 그 안에는 산 자의 혼을 육신에서 분리하여, 황천길을 따라 저승의 문턱까지 이르게 하는 끔찍한 주술이 적혀 있었다. '역(逆)주술'. 신을 청하는 것이 아니라, 신을 거부하고 저승으로 쳐들어가는 주술이었다. 낭월은 주술서의 지시대로 재료를 준비했다. 산 사람의 머리카락을 태운 재, 묘지의 흙, 그리고... 그녀 자신의 피. 그녀는 은장도로 자신의 손바닥을 깊게 그었다. 붉은 피가 낡은 그릇 위로 뚝뚝 떨어졌다. "천지신명께 고하노니, 이 몸은 오늘 이승의 법을 따르지 않겠나이다. 지옥의 문을 여시고, 저승의 길을 밝히소서. 내... 염라대왕을 친히 뵙고, 내 아들의 명(命)을 되찾아 오겠나이다!" 그녀는 피가 담긴 그릇을 단숨에 들이켰다. 비릿하고 차가운 기운이 온몸에 퍼져나갔다. 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짐승의 울음소리 같은 기괴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신당 안의 공기가 급격하게 차가워졌다. 밖에서는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와 창호지를 미친 듯이 흔들어댔다. 낭월의 몸이 경련하기 시작했다. "크윽... 큭..." 숨이 막혀왔다. 마치 거대한 손이 자신의 목을 조르는 듯한 고통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주문을 멈추지 않았다. 아들의 얼굴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석아... 어미가... 간다...!' 마지막 주문이 터져 나오는 순간, 낭월의 눈이 하얗게 뒤집혔고, 그녀의 몸은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바닥으로 쓰러졌다. 다음 날 아침, 하인이 발견한 것은 싸늘하게 식어 숨이 멎은 낭월의 육신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었다. 그녀의 영혼은, 이미 육신이라는 감옥을 벗어나, 어둡고 축축한 저승의 길을 걷고 있었다.

    ※ 황천길, 산 자의 영혼

    낭월의 영혼은 마치 깊은 물속에서 수면으로 떠오르듯, 자신의 육신에서 튕겨져 나왔다. 순간, 세상의 모든 소리와 색깔이 사라졌다. 그녀가 서 있는 곳은 더 이상 비밀 신당이 아니었다. 사방은 분간할 수 없는 짙은 안개로 가득했고, 발밑은 질퍽한 흙길이었다. 이곳이 바로 말로만 듣던 황천길(黃泉路)이었다. 이승의 그 어떤 추위와도 비교할 수 없는, 뼈를 에는 듯한 한기가 그녀의 영혼을 휘감았다. 낭월은 본능적인 공포에 사로잡혔다. "여... 여봐라! 아무도 없느냐!" 그녀는 소리쳤지만, 자신의 목소리는 메아리조차 없이 안개 속으로 흩어졌다. 그녀는 한양 최고의 무당 낭월이었다. 수많은 신령을 모시고 망자들을 저승으로 천도했던 그녀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신령의 힘을 빌릴 수도, 방울을 흔들 수도 없는, 그저 한낱 가벼운 영혼일 뿐이었다. 그때, 안개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흐느끼는 소리, 탄식하는 소리... 수많은 영혼이었다. 방금 막 이승을 떠난 망자(亡者)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넋이 나간 표정으로, 목적지도 모른 채 안개 속을 헤매고 있었다. 어떤 영혼은 억울하게 죽었는지 피를 흘리는 형상이었고, 어떤 영혼은 노환으로 죽었는지 지팡이를 짚은 채 힘겹게 걸어가고 있었다. 낭월은 그들과 달랐다. 그녀는 '죽은' 것이 아니라, '찾아온' 것이었다.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그들의 행렬을 거슬러, 저승의 문을 향해 나아가려 했다. 바로 그때였다. "게섯거라!" 벼락같은 고함소리와 함께, 검은 도포를 입은 저승사자(冥土使者) 둘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들의 눈은 불길처럼 이글거렸고, 손에는 망자를 묶는 쇠사슬이 들려 있었다. "네년은... 명부(冥府)에 이름이 없는 자로구나. 어찌 산 자의 혼이 감히 이 황천길을 더럽히느냐!" 낭월은 주눅 들지 않았다. 그녀는 이승에서 하던 대로, 당당하게 허리를 폈다. "나는 한양의 무당 낭월이다! 너희 따위가 감히 나를 막을 순 없다! 나는... 너희의 왕, 염라대왕을 만나러 왔다! 길을 비켜라!" 그녀의 오만한 외침에 저승사자들이 기가 차다는 듯 웃었다. "하하... 무당? 신령님들 뒤에 숨어 호가호위하던 버릇을 저승까지 가져왔느냐. 산 자가 제 발로 저승에 왔으니, 이는 하늘의 법도를 어지럽힌 큰 죄다! 당장 이 혼을 잡아 가두어라!" 저승사자들이 쇠사슬을 휘둘렀다. 낭월은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그녀는 평생 모아온 신력(神力)의 잔재를 쥐어짰다. 그 힘은 비록 미약했으나, 30년간 훔친 힘으로 쌓아 올린 업보의 힘이기도 했다. 그녀는 저승사자들의 손길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안개 속을 미친 듯이 내달렸다. "저기다! 저 문이다!" 안개 너머로 거대한 성문이 보였다. '지옥문(地獄門)'. 그곳을 통과하면, 염라대왕의 심판정이 있을 터였다. 그녀는 마지막 힘을 다해, 그 육중한 문을 향해 몸을 날렸다.

