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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의 세 가지 질문

황금 인생 21 2025. 9. 14. 04:55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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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승사자의 세 가지 질문 - 죽음 앞에서 삶의 의미를 깨달은 선비

    태그 (20개)

    #저승사자, #조선시대, #전설, #선비, #죽음, #삶의의미, #시니어, #인생교훈, #전통이야기, #민담, #어르신, #지혜, #깨달음, #인생철학, #조선야담, #감동, #교훈, #성찰, #해피엔딩, #삶과죽음

    후킹멘트 (200자)

    평생 자만심에 빠져 살던 선비가 저승사자를 만나 받게 된 세 가지 질문! 죽음을 앞둔 순간, 그가 깨달은 진정한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조선시대 민담을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로, 시니어 여러분께 전하는 인생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메시지입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시대 민담을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학문에만 빠져 교만했던 한 선비가 저승사자와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죽음 앞에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가족사랑, 겸손함, 그리고 이타적인 삶의 가치를 담았습니다. 시니어 세대에게 전하는 인생 성찰과 지혜의 메시지로, 나이 듦의 의미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 교만한 선비 정학사의 일상

    조선 중기, 한양에서 조금 떨어진 산골 마을에 정학사라는 선비가 살고 있었다. 올해 예순다섯의 나이로, 젊은 시절부터 학문에만 매달려 온 그는 이 지역에서 가장 박식한 사람으로 통했다. 집 안 곳곳에는 수천 권의 책들이 쌓여 있고, 벽에는 그가 직접 쓴 한시와 글귀들이 빼곡히 걸려 있다.
    "흠... 이 정도 수준이라니, 참으로 한심하구나." 정학사가 제자가 쓴 글을 보며 혀를 찬다. 그의 눈빛에는 깊은 불만과 우월감이 서려 있다. "이런 수준으로 어찌 과거에 급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죄송합니다, 선생님." 스무 살 남짓한 제자 김 생원이 고개를 숙인다. 하지만 정학사는 그를 더욱 혹독하게 나무란다.
    "죄송하다고? 죄송한 마음으로 학문을 하면 무엇이 나오겠느냐! 네가 하루 종일 읽는 책의 양이 나의 한 시진에도 못 미친다!"
    김 생원의 얼굴이 붉어진다. 하지만 정학사는 개의치 않는다. 그에게는 자신보다 학문이 뛰어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었으니까.
    정학사의 하루는 언제나 똑같다. 새벽에 일어나 찬물로 세수를 한 후, 서재에 들어가 책을 읽는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다시 책을 읽고, 저녁에는 제자들을 가르치거나 혼자서 글을 쓴다. 그 외의 일들은 모두 하찮다고 여긴다.
    "여보, 오늘은 우리 딸이 손자를 데리고 온다고 했잖아요." 아내 정부인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알았다. 하지만 내가 공부하는 시간에는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해라." 정학사가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대답한다.
    "그래도 손자 얼굴이라도 좀 봐주시면..."
    "그런 일에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다. 내가 지금 연구하고 있는 이 글이 완성되면 온 나라 선비들이 감탄할 것이다."
    정부인은 한숨을 쉬며 물러난다. 결혼한 지 사십 년이 넘었지만, 남편이 자신이나 가족보다 책을 더 사랑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후에 딸 정숙이 일곱 살 아들 민수를 데리고 찾아온다.
    "아버님, 안녕하세요." 정숙이 정중히 인사하지만, 정학사는 여전히 책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오, 왔구나. 조용히 있어라. 할아버지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할아버지!" 민수가 달려가 정학사의 옷자락을 잡는다. "할아버지, 민수가 글자 배웠어요! 보여드릴까요?"
    "나중에 해라. 지금은 바쁘다." 정학사가 아이의 손을 떼어낸다.
    민수의 얼굴이 실망으로 가득해진다. 할아버지에게 칭찬받고 싶었는데, 관심조차 보여주지 않으니 얼마나 서운할까.
    "아버님, 아이가 할아버지께 보여드리려고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지..." 정숙이 말하려 하지만, 정학사는 손을 저으며 막는다.
    "그런 사소한 일보다는 제대로 된 학문을 가르쳐야 한다. 아이가 배운다는 게 기껏해야 천자문 몇 글자인데, 그게 무슨 대단한 일이냐?"
    그날 저녁, 정학사는 혼자 서재에 앉아 자신이 쓴 글을 읽으며 만족해한다.
    "역시 이 정도 수준의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지. 조선 팔도를 둘러봐도 나만큼 학문이 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박식함에 도취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의 학문은 오직 자신의 우월감을 위한 것일 뿐,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거나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데는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도 정학사를 멀리한다. 그가 아무리 학문이 뛰어나다 해도, 교만하고 차가운 성격 때문에 가까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정학사님은 정말 똑똑하시지만, 사람이 너무 차가워."
    "맞아. 자기만 잘났다고 생각하시니까 말 붙이기도 어려워."
    하지만 정학사는 이런 말들을 들어도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무식한 것들이 나의 깊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밤늦게까지 책을 읽던 정학사는 문득 나이를 생각한다. 예순다섯이면 이미 노인이다. 하지만 그는 죽음에 대해 크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이 이룬 학문적 성취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죽어도 내 글과 학문은 후세에 전해질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정학사는 아직 모른다.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지금까지 얼마나 공허한 삶을 살아왔는지를. 그 깨달음의 순간이 곧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 저승사자와의 운명적 만남

