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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승사자의 실수로 살아난 사내, 염라대왕도 놀란 기적의 사흘” 『패관잡기』

    태그 (2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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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킹멘트 (200자)

    "죽었다 살아온 사람이 전하는 저승의 비밀! 조선시대 선비 김선달은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저승길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염라대왕 앞에서 밝혀진 충격적인 진실... 그는 잘못 잡혀온 사람이었습니다. 저승사자가 실수로 데려온 것이죠. 하지만 이미 삼일째, 그의 육신은 썩어가고 있었는데... 과연 김선달은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요? 죽음의 문턱에서 겪은 놀라운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시대 야담집에 전해지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입니다. 한양에 살던 선비 김선달이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고 저승으로 끌려갔으나, 그곳에서 자신이 잘못 잡혀온 사람임을 알게 됩니다. 염라대왕은 그를 돌려보내려 하지만, 이미 사흘이 지나 육신이 부패하기 시작했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저승사자들의 실수, 명부의 기록, 그리고 한 사람의 운명이 뒤바뀌는 순간을 담은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죽음 너머의 세계와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조선시대 전설을 만나보세요.

    ※ 갑작스러운 죽음

    조선 중기, 한양 남촌에 김선달이라는 선비가 살고 있었습니다. 나이 마흔이 되도록 과거에 급제하지 못했지만, 마음씨 곧고 효성이 지극한 사람으로 동네에서 존경받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비록 벼슬은 없었으나 서당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며 청빈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가을날 저녁이었습니다. 김선달은 평소와 다름없이 저녁 식사를 마치고 사랑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께 문안을 드리고, 아내와 자식들의 안부를 살핀 뒤, 촛불을 켜고 앉아 책장을 넘기던 평범한 하루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더니 숨쉬기가 힘들어졌습니다. 김선달은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끼며 비틀거렸습니다.
    "여보! 여보!"
    아내가 놀라 달려왔지만, 김선달은 이미 바닥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온 집안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의원을 급히 불렀지만, 의원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이 끊어진 뒤였습니다. 아무런 징조도 없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김선달은 그렇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팔십이 넘은 노모는 기절하고, 아내는 통곡하며 남편의 시신을 붙들었습니다. 어린 자식들은 무슨 일인지도 모른 채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정작 김선달 본인은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자신의 몸이 바닥에 누워있고, 가족들이 울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김선달은 어리둥절했습니다.
    "내가 왜 저기 누워있는가? 여보, 내가 여기 있소!"
    아무리 소리쳐도 아내는 듣지 못했습니다. 손을 뻗어 어루만지려 해도 손은 허공을 가를 뿐이었습니다. 그제야 김선달은 깨달았습니다.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지금 떠도는 것은 자신의 혼백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김선달은 망연자실했습니다. 늙으신 어머니는 어찌하며, 어린 자식들은 누가 키울 것이며, 아내는 홀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생각할수록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어디선가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더니, 검은 옷을 입은 두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하나는 키가 훤칠하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 사람이었고, 다른 하나는 키가 작고 얼굴이 검붉은 사람이었습니다. 둘 다 손에 쇠사슬을 들고 있었습니다.
    "김선달이냐?"
    백발의 사자가 차갑게 물었습니다. 김선달은 본능적으로 알아차렸습니다. 이들이 바로 사람들이 말하는 저승사자구나. 김선달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그, 그렇소만... 저에게 무슨 일이오?"
    "명부의 부름을 받았다. 우리를 따라오라."
    저승사자들은 더 이상의 설명 없이 김선달의 팔을 붙잡았습니다. 차디찬 쇠사슬이 손목에 채워졌습니다.

