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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도 고개 숙인 지혜, 저승에 남긴 위대한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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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248자):
"조선시대, 도를 깨달은 현명한 노인이 저승사자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노인이 저승문서를 보더니 '이 문서에 오류가 있다'며 저승사자를 당황시켰는데요! 과연 노인은 어떤 지혜로 저승사자를 설득했을까요?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진정한 지혜자의 마지막 가르침이 담긴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디스크립션(297자):
조선시대에 전해져 내려오는 지혜로운 노인과 저승사자의 만남을 그린 야담을 각색한 오디오 드라마입니다. 단순한 죽음 이야기가 아닌, 진정한 삶의 의미와 지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저승사자에게 가르침을 전하는 노인의 모습을 통해, 우리 시니어 시청자분들께 위안과 깨달음을 드리고자 합니다.
※ 마을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현명한 노인의 모습
조선 중종 때, 경상도 어느 산골 마을에 박도사라 불리는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본명은 박현달이었지만, 사람들은 모두 그를 도사님이라고 부르며 존경했지요. 올해 여든다섯의 나이였지만, 정신은 또렷하고 몸도 건강했습니다.
박도사는 젊은 시절 한양에서 관리로 일했었습니다. 하지만 마흔이 되던 해, 세상의 욕망과 다툼에 싫증을 느끼고 고향으로 돌아와 학문과 수양에만 전념하며 살아왔지요. 사십여 년 동안 책을 읽고 명상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그는 이제 마을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지혜로운 어른이 되어 있었습니다.
"도사님, 저희 집 큰아들이 과거 공부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도사님, 올해 농사가 잘 될지 궁금합니다."
"도사님,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자꾸 다투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을 사람들은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마다 박도사를 찾아와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는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지혜로운 답을 해주었지요.
박도사의 하루는 늘 규칙적이었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명상을 하고, 해가 뜨면 작은 텃밭을 가꾸었습니다. 오전에는 책을 읽고, 오후에는 마을 사람들의 상담을 들어주었지요. 저녁에는 달빛 아래서 차를 마시며 하루를 정리하곤 했습니다.
"도사님은 정말 신선 같으세요." 마을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었습니다. "언제나 평온하시고, 화를 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박도사는 웃으며 대답하곤 했습니다.
"평온함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지, 밖의 상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네. 마음이 고요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도 흔들리지 않는다네."
어느 가을날, 마을에 큰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이웃한 두 집안이 논 경계 문제로 심하게 싸우게 된 것이지요. 양쪽 다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며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도사님, 제발 이 문제를 해결해 주세요!"
양쪽 집안 사람들이 모두 박도사를 찾아왔습니다. 박도사는 조용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김 씨 말로는 그 논이 조상 대대로 자기네 것이라고 하고, 이 씨 말로는 자기가 30년 동안 농사를 지어왔으니 자기 것이라고 하는군요."
박도사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두 분 모두 옳은 말씀을 하고 계시네. 그런데 한 가지 질문을 해보겠네. 그 논이 진짜 누구의 것일까?"
사람들이 의아해하자, 박도사가 계속 말했습니다.
"그 논은 원래 하늘의 것이네. 우리는 잠시 빌려 쓰는 것일 뿐이지. 김 씨도 언젠가는 세상을 떠날 것이고, 이 씨도 마찬가지일 것이네. 그럼 그때는 논이 누구의 것이 될까?"
이 말을 들은 두 집안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부끄러워했습니다.
"도사님 말씀이 맞습니다. 우리가 너무 욕심을 부렸네요."
"그럼 이렇게 하는 게 어떨까요?" 박도사가 제안했습니다. "그 논을 반으로 나누어 번갈아 가며 농사를 짓고, 수확한 곡식의 일부는 마을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쓰세요. 그러면 그 논이 진정 의미 있는 땅이 될 것입니다."
두 집안은 박도사의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그 해부터 그 논은 '화합논'이라고 불리며 마을의 자랑이 되었지요.
이런 일들이 있을 때마다 사람들은 박도사의 지혜에 감탄했습니다. 그는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주었거든요.
박도사에게는 특별한 습관이 하나 있었습니다. 매일 저녁, 하루를 돌아보며 일기를 쓰는 것이었지요.
"오늘도 무사히 하루를 보냈구나. 이웃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평안해졌다면 다행이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남은 날들도 의미 있게 보내야겠다."
