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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도 울고 간 어느 노비의 지극한 정성 『천예록』
자신을 거둬준 주인의 병을 고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정성을 다한 노비의 헌신이 하늘에 닿아, 저승사자마저 감동하여 수명을 연장해 주었다는 기묘하고도 훈훈한 전설입니다.
태그 (1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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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300자 미만)
저승사자가 한 양반의 명줄을 거두러 왔습니다. 헌데 그 집 마당에서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했지요. 죽어가는 주인의 머리맡에서, 한 노비가 밤낮없이 눈물로 정성을 다하고 있었던 까닭입니다. 종으로 태어나 천대받으며 살아온 그가, 어찌하여 제 목숨까지 내걸고 주인을 살리려 했을까요. 그 지극한 정성이 마침내 저승의 명부까지 흔들어, 무쇠 같은 저승사자의 눈에서마저 눈물을 자아냈습니다. 오늘 저승사자 야담이 들려드리는, 하늘도 울고 저승도 울었던 어느 노비의 이야기. 끝까지 함께해 주십시오.
※ 1: 거둬준 주인과 충직한 노비
조선 영조 임금 시절, 충청도 어느 고을에 윤진사라 불리는 양반이 살았습니다. 윤진사는 본디 마음이 어질고 인심이 후한 사람이라, 고을에서 그를 모르는 이가 없었지요. 살림은 그리 넉넉하지 못했으나, 어려운 이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천성을 지녔습니다.
이 윤진사의 집에 막동이라는 노비가 하나 있었습니다. 막동이는 본디 윤진사의 종이 아니었지요. 그 사연이 이러했습니다.
여러 해 전, 큰 흉년이 들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윤진사가 고을 장터를 지나는데, 길바닥에 사내아이 하나가 죽은 듯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나이는 예닐곱쯤 되어 보였고, 뼈만 앙상하게 남아 거지나 다름없는 행색이었지요. 흉년에 부모를 잃고 떠돌다, 굶주림에 지쳐 길바닥에 쓰러진 고아였습니다.
지나던 사람들은 모두 그 아이를 흘끔 보고는 못 본 척 지나쳤습니다. 흉년에 제 식구 건사하기도 빠듯한 판에, 누가 거지 아이를 거두겠습니까. 그러나 윤진사만은 그냥 지나치지 못했지요.
"이런, 이 어린것이 다 죽어가는구나. 여봐라, 이 아이를 우리 집으로 데려가자."
윤진사는 아이를 들쳐 업고 집으로 데려와, 따뜻한 미음을 먹이고 정성껏 돌보았습니다. 다 죽어가던 아이는 며칠 만에 기운을 차렸지요. 윤진사는 그 아이에게 막동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집안의 식구처럼 거두어 키웠습니다. 비록 신분은 노비로 두었으나, 윤진사는 막동이를 종이라기보다 자식처럼 아꼈지요.
"막동아, 너는 비록 우리 집 종이나, 내 너를 자식같이 여길 것이다. 부지런히 일하고 바르게 살거라. 사람이 신분은 천해도 마음은 천하지 않아야 하느니라."
막동이는 그 말을 가슴에 깊이 새겼습니다. 죽을 목숨을 거두어준 윤진사가, 막동이에게는 부모나 다름없는 은인이었으니까요. 막동이는 자라면서 그 은혜를 한시도 잊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막동이는 어느덧 스무 살 청년이 되었습니다. 키가 훤칠하고 힘이 좋은 데다, 무엇보다 마음씨가 곧고 부지런하여 윤진사 집안의 든든한 일꾼이 되었지요. 새벽이면 가장 먼저 일어나 마당을 쓸고, 밤이면 가장 늦게까지 집안일을 챙겼습니다. 윤진사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해내니, 윤진사는 막동이를 더욱 미더워했지요.
막동이의 충직함은 동네에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지요. 윤진사가 먼 길을 다녀오다 산길에서 도적을 만난 일이 있었습니다. 도적들이 윤진사의 봇짐을 빼앗으려 들자, 마침 뒤따르던 막동이가 몸을 던져 주인을 지켰지요. 막동이는 도적의 몽둥이에 맞아 어깨가 찢어지면서도, 끝내 윤진사를 등 뒤로 감싸고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네 이놈들! 우리 나리께 손을 대려거든 먼저 나를 죽여라!"
막동이의 그 기세에 도적들도 흠칫했고, 마침 인근을 지나던 행인들이 몰려오자 슬그머니 달아나 버렸지요. 윤진사는 피 흘리는 막동이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막동아, 네가 나를 살렸구나. 네 어깨가 이리 상했는데… 어찌 제 몸을 돌보지 않고 나를 지켰느냐."
"나리, 무슨 말씀이십니까. 나리께서 길바닥에 쓰러진 저를 거두지 않으셨다면, 저는 진작에 죽은 목숨이었습니다. 이 한 몸 나리를 위해 바치는 것이 무에 그리 대단한 일이겠습니까."
이 일이 있은 뒤로, 윤진사는 막동이를 더욱 각별히 여겼습니다. 사람들은 윤진사 집의 막동이야말로 천하에 둘도 없는 충복이라며 칭송했지요.
'나리는 내게 새 목숨을 주신 분이다. 내 평생을 다해 그 은혜를 갚으리라.'
막동이는 늘 그렇게 마음먹었습니다. 신분은 비록 종이었으나, 그 마음만은 어느 양반보다 곧고 깊었지요. 윤진사 또한 막동이를 단순한 종이 아니라, 한집안의 식구로, 때로는 의지할 수 있는 벗으로 대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신분을 뛰어넘는 깊은 정이 흐르고 있었지요.
