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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문턱 갔다 돌아온 할머니 , 저승사자 울며 돌려보낸 이유 『계서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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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 멘트 (300자 내외)
"저승사자가 데리러 왔는데 다시 돌려보낸 할머니가 있다고요? 아니, 수명이 다해서 저승까지 갔는데, 저승사자가 '할머니, 다시 가보세요' 했다는 겁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승사자가 마음을 바꿨을까요? 더 놀라운 건, 할머니가 돌아온 뒤에 벌어진 일입니다. 죽었던 사람이 살아 돌아왔으니 온 마을이 발칵 뒤집혔죠! 오늘은 여러분께 조선시대 실화, 저승사자도 감동시킨 한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시대, 한 할머니가 갑자기 숨을 거두고 저승사자를 따라 저승길을 갑니다. 그런데 저승 입구에 다다르자, 저승사자가 갑자기 "할머니, 돌아가세요"라고 말하는 겁니다. 알고 보니 할머니가 살아온 삶이 너무나 착하고 정직해서, 저승사자가 차마 데려갈 수 없었던 거죠. 다시 살아난 할머니는 마을 사람들에게 저승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후 십 년을 더 살다 편안히 떠납니다. 과연 할머니는 저승에서 무엇을 보았고, 저승사자는 왜 마음을 바꿨을까요? 감동 실화, 지금 바로 확인하세요!
※ 평생 착하게 산 할머니, 갑자기 숨을 거두다
자, 여러분. 이 이야기는요, 조선시대 어느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 마을에 박 씨 할머니라고, 그야말로 평생을 착하게만 사신 분이 계셨어요. 이 할머니가 얼마나 착했냐면요, 평생 거짓말 한 번 안 하시고, 남의 물건 손끝 하나 안 대시고, 남 욕하는 소리 입에 담지도 않으셨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다 "박 씨 할머니처럼 착한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할머니는 젊었을 때부터 시부모님을 지극정성으로 모셨어요. 새벽같이 일어나서 시부모님 세수물 먼저 떠다 드리고, 밥 지어 올리고, 저녁에는 발 씻겨드리고. 시어머니가 까다롭기로 소문났는데도, 할머니는 한 번도 얼굴 찌푸린 적이 없었답니다. 동네 아낙네들이 "어휴, 나 같으면 못 참아. 저 집 시어머니가 얼마나 독한데" 하고 수근거렸지만, 할머니는 그저 웃으며 "어른을 모시는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하고 말씀하셨대요.
그렇게 시부모님을 극진히 모시고, 남편 내조 잘하고, 자식들 잘 키워서 장가장가 다 보냈습니다. 마흔이 넘어서는 남편마저 먼저 보내셨지만, 할머니는 눈물 한 번 보이지 않고 꿋꿋하게 사셨어요. "우는 것으로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나. 남은 식구들이나 잘 챙겨야지."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말이에요. 참, 대단하지 않습니까?
할머니는 또 동네 일에도 적극적이셨습니다. 누가 아프면 죽 쓰어다 주시고, 누가 어려우면 쌀 한 말이라도 나눠주시고, 동네 잔치 있으면 누구보다 먼저 나가서 일 거들으시고. 그러니 마을 사람들이 할머니를 얼마나 좋아했겠습니까? "박 씨 할머니는 우리 마을의 보배야!" 하고 다들 입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러분. 세월이 야속한 게, 아무리 착한 사람도 늙기는 마찬가지더라고요. 할머니도 어느덧 칠십이 넘으셨어요. 허리는 굽고, 머리는 새하얗게 셌지만, 그래도 정신만은 또렷하셨습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마당 쓸고, 밭에 나가 풀 뽑고, 손주들 밥 지어 먹이고. 하루도 쉬는 날이 없으셨어요.
그러던 어느 가을날이었습니다. 할머니가 평소처럼 밭에 나가 일을 하다가, 갑자기 "어이쿠!" 하고 쓰러지신 겁니다. 옆에서 일하던 며느리가 깜짝 놀라 달려갔어요. "어머님! 어머님!" 하고 불렀지만, 할머니는 대답이 없으셨습니다. 며느리가 황급히 할머니를 업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온 식구들이 모여서 "할머니! 정신 차리세요!" 하고 불렀지만, 할머니는 눈을 감고 계셨습니다.