    어느 날 밤, 평소와 다름없이 서재에서 책을 읽고 있던 정학사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갑자기 촛불이 꺼지더니 방 안이 칠흑같이 어두워진다. 다시 불을 켜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무슨 일이지?" 정학사가 중얼거리며 일어선다.
    그때 방 한구석에서 희미한 빛이 나기 시작한다. 점점 밝아지는 빛 속에서 한 사람의 형체가 나타난다. 키가 매우 크고 얼굴이 창백한 남자다. 검은 관복을 입고 있고, 손에는 명부책 같은 것을 들고 있다.
    "누구냐? 어떻게 내 방에..." 정학사가 놀라며 뒤로 물러선다.
    "정학사." 그 남자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갑다. "내가 누군지 모르겠느냐?"
    "너... 너는 설마..."
    "그렇다. 나는 저승사자다." 저승사자가 명부책을 펼쳐 보인다. "네 이름이 여기 적혀 있다. 정학사, 예순다섯세, 오늘 밤 수명이 다한다."
    정학사의 얼굴이 새하얗게 변한다. 아무리 학문이 뛰어나다 해도, 죽음 앞에서는 한낱 필멸의 인간일 뿐이다.
    "잠깐, 잠깐! 아직 내가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내가 지금 연구하고 있는 학문이 완성되면..." 정학사가 급하게 말한다.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냐?" 저승사자가 차갑게 웃는다. "네가 죽고 나면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 것들을..."
    "무슨 소리냐! 내 학문은 조선 최고 수준이다! 후세 사람들이 반드시 기억할 것이다!"
    저승사자는 정학사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젓는다.
    "정학사야, 네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느냐? 그렇다면 내가 너에게 세 가지 질문을 하겠다. 만약 네가 이 질문들에 제대로 답할 수 있다면, 네게 더 많은 시간을 주겠다."
    정학사의 눈에 희망의 빛이 떠오른다. 자신의 박식함으로 어떤 질문이든 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좋다! 무엇이든 물어보라. 내가 답하지 못할 질문은 없다!"
    "그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보겠다." 저승사자가 명부책을 덮으며 의미심장하게 웃는다. "하지만 이 질문들은 책에서 찾을 수 있는 답이 아니다. 네 인생에서 직접 찾아야 하는 답들이지."
    "내 인생에서 찾는 답이라고? 그게 무슨 뜻이냐?"
    "곧 알게 될 것이다." 저승사자가 손을 들자, 방 안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고, 주변이 몽환적으로 변한다.
    정학사는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낀다. 눈앞이 흐릿해지더니, 자신의 지난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젊은 시절 과거 공부에 매달렸던 모습, 결혼 후에도 오직 학문에만 집중했던 모습, 가족들을 소홀히 했던 모습들...
    "이게... 이게 뭐냐?"
    "네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이제부터 내가 묻는 질문들을 통해 네가 진정 어떤 삶을 살았는지 살펴보자."
    저승사자의 목소리가 점점 엄숙해진다. 정학사는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낀다. 지금까지 자신이 확신했던 모든 것들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첫 번째 질문부터 시작하겠다." 저승사자가 명부책을 다시 펼친다. "하지만 그 전에 한 가지 알아둬라. 이 질문들에는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네가 얼마나 진실되게 답하느냐이다."
    정학사는 침을 꿀꺽 삼킨다. 평생 모든 질문에 완벽한 답을 해왔다고 자부했던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만약 네가 이 질문들을 통해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다면, 나는 너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새로운 기회라고?"
    "남은 인생을 다르게 살 수 있는 기회 말이다." 저승사자의 눈빛이 잠시 따뜻해진다. "하지만 그것은 네가 진정으로 변할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
    정학사는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반드시 이 질문들에 답해서 더 많은 시간을 얻겠다고. 하지만 그는 아직 모른다. 진정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교만과 자만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준비됐느냐?" 저승사자가 묻는다.
    "준비됐다." 정학사가 힘차게 대답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떨림이 섞여 있다.
    이제 정학사의 진짜 시험이 시작된다. 학문적 지식이 아닌,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질문들 앞에서 그는 어떤 답을 찾을 수 있을까?