그렇게 평화로운 날들이 이어지던 어느 해 가을이었습니다. 윤진사의 집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습니다. 그토록 건강하던 윤진사가, 어느 날부터인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 것이었지요. 처음에는 그저 가벼운 고뿔이려니 했으나, 날이 갈수록 병세는 깊어만 갔습니다. 그리고 그 병은, 막동이의 지극한 정성과 헌신이 시작되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 2: 주인이 병석에 눕다
윤진사의 병은 예사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입맛을 잃고 기운이 없는 정도였으나, 가을이 깊어갈수록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할 만큼 심해졌지요. 얼굴은 누렇게 뜨고, 몸은 나날이 야위어갔습니다. 기침이 잦아지고, 때로는 가슴을 쥐어뜯으며 고통스러워했지요.
막동이는 그런 주인의 모습에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한시도 윤진사의 곁을 떠나지 않고, 머리맡을 지키며 정성껏 병구완을 했지요. 윤진사가 목이 마르다 하면 얼른 물을 떠다 바치고, 몸이 뜨겁다 하면 찬 물수건으로 이마를 식혀주었습니다. 윤진사가 잠이 들면, 막동이는 그 곁에 쪼그려 앉아 밤을 새우기 일쑤였지요.
윤진사의 부인은 일찍 세상을 떠났고, 슬하에 자식이라곤 멀리 한양에서 벼슬살이를 하는 아들 하나뿐이었습니다. 그 아들에게 기별을 넣었으나, 벼슬에 매인 몸이라 당장 내려오기는 어려운 형편이었지요. 결국 윤진사의 병구완은 오롯이 막동이의 몫이 되었습니다.
고을의 의원을 불러 진맥을 받아보았으나, 의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뿐이었습니다.
"병이 이미 깊이 들었소이다. 진사 어른 연세도 있으시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병은 약으로 다스리기 쉽지 않소.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좋겠소."
이 말에 막동이는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마음의 준비라니요. 그것은 곧 윤진사의 죽음을 받아들이라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막동이는 의원의 옷자락을 붙잡고 매달렸습니다.
"의원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우리 나리를 살릴 방도가 정녕 없단 말씀입니까. 무슨 약이든, 무슨 방법이든 좋습니다. 제발 우리 나리를 살려주십시오."
의원은 막동이의 그 간절한 모습에 잠시 머뭇거리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방도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나… 워낙 구하기 어려운 약재라 권하기가 망설여지는구나. 깊은 산속에서만 자라는 천년 묵은 산삼과, 백 년 묵은 영지버섯, 그리고 겨울에만 나는 귀한 약초 몇 가지를 한데 달여 쓰면, 혹 기력을 되살릴 수 있을지도 모르네. 허나 그런 약재를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게다가 지금은 겨울이 코앞이라 산에 들기도 어렵고…"
막동이는 그 말을 듣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살릴 방도가 있다는 것 아닙니까. 비록 구하기 어려운 약재라 하나, 방법이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해 오리라 마음먹은 것이지요.
'그래, 길이 있구나. 천년 산삼이든 백 년 영지든, 내 발이 부르트도록 산을 뒤져서라도 반드시 구해 오리라. 나리를 살릴 수만 있다면 이 한 목숨 아깝지 않다.'
막동이는 의원을 배웅하고 나서, 윤진사의 머리맡으로 돌아왔습니다. 윤진사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까스로 눈을 떴지요.
"막동아… 거기 있느냐. 의원이… 무어라 하더냐."
막동이는 차마 의원의 말을 그대로 전할 수 없었습니다.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지요.
"나리, 너무 걱정 마십시오. 의원이 좋은 약을 일러주었습니다. 그 약만 구해 달여 드시면 곧 자리를 털고 일어나실 수 있다 하옵니다. 제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약을 구해 오겠습니다. 그러니 나리께서는 부디 기운을 차리시고,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윤진사는 막동이의 손을 힘없이 잡았습니다. 그 손이 어찌나 차갑고 야위었던지, 막동이의 가슴이 다시 한번 미어졌지요.
"막동아… 나는 이미 살 만큼 살았다. 너무 무리하지 말거라. 네가 이리 곁을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족하다. 너 같은 충복을 둔 것이… 내 평생의 복이었느니라."
"나리, 그런 말씀 마십시오. 나리는 제게 새 목숨을 주신 분입니다. 이제는 제가 나리께 목숨을 갚을 차례입니다. 부디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반드시, 반드시 약을 구해 오겠습니다."
막동이는 그날 밤, 윤진사가 잠든 것을 확인한 뒤 조용히 방을 나섰습니다. 마당에 서서 깊어가는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막동이는 굳게 다짐했지요. 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었으나, 막동이의 가슴속은 뜨겁게 타올랐습니다. 이튿날 새벽, 막동이는 봇짐을 메고 약재를 구하러 길을 떠났습니다. 그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할지, 막동이는 미처 알지 못했지요.
※ 3: 백방으로 약을 구하는 노비
막동이의 약재 구하기는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먼저 천년 묵은 산삼을 구하기 위해, 막동이는 인근의 깊은 산이란 산은 모조리 뒤지고 다녔습니다. 산삼을 캐는 심마니들을 찾아가 사정하고, 약재상을 찾아다니며 수소문했지요.
그러나 천년 묵은 산삼이 어디 그리 쉽게 구해지겠습니까. 심마니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습니다.