의원을 불러왔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의원이 맥을 짚어보더니 고개를 저었습니다. "수명이 다하신 것 같습니다. 준비를 하시는 게..." 그 말을 듣고 식구들이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할머니! 할머니!" 손주들까지 다 나와서 울었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소식을 듣고 하나둘 모여들었어요. "아이고, 박 씨 할머니가 그렇게 좋은 분이신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다들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렇게 할머니는 식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셨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숨이 끊어진 것처럼 보였어요. 맥이 끊기고,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거든요. 식구들은 통곡을 하며 상을 치를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게 끝이 아니었어요. 할머니의 혼은 그때 이미 저승길을 가고 계셨던 겁니다!
※ 저승사자를 따라 저승길을 걷는 할머니
할머니가 눈을 떠보니까요, 자기가 방바닥에 누워 있는 게 아니라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는 겁니다. '어? 나는 분명히 쓰러졌는데... 이게 어찌 된 일인고?' 할머니가 고개를 들어보니, 앞에 키가 훤칠한 사람이 걸어가고 있었어요. 까만 두루마기를 입고, 큰 삿갓을 쓰고 있는데, 뒤에서 봐도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할머니가 조심스럽게 물었어요. "저, 저기요. 어르신, 여기가 어디올시까?" 그러자 앞서 가던 사람이 뒤를 돌아봤는데, 세상에나! 그 얼굴이 보통 사람 얼굴이 아닌 겁니다. 창백하기가 눈처럼 하얗고, 눈빛은 차갑기가 얼음 같았어요. 할머니가 "헉!" 하고 놀랐지만, 그 사람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놀라지 마시오. 나는 저승사자요. 당신의 수명이 다했기에 저승으로 모시러 왔소."
할머니는 그제야 깨달으셨어요. '아, 내가 죽었구나. 그래서 지금 저승으로 가는 거구나.' 할머니는 한숨을 후우 내쉬셨습니다. "그렇군요. 저승사자님. 제 수명이 다했다니 할 수 없지요. 그런데..." 할머니가 뒤를 돌아보며 말씀하셨어요. "우리 집 식구들은 잘 있을까요? 손주들은 울지는 않을까요?"
저승사자가 대답했습니다. "지금 당신 집에서는 식구들이 다 모여 통곡하고 있소. 하지만 걱정 마시오. 세상 이치가 그런 것이니." 할머니는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렇군요... 내가 너무 갑자기 떠나서 식구들이 놀랐을 텐데. 미리 준비라도 시켜줄 걸 그랬어요."
두 사람은 계속 걸어갔습니다. 저승길이 참 멀더라고요. 산을 넘고, 물을 건너고, 어둠 속을 한없이 걸었어요. 할머니는 칠십 평생 농사일로 단련된 몸이라 그런지, 그 먼 길을 걸어가는데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신기한 게, 살아생전에는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저렸는데, 지금은 몸이 가볍기만 한 겁니다.
한참을 걸어가는데, 저승사자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어요. 그러고는 할머니를 한참 들여다보는 겁니다. 할머니가 "왜 그러십니까, 저승사자님?" 하고 물으니까, 저승사자가 이상한 말을 했어요. "할머니, 당신 살아온 모습이 내 눈에 다 보이오."
할머니가 어리둥절해서 "예? 무슨 말씀이신지..." 했더니, 저승사자가 설명했습니다. "우리 저승사자는 사람을 데리러 갈 때, 그 사람이 살아온 모습을 다 볼 수 있소. 당신이 시부모님을 어떻게 모셨는지, 남편을 어떻게 섬겼는지, 자식을 어떻게 키웠는지, 이웃을 어떻게 대했는지... 다 보이오."
할머니는 가슴이 두근두근했습니다. '내가 평생 잘못한 게 있었나? 혹시 모르고 죄를 지은 게 있나?' 걱정이 되었거든요. 하지만 저승사자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할머니, 당신은 참으로 훌륭하게 사셨소. 한평생 거짓말 한 번 안 하고, 남의 물건 탐낸 적 없고, 시부모님께 효도하고, 남편 내조 잘하고, 자식 잘 키우고, 이웃 도왔소. 이렇게 깨끗하게 산 사람을 보기가 참 드물구려."
할머니는 쑥스러워서 손사래를 쳤습니다. "아이고, 무슨 말씀을요. 저는 그저 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요." 저승사자는 잠시 말없이 할머니를 바라봤습니다. 그 눈빛이 처음의 차갑고 무서운 눈빛과는 달라져 있었어요. 뭔가 안타까운 듯한, 고민하는 듯한 눈빛이었습니다.