    ※ 염라대왕과 업경대

    낭월이 지옥문을 통과하는 순간, 세상이 뒤집히는 듯한 현기증과 함께 그녀는 거대한 법정 한가운데로 떨어졌다. 사방은 수천 개의 촛불로 밝혀져 있었으나, 그 빛은 따뜻하지 않고 오히려 시퍼렇게 타오르며 음산한 기운을 내뿜었다. 좌우로는 수많은 귀(鬼)판관들과 옥졸들이 도열해 있었고, 그들의 손에는 이승의 모든 기록이 담긴 거대한 두루마리가 들려 있었다. 그리고 가장 높은 단상, 어둠 속에서 오직 두 눈만이 형형하게 빛나고 있는 존재. 그가 바로 저승의 주인, 염라대왕(閻羅大王)이었다. 낭월은 그 압도적인 위엄에 눌려, 저도 모르게 땅바닥에 엎드렸다. 이승에서의 오만함은 온데간데없었다. "흐... 흑..." "네가... 낭월이냐." 염라대왕의 목소리는 입으로 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낭월의 영혼 자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울림이었다. "어찌하여... 네년의 이름은 아직 명부(冥府)에 올라올 때가 되지 않았거늘, 감히 산 자의 몸으로 이 심판정에 발을 들였느냐. 하늘의 법도를 어지럽힌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 아느냐!" 낭월은 눈물을 흘리며 머리를 조아렸다. "대왕님...! 염라대왕님...! 소... 소인의 죄, 백번 죽어 마땅하오나... 단 한 가지 소원이 있어 이리 금기를 어기고 찾아왔나이다!" "소원이라...?" "제... 제 아들이... 제 아들 석이가... 죽어가옵니다! 아직 열다섯밖에 되지 않은 어린아이입니다. 대왕님의 권능으로... 제발... 제발 제 아들의 명줄을... 이어주시옵소서! 그 대가로... 제 명을 가져가셔도 좋사옵니다!" 그녀의 절규가 심판정을 울렸다. 그러나 염라대왕의 표정에는 어떠한 동요도 없었다. "어리석은 것. 네 명을 가져간들, 그것이 어찌 네 아들의 명줄을 이을 수 있단 말이냐. 명(命)이란 하늘이 내리는 것이요, 이승의 삶이란 정해진 업(業)을 따르는 것. 네년의 얄팍한 주술과 눈물 따위로 감히 천명(天命)을 논하려 드느냐." "하오나... 하오나...!" "시끄럽다!" 염라대왕이 호통을 치자, 낭월의 영혼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휩싸였다. "네 아들의 명부가 아니라... 네년의 업보(業報)나 먼저 살피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옥졸들은 저 오만한 영혼을... 업경대(業鏡臺) 앞으로 끌고 가라!" '업경대'라는 말에, 낭월은 사색이 되었다. 업경대. 살면서 지은 모든 죄를 하나도 빠짐없이 비춘다는, 저승의 거울. "아... 안 됩니다... 안 됩니다!" 낭월은 발버둥 쳤으나, 옥졸들의 차가운 손이 그녀를 붙잡아 거대하고 맑은 거울 앞으로 내던졌다. 거울은 처음에는 안개처럼 뿌옇다가, 이내 낭월의 과거를 비추기 시작했다.