"여보게, 백 년 묵은 산삼도 평생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것을, 천년 산삼이라니. 그런 건 신선이나 캐는 것이지, 우리 같은 사람은 구경도 못 하네."
막동이는 낙담했으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천년이 아니면 몇백 년 묵은 것이라도 좋으니, 가장 좋은 산삼을 구하리라 마음먹고 산을 헤맸지요. 늦가을 산은 이미 매서운 바람이 불고 서리가 내려, 산에 드는 것 자체가 위험했습니다. 그러나 막동이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새벽이면 산에 올라 온종일 약초를 찾아 헤매고, 해가 지면 산속 바위 밑에서 새우잠을 잤지요.
발은 부르터 터지고, 손은 가시에 긁혀 성한 데가 없었습니다. 가파른 벼랑을 오르다 미끄러져 굴러떨어질 뻔한 적도 여러 번이었지요. 한번은 산짐승을 만나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막동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나리께서 지금 이 순간에도 병석에서 신음하고 계신다. 내가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다리가 부러져도 기어서라도 약을 구하리라.'
며칠을 산속에서 헤맨 끝에, 막동이는 마침내 제법 굵은 산삼 한 뿌리를 캐는 데 성공했습니다. 비록 천년 묵은 것은 아니었으나, 수십 년은 족히 묵은 귀한 산삼이었지요. 막동이는 그것을 가슴에 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고맙습니다, 산신령님. 이것으로 우리 나리를 살릴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산삼을 구한 막동이는 이번에는 백 년 묵은 영지버섯을 찾아 나섰습니다. 영지버섯은 오래된 나무의 밑동에서만 자라는 귀한 것이라, 이 또한 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지요. 막동이는 깊은 산속의 고목이란 고목은 다 뒤지고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산속에서 약초를 캐며 사는 늙은 약초꾼이었지요. 막동이의 딱한 사정을 들은 노인은 혀를 끌끌 찼습니다.
"허, 종놈이 주인을 살리겠다고 이 험한 산을 헤맨단 말인가.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충심이로구나. 좋다, 내 너를 도와주마. 마침 내가 봐둔 영지버섯이 하나 있느니라."
노인은 막동이를 데리고 깊은 골짜기로 들어가, 오래된 고목 밑동에 자란 커다란 영지버섯을 보여주었습니다. 막동이는 노인에게 수없이 절을 하며 고마워했지요. 노인은 영지버섯을 캐어 막동이에게 건네며 말했습니다.
"네 그 정성이 참으로 갸륵하구나. 헌데 약재만 구한다고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니라. 사람의 명줄이라는 것은 하늘이 정하는 법, 약은 그저 거들 뿐이지. 정작 사람을 살리는 것은 정성이니라. 네 그 지극한 정성이 하늘에 닿는다면, 혹 하늘도 감동하여 네 주인의 명줄을 늘려줄지 누가 알겠느냐."
막동이는 노인의 그 말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약재를 구하는 것도 중요하나, 무엇보다 정성을 다하는 것이 사람을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지요.
남은 것은 겨울에만 나는 귀한 약초 몇 가지였습니다. 막동이는 다시 산을 헤맸습니다. 어느덧 겨울이 깊어 산에는 눈이 쌓이기 시작했지요. 눈 덮인 산을 헤매는 일은 더욱 고되고 위험했습니다. 막동이는 추위에 손발이 얼어붙고, 굶주림에 몇 번이나 정신을 잃을 뻔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막동이는 눈 속에 파묻힌 귀한 약초를 발견했습니다. 의원이 일러준 바로 그 겨울 약초였지요. 막동이는 언 손으로 눈을 헤치며 정성껏 약초를 캤습니다. 손가락이 얼어 감각이 없었으나, 막동이는 오직 윤진사를 살려야 한다는 일념뿐이었습니다.
'이제 다 모았다. 산삼도, 영지도, 겨울 약초도. 어서 돌아가 나리께 약을 달여 드려야 한다.'
막동이는 구해 온 약재들을 품에 안고, 눈길을 헤치며 집으로 향했습니다. 며칠을 산속에서 고생한 탓에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으나,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 든든했지요. 마침내 집에 도착한 막동이는 곧장 윤진사의 방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방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막동이는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윤진사의 병세가 그사이 더욱 깊어져, 거의 숨이 넘어가기 직전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날 밤, 뜻밖의 손님이 윤진사의 집을 찾아오게 됩니다.
※ 4: 저승사자가 찾아오다
막동이는 구해 온 약재를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정성껏 달이기 시작했습니다. 산삼과 영지버섯, 겨울 약초를 정갈한 물에 넣고, 약탕관 앞에 꿇어앉아 부채질을 하며 불을 지폈지요. 약이 끓는 동안에도 막동이는 두 손을 모아 빌고 또 빌었습니다.
"하늘이시여, 부디 우리 나리를 살려주소서. 나리는 길바닥에 죽어가던 저를 거두어 새 목숨을 주신 분입니다. 이 약이 나리께 닿아, 부디 자리를 털고 일어나시게 해주소서. 나리를 살릴 수만 있다면, 제 명줄을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막동이의 그 간절한 기도가 약탕관의 김과 함께 하늘로 피어올랐습니다. 마침내 약이 다 달여지자, 막동이는 따끈한 약사발을 받쳐 들고 윤진사의 머리맡으로 갔지요. 윤진사는 거의 의식이 없는 채로 가쁜 숨만 몰아쉬고 있었습니다.