그러더니 저승사자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말했어요. "할머니, 잠깐만 여기서 기다리시오. 내가 잠깐 다녀올 데가 있소." 그러고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할머니는 혼자 남아서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어리둥절해 있었어요. 여러분, 저승사자가 대체 어디 갔을까요? 그리고 왜 할머니를 그 자리에 세워뒀을까요?
※ 저승 입구에서 저승사자가 할머니를 돌려보내다
할머니는 저승사자가 사라진 그 자리에서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참 이상한 곳이더라고요.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고, 멀리서는 희미한 불빛들이 보였어요. 간혹 다른 저승사자들이 사람들을 데리고 지나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울면서 끌려가고, 어떤 사람은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가더군요.
한참을 그렇게 서 있는데, 저승사자가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표정이 아까와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어요. 뭔가 결심한 듯한, 단호한 표정이었습니다. 할머니가 "저승사자님, 어디 다녀오셨습니까?" 하고 물으니까, 저승사자가 깊은 한숨을 후우 내쉬더니 말했습니다.
"할머니, 나는 지금 염라대왕님께 다녀왔소." 할머니가 깜짝 놀라서 "예? 염라대왕님께요?" 했더니, 저승사자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렇소. 할머니, 나는 수백 년 동안 저승사자 일을 해왔소. 그동안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저승으로 데려왔지요. 그런데 할머니처럼 깨끗하게 산 사람은 정말 드물었소."
저승사자의 목소리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시부모님을 모실 때, 시어머니가 얼마나 까다로웠소? 밥이 뜨거우면 뜨겁다고, 차면 차다고, 국이 짜면 짜다고, 싱거우면 싱겁다고...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지 않소? 그런데 할머니는 한 번도 불평하지 않고, 아침마다 시어머니 비위를 맞추려고 밥맛을 보고 또 보고 하셨소."
할머니는 쑥스러워서 "그건 며느리로서 당연한 일인데요..." 했지만, 저승사자는 말을 이었습니다. "또 남편이 술 먹고 들어와서 행패를 부려도, 할머니는 참고 또 참으며 다음 날 아침 해장국을 끓여주지 않았소? 자식들이 말썽을 피워도, 매질하지 않고 타일러서 바른길로 이끌지 않았소?"
저승사자는 계속해서 할머니의 삶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웃집 할멈이 병들었을 때, 할머니는 자기 집 쌀이 떨어져도 죽을 쓰어다 주었소. 동네에 홀아비 영감이 굶고 있으면, 몰래 밥을 날라다 주었소. 손주들이 배고파하면, 자기는 굶으면서도 먼저 먹이지 않았소?"
할머니의 눈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자기도 잊고 살았던 일들을 저승사자가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었던 겁니다. 저승사자가 말했어요. "그래서 내가 염라대왕님께 간청을 드렸소. '이런 분을 지금 데려가는 것은 너무 아깝지 않습니까? 세상에 이렇게 착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본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고 말이오."
할머니는 깜짝 놀라 "그, 그럼 염라대왕님께서 뭐라고 하셨습니까?" 물었습니다. 저승사자가 처음으로 미소를 지었어요. "대왕님께서도 할머니의 삶을 보시고는 크게 감동하셨소. 그래서 특별히 할머니의 수명을 십 년 더 늘려주시기로 하셨소!"
할머니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예? 수명을 십 년이나요? 그런데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저승사자가 대답했어요. "보통은 불가능하오. 저승의 법도가 엄하거든. 하지만 할머니처럼 특별한 경우에는 예외가 있소. 대왕님께서 직접 생사부生死簿에서 할머니 이름을 지우시고, 십 년 뒤로 다시 쓰셨소."
저승사자는 할머니의 손을 잡았습니다. "할머니, 이제 돌아가시오. 세상으로 돌아가서 십 년을 더 사시오. 그리고 손주들도 보시고, 증손주도 보시고, 마을 사람들에게 착하게 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시오." 할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저승사자에게 절을 올렸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승사자님. 염라대왕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부탁이 있소. 할머니가 세상에 돌아가시거든,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시오. 착하게 살면 하늘도 돕고, 저승에서도 인정받는다고 말이오. 요즘 세상 사람들이 너무 욕심만 부리고 이웃을 등한시하니, 할머니가 본보기가 되어주시오."