    ※ 저승길의 여정

    저승사자들에게 이끌려 김선달은 어둠 속을 걸어갔습니다. 주변은 온통 캄캄했고, 찬 기운이 뼛속까지 스며들었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 저 멀리 희미한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거대한 성문이 나타났습니다. 문 위에는 '명부대문'이라는 현판이 걸려있었습니다.
    성문을 지나자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수많은 혼령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저승사자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통곡하며 끌려가고, 어떤 이는 체념한 듯 고개를 떨구고 있었습니다. 김선달은 이 광경을 보며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자신도 저들처럼 심판을 받게 되는 것일까.
    "앞으로 나아가라."
    저승사자의 명령에 따라 김선달은 큰 전각으로 들어갔습니다. 전각 안은 웅장하고 엄숙했습니다. 높은 단 위에는 위엄 있는 모습의 염라대왕이 앉아 있었고, 그 주변으로 판관들과 기록을 담당하는 사자들이 도열해 있었습니다. 염라대왕 앞에는 거대한 책이 펼쳐져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인간 세상의 모든 일을 기록한 명부라는 것을 김선달은 직감했습니다.
    김선달은 떨리는 다리를 이끌고 염라대왕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염라대왕은 위엄 있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네가 김선달이냐?"
    "그, 그렇습니다."
    "생년월일과 고향을 대라."
    김선달은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생년월일과 한양 남촌에 살았다는 것을 아뢰었습니다. 염라대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옆의 판관에게 명부를 확인하라 명했습니다. 판관이 두꺼운 명부를 펼쳐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판관의 얼굴에 당혹스러운 표정이 스쳤습니다.
    "대왕님, 이상한 일입니다."
    판관이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명부에 기록된 김선달은 경상도 안동 사람으로 나이 마흔둘입니다. 그런데 이자는 한양 사람이고 나이가 마흔이라 하니, 기록과 맞지 않습니다."
    염라대왕의 눈썹이 꿈틀거렸습니다. 전각 안이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김선달도 무슨 일인가 싶어 귀를 기울였습니다. 염라대왕은 다시 한 번 명부를 자세히 살펴보라 명했습니다. 판관들이 모여 명부를 뒤적이고, 김선달의 생년월일과 이름을 대조했습니다. 한참을 확인한 끝에 판관이 다시 보고했습니다.
    "대왕님, 명부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이 사람의 수명은 아직 십 년이나 남아있습니다. 오늘 데려올 김선달은 안동에 사는 김선달이 맞습니다. 이 사람은 동명이인으로, 잘못 잡혀온 것이 분명합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전각 안이 일순 정적에 휩싸였습니다. 김선달은 귀를 의심했습니다. 자신이 잘못 잡혀왔다니, 그럼 자신은 아직 죽을 목숨이 아니었단 말인가. 희망이 피어올랐습니다. 살 수 있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 김선달의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 염라대왕 앞에서

    염라대왕의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명부의 기록이 틀릴 리 없는데, 저승사자가 사람을 잘못 데려온 것입니다. 이는 명부 역사상 매우 드문 중대한 실수였습니다. 염라대왕은 낮고 위엄 있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어찌된 일이냐? 누가 이자를 데려왔는가?"
    김선달을 데려온 백발의 저승사자와 검붉은 얼굴의 저승사자가 황급히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었습니다. 백발 사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대왕님. 저희가 인간 세상에서 김선달을 찾을 때, 한양에 먼저 들렀습니다. 명부에는 한양 남촌의 김선달이 아니라 안동의 김선달을 데려오라 적혀있었는데, 저희가 급하게 움직이다 보니 이름만 보고 잘못 판단했습니다."
    검붉은 얼굴의 사자도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습니다.
    "만 번 죽어 마땅합니다. 명부의 기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성급하게 혼을 데려온 것은 저희의 큰 잘못입니다."
    염라대왕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아무리 저승이라 해도 실수는 있을 수 있는 법이지만, 사람의 생사가 걸린 문제에서 이런 실수가 일어났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었습니다. 염라대왕은 김선달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김선달, 그대가 억울하게 이곳에 끌려온 것은 사실이다. 명부의 기록에 따르면 그대는 아직 십 년의 수명이 더 남아있다. 그러니 마땅히 그대를 인간 세상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김선달은 그 말을 듣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살 수 있다니, 다시 어머니를 뵐 수 있고, 아내와 자식들을 볼 수 있다니! 김선달은 감격하여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대왕님의 은혜, 천 번 만 번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염라대왕의 표정은 여전히 무겁였습니다. 염라대왕은 다시 판관을 불러 물었습니다.
    "이자가 이곳에 온 지 얼마나 되었느냐?"
    판관이 장부를 확인하며 대답했습니다.
    "사흘째입니다, 대왕님."
    "사흘이라..."
    염라대왕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습니다. 김선달은 무슨 문제가 있는지 궁금했지만 감히 물을 수 없었습니다. 염라대왕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김선달에게 말했습니다.
    "김선달, 그대를 돌려보내고 싶으나 문제가 하나 있다. 그대가 이곳에 온 지 벌써 사흘이 지났다. 사람의 혼이 육신을 떠난 지 사흘이 지나면, 육신은 썩기 시작한다. 그대의 몸은 지금쯤 이미 부패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썩은 몸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
    김선달은 마치 머리를 둔기로 얻어맞은 것 같았습니다. 희망이 산산조각 났습니다. 살아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자신의 몸은 쓸 수 없게 되었다니. 김선달은 절망하며 울먹였습니다.
    "그럼 저는 어찌해야 합니까? 이것이 제 잘못도 아닌데, 저승사자의 실수로 이렇게 된 것인데, 저는 그저 억울하게 죽어야만 합니까?"
    김선달의 호소에 전각 안의 사자들도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 저승사자의 착오