"나리, 나리. 정신 차리십시오. 막동이가 약을 구해 왔습니다. 천년 산삼은 아니나 수십 년 묵은 산삼과 영지버섯, 겨울 약초를 달인 약입니다. 이 약을 드시면 기력을 되찾으실 수 있다 하옵니다. 부디 한 모금만 드십시오, 나리."
막동이는 윤진사의 몸을 조심스레 일으켜, 약을 한 숟갈 한 숟갈 정성껏 떠먹였습니다. 윤진사는 가까스로 약을 삼켰지요. 막동이는 밤새도록 윤진사의 곁을 지키며, 약을 먹이고 또 먹였습니다. 그러나 윤진사의 병세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요.
그날 밤, 자정이 가까운 깊은 시각이었습니다. 막동이가 윤진사의 머리맡에서 깜빡 졸고 있는데, 갑자기 방 안의 호롱불이 까닭 없이 흔들리며 푸르스름하게 변했습니다. 차가운 기운이 방 안에 스며들고, 어디선가 음산한 바람이 불어왔지요. 막동이는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깼습니다.
그 순간, 막동이의 눈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방 한구석에, 검은 도포에 검은 갓을 쓴 키 큰 사내 둘이 소리도 없이 서 있었던 것입니다. 얼굴은 창백하고, 눈빛은 서늘하기 그지없었지요.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막동이는 단번에 알아챘습니다.
"누, 누구십니까. 어찌 기척도 없이 이 방에 들어오셨습니까."
검은 도포의 사내 중 하나가 서늘한 목소리로 답했습니다.
"우리는 저승에서 왔느니라. 이 집 주인 윤진사의 명줄이 다하여, 그를 데리러 왔다."
막동이는 그 말에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듯했습니다. 저승사자라니요. 윤진사를 데리러 왔다니요. 막동이는 황급히 약사발을 끌어안고 저승사자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안 됩니다! 우리 나리를 데려가시면 안 됩니다! 제가 천신만고 끝에 약을 구해 왔습니다. 이 약을 드시면 나리는 곧 나으실 겁니다. 제발, 제발 우리 나리를 데려가지 말아 주십시오!"
저승사자는 막동이를 차갑게 내려다보았습니다.
"부질없는 짓이다. 윤진사의 명줄은 이미 다했느니라. 명부에 그의 이름과 죽을 날이 또렷이 적혀 있으니,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저승의 법도는 그 누구도 어길 수 없다. 종놈인 네가 아무리 발버둥 친들, 하늘이 정한 명줄을 어찌 늘리겠느냐. 비키거라."
막동이는 그 말에 가슴이 무너지는 듯했으나, 결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승사자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지요.
"저승사자 어른, 부디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우리 나리는 천하에 둘도 없는 어진 분이십니다. 흉년에 길바닥에서 죽어가던 저를 거두어 새 목숨을 주신 분이지요. 저뿐만이 아닙니다. 나리는 평생을 어려운 이웃을 돕고 베풀며 사셨습니다. 그런 분이 어찌 이리 일찍 가셔야 합니까. 차라리 제 명줄을 가져가시고, 우리 나리를 살려주십시오. 제 목숨으로 나리의 명줄을 잇게 해주십시오!"
막동이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비 오듯 쏟아졌습니다. 그 목소리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오직 진심뿐이었지요. 저승사자 둘은 잠시 서로를 마주 보았습니다. 종놈이 제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주인을 살리려 하는 모습은, 저승을 오가며 수많은 죽음을 보아온 그들에게도 흔치 않은 광경이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저승사자는 이내 표정을 굳혔습니다.
"네 충심은 갸륵하나, 명줄을 사고파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한 사람의 명을 늘리려면 다른 사람의 명을 줄여야 하니, 그것이 어찌 법도에 맞겠느냐. 더구나 명부에 적힌 것을 함부로 고치는 것은, 저승의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자, 시간이 없다. 우리는 윤진사를 데려가야 한다."
저승사자가 윤진사에게로 다가서려 하자, 막동이는 윤진사의 몸을 끌어안고 온몸으로 막아섰습니다.
"안 됩니다! 데려가시려거든 저를 먼저 데려가십시오! 나리를 데려가시려면 제 시신을 밟고 가셔야 할 것입니다!"
막동이의 그 처절한 외침이 방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저승사자들은 또다시 멈칫했지요. 무쇠처럼 차갑던 그들의 마음에, 작은 균열이 일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 5: 정성이 명부를 흔들다
저승사자들은 막동이의 그 절절한 모습 앞에서 쉬이 발걸음을 떼지 못했습니다. 둘 중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저승사자가, 막동이를 가만히 내려다보며 물었습니다.
"종놈아, 내 한 가지 묻겠다. 너는 어찌하여 한낱 주인을 위해 네 목숨까지 내놓으려 하느냐. 윤진사는 너를 종으로 부린 자가 아니더냐. 종이란 본디 주인이 죽으면 다른 집에 팔려가거나 풀려나, 도리어 자유로운 몸이 되는 것이거늘. 너는 어찌하여 그 자유를 마다하고, 주인을 살리지 못해 이리 애를 태우느냐."
막동이는 눈물을 닦으며 또렷한 목소리로 답했습니다.
"저승사자 어른, 그것은 어른께서 우리 나리를 모르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흉년에 부모를 잃고 길바닥에서 굶어 죽어가던 거지 아이였습니다. 지나는 사람마다 저를 못 본 척 외면했지요. 오직 우리 나리만이 저를 거두어, 따뜻한 밥을 먹이고 사람으로 살게 해주셨습니다. 나리는 제게 신분은 천해도 마음은 천하지 말라 가르치셨고, 저를 종이 아니라 자식처럼 아껴주셨습니다. 제게 나리는 주인이 아니라, 새 목숨을 주신 부모이십니다. 부모가 죽어가는데, 그 자식이 어찌 제 목숨을 아끼겠습니까."
