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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라대왕이 내린 기묘한 명령

황금 인생 21 2025. 8. 20.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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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라대왕이 내린 기묘한 명령 (출처 - 해동잡록)

    태그 (20개)

    #조선시대, #저승사자, #기이한이야기, #야담, #전설, #관리, #공무원, #지옥, #저승, #환생, #운명, #초자연, #미스터리, #해동잡록, #시니어, #옛이야기, #불가사의, #조선야사, #전통문화, #역사

     

    후킹 멘트 (200자)

    살아있으면서 저승에서 벼슬을 받은 조선 관리가 있었다고? 낮에는 현실 세계에서 업무를 보고, 밤에는 지옥에서 망자들을 심판하는 이중생활! 해동잡록에 기록된 실제 인물의 놀라운 이야기. 과연 그는 어떻게 이런 기이한 운명을 맞게 되었을까요?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든 한 관리의 특별한 인생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시대 해동잡록에 기록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한 관리가 살아있으면서도 저승에서 벼슬을 받아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 기이한 경험담을 다룹니다. 현실과 초자연이 만나는 조선시대의 신비로운 세계관을 통해 삶과 죽음, 운명과 인연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야담입니다. 시니어 여러분들께 옛 선조들의 지혜와 상상력이 담긴 특별한 이야기를 선사합니다.

    ※ 산 사람이 저승 공무원이 되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

    여러분, 살아있는 사람이 저승에서 벼슬을 받을 수 있다고 믿으십니까? 조선시대 해동잡록에는 정말 믿기 어려운 이야기가 하나 기록되어 있습니다. 바로 김판서라는 인물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이 사람은 낮에는 조선의 관리로, 밤에는 지옥의 공무원으로 살았다고 합니다.
    김판서는 조선 중기 한양에 살던 문관이었습니다. 원래 평범한 관리였던 그가 어떻게 이런 기이한 운명을 맞게 되었는지, 그 시작은 아주 갑작스럽고 충격적이었습니다.
    당시 한양 도성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었습니다. 김판서가 밤마다 어디론가 사라진다는 것이었죠. 하인들이 말하기를, 밤이 되면 김판서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행동한다고 했습니다. 평소와는 전혀 다른 권위 있는 모습으로 집을 나서는데, 아침이 되어서야 돌아온다는 것이었죠.
    처음에는 사람들이 그저 밤에 다른 볼일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점들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김판서는 사람들이 죽을 날짜를 정확히 맞추기 시작한 것입니다.
    어느 날, 김판서는 동료 관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네, 조심하게. 3일 후면 큰 변화가 있을 것이야." 그 동료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정확히 3일 후 갑작스러운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김판서는 마치 죽음의 명단을 미리 알고 있는 것 같았어요. 사람들은 점점 그를 무서워하기 시작했고, 어떤 이들은 그가 귀신에 홀린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김판서 본인은 이 모든 것을 비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아무에게도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하지 않았죠. 다만 가끔씩 깊은 한숨을 쉬며, "이것이 과연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르겠구나"라고 혼잣말을 하곤 했습니다.
    그의 부인도 이상함을 느꼈습니다. 남편이 밤에 나갔다가 돌아올 때마다 얼굴이 창백해져 있었고, 마치 무거운 짐을 지고 온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거든요. 부인이 물어봐도 김판서는 "관청 일이 있었다"고만 답할 뿐이었습니다.
    더욱 기이한 것은, 김판서가 때로는 이미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며 대화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인들은 밤중에 김판서의 방에서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방 안에는 김판서 혼자뿐이었죠.
    한양의 점술가들과 무당들도 김판서에 대해 수상쩍게 여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보기에 김판서의 기운은 보통 사람과 달랐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기운과 죽은 자의 기운이 동시에 느껴진다는 것이었어요.
    김판서 자신도 이 모든 상황이 힘들었습니다. 낮에는 평범한 관리로서 백성들을 위해 일해야 했고, 밤에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전혀 다른 일을 해야 했으니까요. 그는 점점 야위어갔고, 사람들과의 거리도 멀어져 갔습니다.
    어느 날 밤, 김판서는 마침내 자신의 비밀을 가장 믿을 만한 친구에게 털어놓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친구는 같은 관청에서 일하는 이판서라는 사람이었는데, 평소 김판서와 절친한 사이였습니다.
    "이판서여, 자네에게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하나 해주고 싶네. 하지만 이것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해서는 안 되는 일이야." 김판서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습니다.
    이판서는 친구의 심각한 표정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무슨 일인지 말해보게. 자네를 믿네."
    김판서는 깊은 숨을 들이쉬고는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나는 지금 두 개의 삶을 살고 있네. 하나는 자네가 알고 있는 이승에서의 삶이고, 다른 하나는..."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본 후 속삭이듯 말했습니다. "저승에서의 삶이야."