박도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지요. 그는 늘 제자들에게 말하곤 했습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다른 시작이네. 마치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것처럼, 우리도 언젠가는 더 큰 존재와 하나가 되는 것이지."
마을 사람들은 박도사가 영원히 자신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건강한 모습과 깊은 지혜를 보면서, 그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여겼거든요.
하지만 박도사 자신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요즘 들어 꿈에서 돌아가신 부모님과 친구들을 자주 만나게 되었고, 몸의 기운도 예전 같지 않았거든요.
"아마도 곧 누군가 나를 데리러 올 것 같구나." 박도사는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그때가 되면 평온하게 받아들여야지."
※ 저승사자가 나타나 노인의 수명이 다했음을 알리다
그해 겨울, 유난히 추운 밤이었습니다. 박도사는 평소처럼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었는데, 갑자기 방 안의 촛불이 깜빡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람도 없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문 밖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박현달 거사, 계시는가?"
박도사는 조금도 놀라지 않고 차분하게 대답했습니다.
"네, 있습니다.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자 키가 크고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얼굴은 엄숙했지만 사나운 느낌은 없었지요. 바로 저승사자였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승사자가 정중하게 인사했습니다. "저는 저승에서 온 사자입니다."
박도사는 웃으며 자리를 권했습니다.
"아, 드디어 오셨군요. 저도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오셨으니 차라도 한 잔 드시죠."
저승사자는 박도사의 태연한 모습에 놀랐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을 보면 기절하거나 울부짖기 마련인데, 이 노인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맞이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웠거든요.
"거사님, 놀라지 않으시는군요."
"놀랄 이유가 있나요?" 박도사가 차를 따르며 말했습니다. "생로병사는 자연의 순리입니다. 제가 태어날 때도 누군가 저를 맞이해주었을 텐데, 이제 떠날 때가 되었으니 누군가 저를 배웅해주는 것이 당연하지요."
저승사자는 점점 더 놀라게 되었습니다. 수천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데려갔지만, 이렇게 초연한 사람은 처음 보았거든요.
"그럼 바로 출발하시겠습니까?"
"잠깐만요." 박도사가 손을 들었습니다. "혹시 공문이나 명령서 같은 것을 가져오셨나요? 관청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데, 이런 중요한 일에는 보통 공식 문서가 있지 않습니까?"
저승사자가 당황했습니다. 보통은 누구도 문서를 요구하지 않았거든요.
"아, 네... 물론 있습니다."
저승사자는 품에서 검은 종이에 금글씨로 쓰인 문서를 꺼냈습니다.
"이것이 염라대왕님께서 내리신 명령서입니다."
박도사는 안경을 쓰고 문서를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저승사자는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어쩔 줄 몰랐지요.
"음... 흥미롭군요." 박도사가 중얼거렸습니다. "여기 보니 '박현달, 나이 85세, 수명 다함'이라고 되어 있네요."
"네, 맞습니다."
"그런데 여기 좀 이상한 부분이 있는데요." 박도사가 문서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제 생년월일이 잘못 기록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저승사자가 깜짝 놀라 문서를 다시 보았습니다.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다는 말씀이신지..."
"여기 보세요." 박도사가 차근차근 설명했습니다. "제가 태어난 해가 정축년(1517년)으로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정사년(1518년)입니다. 1년 차이가 나네요."
저승사자는 당황했습니다. 저승 문서에 오류가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거든요.
"그런... 그런 일이 있을 수가..."
"그리고 여기도 문제가 있습니다." 박도사가 계속 지적했습니다. "제 본관이 밀양 박씨로 되어 있는데, 저는 순천 박씨입니다."
저승사자는 점점 더 당황했습니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거든요.
"아무래도 저승에서 다른 사람과 혼동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박도사가 친절하게 말했습니다. "혹시 밀양 박씨 박현달이라는 분이 따로 계시는 것은 아닌가요?"
저승사자는 머리를 끄덕였습니다.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었거든요.
"맞습니다! 밀양에 같은 이름의 다른 분이 계십니다!"
"그럼 아마도 그분을 데리러 가야 하는 것 아닐까요?" 박도사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저는 아직 할 일이 좀 더 남아있는 것 같거든요."
저승사자는 완전히 혼란에 빠졌습니다. 문서상으로는 분명히 오류가 있었고, 박도사의 말이 맞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이런 실수가 있을 줄이야... 죄송합니다, 거사님."