    ※ 30년 전의 죄, 훔친 신력

    업경대(業鏡臺). 저승의 법정에 선 그 어떤 영혼도 자신의 과거를 숨길 수 없다는, 진실만을 비추는 거울. 낭월은 공포에 질려 눈을 감아보려 했으나, 거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이한 힘이 그녀의 눈꺼풀을 억지로 열어젖혔다. 그녀는 자신의 가장 추악한 과거를 강제로 마주해야만 했다. 거울은 그녀가 한양 최고의 무당으로 호의호식하며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순간들을 쏜살같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시간은 거침없이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녀가 '낭월'이 아닌, '연희'라 불리던, 잿가루 묻은 무명옷을 입고 다니던 가난한 신딸(神딸) 시절로. 화면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낡은 초가집 신당을 비추었다. 촛불 하나에 의지해, 두 명의 앳된 여인이 젖은 무릎으로 앉아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한 명은 낭월의 젊은 시절, 즉 연희였다. 그녀의 눈에는 재물에 대한 탐욕과 세상에 대한 원망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옥화(玉花)'라는 이름의 동기(同期)가 있었다. 옥화는 연희와 달리, 가진 것은 없어도 그 눈빛이 샘물처럼 맑았고, 마음은 비단결처럼 고왔다. 무엇보다, 옥화에게는 하늘이 내린 진짜 '신기(神氣)'가 있었다. 그녀는 굿을 배우지 않아도 아픈 아이의 등을 쓸어주는 것만으로도 열을 내리게 했고, 그녀의 말 한마디는 상처받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었다. 신어머니는 그런 옥화를 총애했다. 반면 연희는, 굿은커녕 접신(接神)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매일같이 "너는 글러먹었다"는 구박과 매질을 당하던 신세였다. 거울 속 연희의 눈빛이 옥화를 향할 때마다, 지옥의 유황불 같은 질투가 이글거렸다. '어째서 어째서 하늘은 불공평한가! 나는 이리도 간절하거늘 어찌하여 모든 것을 저 미련하고 순진한 옥화에게만 준 것인가! 저 힘 저 신기 원래 내 것이었어야 해!' 질투는 곧 증오가 되었고, 증오는 돌이킬 수 없는 죄를 불러일으켰다. 거울 속의 광경은 더욱 끔찍하고 기괴하게 변해갔다. 보름달이 뜬 어느 날 밤, 연희가 흑주술(黑呪術)을 행하고 있었다. 그녀는 스승이 절대 보지 말라던 '역천의 주술서' 뒤편, 남의 명줄과 신기를 훔치는 금단의 저주 편을 펼쳐들었다. 그녀는 옥화가 빗질하다 버린 머리카락 한 줌을 몰래 훔쳤고, 진흙으로 옥화의 형상을 본뜬 인형을 빚었다. 그리고 닭의 피로 부적을 써서, 인형의 심장 부분에 박아 넣었다. 자시(子時), 그녀는 옥화의 신당 뒤뜰, 가장 음습한 느티나무 아래에 그 저주 인형을 묻었다. "네년의 신기 네년의 맑은 영(靈) 네년이 가진 모든 것을 나에게 다오! 그리고 너는 이 차가운 땅속에서, 이 인형처럼 썩어 문드러져라!" 낭월, 아니 연희의 목소리는 이미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그날 이후, 거울 속의 옥화는 원인 모를 병을 앓기 시작했다. 그녀의 맑았던 눈동자는 초점을 잃었고, 복숭앗빛이 돌던 뺨은 잿빛으로 변해갔다. 용하다는 의원이 약을 써도, 신어머니가 굿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옥화의 신기는 날이 갈수록 약해졌고, 그 기운은 마치 물길을 튼 것처럼, 어둠 속의 연희에게로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한 달 뒤 거울 속 옥화는 텅 빈 방에서 홀로 피를 토하며, 연희의 이름을 부르다 쓸쓸히 숨을 거두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다른 방에서 몰래 그 죽음을 지켜보던 연희가, 갑자기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마치 벼락을 맞은 듯, 혹은 거대한 무언가가 몸을 찢고 들어오는 듯한 고통에 휩싸였다. 옥화의 신기 아니, 옥화의 억울한 원혼(怨魂)이, 저주라는 검은 밧줄에 묶여, 산 채로 연희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며칠 뒤 깨어난 연희는 더 이상 연희가 아니었다. 그녀는 '낭월'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고, 옥화의 훔친 힘으로, 한양 최고의 무당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거울을 보던 낭월은, 자신의 영혼이 수천 조각으로 깨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30년간 애써 외면하고 잊으려 했던, 스스로조차 속여왔던 진실이었다. "아 아 아니다 저것은 저것은 내가 아니다 아니야!" 그녀는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명백한 진실을 부정하며, 어린아이처럼 바닥을 뒹굴며 절규했다. 그녀의 힘은 천지신명이 내린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30년 전, 자신을 유일하게 친구라 불러주었던 옥화 언니를 저주해 죽이고 그 시체에서 훔쳐낸, 더럽고 추악한, 피로 얼룩진 힘이었다.