    ※ 김판서의 급작스런 죽음과 저승에서의 만남

    이판서는 친구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지만, 김판서의 진지한 표정을 보며 계속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김판서는 천천히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석 달 전의 일이었네. 내가 갑작스럽게 병에 걸려 죽었던 일 말일세." 이판서는 의아해했습니다. 김판서가 병으로 쓰러진 적은 있었지만, 죽었다는 것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거든요.
    김판서는 계속해서 그날의 일을 설명했습니다. "그날 나는 관청에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가슴이 아프기 시작했네. 숨을 쉬기가 어려워지더니, 결국 길가에 쓰러지고 말았어. 그때 나는 분명히 죽었다고 확신하네."
    실제로 그날 김판서는 길에서 쓰러져 한참 동안 의식을 잃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를 발견했을 때, 그는 거의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급히 그를 집으로 옮겼지만, 의원들도 고개를 저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죠.
    "그런데 내가 의식을 잃었을 때, 나는 전혀 다른 곳에 있었네. 그곳은 이승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어." 김판서의 눈에는 그때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르는 듯했습니다.
    김판서가 깨어났을 때, 그는 넓고 으스스한 대궐 같은 곳에 서 있었습니다. 주위에는 검은 옷을 입은 관리들이 서 있었고, 저 멀리에는 위엄있는 보좌가 놓여 있었죠. 그 보좌에는 무시무시한 모습의 왕이 앉아 있었는데, 바로 염라대왕이었습니다.
    "김판서로다!"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대전 안에 울려퍼졸습니다. "네가 바로 그 김판서냐?"
    김판서는 무서움에 떨며 땅에 엎드려 절했습니다. "소인이 바로 김판서입니다, 대왕님!"
    그런데 염라대왕의 다음 말이 뜻밖이었습니다. "일어서거라. 너를 벌하려고 부른 것이 아니다. 오히려 네게 중요한 임무를 맡기려고 한다."
    김판서는 고개를 들고 염라대왕을 바라보았습니다. 염라대왕은 계속 말했습니다. "네가 살아온 인생을 살펴보니, 청렴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구나. 또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단력도 뛰어나다."
    "그런 너에게 특별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이승에서의 네 목숨은 아직 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승에서도 너의 능력이 필요하다. 네가 원한다면,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두 세계의 일을 모두 맡아볼 수 있게 해주겠다."
    김판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것이 무슨 뜻입니까, 대왕님?"
    "낮에는 이승에서 평소처럼 관리 일을 하고, 밤에는 저승으로 와서 망자들의 심판을 도우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므로, 절대 다른 이들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
    염라대왕은 김판서에게 저승에서의 직책도 알려주었습니다. "너는 저승의 판관이 되어, 이승에서 죽어온 영혼들의 선악을 판단하는 일을 맡게 될 것이다. 네가 이승에서 쌓은 경험과 지혜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판서는 잠시 고민했습니다. 이것은 정말 상상도 못한 일이었거든요. 하지만 염라대왕의 제안을 거절할 용기는 없었습니다.
    "대왕님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김판서가 깊게 절하며 답했습니다.
    그 순간, 김판서의 몸에서 이상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의 몸이 두 개로 나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죠. 하나는 이승으로 돌아갈 몸이고, 하나는 저승에서 사용할 몸이었습니다.
    "이제 너는 매일 밤 자시(밤 11시-새벽 1시)에 저승으로 와서 업무를 보고, 새벽이 되면 이승으로 돌아가거라. 하지만 기억하라, 이 일은 절대 비밀이어야 한다."
    염라대왕이 손을 들자, 김판서는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는 자신의 집 침실에서 눈을 뜨고 있었습니다.
    부인과 하인들이 그 주위에서 울고 있었죠. "여보! 정말 다행이에요! 의원님이 이미 포기했다고 했는데..." 부인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하지만 김판서는 이제 자신이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부터 그의 특별한 이중생활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매일 밤 저승으로 가서 죽은 자들을 심판하는 일을 하고 있네." 김판서가 이판서에게 말했습니다. "그곳에서 나는 이승에서 죽어올 사람들의 명단을 미리 보게 되는 것이야."