"괜찮습니다." 박도사가 따뜻하게 말했습니다. "사람 일에 실수가 있듯이, 저승 일에도 실수가 있을 수 있지요. 완벽한 것은 없으니까요."
저승사자는 박도사의 너그러운 마음에 감동했습니다.
"그럼... 제가 다시 확인해보고 오겠습니다."
"급하게 가지 마시고, 차라도 한 잔 더 드시죠." 박도사가 권했습니다. "밤길은 위험하니까요."
저승사자는 차를 마시며 박도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승의 일, 인간 세상의 일,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이야기들이었지요.
"거사님, 정말 특별한 분이십니다."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도 이렇게 평온할 수 있다니..."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박도사가 대답했습니다. "물이 얼음이 되고 다시 물이 되는 것처럼, 우리도 형태만 바뀔 뿐이지요."
※ 노인이 문서를 검토하며 저승사자를 놀라게 하다
며칠 후, 저승사자가 다시 박도사를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는 표정이 한결 밝아 보였지요.
"거사님, 확인해보니 정말로 실수가 있었습니다. 데려가야 할 사람은 밀양의 다른 박현달이었습니다."
"다행입니다." 박도사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럼 그분을 찾아가세요."
"그런데..." 저승사자가 망설이더니 말을 이었습니다. "사실 그분은 이미 다른 사자가 데려갔습니다. 문서 오류 때문에 혼선이 있었던 거죠."
박도사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이제 저도 갈 때가 된 건가요?"
저승사자가 새로운 문서를 꺼냈습니다.
"네, 새로운 명령서입니다. 이번에는 정확합니다."
박도사는 또다시 문서를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저승사자는 이번에는 조금 긴장했지요.
"음... 이번에는 제 신상정보는 정확하네요. 그런데 여기 좀 이상한 부분이 또 있습니다."
저승사자의 얼굴이 다시 긴장으로 굳어졌습니다.
"또 무엇이 잘못되었습니까?"
"여기 보시면 '선악부 점수 70점'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게 맞나요?"
저승사자가 문서를 확인해보니 정말 그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70점이면 상당히 높은 점수입니다."
"그런데 제가 계산해보니 점수가 맞지 않아요." 박도사가 차분하게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부분이 맞지 않는다는 말씀이신지..."
박도사는 자신의 일기장을 가져와 펼쳤습니다.
"저는 40년 동안 매일 일기를 써왔습니다. 그 안에 제가 한 모든 선행과 잘못을 기록해놓았지요."
저승사자는 그 일기장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수십 권에 달하는 일기장이 정성스럽게 쌓여 있었거든요.
"먼저 선행부터 보겠습니다." 박도사가 일기장을 넘기며 말했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제가 도운 사람이 1,247명, 중재한 갈등이 156건, 가르친 제자가 89명..."
박도사는 자신이 한 모든 선행을 정확한 숫자와 함께 나열했습니다. 저승사자는 그 치밀함에 혀를 내둘렀지요.
"그리고 이것은 제가 저지른 잘못들입니다." 박도사가 다른 페이지를 펼쳤습니다. "화를 낸 횟수 23번, 거짓말한 횟수 7번, 욕심을 부린 횟수 45번..."
박도사는 자신의 잘못도 빠짐없이 기록해놓고 있었습니다.
"이걸 저승의 기준에 맞춰 계산해보면..." 박도사가 계산을 시작했습니다. "선행 점수가 85점, 악행으로 인한 감점이 15점이니까, 총점은 70점이 아니라 85점이 되어야 합니다."
저승사자는 박도사의 계산을 확인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로 15점이 빠져 있었거든요.
"정말... 정말 그렇네요! 15점이나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박도사가 계속 말했습니다. "85점이면 바로 극락으로 갈 수 있는 점수 아닌가요? 왜 저를 지옥으로 데려가려고 하는 거죠?"
저승사자가 문서를 다시 보니, 정말로 '지옥 3층'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건... 이건 완전히 잘못된 거네요!"
"그뿐만 아니라," 박도사가 웃으며 말을 이었습니다. "여기 보시면 제가 받을 벌이 '불지옥에서 500년간 고통받기'라고 되어 있는데, 제가 무슨 큰 죄를 지었다고 이런 벌을 받아야 하나요?"
