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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승사자의 마지막 임무

황금 인생 21 2025. 2. 2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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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승사자의 마지막 임무

    태그

    #조선야담, #저승사자, #전설, #구전설화, #한국전통, #저승이야기, #민담, #조선시대, #옛이야기, #저승길, #귀신이야기, #전통문화, #설화, #모성애, #효도이야기

    디스크립션 (250자)

    수천 년간 영혼을 거두어온 저승사자가 마지막 임무를 받습니다. 그런데 그의 마지막 임무는 다름 아닌 자신의 전생의 어머니를 데려오는 것.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저승사자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인연과 운명, 그리고 효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

    후킹 (250자)

    "마지막 영혼을 데리러 가기 전에 그대의 전생을 보여주겠노라."
    저승사자의 눈앞에 펼쳐진 과거, 그곳에는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어머니가 있었다.
    "오늘 저녁, 그대가 마지막으로 데려와야 할 영혼은 바로 그대의 어머니이니라."
    과연 저승사자는 자신의 마지막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1. 저승사자의 마지막 날 알림

    저승의 거리는 언제나 어둡고 고요했습니다. 희미한 달빛만이 끝없이 이어진 길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그 길 위로 검은 갓을 쓴 저승사자가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의 손에는 방금 거두어온 영혼의 문서가 들려있었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영혼을 거두어오는 일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달랐습니다. 저승사자의 발걸음이 평소보다 무거웠고, 그의 눈빛에는 이상한 그림자가 깃들어 있었습니다.

    "이제 곧 끝이구나..."

    저승사자의 중얼거림이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습니다. 천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그는 수많은 영혼을 저승으로 데려왔습니다. 선한 이도, 악한 이도, 아직 때가 이르다 싶은 어린 영혼들도 있었습니다.

    저승관청으로 향하는 길에서 그는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저승의 하늘에서 꽃잎 하나가 떨어져 내렸습니다. 저승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이승의 꽃잎 같았습니다.

    "저승사자님."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가 천천히 돌아섰습니다. 젊은 저승사자 하나가 서 있었습니다.

    "염라대왕님께서 찾으십니다. 급한 용건이라 하셨습니다."

    저승사자는 잠시 하늘에서 떨어진 꽃잎을 바라보았습니다. 이상하게도 그 꽃잎에서는 어딘가 낯익은 향기가 났습니다. 마치 아주 오래전, 그가 아직 인간이었을 때 맡았던 것 같은...

    저승관청으로 들어서자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었습니다. 저승사자들의 눈빛이 그를 향했고, 어디선가 작은 속삭임이 들려왔습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던데..."
    "천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래..."
    "마지막 임무가 특별하다고 하던데..."

    그는 그들의 말을 무시한 채 염라대왕의 집무실로 향했습니다. 문 앞에 서자 안에서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들어오시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염라대왕이 창 밖을 바라보고 서 있었습니다. 그의 손에는 오래된 문서 하나가 들려있었습니다.

    "자네에게 마지막 임무를 내리려네."

    2. 전생을 보여주겠다는 염라대왕

    염라대왕은 천천히 저승사자를 향해 돌아섰습니다. 그의 손에 들린 문서는 낡고 바래진 것이었지만, 어딘가 신비로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천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구나. 자네가 저승사자가 된 그날이 바로 어제 같은데..."

    저승사자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천 년이라는 세월 동안 그는 자신의 과거를 잊고 살았습니다. 아니, 어쩌면 잊으려 노력했는지도 모릅니다.

    "마지막 임무를 내리기 전에, 자네에게 보여줄 것이 있네. 자네의 전생을..."

    염라대왕이 손에 든 문서를 펼치자, 방 안에 이상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저승사자의 눈앞이 흐려지더니, 마치 안개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감각이 찾아왔습니다.

    "잊고 있었던 기억, 보고 싶지 않았던 과거... 하지만 이제는 그 모든 것을 마주할 때가 되었네."

    저승사자의 의식이 점점 흐려졌습니다. 그의 귓가에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멀어져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자네가 인간이었을 때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야. 그리고 자네가 왜 저승사자가 되었는지도..."

    의식이 완전히 흐려지기 직전, 저승사자의 코끝에 아까 그 꽃잎의 향기가 다시 한번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매화 향기였다는 것을...