막동이의 그 말에, 저승사자의 서늘하던 눈빛이 흔들렸습니다. 막동이는 말을 이었지요.
"저승사자 어른, 저는 글도 모르고 배운 것도 없는 천한 종놈입니다. 허나 사람이 받은 은혜를 갚는 것이 도리라는 것쯤은 압니다. 나리께서 베푸신 은혜에 비하면, 제 이 한 목숨은 티끌만도 못한 것이지요. 부디, 부디 제 정성을 어여삐 여기시어, 나리를 살릴 길을 한 번만 헤아려 주십시오."
말을 마친 막동이는 다시금 저승사자 앞에 엎드려, 이마를 방바닥에 찧으며 절을 올렸습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이마가 깨져 피가 흐르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막동이는 거듭 절을 올리며 빌고 또 빌었지요.
그 광경을 지켜보던 두 저승사자의 마음에, 마침내 큰 동요가 일었습니다. 그들은 저승을 오가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을 데려갔으나, 이토록 지극한 정성은 좀처럼 본 적이 없었던 것이지요. 권세 있는 양반이 죽을 때면 자식들조차 재산 다툼에 바빠 부모의 임종을 소홀히 하는 일이 허다했건만, 한낱 종놈이 주인을 위해 제 목숨까지 내놓으며 이마가 깨지도록 비는 모습이라니요.
젊은 저승사자가 나직이 입을 열었습니다.
"형님, 저는 저승을 오간 지 백 년이 넘었으나, 이런 충심은 처음 봅니다. 저 종놈의 정성이… 어쩐지 가슴을 울리는군요. 명부에 적힌 법도가 지엄한 줄은 아오나, 저토록 지극한 정성을 모른 척하고 윤진사를 데려가는 것이… 영 마음에 걸립니다."
나이 든 저승사자도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나도 같은 마음이다. 저 종놈의 정성이 참으로 하늘에 닿을 만하구나. 헌데 우리가 마음대로 명부를 고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바로 그때였습니다. 두 저승사자가 지니고 있던 명부, 곧 사람의 생사와 명줄이 적힌 그 책이 별안간 스스로 펼쳐지며 환한 빛을 뿜기 시작했습니다. 저승사자들이 깜짝 놀라 명부를 들여다보니, 윤진사의 이름 옆에 적혀 있던 죽을 날짜가 저절로 흐려지고 있었지요.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그 글자를 지우고 있는 듯했습니다.
"이,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명부의 글자가 저절로 바뀌고 있다!"
나이 든 저승사자가 경악하며 외쳤습니다. 그러자 어디선가 장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지요. 그것은 저승을 다스리는 염라대왕의 음성이었습니다.
"저승사자들은 들으라. 저 종놈의 지극한 정성이 하늘과 저승을 두루 감동시켰도다. 사람의 명줄은 본디 하늘이 정하는 것이나, 그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그 뜻을 거두어 명줄을 늘려주는 법. 저 충직한 종의 정성을 가상히 여겨, 윤진사의 명줄을 더 늘려주노라. 명부를 고쳐 적되, 그 까닭을 후세에 길이 전하라."
저승사자들은 그 음성에 황급히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명부 속 윤진사의 죽을 날짜는 어느새 십 년도 더 뒤로 고쳐 적혀 있었지요. 막동이의 정성이 마침내 저승의 명부마저 움직인 것이었습니다.
막동이는 이 모든 광경을 보면서도, 그것이 무슨 일인지 미처 다 알지 못했습니다. 다만 방 안을 가득 채운 환한 빛과, 어디선가 울려 퍼진 장엄한 음성에 그저 엎드려 떨고 있을 뿐이었지요. 그리고 그 순간, 죽은 듯이 누워 있던 윤진사의 가쁘던 숨결이, 차츰 고르고 편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 6: 저승사자도 울고 간 자리
방 안을 가득 채웠던 환한 빛이 서서히 잦아들었습니다. 두 저승사자는 한동안 말없이 막동이를 바라보았지요. 이마에서 피를 흘리며 여전히 엎드려 떨고 있는 그 충직한 종의 모습을, 그들은 차마 오래 마주 보지 못했습니다.
나이 든 저승사자가 천천히 막동이에게 다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종놈아, 고개를 들거라."
막동이가 조심스레 고개를 들자, 저승사자는 한결 누그러진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네 정성이 하늘과 저승을 모두 감동시켰느니라. 방금 염라대왕께서 친히 명부를 고쳐, 윤진사의 명줄을 십 년도 더 늘려주셨다. 네 주인은 죽지 않을 것이다. 오늘 밤 고비만 넘기면, 그 약의 기운을 받아 차차 기력을 되찾고 자리를 털고 일어날 것이니라."
막동이는 그 말을 듣고도 한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도무지 믿기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러다 저승사자의 말이 마침내 가슴에 와닿자, 막동이는 그 자리에 엎드려 통곡하기 시작했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저승사자 어른,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나리를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막동이는 거듭거듭 절을 올렸습니다. 기쁨의 눈물이 이마의 핏자국을 타고 흘러내렸지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두 저승사자의 눈가에도, 어느새 이슬 같은 것이 맺혔습니다. 무쇠처럼 차갑고, 백 년 수백 년 동안 수많은 죽음 앞에서도 흔들림이 없던 저승사자들이었으나, 막동이의 그 지극한 정성과 순수한 기쁨 앞에서는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만 것이지요.