저승사자는 완전히 당황했습니다. 문서 전체가 엉망이었거든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혹시 제 문서를 다른 사람 것과 뒤바꾼 것은 아닌가요?" 박도사가 친절하게 제안했습니다. "저처럼 꼼꼼한 사람의 문서와 좀 더... 문제가 많은 사람의 문서를 뒤바꾼 것 같은데요."
저승사자가 다른 문서들을 뒤져보니, 정말로 뒤바뀐 문서를 발견했습니다.
"맞습니다! 여기 있네요! 박현달이라는 이름이 같아서 헷갈린 모양입니다!"
그 문서에는 온갖 나쁜 일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85점이 아니라 -15점인 정말 악한 사람의 문서였지요.
"아이고, 이 사람은 정말 나쁜 짓을 많이 했네요." 박도사가 그 문서를 보며 혀를 찼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괴롭히고, 거짓말로 사기를 치고, 심지어 부모님께도 불효했네요."
"죄송합니다, 거사님. 저희가 너무 실수를 많이 했습니다."
저승사자는 깊이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박도사는 전혀 화내지 않았습니다.
"괜찮습니다. 저승에서도 일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실수가 있을 수 있지요. 그런데 한 가지 제안이 있습니다."
"무슨 제안이십니까?"
"이 악한 박현달이라는 사람, 정말 불지옥에 보내실 건가요?"
저승사자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점수가 -15점이니까 당연히..."
"잠깐만요." 박도사가 손을 들었습니다. "제가 쌓은 공덕 중 일부를 그 사람에게 나눠줄 수는 없을까요?"
저승사자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물론 가능하지요." 박도사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부처님도 자신의 공덕을 중생들에게 나누어주셨잖아요. 저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시면 거사님의 점수가 줄어들어..."
"상관없습니다." 박도사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제 점수 20점을 그 사람에게 주면, 그 사람은 5점이 되어서 적어도 지옥에는 가지 않을 테고, 저는 65점이 되어도 충분히 좋은 곳에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승사자는 박도사의 너그러운 마음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거사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자신도 모르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공덕을 나누어주다니..."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는 존재입니다." 박도사가 차분하게 설명했습니다. "한 사람이 구원받으면 모든 사람이 조금씩 더 나아지는 것이지요. 그것이 바로 자비의 정신입니다."
저승사자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습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염라대왕님께 보고드려 보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급할 것 없습니다." 박도사가 미소지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마을 사람들에게 마지막 가르침을 전해야겠네요."
※ 노인과 저승사자의 흥미진진한 대화와 깨달음
일주일 후, 저승사자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표정이 매우 밝았지요.
"거사님, 좋은 소식을 가져왔습니다!"
"어떤 소식인가요?"
"염라대왕님께서 거사님의 제안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리고 거사님의 자비로운 마음에 감동하셨다고 하시면서, 특별한 상을 내려주셨습니다."
박도사가 궁금해했습니다.
"특별한 상이라니요?"
"거사님께서 공덕을 나누어준 그 악한 박현달이 회개하여 선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거사님께서 나누어준 20점을 다시 돌려드리라고 하셨습니다."
박도사는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입니까? 그 사람이 회개했다고요?"
"네, 자신의 죄를 깊이 뉘우치고 앞으로 선하게 살겠다고 맹세했습니다. 거사님의 자비가 그 사람의 마음을 바꾼 것입니다."
박도사는 기뻐하며 손뼉을 쳤습니다.
"그것참 좋은 일이군요! 한 사람이라도 더 구원받는다면 그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있습니다." 저승사자가 계속 말했습니다. "염라대왕님께서 거사님의 지혜와 자비에 감동하셔서, 거사님께 특별한 제안을 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무슨 제안인지요?"
저승사자가 새로운 문서를 꺼냈습니다.
"거사님께서 원하신다면, 저승에서 '문서 검토관'으로 일하실 수 있다고 하십니다. 오늘처럼 문서 오류를 찾아내고 바로잡는 일을 말이지요."
박도사는 문서를 보며 웃었습니다.
"흥미로운 제안이군요.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무슨 조건이십니까?"
"제가 검토한 문서에서 구원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제 공덕을 나누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저승사자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물론입니다. 염라대왕님께서도 그런 일을 적극 권장하고 계십니다."
"그럼 또 다른 조건이 있습니다." 박도사가 계속 말했습니다. "저승에 가기 전에 이 마을 사람들에게 마지막 가르침을 전할 시간을 주세요."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한 달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저승사자는 기꺼이 동의했습니다.