    3. 가난한 살림 속 효자였던 과거

    안개가 걷히자 조선 시대의 한 마을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 한 젊은이가 지게를 지고 산길을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최행복. 저승사자가 인간이었을 때의 모습이었습니다.

    "어머니, 이제 곧 집에 도착하겠습니다. 오늘은 산에서 좋은 약초도 캐고, 나무도 많이 해왔으니 이제 걱정 마세요."

    아무도 없는 산길에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행복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지게에는 땔감으로 쓸 나무와 함께 각종 약초들이 가득 실려있었습니다.

    허름한 초가집 앞에 다다르자 기침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행복은 서둘러 지게를 내려놓고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병석에 누워계신 어머니가 또다시 기침을 하고 계셨습니다.

    "어머니, 제가 왔습니다. 오늘은 산에서 기침에 좋다는 도라지도 캐왔어요. 이걸로 달인 물을 드시면 분명 차도가 있으실 거예요."

    "행복아... 너무 무리하지 말거라. 넌 아직 어린데..."

    어머니의 말씀에 행복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스물다섯의 나이였지만, 그의 어깨는 이미 성인 남자의 것보다 더 넓고 단단해져 있었습니다.

    "제가 어디가 어리겠습니까. 어머니만 건강해지시면 되는 거예요."

    행복은 서둘러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도라지를 달이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손놀림은 노련했습니다. 어머니의 병간호를 한 지 어언 삼 년, 이제는 약을 달이는 일도, 밥을 짓는 일도 모두 자신의 일과가 되어있었습니다.

    "행복아... 네가 이렇게 고생하는 걸 보니 내 마음이 아프구나."

    "무슨 말씀이세요. 어머니께서 저를 키우실 때는 얼마나 고생하셨습니까. 이 정도는 당연한 거예요."

    방 한켠에는 창호지가 찢어진 창문이 있었습니다. 겨울바람이 들어올까 봐 행복은 자신의 홑옷을 찢어 창문을 막아두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 이불만큼은 마을에서 가장 두껍고 따뜻한 것이었습니다.

    "아들아... 너는 어째서 장가도 안 가고..."

    "어머니, 그 말씀만은 하지 마세요. 제가 어머니 곁을 떠나면 누가 어머니를 모시겠습니까?"

    행복의 눈에는 결연한 의지가 빛났습니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결심했습니다. 어머니가 건강을 되찾으실 때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기로...

    4. 병든 어머니를 위한 헌신

    날이 밝아오자 행복은 서둘러 일을 시작했습니다. 어머니의 병세가 점점 악화되어 이제는 값비싼 약재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행복을 안타깝게 바라보았습니다.

    "행복아, 이제 그만 어머니를 포기하는 게 어떻겠느냐? 네가 아무리 효자라 해도 이건 너무한 게야."

    "아닙니다. 어머니께선 분명 나으실 겁니다. 제가... 제가 살아있는 한 어머니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행복은 마을 어귀에서 나무꾼들을 기다렸습니다. 그들의 짐을 대신 져주고 받는 품삯으로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한 겨울에도 그의 등에는 늘 땀이 흘렀습니다.

    "여기 산삼이 있다는데... 이걸 캐서 어머니께 드리면 분명..."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던 행복은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눈앞에 조그마한 산삼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곳은 절벽 끝이었고, 한 발자국만 잘못 디뎌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어머니... 저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행복은 조심스럽게 절벽 끝으로 발을 내딛었습니다. 그의 손끝이 산삼에 닿으려는 순간, 발아래의 흙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행복은 간신히 바위를 붙잡았지만, 그의 다리에서는 피가 흘렀습니다.

    "이 정도의 상처로는 죽지 않아...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결국 그는 산삼을 캐는 데 성공했습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오히려 미소가 번졌습니다. 이제 어머니께서 조금이나마 나아지실 수 있을 거라는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5. 어머니의 임종 직전 모습

    매화가 피어나던 봄날이었습니다. 행복의 집 마당에 있는 작은 매화나무에서 꽃잎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나무는 어머니가 행복을 낳던 날 심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행복아... 이리 와서 내 손을 잡아주렴..."

    어머니의 목소리는 이제 깊은 산속의 메아리처럼 희미했습니다. 산삼을 구해온 후로도 어머니의 병세는 차도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날이 갈수록 더 깊어져만 갔습니다.

    "어머니, 제가 여기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곧 좋아지실 거예요."