    ※ 염라대왕으로부터 받은 특별한 벼슬과 부활

    김판서는 이판서에게 자신이 저승에서 받은 임무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무거운 책임감이 담겨 있었습니다.
    "자네도 알다시피, 저승에는 엄격한 위계질서가 있네. 염라대왕님을 모시는 여러 판관들과 관리들이 있고, 나는 그중에서도 '이승저승 겸직판관'이라는 특별한 직책을 받았어."
    이것은 저승 역사상 매우 드문 일이었습니다. 보통은 죽은 자만이 저승의 관리가 될 수 있는데, 살아있는 사람이 저승의 벼슬을 받는다는 것은 전례가 거의 없었거든요.
    염라대왕은 김판서에게 특별한 인장과 관복을 내려주었습니다. "이 인장은 너의 권한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승에서는 보통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지만, 저승에서는 네 신분을 나타내는 중요한 표시가 된다."
    그 인장에는 '이승저승겸관(二生陰間兼官)'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김판서는 이 인장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녀야 했습니다.
    "매일 밤 자시가 되면, 저승사자들이 나를 데리러 온다네. 처음에는 정말 무서웠지만, 이제는 익숙해졌어." 김판서가 쓸쓸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저승사자들은 김판서에게만 보이는 존재들이었습니다. 보통 두 명이 함께 와서, 김판서를 저승으로 안내했죠. 그들은 검은 옷에 검은 모자를 쓰고, 얼굴은 창백했지만 김판서에게는 예의를 갖춰 대했습니다.
    "판관님, 오늘도 수고하시겠습니다." 저승사자들이 김판서를 맞으며 인사했습니다. 김판서도 저승에서는 상당한 지위를 가진 관리였기 때문이었죠.
    저승으로 가는 길은 매번 달랐습니다. 때로는 긴 다리를 건너기도 하고, 때로는 구름 위를 걸어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항상 도착하는 곳은 염라대왕의 궁전이었습니다.
    "저승에서의 내 업무는 주로 이승에서 갓 죽어온 영혼들을 심판하는 것이네. 그들이 살아생전 어떤 일을 했는지, 선한 일을 많이 했는지 악한 일을 많이 했는지를 판단하는 거야."
    김판서의 앞에는 매일 밤 수십 명의 영혼들이 끌려왔습니다. 그들 중에는 김판서가 이승에서 알던 사람들도 있었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가장 힘든 것은 아는 사람을 심판해야 할 때였습니다. 어느 날 밤, 김판서와 같은 관청에서 일했던 동료가 저승으로 왔습니다. 그 동료는 살아생전 뇌물을 많이 받았던 사람이었죠.
    "김판서! 정말 자네였구나! 나를 좀 도와주게!" 그 동료가 김판서를 보며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김판서는 공정하게 심판해야 했습니다.
    "미안하네, 박서방. 하지만 저승에서는 사정이 통하지 않는다네. 자네가 한 일에 대해서는 정당한 심판을 받아야 해." 김판서가 슬픈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결국 그 동료는 자신의 죄에 따라 지옥의 한 구역으로 보내졌습니다. 김판서는 그날 밤 특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반면에 선한 일을 많이 한 사람들을 천상으로 보낼 때는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살았던 이들, 부모에게 효도했던 이들, 나라와 백성을 위해 헌신했던 이들을 좋은 곳으로 보낼 수 있어서 말이죠.
    "염라대왕님은 내게 특별한 능력도 주셨네. 바로 이승에 있는 사람들의 수명을 미리 알 수 있는 능력이야." 김판서가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이것이 김판서가 사람들의 죽음을 예측할 수 있었던 이유였습니다. 저승에서는 매일 밤 다음에 죽어올 사람들의 명단이 나왔고, 김판서는 그 명단을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능력은 축복이면서 동시에 저주이기도 하네. 친한 사람이 곧 죽을 것을 알면서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모르겠어."
    실제로 김판서는 여러 번 이런 고민에 빠졌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곧 죽을 것을 알지만, 그것을 막거나 미리 알려줄 수는 없었거든요. 염라대왕으로부터 절대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엄명을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이 비밀이 세상에 알려진다면, 나는 즉시 두 세계 모두에서 쫓겨날 것이야. 그리고 그때는 정말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 김판서의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섞여 있었습니다.
    이판서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깊은 동정심을 느꼈습니다. 이것은 정말 무거운 짐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김판서가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도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자네는 이승의 관리이면서 동시에 저승의 판관인 셈이군." 이판서가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그렇네. 낮에는 백성들을 위해 일하고, 밤에는 죽은 자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야. 두 세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내 역할인 것 같아."