젊은 저승사자가 소맷자락으로 눈가를 훔치며 나직이 말했습니다.
"형님, 제가 저승을 오간 지 오래되었으나, 이렇게 가슴이 뜨거워지기는 처음입니다. 사람의 정성이라는 것이… 이토록 큰 힘을 지녔을 줄은 몰랐습니다. 한낱 천한 종놈의 마음이, 하늘과 저승을 모두 울릴 줄이야."
나이 든 저승사자도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습니다.
"그러게 말이다. 사람들은 신분의 높고 낮음으로 사람을 가르나, 정작 하늘과 저승이 보는 것은 그 마음의 깊이로구나. 저 종놈의 마음이야말로, 천하의 그 어떤 양반보다 고귀하지 않으냐. 우리가 오늘 참으로 귀한 것을 보았다."
두 저승사자는 막동이를 향해 가만히 고개를 숙였습니다. 사람을 데리러 온 저승사자가, 도리어 그 자리의 종에게 고개를 숙이는 진귀한 광경이었지요. 그러고는 마지막으로 막동이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습니다.
"종놈아, 네 주인이 깨어나거든 이르거라. 그가 십 년의 명을 더 얻은 것은, 오직 너의 지극한 정성 덕분이라고. 그 십 년을 더욱 어질게, 더욱 베풀며 살라고 전하여라. 그리고 너 또한, 그 곧은 마음을 평생 변치 말거라. 네 마음이 이미 저승의 명부에 어진 이름으로 적혔으니, 훗날 네 명줄이 다하는 날에도 우리가 너를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니라."
말을 마친 두 저승사자는, 처음 나타날 때처럼 소리도 없이 스르르 사라졌습니다. 흔들리던 호롱불이 다시 제 빛을 되찾고, 방 안에 스며들었던 차가운 기운도 말끔히 가셨지요. 막동이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엎드려,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켰습니다.
이윽고 막동이가 정신을 차리고 윤진사를 살펴보니, 과연 윤진사의 숨결이 한결 고르고 편안해져 있었습니다. 누렇게 떴던 얼굴에도 조금씩 핏기가 돌기 시작했지요. 막동이는 다시 약사발을 들어, 윤진사에게 정성껏 약을 떠먹였습니다. 그리고 밤새도록 그 곁을 지켰지요.
이튿날 아침, 마침내 윤진사가 눈을 떴습니다. 며칠 만에 처음으로 또렷하게 정신을 차린 것이었지요.
"막동아… 거기 있느냐. 내가… 살아 있구나. 간밤에 참으로 이상한 꿈을 꾸었느니라. 검은 옷을 입은 이들이 나를 데려가려는데, 누군가 나를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더구나. 그러고는 환한 빛이 비치며, 내 몸이 다시 따뜻해지는 것이 아니냐."
막동이는 윤진사의 손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고는 간밤에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들려주었지요. 윤진사는 그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말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막동아… 네가 나를 두 번이나 살렸구나. 한 번은 도적에게서, 또 한 번은 저승에서. 내 너를 종으로 둔 것이 부끄럽구나. 너는 종이 아니라, 내 둘도 없는 은인이자 자식이니라."
윤진사는 그 길로 기력을 회복하여, 며칠 뒤에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그러고는 가장 먼저, 막동이의 종 문서를 불태워 그를 양민으로 풀어주었지요. 또한 막동이를 자식처럼 거두어, 글을 가르치고 살림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막동이는 한사코 사양했으나, 윤진사의 뜻이 워낙 굳건하여 끝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지요.
저승사자의 당부대로, 윤진사는 더 얻은 십 년의 세월을 어질고 베푸는 삶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흉년이 들면 곳간을 열어 굶주린 이들을 먹였고, 막동이처럼 길에서 죽어가는 이들을 거두어 살렸지요. 막동이 또한 양민이 된 뒤에도 윤진사를 부모처럼 모시며, 그 곧은 마음을 평생 변치 않았습니다.
종으로 태어나 천대받던 한 사내의 지극한 정성이, 하늘을 울리고 저승을 울려 죽어가던 주인을 살려낸 이 이야기는, 그 뒤로 두고두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사람의 귀함은 신분의 높고 낮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의 깊이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지극한 정성은 하늘도 저승도 끝내 외면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 이야기는 오래오래 전해주었지요.
유튜브 엔딩멘트 (250자 이내)
오늘 저승사자 야담이 들려드린 충직한 노비 막동이의 이야기, 어떠셨는지요. 길바닥에서 죽어가던 자신을 거둬준 주인을 위해, 제 목숨까지 내걸고 정성을 다한 그 마음이 참으로 귀하지 않습니까. 무쇠 같던 저승사자마저 눈물짓게 하고, 끝내 저승의 명부까지 바꿔놓은 그 지극한 정성. 사람의 귀함은 신분이 아니라 마음의 깊이에 있다는 것을, 막동이가 우리에게 일러줍니다. 지극한 정성은 하늘도 저승도 외면하지 못하는 법이지요. 오늘 이야기가 마음에 닿으셨다면 좋아요와 구독 부탁드리며, 다음 이야기에서 또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썸네일 이미지 (16:9, 수채화, no text)
조선시대 한옥 방 안, 병석에 누운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인 양반의 머리맡에서 상투머리 한복 차림의 젊은 노비가 눈물을 흘리며 간절히 비는 모습, 방 한구석에 검은 도포와 검은 갓을 쓴 창백한 저승사자 둘이 서 있고 그 눈가에 눈물이 맺힌 모습, 푸르스름한 호롱불 빛, 조선시대 배경, 신비롭고 애틋한 분위기,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a young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weeping and praying earnestly at the bedside of a sick elderly nobleman with topknot hair in hanbok, two pale grim reapers in black robes and black hats standing in a corner with tears in their eyes, bluish lamplight, Joseon dynasty setting, mystical and touching atmosphere, watercolor, 16:9, no text.