    행복은 어머니의 손을 꼭 붙잡았습니다. 어머니의 손은 차가웠고, 이제는 뼈만 남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손에서 전해지는 따스함은 여전했습니다.

    "내 아들아... 네가 이렇게 효자일 줄은... 나는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어머니, 그만 말씀하세요. 기력이 더 떨어지실 거예요. 제가 지금 죽마고우 큰형님을 불러올게요. 그분은 의술이 뛰어나시다고..."

    "아니다... 이제 그만하면 됐다... 내 이제 가봐야 할 때가 된 것 같구나..."

    행복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어머니 앞에서 울지 않으려 했건만,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 제발 저를 두고 가지 마세요. 제가... 제가 아직 효도도 제대로 못해드렸는데..."

    "울지 마라... 네가 이렇게 잘 자라준 것만으로도... 난 이미 더없이 행복했단다..."

    어머니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것은 자식을 두고 떠나야 하는 어머니의 마지막 이별의 눈물이었습니다.

    "매화... 매화가 참 예쁘게 피었구나... 행복아... 네가 태어났을 때처럼..."

    어머니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방 안에는 깊은 정적이 찾아왔습니다. 행복의 손 안에서 어머니의 손이 점점 힘을 잃어갔습니다. 마당의 매화나무에서 꽃잎이 떨어져 바람에 날렸고, 그 꽃잎 하나가 어머니의 창가에 살포시 내려앉았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행복의 절규가 봄날의 고요를 깨뜨렸습니다. 하늘에서는 봄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그 빗속에서 매화 향기가 온 마을에 퍼져나갔습니다.

    6. 현세로 돌아와 저승사자가 된 이야기

    어머니의 장례를 마친 후, 행복은 날이 저물 때까지 매화나무 아래에 앉아있었습니다. 더 이상 눈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목숨이란 것이 이토록 허망한 것이던가..."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어둠 속에서 한 저승사자가 나타났습니다. 평소라면 놀라고 두려웠을 테지만, 이상하게도 행복은 평온한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네가 바로 최행복이란 자로구나."

    "그렇습니다. 저를 데리러 오셨습니까?"

    "아니다. 너에게 제안할 것이 있어 왔다."

    저승사자는 행복에게 천 년 동안 저승사자가 될 기회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의 효심이 하늘을 감동시켰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승사자가 되면... 어머니를 다시 만날 수 있습니까?"

    "그건 불가능하다. 이미 저승에 간 영혼을 다시 만나는 것은 저승사자라 해도 할 수 없는 일이니..."

    행복은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마당에 떨어진 매화 꽃잎 하나를 주워들었습니다.

    "좋습니다. 저승사자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말해보거라."

    "제가 데려가는 영혼들의 가족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을 주고 싶습니다."

    저승사자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게 행복은 검은 갓을 쓴 저승사자가 되었고, 그의 손에 들린 매화 꽃잎은 명부로 변했습니다.

    7. 마지막 임무의 대상이 어머니임을 알게 됨

    과거의 기억이 끝나고, 저승사자의 의식은 다시 염라대왕의 집무실로 돌아왔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천 년 동안 잊고 있었던 감정들이 물밀 듯 밀려오고 있었습니다.

    "이제 기억이 났겠지. 자네가 어떤 인연을 가지고 저승사자가 되었는지..."

    염라대왕은 책상 위에 놓인 새로운 문서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것은 오늘 저승으로 데려와야 할 마지막 영혼의 명부였습니다.

    "이제 자네의 마지막 임무를 알려주겠네."

    저승사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염라대왕을 바라보았습니다. 그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데려와야 할 영혼은... 자네의 어머니일세."

    순간 저승사자의 온 몸이 떨렸습니다. 천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영혼을 저승으로 데려왔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의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이미 천 년 전에 돌아가시지 않았습니까?"

    "그렇지 않네. 자네 어머니는 윤회를 거듭하시다가 이제야 마지막 생을 마치실 때가 된 것이네. 그동안 자네를 찾아 헤매시느라 윤회의 수가 늘어난 것이지..."

    저승사자의 손에 들린 매화 꽃잎으로 만들어진 명부가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천 년 동안 그토록 그리워했던 어머니... 그런데 그 어머니를 자신의 손으로 저승으로 데려와야 한다니...

    "자네의 어머니는 지금 서울 낙산 아래 작은 초가에 살고 계시네. 이번 생에는 젊은 과부로 살아오셨지... 평생 전생의 아들을 그리워하며 사셨다고 하더군."