"알겠습니다. 한 달 후에 다시 오겠습니다."
그날부터 박도사는 마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마지막 가르침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젊은 선비 김정호를 불렀습니다.
"정호야, 네가 과거 공부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출세해서 부모님을 모시고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서입니다."
"그것도 좋지만, 더 큰 목적이 있어야 한다." 박도사가 말했습니다. "진정한 선비는 자신의 지식으로 백성들을 도와야 하는 것이지. 출세는 그 수단일 뿐이다."
다음에는 장사를 하는 이상천을 불렀습니다.
"상천아, 장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돈을 많이 버는 것 아닙니까?"
"아니다." 박도사가 고개를 저었습니다. "신뢰다. 고객들이 너를 믿을 수 있어야 한다. 한 번 거짓말을 하면 평생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정직한 장사꾼이 되어라."
젊은 농부 최덕수에게는 이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덕수야, 농사는 단순히 곡식을 기르는 것이 아니다. 생명을 기르는 것이다. 땅을 소중히 여기고, 물을 아끼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
박도사는 마을의 모든 사람들에게 각자에게 맞는 지혜의 말씀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저녁에는 마을 사람들을 모두 모아놓고 큰 가르침을 주었지요.
"여러분, 제가 이제 곧 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깜짝 놀라 웅성거렸습니다.
"도사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승사자가 저를 데리러 올 것입니다. 하지만 슬퍼하지 마세요.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니까요."
"도사님, 저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박도사가 따뜻한 미소로 대답했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도우며 사세요. 욕심을 버리고 만족할 줄 알며, 화를 내지 말고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세요. 그러면 여러분도 언젠가는 좋은 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 노인이 마을을 위해 남긴 마지막 가르침들
한 달이 지나가면서 박도사는 자신의 마지막 임무를 차근차근 준비해나갔습니다.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남겨줄 선물들을 정성스럽게 준비했지요.
먼저 자신이 평생 모은 책들을 정리했습니다. 수백 권에 달하는 책들을 마을의 총명한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이 책들을 잘 읽고 공부하거라. 지식은 나누면 나눌수록 더 커지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자신이 직접 쓴 지혜의 글들을 정리했습니다. '인생의 지혜', '마음의 평화 찾기', '이웃과 함께 사는 법' 등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글들이었지요.
"이 글들을 마을 사람들이 돌아가며 읽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박도사는 또한 마을의 미래를 위한 계획도 세웠습니다.
"이 마을에 서당을 하나 세우는 게 어떨까요?" 박도사가 마을 어른들에게 제안했습니다. "아이들이 가까운 곳에서 공부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그런데 선생님을 어디서 구하지요?"
"김정호가 과거에 급제하면 그가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제가 가르쳐준 사람들이 번갈아가며 아이들을 가르치면 되지요."
박도사는 또한 마을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기금도 마련했습니다. 자신이 가진 적은 재산을 모두 기부하여 '박도사 자선기금'을 만든 것이지요.
"이 돈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세요. 돈이 떨어지면 마을 사람들이 조금씩 보태어 계속 이어가면 됩니다."
마을 사람들은 박도사의 배려에 감동했습니다.
"도사님, 정말 마지막까지 저희 생각만 하시는군요."
"여러분이 저에게 준 것이 더 많습니다." 박도사가 고개를 숙였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저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었어요."
어느 날 저녁, 박도사는 특별한 일을 했습니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을 초대해서 작은 잔치를 벌인 것이지요.
"오늘은 제 생전장例잔치입니다." 박도사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죽음을 슬픈 일로만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여행을 떠나는 기쁜 일로 여겨주세요."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점점 박도사의 밝은 기운에 감화되어 함께 웃고 즐겼습니다.
"도사님, 저승에서도 저희를 잊지 마세요."
"당연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서로를 잊지 말고 계속 도우며 살아가세요."
잔치가 끝난 후, 박도사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방을 정리했습니다. 모든 것을 깔끔하게 정돈하고, 마지막 일기를 썼지요.
"오늘로써 인간 세상에서의 마지막 일기를 쓴다. 85년의 삶이 참으로 감사했다. 특히 마지막 45년간 이 마을 사람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정말 소중했다. 내일이면 저승사자가 와서 나를 데려갈 것이다. 무서움은 없다. 오히려 새로운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저승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면 좋겠다."
일기를 다 쓴 박도사는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명상에 잠겼습니다. 별들이 유난히 밝게 빛나고 있었지요.