    ※ 염라의 심판, 잔인한 선택

    업경대의 섬뜩한 빛이 마침내 꺼졌다. 거대한 심판정은 낭월의 처절한 울음소리만이 가득 찼다. 그녀는 더 이상 한양 최고의 무당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죄악 앞에 무너져 내린, 추악한 살인자 '연희'일 뿐이었다. 수천의 귀(鬼)판관들과 옥졸들이 그녀를 향해 경멸과 분노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염라대왕은 옥좌에 앉아, 그 모든 광경을 무표정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두 눈은 30년 묵은 죄악을 꿰뚫는, 얼음보다 차가운 빛을 띠고 있었다. 마침내,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심판정 전체를 뒤흔들었다. "이제 알겠느냐, 어리석은 연희야." '낭월'이 아닌 '연희'라고 불린 순간, 그녀는 심장이 멎는 듯했다. 그녀는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이마가 바닥에 으스러져라 찧으며 울부짖었다. "네가 지난 30년간 '신령님'이라 부르며 부렸던 그 힘은, 하늘이 내린 성스러운 신(神)이 아니었다." 염라대왕의 목소리는 차갑게 이어졌다. "그것은 네년의 추악하고 이기적인 저주에 발목이 잡혀, 이승도 저승도 가지 못하고 3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구천(九泉)을 떠돌며 울부짖던 가여운 옥화의 원혼(怨魂)이었느니라!" "아 아 옥화 옥화 언니 용서 용서하시오!" "용서? 네년은 그 원혼을 신기(神氣)라 착각하며, 그 고통의 몸부림을 '영험함'이라 포장하여, 뭇 백성들을 속이고 너 자신의 부와 명예를 쌓는 데 이용하였지. 네가 부적을 쓸 때마다, 네가 굿을 할 때마다, 옥화의 영혼은 칼에 베이는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염라대왕의 분노에 찬 호통에, 심판정이 울렸다. "허나, 훔친 힘은, 억지로 묶어둔 원혼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는 법. 30년이 지나, 네년이 쌓아 올린 그 더럽고 추악한 업보(業報)가 더는 네 몸에 머무르지 못할 만큼 거대해져 마침내 네년의 유일한 핏줄, 네가 가장 아끼는 그 외아들에게로 흘러 들어간 것이다!" 낭월은 그제야 모든 것을 깨달았다. 하늘이 자신에게 내린 가장 잔인한 형벌. 아들의 병은 그 어떤 의원이나 굿으로도 고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병이 아니라, 어미가 저지른 30년 묵은 '죄악'이 아들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는 저주, 그 자체였다. "네 아들은 병든 것이 아니다! 네년의 죄를 네년이 30년간 외면한 그 핏값을 연약한 그 몸으로 대신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그럼 그럼 어찌해야 어찌해야 제 아들을 살릴 수 있사옵니까! 대왕님! 제발 제발 길을 알려주시옵소서!" 낭월은 염라대왕의 단상을 향해 기어가려 했으나, 옥졸들의 창이 그녀를 막아섰다. 