    ※ 첫 번째 질문: "누구를 진정으로 사랑했는가?"

    저승사자가 명부책을 보며 첫 번째 질문을 던진다.
    "정학사, 첫 번째 질문이다. 네가 살아온 예순다섯 해 동안, 누구를 진정으로 사랑했는가?"
    정학사는 잠시 당황한다. 너무나 간단한 질문인 것 같으면서도, 막상 답하려니 망설여진다.
    "그야... 당연히 가족들을 사랑했지. 아내와 자식들, 그리고 손자까지." 정학사가 자신 있게 대답한다.
    "정말로?" 저승사자의 목소리에 의심이 섞인다. "그렇다면 네 아내의 생일이 언제인지 아느냐?"
    "그야... 음..." 정학사가 머뭇거린다. 사실 아내의 생일을 제대로 챙겨본 적이 없다. 항상 책에만 매달려 있어서 그런 일들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모르는구나." 저승사자가 손을 들자, 주변에 환상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정학사는 자신이 십 년 전으로 돌아간 것을 본다. 아내 정부인이 혼자 생일상을 차리고 앉아 있다. 남편이 축하해주기를 기대하며 예쁜 옷을 입고 기다리지만, 정학사는 서재에서 책만 읽고 있다.
    "여보,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 정부인이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무슨 날? 별다른 날 아니지 않나?" 과거의 정학사가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대답한다.
    정부인의 얼굴에 실망이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말 하지 않고 혼자 생일상을 치운다.
    현재의 정학사는 그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려온다. 아내가 그렇게 서운해했는데도 자신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네 딸의 결혼식 날을 보여주겠다." 저승사자가 다시 손을 움직인다.
    장면이 바뀐다. 딸 정숙이 결혼하는 날이다. 신부가 된 딸이 아버지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려 하지만, 정학사는 손님들과 학문 이야기에만 빠져 있다.
    "아버님, 딸이 이제 시집을 갑니다." 정숙이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아, 그래. 잘 살아라." 정학사가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다시 다른 선비와 이야기를 시작한다.
    딸의 얼굴에 깊은 상처가 새겨진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아버지의 진심 어린 축복을 받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도 보아라." 저승사자가 또 다른 장면을 보여준다.
    손자 민수가 열이 펄펄 나서 앓고 있다. 정부인과 딸이 밤새 간병하고 있지만, 정학사는 여전히 서재에서 책을 읽고 있다.
    "여보, 민수가 많이 아픈데 잠시만 와보세요." 정부인이 부른다.
    "내가 가봤자 뭘 하겠냐? 의원을 부르면 될 일 아니냐?" 정학사가 귀찮다는 듯이 대답한다.
    민수가 "할아버지..."하고 약하게 부르지만, 정학사는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이 모든 장면을 본 정학사는 충격에 빠진다. 자신이 얼마나 가족들을 소홀히 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제 알겠느냐?" 저승사자가 묻는다. "네가 진정으로 사랑한 것은 가족이 아니었다. 오직 너 자신의 학문과 명예뿐이었다."
    정학사의 목소리가 떨린다. "나는... 나는 가족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만 했을 뿐이지, 실제로는 사랑하지 않았다. 사랑은 관심과 시간을 쏟는 것이다. 네가 가족들에게 쏟은 것은 무엇이냐?"
    정학사는 대답할 수 없다. 자신이 가족들에게 진정한 사랑을 보여준 기억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네가 진정으로 사랑한 것은 무엇이냐?" 저승사자가 다시 묻는다.
    "나는... 나는..." 정학사가 말을 잇지 못한다.
    "네가 사랑한 것은 네 자신이었다. 네 자신의 우월감, 네 자신의 명예, 네 자신의 만족감이었다." 저승사자의 목소리가 엄숙해진다.
    정학사는 머리를 숙인다. 저승사자의 말이 맞다. 자신은 평생 자기 자신만 사랑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저승사자의 목소리가 조금 부드러워진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으면, 남은 시간이라도 다르게 살 수 있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다음 질문들을 통해 스스로 찾아야 한다." 저승사자가 명부책을 넘기며 말한다.
    정학사는 지금까지의 자신을 돌아본다. 아내가 외로워할 때 곁에 있어주지 못했고, 딸이 아버지의 사랑을 원할 때 관심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손자가 할아버지와 놀고 싶어할 때 시간을 내지 못했다.
    "나는... 나는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었구나." 정학사가 처음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
    이 순간 정학사의 마음에 작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교만과 자만심의 벽에 첫 번째 균열이 생긴 것이다.