"내일이면 저 별들과 함께 떠나는구나."
그때 갑자기 방 안에 따뜻한 빛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그 빛 속에서 박도사는 자신의 돌아가신 부모님과 스승님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들아, 잘 왔구나."
"선생님, 오랜만입니다."
박도사는 눈물을 흘리며 그들에게 인사했습니다.
"부모님, 스승님들, 제가 바르게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네가 쌓은 공덕이 얼마나 큰지 우리가 다 보고 있었다. 정말 자랑스럽다."
"이제 우리와 함께 더 큰 일을 할 시간이다."
빛은 천천히 사라졌지만, 박도사의 마음은 평안함으로 가득 찼습니다.
※ 노인의 초연한 죽음과 남겨진 지혜의 메시지
다음 날 저녁, 약속대로 저승사자가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라 다른 저승사자들과 함께 왔지요.
"거사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준비는 다 되었어요."
박도사는 깔끔하게 정돈된 방에서 저승사자들을 맞이했습니다.
"거사님, 염라대왕님께서 특별히 마중을 보내셨습니다."
저승사자들 뒤로 아름다운 연꽃들이 공중에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은은한 향기가 방 안에 퍼졌지요.
"이런 극진한 대우를 받다니, 정말 송구스럽군요."
박도사가 겸손하게 말했습니다.
그때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박도사의 집으로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저승사자들의 모습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습니다. 박도사가 미리 이야기해두었거든요.
"도사님, 정말 가시는군요."
"네, 이제 갈 때가 되었네요."
박도사는 마을 사람들 한 명 한 명과 작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정호야, 과거 공부 열심히 하고, 꼭 좋은 관리가 되어라."
"상천아, 정직한 장사꾼이 되어라."
"덕수야, 자연을 사랑하는 농부가 되어라."
모든 사람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마친 박도사는 저승사자들에게 말했습니다.
"이제 갈 준비가 되었습니다."
"거사님, 그런데 한 가지 더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무슨 소식인가요?"
"거사님께서 마지막 한 달 동안 하신 일들이 모두 기록되었습니다. 추가로 15점을 더 받으셔서 총 100점이 되셨습니다."
박도사가 깜짝 놀랐습니다.
"100점이라니, 그럼 저는..."
"네, 바로 극락정토로 가실 수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박도사는 다른 제안을 했습니다.
"혹시 그 점수 중 일부를 이 마을을 위해 쓸 수는 없을까요?"
"어떻게 말씀이신지요?"
"이 마을이 앞으로도 계속 평화롭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제 공덕으로 보호해주면 좋겠습니다."
저승사자들이 서로 얼굴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 자비로운 마음 때문에 거사님의 점수가 더 올라갈 것 같습니다."
박도사는 마지막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저는 죽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는 것뿐이에요.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저를 불러보세요.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도사님, 정말 고마웠습니다."
"저야말로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박도사가 저승사자들과 함께 집을 나서자,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하늘에서 아름다운 음악이 들려오고, 꽃잎들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지요.
"이런 경사스러운 죽음은 정말 드뭅니다."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거사님은 정말 특별한 분이십니다."
박도사는 마을을 뒤돌아보며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모든 분들. 언젠가 더 좋은 곳에서 다시 만나요."
그리고 박도사는 연꽃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했지요.
그 후로 마을에는 신기한 일들이 계속 일어났습니다. 흉년이 들어도 이 마을만은 풍년이 들었고, 전염병이 돌아도 이 마을 사람들은 건강했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이 박도사의 보호 덕분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갔지요.
박도사가 세운 서당에서는 많은 훌륭한 제자들이 배출되었고, 그들이 다시 다른 곳에서 박도사의 지혜를 전파했습니다.
그렇게 박도사의 가르침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 이어져 내려갔습니다. 진정한 지혜자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더 큰 시작이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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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들려드린 현명한 노인과 저승사자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지혜와 마지막까지 남을 위하는 자비로운 마음이 참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 자신의 공덕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주려 했던 박도사의 모습에서, 진정한 깨달음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메시지도 우리에게 큰 위안을 줍니다.
다음 이야기는 "입적 후 시신이 사라진 스님"을 준비했습니다. 조선시대 한 고승이 세상을 떠난 후 벌어진 신비로운 일들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구독과 좋아요로 많은 응원 부탁드리며, 다음에도 좋은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