씬 1: 거둬준 주인과 충직한 노비 (수채화, 16:9, no text)
1-1
조선시대 흉년의 장터 길바닥, 뼈만 앙상한 거지 사내아이가 쓰러져 있고, 상투머리에 한복과 갓을 쓴 어진 양반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 아이를 바라보는 모습, 수채화, 16:9, 글자 없음.
A Joseon dynasty market street during famine, a skeletal beggar boy collapsed on the ground, a kind nobleman with topknot hair in hanbok and gat hat looking at the boy with a pained expression, watercolor, 16:9, no text.
1-2
조선시대 한옥 방 안, 상투머리 한복 차림 양반이 거지 사내아이에게 따뜻한 미음을 떠먹이며 정성껏 돌보는 모습, 따뜻한 분위기,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a nobleman with topknot hair in hanbok feeding warm rice porridge to the beggar boy and caring for him tenderly, warm atmosphere, watercolor, 16:9, no text.
1-3
조선시대 한옥 마당, 어느덧 건장한 청년이 된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가 새벽에 부지런히 마당을 쓰는 모습, 수채화, 16:9, 글자 없음.
A Joseon dynasty hanok courtyard, a sturdy young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diligently sweeping the yard at dawn, watercolor, 16:9, no text.
1-4
조선시대 깊은 산길,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가 몸을 던져 상투머리 한복 차림 양반을 등 뒤로 감싸 도적들로부터 지키는 긴장된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A deep Joseon dynasty mountain road,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throwing himself to shield a nobleman with topknot hair in hanbok behind him from bandits, a tense scene, watercolor, 16:9, no text.
1-5
조선시대 한옥 방 안, 어깨에 상처를 입은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를 상투머리 한복 차림 양반이 끌어안고 눈물 흘리는 감동적인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a nobleman with topknot hair in hanbok embracing a wounded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and shedding tears, a moving scene, watercolor, 16:9, no text.
씬 2: 주인이 병석에 눕다 (수채화, 16:9, no text)
2-1
조선시대 한옥 방 안,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인 양반이 병석에 누워 야윈 얼굴로 힘겹게 기침하는 모습, 어두운 분위기,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an elderly nobleman with topknot hair in hanbok lying sick in bed, coughing weakly with a gaunt face, somber atmosphere, watercolor, 16:9, no text.
2-2
조선시대 한옥 방 안,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가 병석의 주인 곁에서 찬 물수건으로 이마를 식혀주며 정성껏 간호하는 모습,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cooling the sick master's forehead with a cold cloth and nursing him devotedly, watercolor, 16:9, no text.
2-3
조선시대 한옥 방 안, 상투머리 한복에 약상자를 든 의원이 병석의 노인을 진맥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 곁에서 노비가 근심하는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a physician with topknot hair in hanbok holding a medicine box taking the sick elder's pulse and shaking his head, a worried servant beside him, watercolor, 16:9, no text.
2-4
조선시대 한옥 마당,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가 의원의 옷자락을 붙잡고 간절히 매달리며 사정하는 모습, 수채화, 16:9, 글자 없음.
A Joseon dynasty hanok courtyard,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clutching the physician's sleeve, pleading desperately, watercolor, 16:9, no text.
2-5
조선시대 한옥 마당, 깊어가는 가을밤 하늘을 올려다보며 굳게 다짐하는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의 뒷모습, 찬 바람이 부는 분위기, 수채화, 16:9, 글자 없음.
A Joseon dynasty hanok courtyard,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seen from behind, looking up at the deepening autumn night sky with firm resolve, cold wind blowing, watercolor, 16:9, no text.
씬 3: 백방으로 약을 구하는 노비 (수채화, 16:9, no text)
3-1
조선시대 늦가을 깊은 산속,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가 봇짐을 메고 험한 산길을 헤매며 약초를 찾는 모습, 서리 내린 풍경, 수채화, 16:9, 글자 없음.
A deep late-autumn Joseon dynasty mountain,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carrying a bundle, wandering the rugged mountain path searching for herbs, frost-covered scenery, watercolor, 16:9, no text.
3-2
조선시대 산속,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가 가파른 벼랑을 위태롭게 오르며 약초를 찾는 고된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A Joseon dynasty mountainside,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precariously climbing a steep cliff searching for herbs, an arduous scene, watercolor, 16:9, no text.
3-3
조선시대 산속,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가 마침내 캐낸 산삼 한 뿌리를 가슴에 품고 눈물 흘리며 감격하는 모습, 수채화, 16:9, 글자 없음.
A Joseon dynasty mountain,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finally clutching a dug-up wild ginseng root to his chest, weeping with emotion, watercolor, 16:9, no text.
3-4
조선시대 깊은 골짜기, 상투머리 한복에 흰 수염을 기른 늙은 약초꾼 노인이 고목 밑동의 큰 영지버섯을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에게 보여주는 모습, 수채화, 16:9, 글자 없음.
A deep Joseon dynasty valley, an old herb-gatherer with topknot hair in hanbok and a white beard showing a large lingzhi mushroom at the base of an old tree to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watercolor, 16:9, no text.