염라대왕은 옥좌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방법은 오직 하나다."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얼음장처럼 차갑게 내려앉았다. "네년이 그토록 아끼고 집착하는 그 '힘', 네년의 부와 명예, 네년의 모든 것인 그 옥화의 원혼을 이 자리에서 네 스스로의 의지로 포기하고 끊어내라." 낭월은 숨을 멈췄다. 힘을 포기하라는 것. 그것은 낭월이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었다. 지난 30년간 자신을 지탱해 온 모든 것을 버리라는 뜻이었다. 한양에서 가장 높았던 명예, 산처럼 쌓아 올린 막대한 재산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것이었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 염라대왕은 더욱 잔인한 요구를 했다. "이승으로 돌아가거든, 네가 모았던 모든 재산을 네년의 죄로 인해 고통받은 이들에게 나누어주어라. 그리고 네년이 기만했던 만천하 백성들 앞에, 네가 저지른 30년 전의 살인과 모든 죄악을 낱낱이 고백하라." 낭월의 눈앞이 캄캄해졌다. 죽음보다 더한 수치심, '살인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사람들의 돌팔매질을 견뎌야 하는 삶. "마지막으로 네년의 손으로 죽인 옥화의 버려진 묘를 찾아, 그 유골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고 네 남은 생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오롯이 그녀의 명복을 빌며 속죄하는 데 바쳐라." "그리 그리하면 그리만 하면 제 아들은 정녕 살 수 있사옵니까?" 염라대왕은 낭월의 눈을 똑바로 꿰뚫어 보았다. "네가 진심으로 참회하고, 그 모든 것을 실행하여 옥화의 원혼이 마침내 너의 저주에서 풀려나 이 저승에서 안식을 얻게 되는 날. 네 아들을 묶고 있는 업보의 사슬 또한 끊어지게 될 것이다. 그제야 비로소 네 아들의 명줄은 네년의 죄에서 풀려나, 본디 하늘이 정한 수명대로 평범하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염라대왕은 낭월에게 잔인하고도 공정한 선택지를 내밀었다. "선택은 네 몫이다, 낭월아. 네가 훔친 30년의 영광을 지키고, 네 아들이 네 죄를 대신해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겠느냐." 염라대왕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 나직이 덧붙였다. "아니면 네 모든 것을 버리고 가장 비참한 모습으로 추락하여 네 아들의 영혼을 구원하겠느냐." 낭월의 뇌리에는, 30년간 누려온 화려한 비단옷과 자신 앞에 엎드렸던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살인자'라며 자신에게 돌을 던질 사람들의 경멸 어린 시선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아들의 창백한 얼굴, "어머니 물" 하고 힘겹게 속삭이던 그 애처로운 목소리가 덮어버렸다. 낭월의 눈에서 30년 만에 처음으로 '탐욕'이나 '공포'가 아닌, 뜨겁고 순수한 '참회'의 눈물이 핏물처럼 흘러내렸다.