    ※ 두 번째 질문: "무엇을 겸손히 배웠는가?"

    저승사자가 명부책을 넘기며 두 번째 질문을 던진다.
    "정학사, 두 번째 질문이다. 네가 평생 그토록 많은 책을 읽고 학문을 했다고 하니, 무엇을 겸손히 배웠는가?"
    정학사는 이번에야말로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생 학문에 매달려 살았으니 배운 것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야 당연히 사서삼경부터 시작해서 역사서, 문학서까지 수없이 많은 것들을 배웠지. 특히 성리학에서는 이 지역에서 나를 따라올 사람이 없다고 자부한다."
    "그런 것들을 물어보는 것이 아니다." 저승사자가 고개를 젓는다. "내가 묻는 것은 네가 '겸손히' 배운 것이다. 남에게서, 그리고 삶에서 겸손한 마음으로 무엇을 배웠느냐?"
    정학사는 잠시 당황한다. 겸손히 배운 것이라니... 자신은 항상 가르치는 입장이었지, 누군가에게서 배운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저승사자가 손을 들자 또 다른 환상이 펼쳐진다.
    마을의 한 농부가 정학사를 찾아온다. 가뭄으로 농사가 어려워 관청에 상소문을 써달라고 부탁하러 온 것이다.
    "선생님, 저희 같은 무식한 농부들은 글을 몰라서 답답합니다. 상소문 하나만 써주시면..."
    과거의 정학사가 코웃음을 친다. "너희 같은 무식한 것들이 무슨 상소문을 쓰겠다고? 그냥 하늘만 쳐다보며 비나 빌어라."
    "하지만 선생님, 관청에서는 글로 써야만 받아준다고 하는데..."
    "그런 일에 내가 왜 시간을 낭비해야 하느냐? 나는 더 중요한 학문 연구를 해야 한다."
    농부는 실망한 표정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며칠 후 그 농부가 다른 마을 선비의 도움을 받아 상소문을 썼고, 그 결과 관청에서 가뭄 대책을 마련해주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농부들이 이렇게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있었구나..." 현재의 정학사가 중얻거린다.
    다른 장면이 나타난다. 정학사의 제자 중 한 명이 스승에게 의문을 제기한다.
    "선생님, 이 구절이 좀 이상한 것 같은데요. 다른 해석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무슨 소리냐! 내가 해석한 것이 정답이다. 네가 감히 스승의 말에 의문을 품다니!"
    "하지만 이 부분을 보시면..."
    "그만!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라. 스승의 말을 의심하는 제자가 어디 있느냐?"
    제자는 더 이상 말하지 못하고 물러난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제자의 해석이 더 정확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나는 제자에게서도 배울 수 있었구나..." 정학사가 후회한다.
    또 다른 장면. 마을의 한 과부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글을 모르는 그녀지만 아이들에게 인간됨의 도리와 효도, 우애에 대해 진심어린 마음으로 이야기해준다.
    정학사가 우연히 그 모습을 보고는 비웃는다.
    "무식한 것이 무슨 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그 과부에게 배운 아이들은 모두 효심이 깊고 마음씨 착한 어른으로 자랐다. 반면 정학사에게 배운 제자들 중에는 학문은 뛰어나지만 교만하고 남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저승사자가 환상을 거둔다.
    "이제 보았느냐? 네 주변에는 배울 것이 너무나 많았다. 농부들의 간절함, 제자들의 새로운 시각, 과부의 진실된 마음... 하지만 네 교만함이 모든 배움의 기회를 막았다."
    정학사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는다. "나는... 나는 정말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구나."
    "배움이란 책에서만 얻는 것이 아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살다 보면 모든 사람, 모든 일에서 배울 것이 있다. 심지어 어린아이나 동물에게서도 말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배움이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마지막 질문의 답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승사자가 의미심장하게 말한다.