할머니가 "알겠습니다. 반드시 그리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저승사자가 손을 휘둘렀습니다. 그러자 할머니 눈앞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어요. "할머니, 잘 가시오. 십 년 뒤에 다시 뵙겠소!" 저승사자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지더니, 할머니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 되살아난 할머니, 마을이 발칵 뒤집히다
"헉!" 할머니가 벌떡 눈을 뜨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습니다. 주위를 보니 자기 방 안이었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방 안에 온 식구들이 모여서 곡을 하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에고고, 할머니!" "어머니!" 하고 통곡 소리가 들렸어요. 할머니가 "얘들아!" 하고 소리쳤지만, 사람들은 울음소리에 묻혀서 못 들었습니다.
할머니가 힘을 주어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옆에 있던 큰며느리가 할머니 손을 만지다가 깜짝 놀라 소리쳤어요. "아니, 손이 따뜻해! 어머님 손이 따뜻하다고요!" 그 말에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눈을 뜨고 계신 걸 보고는, "으악!" 하고 비명을 지르며 뒤로 벌렁 자빠졌어요.
여러분, 죽은 사람이 살아났으니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작은며느리는 기절을 하고, 손주들은 "귀신이다!" 하고 울면서 도망가고, 집안이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할머니가 "얘들아, 나야! 할머니란 말이야!" 하고 소리쳤지만, 사람들은 너무 놀라서 정신을 못 차렸어요.
그때 큰아들이 용기를 내어 다가왔습니다. "어, 어머니? 정말 어머니이십니까?" 할머니가 "그럼 누구겠니? 너희 어미지!" 하고 대답하자, 큰아들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할머니를 껴안았어요. "어머니! 어머니!" 그제야 다른 식구들도 하나둘 다가와서 할머니를 확인했습니다.
"정말이야! 할머니시다!" "맥박도 뛰고 숨도 쉬신다!" 온 집안이 또 한 번 난리가 났어요. 이번에는 슬픔이 아니라 기쁨의 난리였습니다. "어머니가 살아나셨다!" "할머니가 돌아오셨어!" 손주들도 달려와서 "할머니! 할머니!" 하고 울면서 안겼습니다.
소문은 순식간에 마을 전체로 퍼졌습니다. "박 씨 할머니가 죽었다가 살아났대!"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정말이라니까! 내가 직접 봤어!" 마을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어요. 할머니 집 마당이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할머니! 정말 살아나셨어요?" "어떻게 된 일이에요?"
할머니는 마루에 앉아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여러분, 제가 저승에 다녀왔습니다." 사람들이 "뭐라고요? 저승에?" 하고 놀라서 물었어요.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숨이 끊어진 뒤에, 저승사자를 따라 저승길을 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숨죽이고 할머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이는 입을 떡 벌리고, 어떤 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떤 이는 손에 땀을 쥐며 들었어요. 할머니가 저승사자를 만난 이야기, 저승길을 걸어간 이야기, 저승사자가 염라대왕님께 간청한 이야기... 하나하나 자세히 들려줬습니다.
"그래서 염라대왕님께서 제 수명을 십 년 더 늘려주셨습니다. 제가 평생 착하게 살았다고, 세상에 돌아가서 본보기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할머니의 말을 듣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눈물을 흘렸어요. "아이고, 할머니! 할머니는 정말 살아 계신 부처님이십니다!" 어떤 할멈은 할머니 앞에 무릎을 꿇고 절까지 했습니다.
동네 노인장이 나서서 말했어요. "여러분! 이건 하늘이 우리에게 주신 가르침입니다! 박 씨 할머니처럼 착하게 살면 하늘도 돕는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사람들이 모두 "맞습니다! 맞아요!" 하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날부터 할머니 집에는 날마다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저승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착하게 사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서, 그냥 할머니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서... 온갖 이유로 사람들이 몰려왔어요. 할머니는 한 사람 한 사람 정성껏 대해주시고, 저승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착하게 살라고 타이르셨습니다.
※ 할머니가 들려주는 저승 이야기
할머니는 마을 사람들이 모일 때마다 저승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였어요. "할머니, 저승은 정말 어떤 곳입니까?" "저승사자는 무섭게 생겼습니까?" "염라대왕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질문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할머니는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여러분, 저승길은 참 멀고도 험했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을 한없이 걸어가야 했어요. 그런데 신기한 게, 착하게 산 사람은 길이 환하게 보이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고 저승사자님이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나쁘게 산 사람은 가시덤불 투성이 길을 맨발로 걸어가야 한답니다."