    ※ 낮의 관리, 밤의 저승사자로 살아가기

    김판서의 이중생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낮에는 여전히 조선의 충실한 관리였고, 밤에는 저승의 엄격한 판관이었죠. 하지만 이런 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체력이었습니다. 밤마다 저승에서 업무를 보고 새벽에 돌아오니, 낮에는 늘 피곤했습니다. 동료들은 김판서가 점점 야위어가는 모습을 보며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김판서, 요즘 얼굴이 말이 아니네. 밤에 잠을 못 자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 상관이 김판서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김판서는 억지로 웃으며 답했습니다. "아닙니다, 대감님. 그저 요즘 업무가 많아서 조금 피곤할 뿐입니다."
    하지만 정말 힘든 것은 마음의 부담이었습니다. 저승에서 본 죽을 사람들의 명단 때문에, 김판서는 항상 무거운 마음을 안고 살아야 했습니다.
    어느 날, 김판서는 저승 명단에서 자신의 이웃집 할머니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그 할머니는 평생 가난했지만 늘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았던 착한 분이었죠. 명단에 따르면 3일 후에 돌아가실 예정이었습니다.
    김판서는 그 할머니를 보러 갔습니다. 할머니는 평소와 다름없이 건강해 보였어요. 마당에서 빨래를 널고 계셨죠.
    "할머니, 안녕하세요. 오늘 몸은 어떠세요?" 김판서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아이고, 김판서님! 이 늙은이가 뭐 별일 있겠어요? 아직 팔팔하답니다!" 할머니가 밝게 웃으며 답했습니다.
    김판서는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할머니가 곧 돌아가신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니요. 그는 할머니에게 몰래 쌀 한 포대를 두고 왔습니다.
    정확히 3일 후, 할머니는 잠든 사이에 조용히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김판서는 그날 밤 저승에서 할머니를 다시 만났습니다.
    "어머, 김판서님! 여기서 뵙네요!" 할머니가 반가워하며 말했습니다. 저승에서 할머니는 더욱 밝고 편안해 보였어요.
    김판서는 할머니의 심판을 맡았습니다. 할머니의 선행들이 기록된 장부는 정말 두꺼웠습니다. 가난한 이웃을 도운 일, 길 잃은 아이를 집까지 데려다 준 일, 아픈 사람을 돌봐준 일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죠.
    "할머니께서는 극락으로 가시게 됩니다." 김판서가 엄숙하게 선고했습니다. 할머니는 고마워하며 좋은 곳으로 떠나갔습니다.
    그런 반면에 힘든 심판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밤, 김판서 앞에 한 젊은 남자가 끌려왔습니다. 그는 살아생전 도둑질과 사기를 일삼았던 사람이었어요.
    "판관님! 저에게 기회를 한 번만 더 주세요! 저도 가족이 있습니다!" 그 남자가 울며 애원했습니다.
    하지만 저승의 법은 엄격했습니다. 김판서는 마음이 아팠지만 공정하게 심판해야 했습니다.
    "네가 한 일들을 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었구나. 하지만 네가 마지막에 어머니를 돌본 것은 인정한다. 그 점을 고려하여 형량을 줄여주겠다."
    김판서는 최대한 공정하면서도 인간적인 판결을 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이것이 염라대왕이 그에게 이 임무를 맡긴 이유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계속되면서 김판서는 점점 지쳐갔습니다. 이승에서는 백성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했고, 저승에서는 죽은 자들의 운명을 결정해야 했으니까요.
    어느 날 밤, 염라대왕이 김판서를 불렀습니다.
    "김판서야, 네가 맡은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네가 하는 일은 두 세계의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일이다."
    "대왕님, 소인이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힘이 듭니다." 김판서가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염라대왕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 이 일이 쉬울 리 없다. 하지만 네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그 경계선 위다.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 두 세계를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존재는 너뿐이야."