    정학사는 깊이 반성한다. 평생 자신이 스승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가장 무지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진정한 지혜는 겸손함에서 나온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 세 번째 질문: "남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저승사자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세 번째 질문을 한다.
    "정학사, 마지막 질문이다. 네가 평생 살면서 남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정학사는 잠시 생각한다. 남을 위해 한 일이라... 제자들을 가르친 것 정도?
    "제자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들이 학문을 익혀 출세할 수 있도록 도왔지요."
    "정말 그들을 위해서였느냐?" 저승사자의 눈빛이 날카로워진다. "아니면 네 자신의 명성을 위해서였느냐?"
    저승사자가 마지막 환상을 보여준다.
    정학사가 제자들을 가르치는 모습이 나타난다. 하지만 그는 제자들의 실력 향상보다는 자신이 얼마나 박식한지 뽐내는 데 더 관심이 있다.
    "이 정도 수준의 해석을 할 수 있는 선생은 나뿐이다. 너희들은 정말 운이 좋다."
    제자 중 한 명이 어려운 가정 사정으로 공부를 포기하려 한다고 상담을 요청한다.
    "선생님,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공부를 계속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그만둬라. 어차피 너 같은 실력으로는 과거 급제도 어렵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조금만 도와주시면..."
    "내가 왜 그런 일에 신경 써야 하느냐? 공부는 네 일이다."
    그 제자는 결국 공부를 포기하고 농사를 짓게 된다. 만약 정학사가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었다면 훌륭한 선비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다음 장면. 마을에 전염병이 돈다.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고 있지만 정학사는 자신만 안전하면 된다며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다.
    "여보, 마을 사람들이 많이 아픈데 선생님께서 나서서 도와주시면..." 아내가 제안한다.
    "내가 무슨 의원이냐? 책이나 읽고 있겠다."
    "하지만 선생님의 학식으로 관청에 건의문을 써서 의원을 더 보내달라고 요청하시거나..."
    "그런 번거로운 일은 하기 싫다. 각자 알아서 해야지."
    결국 마을의 다른 유지들이 나서서 관청에 호소했고, 그 덕분에 전염병을 막을 수 있었다.
    또 다른 장면에서는 정학사의 이웃집 할머니가 혼자 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겨울에 땔감이 떨어져 추위에 떨고 있지만, 정학사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
    "선생님, 옆집 할머니가 많이 춥다고 하시는데..." 하인이 말한다.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 각자 처지에 맞게 살면 되는 것이다."
    결국 그 할머니는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병을 앓게 된다.
    환상이 끝나자 정학사는 충격에 빠진다. 자신이 평생 남을 위해 한 일이 정말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나는... 나는 정말 이기적인 인간이었구나."
    "그렇다. 네가 가진 학문과 지식을 오직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만 사용했다. 남을 돕거나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데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지."
    정학사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그렇다면... 내 인생은 아무 의미가 없었단 말입니까?"
    "아직 늦지 않았다." 저승사자의 목소리가 따뜻해진다. "진정으로 뉘우치고 변화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말이다."
    "저는... 저는 정말로 변하고 싶습니다. 남은 시간이라도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싶습니다."
    저승사자는 정학사의 진심을 읽는다. 그의 마음에 진정한 변화가 일어났음을 느낀다.
    "좋다. 그럼 너에게 기회를 주겠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겸손하게 살아라. 그리고 네가 가진 모든 것을 남과 나누어라.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실천하며 살아라."
    정학사는 깊이 고개를 숙인다. "명심하겠습니다."