3-5
조선시대 눈 덮인 겨울 산,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가 언 손으로 눈을 헤치며 귀한 겨울 약초를 캐는 모습, 추위에 떠는 안타까운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A snow-covered Joseon dynasty winter mountain,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digging through snow with frozen hands to harvest precious winter herbs, shivering in the cold, a pitiful scene, watercolor, 16:9, no text.
씬 4: 저승사자가 찾아오다 (수채화, 16:9, no text)
4-1
조선시대 한옥 방 안,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가 약탕관 앞에 꿇어앉아 부채질하며 정성껏 약을 달이고 두 손 모아 비는 모습,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kneeling before a medicine pot, fanning the fire and praying with hands clasped while brewing medicine, watercolor, 16:9, no text.
4-2
조선시대 한옥 방 안,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가 병석의 노인을 일으켜 약사발의 약을 한 숟갈씩 정성껏 떠먹이는 모습,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lifting the sick elder and carefully feeding him medicine from a bowl spoonful by spoonful, watercolor, 16:9, no text.
4-3
조선시대 한옥 방 안, 푸르스름하게 흔들리는 호롱불 아래 검은 도포와 검은 갓을 쓴 창백한 저승사자 둘이 소리 없이 서 있는 음산한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two pale grim reapers in black robes and black hats standing silently under flickering bluish lamplight, an eerie scene, watercolor, 16:9, no text.
4-4
조선시대 한옥 방 안,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가 약사발을 끌어안고 저승사자 앞을 온몸으로 가로막는 절박한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clutching a medicine bowl and blocking the grim reapers with his whole body, a desperate scene, watercolor, 16:9, no text.
4-5
조선시대 한옥 방 안,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가 병석의 노인을 끌어안고 저승사자에게 제 목숨을 대신 가져가라며 눈물로 호소하는 절절한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embracing the sick elder and tearfully pleading with the grim reapers to take his own life instead, a heart-wrenching scene, watercolor, 16:9, no text.
씬 5: 정성이 명부를 흔들다 (수채화, 16:9, no text)
5-1
조선시대 한옥 방 안, 검은 도포 차림 나이 든 저승사자가 엎드린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를 가만히 내려다보며 묻는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an older grim reaper in a black robe quietly looking down at a prostrate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and questioning him, watercolor, 16:9, no text.
5-2
조선시대 한옥 방 안,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가 이마를 방바닥에 찧으며 거듭 절을 올리고, 이마에서 피가 흐르는 처절한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striking his forehead on the floor while bowing repeatedly, blood flowing from his forehead, a harrowing scene, watercolor, 16:9, no text.
5-3
조선시대 한옥 방 안, 검은 도포 차림 두 저승사자가 노비의 정성에 마음이 흔들려 서로 마주 보며 눈빛이 누그러지는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two grim reapers in black robes moved by the servant's devotion, looking at each other with softening eyes, watercolor, 16:9, no text.
5-4
조선시대 한옥 방 안, 저승사자가 들고 있던 명부 책이 저절로 펼쳐지며 환한 빛을 뿜고, 저승사자들이 놀라 바라보는 신비로운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the ledger book held by the grim reapers opening by itself and emitting bright light, the grim reapers watching in astonishment, a mystical scene, watercolor, 16:9, no text.
5-5
조선시대 한옥 방 안, 환한 빛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검은 도포 차림 저승사자들이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병석의 노인 숨결이 편안해지는 장엄한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bright light filling the room, grim reapers in black robes kneeling and bowing their heads, the sick elder's breathing growing peaceful, a solemn scene, watercolor, 16:9, no text.
씬 6: 저승사자도 울고 간 자리 (수채화, 16:9, no text)
6-1
조선시대 한옥 방 안, 검은 도포 차림 나이 든 저승사자가 이마에 피 흘리며 엎드린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에게 부드러운 눈빛으로 고개를 들라 말하는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an older grim reaper in a black robe gently telling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who is prostrate with blood on his forehead, to raise his head, watercolor, 16:9, no text.
6-2
조선시대 한옥 방 안, 검은 도포 차림 두 저승사자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 모습, 곁에서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절하는 감동적인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two grim reapers in black robes with tears welling in their eyes, beside them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bowing while weeping tears of joy, a moving scene, watercolor, 16:9, no text.
6-3
조선시대 한옥 방 안, 검은 도포 차림 저승사자들이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를 향해 가만히 고개를 숙이는 진귀한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grim reapers in black robes quietly bowing their heads toward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a rare scene, watercolor, 16:9, no text.
6-4
조선시대 한옥 방 안, 아침 햇살 속에서 병석의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인이 눈을 뜨고,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비가 그 손을 부여잡고 눈물 흘리는 따뜻한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Interior of a Joseon dynasty hanok room, in morning sunlight the elderly nobleman with topknot hair in hanbok opening his eyes, a servant with topknot hair in hanbok clasping his hand and shedding tears, a warm scene, watercolor, 16:9, no text.
6-5
조선시대 한옥 마당, 기력을 회복한 상투머리 한복 차림 노인 양반이 노비의 종 문서를 불태우고, 양민이 된 상투머리 한복 차림 청년과 함께 흐뭇하게 서 있는 평화로운 장면, 수채화, 16:9, 글자 없음.
A Joseon dynasty hanok courtyard, a recovered elderly nobleman with topknot hair in hanbok burning the servant's bondage document, standing contentedly with the now-freed young man with topknot hair in hanbok, a peaceful scene, watercolor, 16:9, no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