    ※ 지인의 죽음을 미리 알게 된 고통스러운 선택

    김판서의 이중생활이 시작된 지 반년이 지났을 무렵, 그에게 가장 큰 시험이 찾아왔습니다. 어느 날 밤 저승에서 받은 명단에, 그가 가장 아끼는 제자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입니다.
    그 제자는 이름이 박윤서였는데, 스무 살의 젊고 총명한 청년이었습니다. 김판서는 그를 아들처럼 여기며 관리가 되는 길을 가르쳐주고 있었죠. 박윤서도 김판서를 아버지처럼 따르며 존경했습니다.
    명단에 따르면 박윤서는 일주일 후에 갑작스런 병으로 세상을 떠날 예정이었습니다. 김판서는 그 사실을 알고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스승님, 요즘 안색이 좋지 않으신 것 같은데 괜찮으신가요?" 박윤서가 걱정스럽게 물었습니다.
    김판서는 제자의 맑은 눈을 바라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저 청년이 일주일 후에 죽는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아니다, 윤서야. 그저 업무가 좀 많을 뿐이다." 김판서가 억지로 웃으며 답했습니다.
    그날 밤 김판서는 염라대왕 앞에 나아가 간청했습니다.
    "대왕님, 제발 박윤서의 명을 연장해 주십시오. 그는 아직 젊고, 앞으로 나라와 백성을 위해 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의 대답은 단호했습니다. "김판서야, 생사의 운명은 이미 정해진 것이다. 설령 네가 나의 심복이라 할지라도 이것만은 바꿀 수 없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제가 미리 알려줄 수는 없습니까? 적어도 마음의 준비라도 할 수 있게요." 김판서가 절망적으로 물었습니다.
    "절대 안 된다!"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렸습니다. "만약 네가 이 비밀을 누설한다면, 너는 즉시 두 세계에서 추방당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정말로 죽음을 맞게 될 것이야."
    김판서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가장 소중한 제자를 구할 수 없다니요. 그는 이승으로 돌아와서도 계속 고민했습니다.
    며칠 후, 박윤서가 김판서를 찾아왔습니다. "스승님, 제가 요즘 이상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저를 데려가려고 하는 꿈이요."
    김판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죽음이 가까워지면 때로는 그런 징조들이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윤서야, 혹시... 혹시 몸에 이상한 곳은 없느냐?" 김판서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아니요, 별로 아픈 곳은 없습니다. 다만 가끔 가슴이 답답할 때가 있긴 하지만요."
    김판서는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명단에 적힌 죽음의 원인이 '급성 심장병'이었는데, 벌써 그 징조가 나타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김판서는 고민 끝에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직접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간접적으로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윤서야, 네게 좋은 의원을 하나 소개해주겠다. 요즘 너무 무리를 하는 것 같으니 한번 진맥을 받아보거라."
    김판서는 한양에서 가장 유명한 의원에게 박윤서를 데려갔습니다. 하지만 의원은 별다른 이상을 찾지 못했습니다.
    "큰 병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조금 과로한 것 같으니 며칠 쉬시면 될 것 같은데요."
    김판서는 박윤서에게 며칠 동안 집에서 쉬라고 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좋은 약재도 구해다 주었죠. 하지만 운명을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일주일째 되는 날 밤, 김판서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급하게 달려온 하인이 문을 두드렸습니다.
    "나리! 큰일 났습니다! 박윤서님이 갑자기 쓰러지셨습니다!"
    김판서는 급히 박윤서의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박윤서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습니다. 의원이 말하기를, 갑작스런 심장마비였다고 했습니다.
    김판서는 제자의 시신 앞에서 오랫동안 울었습니다. 미리 알고 있었지만 막을 수 없었던 자신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날 밤 저승에서 김판서는 박윤서를 다시 만났습니다. 박윤서는 생전의 모습 그대로였지만, 이제는 죽은 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스승님! 여기서 뵙네요!" 박윤서가 반가워했습니다. 하지만 곧 의아해했죠. "그런데 스승님은 어떻게 여기에 계신가요?"
    김판서는 박윤서에게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공정하게 심판을 내려야 했죠.
    박윤서는 젊은 나이에 죽었지만, 살아생전 효도하고 학문에 정진했기에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김판서는 제자를 천상으로 보내면서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 비밀이 밝혀지고 맞이한 마지막 순간