    ※ 삶의 의미를 깨달은 새로운 시작

    저승사자가 명부책을 덮으며 말한다.
    "정학사, 네가 진정으로 회개했음을 알겠다. 너에게 남은 시간을 되돌려주겠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게 살아야 한다."
    순간 정학사의 눈앞이 하얗게 변한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떠보니 자신의 서재에 앉아 있다. 마치 꿈이었던 것처럼. 하지만 가슴 속 깊이 새겨진 깨달음은 결코 꿈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게 진짜였구나..." 정학사가 중얼거리며 일어선다.
    그는 곧바로 아내를 찾아간다. 정부인은 부엌에서 혼자 저녁 준비를 하고 있다.
    "여보." 정학사가 부드럽게 부른다.
    "왜요? 뭔가 필요한 것이라도..." 정부인이 놀란 표정을 짓는다. 남편이 이렇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신을 부른 것은 처음이다.
    "미안합니다." 정학사가 깊이 고개를 숙인다. "그동안 당신을 너무 소홀히 했습니다. 당신의 생일도 챙기지 않고, 당신이 힘들 때도 곁에 있어주지 못했고..."
    정부인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갑자기 왜 이런 말씀을..."
    "앞으로는 달라지겠습니다. 진정으로 당신을 사랑하는 남편이 되겠습니다."
    그 다음 날부터 정학사의 삶이 완전히 바뀐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아내에게 인사를 하고, 하루 일정을 함께 의논한다.
    "오늘은 뭘 도와드릴까요?"
    "정말 괜찮아요? 공부하실 시간도 부족하실 텐데..."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정학사는 마을의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준다. 글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관청 서류를 써주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의원을 소개해주며, 가난한 집에는 쌀과 생필품을 보내준다.
    "정학사님이 갑자기 이렇게 변하시다니..." 마을 사람들이 놀라워한다.
    "사람은 언제든 변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진정으로 깨닫는 것이지요."
    제자들을 대하는 태도도 완전히 달라진다. 이제는 가르치는 것보다 함께 배운다는 자세로 임한다.
    "선생님, 이 부분이 이해가 안 됩니다."
    "나도 확실하지 않다. 함께 생각해보자. 네 의견은 어떠냐?"
    "정말요? 제 의견을 물어보시다니..."
    "스승과 제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모두 배우는 사람들이지."
    어느 날 딸 정숙이 손자를 데리고 찾아온다. 예전 같으면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을 정학사가 이번에는 먼저 일어나 맞는다.
    "우리 딸 왔구나! 민수야, 할아버지한테 와봐라!"
    "할아버지!" 민수가 기뻐하며 달려온다.
    "할아버지가 그동안 너무 바빠서 민수와 놀아주지 못했구나. 미안하다. 오늘은 하루 종일 함께 놀자."
    "정말요? 할아버지가 저랑 놀아주시는 거예요?"
    "물론이지. 할아버지한테는 민수가 가장 소중하단다."
    그날 정학사는 손자와 함께 연을 날리고, 숨바꼭질을 하며,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 손자의 웃음소리가 집 안을 가득 채운다.
    "아버지, 정말 많이 변하셨네요." 정숙이 감동받은 표정으로 말한다.
    "늦었지만 이제야 무엇이 진짜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몇 달 후, 마을에 큰 가뭄이 든다. 정학사는 앞장서서 관청에 상소문을 쓰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우물을 파는 일에 참여한다. 자신의 재산도 기꺼이 내놓는다.
    "정학사님,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함께 사는 이웃인데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1년이 지난 후, 정학사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그를 존경하고 사랑하게 되었고, 가족들과의 관계도 깊어졌다. 제자들도 그의 진정한 학문 자세에 감동받아 더욱 열심히 공부한다.
    어느 날 밤, 정학사는 마당에 앉아 별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저승사자님,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진짜 인생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람에 실려 오는 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잘하고 있다, 정학사. 이제 진짜 부자가 되었구나."
    정학사는 미소를 짓는다. 그는 이제 알고 있다. 진짜 부는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 남을 도우며 함께 행복해지는 것이라는 걸.
    죽음 앞에서 깨달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정학사. 그의 새로운 인생이 지금부터 시작되고 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저승사자와 정학사의 감동적인 이야기 어떠셨나요?
    이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정학사가 받은 세 가지 질문을 우리 자신에게도 던져보면 어떨까요? 과연 우리는 누구를 진정으로 사랑했을까요? 무엇을 겸손히 배웠을까요? 그리고 남을 위해 무엇을 했을까요?
    특히 시니어 세대 여러분들께서는 더욱 깊이 공감하셨을 것입니다.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며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정학사처럼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진정한 깨달음은 언제든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합니다.
    학문과 성공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사랑, 겸손한 마음, 그리고 이웃을 위하는 마음이 더욱 소중하다는 교훈을 기억해 주세요. 오늘부터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시면 어떨까요?
    오늘 이야기가 마음에 드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다음 주에는 '저승길에서 만난 스승'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저승으로 가던 한 사람이 길에서 만난 신비한 스승으로부터 받은 마지막 가르침이 어떻게 그의 운명을 바꾸었는지, 또 다른 감동적인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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