    ※ 고백, 그리고 속죄

    낭월의 선택은 더 이상 망설일 필요조차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훔쳤던 힘의 근원이자, 자신이 죽였던 친구의 원혼을 향해, 그리고 염라대왕을 향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울부짖었다. "버리겠습니다!!! 30년의 업보 낭월이라는 이름 저의 모든 것을 버리겠나이다!" 그녀는 바닥에 이마를 찧으며 절규했다. "제가 제가 죽일 년입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옥화 언니! 나를 나를 용서하지 마오! 제발 제발 내 아들만은!" 낭월이 진심으로, 온 영혼을 다해 참회하는 그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그녀의 영혼을 30년간 뱀처럼 칭칭 감고 있던, 검고 차가운 저주의 기운 즉, 옥화의 원혼이 마치 녹슨 쇠사슬이 끊어지듯, '투둑' 소리를 내며 그녀에게서 분리되어 나가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낭월은 자신의 영혼이 말 그대로 갈가리 찢어지는 듯한, 출산의 고통과도 비교할 수 없는 끔찍한 고통에 휩싸였다. 훔쳤던 힘이 빠져나가는 것은, 그녀의 살점을 도려내고 뼈를 부수는 듯한 아픔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고통스러울수록, 그녀의 영혼은 오히려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30년간 그녀를 짓누르던 죄의 무게가 사라지고 있었다. 마침내 그녀에게서 완전히 분리된 옥화의 원혼은, 더 이상 검고 원망스러운 형상이 아니었다. 그녀는 30년 전, 연희가 질투했던 그 맑고 고운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옥화는 낭월을 향해, 원망도 기쁨도 아닌, 그저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듯한 슬픈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이내, 한 줄기 따뜻한 빛이 되어 저승의 어두운 하늘을 뚫고, 환한 안식의 세계로 천천히 올라갔다. 염라대왕은 묵묵히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옥졸에게 명했다. "저 참회하는 영혼을 이승으로 돌려보내라. 가서, 네가 한 약속을 지켜라." 낭월의 의식은 거대한 빛의 폭풍에 휩쓸린 듯, 순식간에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쿨럭! 쿨럭! 하아 하아" 낭월은 자신의 비밀 신당, 그 차디찬 바닥에서 격렬하게 기침하며 깨어났다. 하룻밤의 긴 악몽이었던가. 하지만 그녀는 모든 것이 변했음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었다. 30년간 자신의 귀에 밤낮없이 속삭이던 신령의 목소리가 옥화의 울음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몸을 가득 채웠던, 타인을 압도하던 그 서늘하고 강력한 기운이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한양 최고의 무당 낭월이 아니었다. 그저 늙고, 힘없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연희'라는 이름의 여인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녀는 비틀거렸다. 평생을 지탱하던 목발을 잃은 듯, 한 걸음 떼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기어가다시피, 아들 석이가 누워있는 방으로 달려갔다. 방문을 여는 순간, 그녀는 숨이 멎는 듯했다. 며칠간 사경을 헤매며, 죽은 사람처럼 창백했던 아들, 석이가 온몸에 땀을 흠뻑 흘린 채, 이불을 걷어차고 있었다. 그리고 "어 어머니?" 아들이 아들이 눈을 뜨고, 그녀를 알아보고 있었다. "석아 석아! 내 아들아!" 낭월, 아니 연희는 아들에게 달려가, 그 작은 몸을 부둥켜안고 밤새도록, 30년 치의 눈물을 쏟아냈다. 날이 밝자마자, 연희는 염라대왕과의 약속을 지켰다. 그녀는 집안의 곳간을 모두 열어, 30년간 모았던 막대한 재산을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라며 가난한 이들에게 모두 나누어주었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왔던 수많은 대갓집 마님들과 백성들을 마당에 모아놓고 '고백'을 시작했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자신의 30년 전 살인 행각과, 자신이 사람들을 기만해왔음을 낱낱이 고했다. "나는 한양 최고의 무당 낭월이 아닙니다. 나는 30년 전, 나의 벗이었던 옥화를 저주해 죽이고, 그 영혼을 훔쳐 여러분을 속인 추악한 살인자, 연희입니다!" 사람들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어떤 이들은 그녀에게 돌을 던졌고, 어떤 이들은 욕설을 퍼부었다. 연희는 그 모든 것을 묵묵히, 피를 흘리며 받아냈다. 그것이 자신과 아들이 치러야 할 몫임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 후, 연희는 30년 전 묻었던 옥화의 유골을 수습하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갔다. 그녀는 남은 생을 옥화의 묘 옆에 작은 움막을 짓고, 매일 그녀의 명복을 빌며 속죄의 삶을 살았다. 아들 석이는 기적처럼 완전히 회복되었다. 비록 신통력은 없었으나, 마음만은 비단결처럼 고왔던 옥화를 닮아, 약초를 캐어 가난한 이들을 돕는 마음 따뜻한 청년으로 자라났다고 한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어느 날, 옥화의 묘 앞에서 조용히 기도를 올리던 연희는 마치 깊은 잠에 빠지듯, 평온한 얼굴로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저승의 문을 열고 돌아온 무당의 고백은, 그렇게 한 여인의 참회가, 한 아이의 목숨을 살리고, 한 맺힌 영혼을 구원한 '권선징악'의 이야기로 한양 땅에 오래도록 전해졌다고 한다.

    유튜브 엔딩멘트

    오늘 '저승의 문을 열고 돌아온 무당의 고백'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30년을 살았지만, 결국 아들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은 낭월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인과응보'.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결코 틀리지 않음을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저희 채널은 이렇게 매일 밤 잠 못 이루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삶의 교훈과 깊은 울림이 있는 우리의 옛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가 마음에 드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꼭 눌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이 더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됩니다. 그럼, 편안한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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