사람들이 "으악!" 하고 소리를 질렀어요.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승사자님께서 제게 보여주셨어요. 저승길 옆으로 다른 사람들이 지나가는데, 어떤 사람은 피를 흘리며 울면서 가고, 어떤 사람은 무거운 짐을 지고 비틀비틀 가더군요. 그게 다 살아생전에 지은 죄 때문이랍니다."
젊은 총각 하나가 물었습니다. "할머니, 그럼 어떤 죄를 지으면 그렇게 됩니까?" 할머니가 손가락을 꼽으며 말했어요. "첫째, 부모님께 불효하면 큰 벌을 받습니다. 저승사자님께서 그러시더군요. 부모님께 욕하고 때린 사람은 저승에서 혀가 뽑히고 손이 잘린다고요."
사람들이 "히익!" 하고 놀라는 소리를 냈습니다. 할머니는 계속 말했어요. "둘째, 거짓말을 많이 한 사람도 벌을 받습니다. 저승에 업경대라는 거울이 있는데, 그 거울에 비추면 살아생전에 한 거짓말이 다 나타난답니다. 거짓말 한 번 할 때마다 혀에 바늘이 하나씩 박힌다고 하더군요."
동네 아낙네 하나가 "아이고 무서워라!" 하고 소리쳤습니다. 할머니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셋째, 남의 물건을 훔친 사람은 손이 잘립니다. 넷째, 남을 해코지한 사람은 그 해코지 받은 사람의 고통을 그대로 받습니다. 누군가를 굶긴 사람은 저승에서 굶고, 누군가를 때린 사람은 저승에서 맞는답니다."
할머니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습니다. "저승사자님께서 말씀하시길, 요즘 세상 사람들이 너무 욕심이 많고 이웃을 돌보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돈만 밝히고, 남을 속이고, 부모님께 불효하고... 그러니 저승에 갈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고 하시더군요."
마을 사람들은 숙연해졌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기가 살아온 삶을 돌아보며 가슴을 치기도 했어요. "아이고, 나는 어제도 어머니께 짜증을 냈는데..." "나는 지난달에 이웃집 도끼를 빌려 쓰고 아직 안 돌려줬는데..." 여기저기서 참회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할머니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저승사자님께서도 그러셨어요. 지금이라도 잘못을 뉘우치고 착하게 살면, 저승에서 인정받는다고요. 제가 이렇게 돌아온 것도, 여러분께 이 사실을 알려드리라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동네 노인장이 할머니께 물었습니다. "할머니, 그럼 어떻게 사는 게 착하게 사는 겁니까?" 할머니가 대답했어요. "어렵지 않습니다. 첫째, 부모님께 효도하십시오. 아침저녁으로 문안 여쭙고, 좋은 음식 드리고, 말씀 잘 듣고. 둘째, 이웃을 돌보십시오. 굶주린 사람 있으면 밥 한 그릇 나눠주고, 아픈 사람 있으면 약 한 첩 지어주고, 외로운 사람 있으면 말 한마디라도 건네십시오."
할머니는 말을 이었습니다. "셋째,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입에서 나온 말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약속했으면 지키고, 빚졌으면 갚고, 잘못했으면 사과하십시오. 넷째, 욕심 부리지 마십시오. 배고프지 않을 만큼만 먹고, 춥지 않을 만큼만 입고, 비 안 새는 집이면 만족하십시오." 할머니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사람들 가슴에 박혔습니다.
한 젊은 아낙네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어요. "할머니, 저는 시어머니가 너무 미웠습니다. 맨날 잔소리만 하시니까요. 그런데 오늘 할머니 말씀 듣고 보니, 제가 너무 이기적이었던 것 같아요." 할머니가 그 아낙네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습니다. "괜찮아요. 지금부터라도 잘하면 되지요. 시어머니도 언젠가는 며느리의 마음을 알아주실 겁니다."
※ 할머니의 가르침으로 마을 사람들이 달라지다
할머니의 이야기가 퍼지면서, 마을 전체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변한 건 젊은 사람들이었어요. 그동안 부모님께 불효하던 사람들이 태도를 바꿨습니다. 동네 건달로 소문난 최 서방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은 날마다 술 먹고 들어와서 늙은 어머니를 구박했거든요. 그런데 할머니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완전히 달라졌어요.