    저승사자의 눈앞에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매화나무 아래에서 자신을 부르시던 그 목소리, 마지막으로 잡았던 그 손의 온기...

    "자네에게 주어진 시간은 해질녘까지일세. 그때까지 어머니의 영혼을 데려오지 않으면... 어머니는 영원히 미아령이 되어 이승과 저승 사이를 헤매게 될 것이네."

    저승사자의 가슴 깊은 곳에서 오래된 통증이 되살아났습니다. 천 년 전, 어머니와 제대로 된 작별인사도 하지 못했던 그 후회가 다시 한번 그의 마음을 흔들어놓았습니다.

    8. 어머니의 현재 모습과 재회

    낙산 아래 작은 초가에는 한 여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나이는 마흔을 갓 넘겼지만, 그 눈빛에는 천 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마당에는 매화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습니다.

    "오늘따라 매화 향이 더 진하구나..."

    여인은 매화나무 아래 앉아 누군가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림 속 젊은이의 모습은 천 년 전 행복의 얼굴이었습니다. 비록 이번 생에서는 본 적 없는 얼굴이었지만, 그녀의 붓놀림은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이번 생에서도 찾지 못했구나... 내 아들아..."

    저승사자는 처마 밑에 서서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천 년 동안 영혼을 거두러 다녔지만, 이렇게 망설여진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어머니... 절 알아보시겠습니까..."

    저승사자의 중얼거림에 여인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녀의 눈에는 저승사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목소리만은 들리는 듯했습니다.

    "누구십니까?"

    "오랫동안 찾아 헤매신 그 사람입니다..."

    여인의 손에서 붓이 떨어졌습니다.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마치 오래전부터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는 듯이...

    9. 저승사자의 고뇌와 갈등

    저승사자의 모습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검은 갓과 도포 사이로 그의 얼굴이 드러났고, 어머니는 그 순간 모든 것을 깨달은 듯했습니다.

    "행복아... 정말 너였구나..."

    어머니의 떨리는 목소리에 저승사자의 마음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천 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어머니는 여전히 자신을 한눈에 알아보셨습니다.

    "그래... 이렇게 된 거였구나. 내 아들이 저승사자가 되었다니..."

    어머니는 천천히 다가와 저승사자의 얼굴을 매만졌습니다. 그 손길은 천 년 전 그날과 똑같이 따뜻했습니다. 저승사자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어머니... 저는... 저는 이제..."

    말을 잇지 못하는 아들을 바라보며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알고 있단다. 네가 날 데리러 왔다는 것을... 이제는 정말 떠나야 할 때가 된 거지."

    "하지만 어머니... 제가 어떻게... 제 손으로..."

    저승사자의 손에 들린 명부가 떨리고 있었습니다. 천 년 동안 그토록 많은 영혼을 거두어왔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신의 임무가 저주처럼 느껴졌습니다.

    "내 아들아...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겠니. 천 년이라는 긴 세월을 홀로 견디면서..."

    어머니의 말씀에 저승사자는 더욱 깊이 흐느꼈습니다. 그간 잊고 지냈던, 아니 잊으려 했던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솟구쳐 올랐습니다.

    "저는... 어머님 곁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마지막까지 효도도 못하고... 이렇게 저승사자가 되어 어머님의 영혼을 거두러 오다니..."

    어머니는 아들의 등을 조용히 쓰다듬어주었습니다. 마치 어린 시절, 그가 울 때마다 해주시던 것처럼 부드럽고 따뜻하게.

    "네가 저승사자가 된 것도, 내가 이렇게 윤회를 거듭한 것도... 모두가 우리 모자의 인연이었나 보구나. 이제 그 인연을 마무리할 때가 된 거야."

    마당의 매화나무에서 꽃잎이 떨어졌습니다. 그것은 마치 천 년 전 그날의 모습과 똑같았습니다.

    10. 염라대왕과의 대화

    갑자기 허공에서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저승사자와 어머니는 동시에 그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바라보았습니다.

    "이제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

    공중에서 염라대왕의 모습이 서서히 나타났습니다. 그의 눈빛은 평소와는 달리 깊은 연민으로 가득했습니다.

    "천 년 동안 자네는 단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네. 모든 영혼을 정해진 때에 데려왔고, 그들에게 마지막 작별의 시간도 주었지. 하지만 지금... 자네는 망설이고 있는 게로군."