    김판서의 이중생활이 시작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그는 수없이 많은 영혼들을 심판했고,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예견했습니다. 하지만 그 비밀을 지키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졌습니다.
    어느 날, 김판서의 아내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남편의 옷에서 저승에서만 나는 특별한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죠. 그것은 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차갑고, 꽃냄새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두운 냄새였습니다.
    "여보, 당신 요즘 어디서 이상한 냄새를 묻혀오시는 거예요?" 아내가 의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김판서는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답했습니다. "무슨 소리야? 관청에서 쓰는 향이겠지."
    하지만 아내는 계속 의심했습니다. 남편의 행동이 너무 이상했거든요. 밤마다 어디론가 사라지고, 새벽에 돌아와서는 항상 지친 모습이었습니다.
    더욱 결정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김판서가 실수로 저승에서 받은 인장을 집에서 떨어뜨린 것입니다. 그 인장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아야 했는데, 이상하게도 아내에게는 보였습니다.
    "이게 뭐예요? 이승저승겸관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네요?" 아내가 인장을 들고 물었습니다.
    김판서는 식은땀을 흘렸습니다. 드디어 들킬 때가 온 것 같았습니다.
    "그건... 그건..." 김판서가 말을 더듬었습니다.
    바로 그때, 집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마치 많은 사람들이 걸어오는 소리 같았는데, 발걸음이 너무 무거웠습니다.
    김판서는 그 소리를 듣고 얼굴이 창백해졌습니다. 저승사자들이 온 것입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랐어요. 오늘은 그를 데리러 온 것이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문이 열리면서 검은 옷을 입은 저승사자들이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는 평소보다 많은 수의 사자들이 왔습니다.
    "김판서, 네가 금기를 어겼다." 저승사자 중 하나가 엄숙하게 말했습니다.
    "무슨 말씀입니까? 저는 아무것도..." 김판서가 변명하려 했지만, 저승사자는 그의 말을 끊었습니다.
    "네가 박윤서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죽음을 알렸다. 그리고 지금 네 아내가 인장을 보고 있지 않느냐. 이는 모두 금기를 어긴 것이다."
    김판서는 절망했습니다. 결국 들키고 만 것입니다.
    아내는 갑자기 나타난 저승사자들을 보고 기절할 뻔했습니다. "여보, 이게 무슨 일이에요? 이 사람들은 누구예요?"
    김판서는 마침내 아내에게 모든 것을 고백했습니다. 자신이 3년 동안 저승과 이승을 오가며 살았다는 것, 밤마다 죽은 자들을 심판하는 일을 했다는 것을 말이죠.
    "염라대왕님께서 당신을 부르신다."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김판서는 이제 끝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는 아내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여보, 미안했소. 그동안 비밀을 지켜야 해서 말하지 못했네. 나를 용서해주시오."
    아내는 울면서 남편을 붙잡으려 했지만, 김판서는 저승사자들과 함께 사라져야 했습니다.
    염라대왕 앞에 선 김판서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습니다.
    "김판서야, 네가 금기를 어겼다. 이제 네가 받을 벌을 정해야 한다." 염라대왕이 엄숙하게 말했습니다.
    "대왕님, 소인이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고 싶었을 뿐입니다." 김판서가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염라대왕은 잠시 생각한 후 말했습니다. "네가 3년 동안 충실히 임무를 수행한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규칙은 규칙이다."
    "네게 두 가지 선택권을 주겠다. 하나는 완전히 죽어서 일반적인 심판을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승으로 돌아가되 앞으로는 평범한 사람으로 살되 수명을 10년 줄이는 것이다."
    김판서는 고민하지 않고 답했습니다. "이승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아내와 함께 남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좋다. 하지만 이번 일은 절대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 된다. 만약 또다시 이 비밀이 알려진다면, 그때는 정말로 끝이다."
    김판서는 이승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돌아온 것을 보고 기뻐했지만, 김판서는 이제 더 이상 저승에 갈 수 없었습니다. 그는 평범한 관리로 돌아가 나머지 인생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김판서는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짧아진 수명이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평범한 삶이 더 소중했으니까요.
    김판서는 그 후 조용히 살다가 예정된 대로 10년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후에 해동잡록에 기록되어 후세에 전해지게 되었고, 사람들은 그의 특별한 인생을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 엔딩 멘트

    여러분, 어떠셨나요? 살아있으면서 저승에서 벼슬을 받은 김판서의 놀라운 이야기였습니다. 그는 특별한 능력을 얻었지만 동시에 무거운 짐도 져야 했죠.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미리 알면서도 막을 수 없다는 고통, 두 세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책임감. 결국 그는 초월적인 능력보다는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선택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이런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아마도 아무리 특별한 능력이 있어도 인간다운 삶,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상이 더 소중하다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 영상에서는 '염라대왕도 해결 못한 조선의 미스터리 사건'을 준비했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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