어느 날 최 서방이 할머니를 찾아왔습니다. "할머니,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그동안 어머니를 너무 못되게 대했습니다."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하더군요. 할머니가 "괜찮네. 지금이라도 어머니께 효도하면 되지 않겠나?" 하고 위로해주셨어요. 그날부터 최 서방은 술을 끊고, 어머니께 효도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세상에, 최 서방이 저렇게 변하다니!" 하고 혀를 내둘렀어요.
또 김 씨 영감이라고, 이웃집과 땅 문제로 십 년째 싸우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서로 욕하고, 담 넘어 돌 던지고, 완전히 원수처럼 지냈어요. 그런데 할머니 이야기를 듣고 나서 김 씨 영감이 먼저 이웃집을 찾아갔습니다. "여보게, 내가 잘못했네. 십 년 동안 싸워서 뭐 하나. 이제 화해하세." 그러고는 땅 경계를 이웃에게 유리하게 양보했어요. 이웃집 영감도 감동해서 "아니, 김 서방! 내가 오히려 미안하네!" 하고 화해했습니다.
마을 부잣집 마님도 변했어요. 그동안 하인들을 부려먹기만 하고 인정 한 점 없던 분이었는데, 할머니 이야기 듣고 나서는 하인들한테도 좋은 음식 나눠주고, 명절 때 옷도 해 입히고, 아프면 약도 지어줬어요. 하인들이 "마님이 갑자기 왜 이러시지?" 하고 신기해할 정도였습니다.
젊은 머느리들도 달라졌어요. 그동안 시어머니 뒷담화하고, 집안일 대충하던 사람들이 태도를 바꿨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시부모님 문안 여쭙고, 정성껏 밥 지어 올리고, 밤에는 발 씻겨드렸어요. 시어머니들도 처음에는 "쟤가 왜 저러지?" 하고 의아해했지만, 점점 며느리들이 진심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마을 전체가 화목해졌어요.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리고, 이웃끼리 음식도 나눠 먹고, 누가 아프면 다 같이 찾아가서 위로했습니다. 예전에는 각자 살기 바빴는데, 이제는 서로 돕고 사는 마을이 된 겁니다. 마을을 지나가는 나그네들도 "이 마을은 참 정겹구먼. 사람들이 다들 친절하네" 하고 칭찬했어요.
할머니는 그런 모습을 보며 흐뭇해하셨습니다. "이게 다 저승사자님과 염라대왕님의 은혜지. 나를 다시 보내주셔서 이런 변화를 만들 수 있게 하셨으니..." 할머니는 날마다 하늘을 향해 감사의 절을 올렸습니다.
어느 날은 다른 마을에서도 사람들이 찾아왔어요. "박 씨 할머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희 마을에도 와서 이야기 좀 해주시겠습니까?" 할머니는 몸이 불편하셨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해야지" 하시며 이웃 마을까지 다니셨습니다. 그렇게 할머니의 가르침은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갔어요.
관가에서도 소문을 듣고 할머니를 불렀습니다. 현감 나리가 "할머니, 우리 고을 백성들에게도 좋은 말씀 좀 해주시오" 하고 부탁했어요. 할머니는 관아 앞마당에 모인 수백 명의 사람들 앞에서 저승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감동했고, 현감 나리도 "참으로 훌륭한 가르침이오" 하며 상으로 쌀 한 섬을 내렸어요.
할머니는 그 쌀을 모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줬습니다. "나는 충분히 먹고 살고 있으니, 이 쌀은 더 필요한 사람들이 먹어야지."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또 할머니를 본받아 자기들도 가진 것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 십 년 뒤, 할머니가 편안히 떠나다
세월이 흘러 정확히 십 년이 지났습니다. 할머니는 그동안 건강하게 지내셨어요. 증손주도 여럿 보시고, 마을 사람들에게 착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주시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셨습니다. 할머니의 나이가 이제 팔십이 되셨는데도, 정신만은 여전히 맑으셨어요.
어느 가을날 저녁이었습니다. 할머니가 온 식구들을 모아놓고 말씀하셨어요. "얘들아, 이제 내가 갈 때가 된 것 같구나." 식구들이 깜짝 놀라서 "어머니, 무슨 말씀이세요? 아직 건강하시잖아요!" 했지만, 할머니는 고개를 저으셨습니다.