    저승사자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의 어깨가 무겁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대왕님... 저에게 다른 임무를 주실 수는 없습니까?"

    "그럴 수 없다는 걸 자네도 알고 있을 텐데..."

    이번에는 어머니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습니다. 그녀의 눈빛은 단호했습니다.

    "염라대왕님, 제가 먼저 가겠습니다. 제 아들이 더 이상 괴로워하지 않게... 그저 이렇게 만난 것만으로도 저는 이미 평생의 한을 풀었습니다."

    "어머니..."

    "행복아... 네 이름처럼, 이제는 진정한 행복을 찾아야 할 때란다."

    매화나무 아래에서 부는 바람이 세차게 불었고, 꽃잎들이 춤추듯 흩날렸습니다.

    11. 마지막 선택의 순간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고,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저승사자의 손에 들린 명부가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다 되어가는구나..."

    어머니의 말씀에 저승사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의 눈에는 이제 더 이상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어머니, 제가 마지막으로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그래, 내 아들아. 무슨 말이든 해 보려무나."

    "저... 어머니의 등을 한번만 더 볼 수 있을까요? 어릴 적처럼... 어머니가 앞장서서 걸어가시는 모습을..."

    어머니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매화나무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뒷모습은 천 년 전 어머니의 모습과 똑같았습니다.

    "참 이상하구나... 내가 수없이 많은 생을 살아왔지만, 이렇게 걸어가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어머니의 발걸음이 매화나무 아래에서 멈추었습니다. 꽃잎들이 조용히 그녀의 어깨 위로 내려앉았습니다.

    "행복아... 네가 저승사자가 된 것도,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윤회한 것도... 모두가 우리가 이렇게 다시 만나기 위한 인연이었나 보다."

    저승사자는 천천히 어머니에게 다가갔습니다. 그의 손에 들린 명부가 점점 더 밝은 빛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 이제 제가 모시러 왔습니다."

    "그래... 이제 정말 떠나야겠구나. 내 아들아, 넌 참 훌륭한 아들이었단다. 그리고 지금도... 넌 최고의 저승사자로구나."

    저승사자가 명부를 펼치자, 매화나무에서 떨어지는 꽃잎들이 은은한 빛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빛은 마치 천 년 전 어머니가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처럼 따뜻했습니다.

    "어머니, 이제... 편히 쉬실 때입니다."

    염라대왕은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천 년 동안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12. 이승과 저승을 초월한 모자의 재회

    저승의 강가에 두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검은 도포를 입은 저승사자가 아닌 최행복과, 그의 어머니였습니다. 그들의 발 아래로 저승의 물결이 조용히 흘러갔습니다.

    "이제 정말 떠나실 시간입니다, 어머니."

    "그래... 하지만 이번엔 혼자가 아니구나. 내 아들이 끝까지 함께 해주는구나."

    강 건너편에서 은은한 빛이 비추었습니다. 그곳에는 다음 세상으로 가는 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더 이상의 윤회도, 이별도 없는 평화로운 세상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어머니, 제가 모시고 가겠습니다."

    행복은 어머니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 손은 더 이상 차갑지 않았고, 병들어 있지도 않았습니다. 마치 그가 어렸을 때처럼 따뜻하고 포근했습니다.

    두 사람이 강을 건너기 시작하자, 어디선가 매화 향기가 풍겨왔습니다. 그들의 발걸음을 따라 꽃잎이 흩날렸고, 저승의 어둠 속에서 하나둘 반짝이는 별들이 나타났습니다.

    "행복아..."
    "네, 어머니."
    "이제야 정말 행복하구나."

    모자는 마지막 발걸음을 내디뎠고, 밝은 빛 속으로 사라져갔습니다.

    이승에는 오래된 매화나무 한 그루가 남았고, 저승에는 천 년 된 검은 갓과 도포가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영혼을 데려가는 저승사자도 누군가의 자식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 마지막 임무가 자신의 어머니를 데려가는 것이었다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로...

    유튜브 엔딩멘트 (400자)

    여러분, 오늘도 저승사자의 이야기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저승사자도 누군가의 자식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아픔과 선택이 여러분의 마음에도 와닿았기를 바랍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조선 시대 어느 깊은 산속에서 도깨비와 마주친 선비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 해주시면 새로운 이야기를 가장 먼저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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