"아니다. 어젯밤 꿈에 저승사자님이 오셨단다. 그분이 그러시더구나. '할머니, 약속한 십 년이 다 됐습니다. 이제 편안히 가실 준비를 하시지요.' 하고 말이야." 할머니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나는 이 십 년 동안 너무나 행복했다. 처음 칠십 년도 좋았지만, 마지막 십 년은 정말 축복이었어."
할머니는 한 사람 한 사람 손을 잡으며 당부했습니다. "큰아들아, 너는 동생들 잘 챙기고, 식구들 화목하게 지내거라. 큰며느리야, 시동생네들한테 잘해주고, 손주들 잘 키워라. 작은아들아, 너는 성질이 급하니 늘 마음을 차분히 가져라." 하나하나 세심하게 당부하셨어요.
손주들에게도 말씀하셨습니다. "얘들아, 할머니가 해준 저승 이야기 기억하지? 착하게 살아야 한다. 부모님께 효도하고, 형제끼리 우애 있게 지내고, 이웃을 사랑해라. 그게 가장 중요한 거란다." 손주들은 눈물을 흘리며 "예, 할머니. 명심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했어요.
그날 밤, 할머니는 목욕재계를 하시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으셨습니다. 그리고 방 한가운데 단정히 앉으셨어요. 식구들이 다 모여서 할머니를 둘러쌌습니다. "어머니..." "할머니..." 모두들 눈물을 흘렸지만, 할머니는 환한 미소를 지으셨어요.
"울지 마라. 나는 지금 행복하단다. 십 년 전에 이미 한 번 떠났어야 했는데, 염라대왕님께서 은혜를 베푸셔서 십 년을 더 살았잖니? 그동안 너희 얼굴도 더 보고, 증손주들도 보고, 마을 사람들한테 좋은 이야기도 해주고... 난 이제 아무 한이 없다."
할머니가 창밖을 바라보셨어요. 달빛이 환하게 비치고 있었습니다. "저기 봐라. 저승사자님이 오셨구나." 식구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할머니 눈에는 보였나 봅니다. 할머니가 손을 들어 어딘가를 향해 흔들었어요. "저승사자님, 여기 있습니다. 준비됐습니다."
할머니는 마지막으로 식구들을 돌아보며 말씀하셨습니다. "얘들아, 내가 가르쳐준 대로 살아라. 그러면 너희도 저승에 갈 때 떳떳할 것이다. 나는 먼저 가서 너희를 기다리고 있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다가, 착한 일 많이 하다가, 그러고 나중에 오너라." 그 말을 끝으로, 할머니는 고요히 눈을 감으셨습니다.
이상하게도 할머니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어요. 마치 좋은 꿈을 꾸고 계신 것처럼 평온하고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식구들은 슬펐지만, 동시에 할머니가 행복하게 떠나셨다는 걸 알았습니다. "어머니, 편히 가세요..." "할머니, 저승에서도 편안하세요..."
마을 사람들이 소식을 듣고 모두 모여들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슬픔보다는 감사의 마음이 더 컸어요. "할머니 덕분에 우리가 착하게 사는 법을 배웠어." "할머니가 우리 마을에 계셔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 사람들은 할머니의 영전에 절을 올리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장례식 날, 온 고을 사람들이 다 모였습니다. 현감 나리도 직접 와서 조문했어요. "이분은 참으로 훌륭한 분이셨소. 이분 덕분에 우리 고을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모릅니다." 할머니의 관이 마을을 떠날 때, 마을 사람들 모두가 길 양쪽에 늘어서서 배웅했습니다.
유튜브 엔딩 멘트
자, 여러분. 오늘 이야기 어떠셨습니까? 박 씨 할머니는 평생을 착하게 사셨습니다. 그래서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나는 기적을 경험하셨죠. 여러분,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뭘까요? 바로, 착하게 사는 것이 가장 큰 복이라는 겁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은 없어도, 하늘은 다 보고 계신다는 거죠. 할머니처럼 부모님께 효도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정직하게 살면, 반드시 복을 받습니다. 저승사자도, 염라대왕도 인정하는 삶 말이에요. 오늘부터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착하게 살아보세요. 그게 바로 진짜 성공입니다. 이야기가 마음에 드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리고요, 다음에 또 재미있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여러분, 건강하시고 착하게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