    염라대왕도 난처한 표정이었습니다. 명부의 규칙은 엄격했습니다. 정해진 수명이 다하지 않은 사람을 억울하게 잡아올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이미 육신이 썩기 시작했다면 그 몸으로 돌려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염라대왕은 한참을 고심하다가 옆의 판관들과 의논하기 시작했습니다. 판관들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서로 속삭이며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이전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까?" "없었습니다. 저승사자가 사람을 잘못 데려온 적은 있었지만, 사흘이나 지나서 발견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럼 어찌해야 합니까? 이 사람을 그냥 여기 두어야 합니까?" 판관들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김선달은 불안한 마음으로 그들의 대화를 기다렸습니다. 손에서는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가슴은 두근거렸습니다. 제발 살 수 있는 방법이 있기를, 제발 가족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한참 후, 염라대왕이 입을 열었습니다. "김선달, 그대의 원래 육신으로는 돌아갈 수 없으니,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다. 마침 오늘 인간 세상에서 목숨을 잃은 자들 중에, 육신은 성한데 혼이 이미 이곳에 도착한 자가 있다. 그자의 수명이 다하여 마땅히 저승에 머물러야 하는 자이니, 그대가 그 육신을 빌려 쓰는 것이 어떻겠느냐?" 김선달은 어리둥절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몸을 빌려 쓴다니, 그것이 가능한 일입니까?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가 있습니까?
    김선달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그것이 가능한 일입니까? 그리고 그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제가 그 사람의 몸으로 살아간다면, 저는 그 사람이 되는 것입니까, 아니면 여전히 김선달로 남는 것입니까?" 염라대왕이 대답했습니다. "그대의 혼은 그대의 것이니, 그대는 여전히 김선달이다. 다만 육신만 다른 사람의 것을 빌려 쓰는 것이다. 그대의 기억도, 성격도, 모든 것이 그대로 남을 것이다. 다만 외모만 달라질 뿐이다." 염라대왕이 판관에게 명하여 장부를 확인하게 했습니다. 판관이 장부를 뒤적이더니 보고했습니다. "대왕님, 오늘 새벽에 송파나루에서 익사한 자가 있습니다. 나이는 스물여덟으로, 한양 근처 마을에서 장사를 하던 김득수라는 자입니다. 술에 취해 나루터에서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육신은 건강하고 상처도 별로 없으나, 명부의 기록상 수명이 다하여 돌아갈 수 없는 자입니다."
    김선달은 복잡한 심경이었습니다. 자신보다 열두 살이나 어린 청년의 몸으로 돌아간다니, 그것도 낯선 사람의 육신으로 살아가야 한다니. 외모가 완전히 달라진다면 가족들이 자신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것이 아니면 영원히 가족들을 볼 수 없습니다. 늙으신 어머니, 사랑하는 아내, 어린 자식들을 생각하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김선달은 결심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 방법을 따르겠습니다. 비록 낯선 몸이지만, 제가 살아서 가족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염라대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저승사자들에게 명령했습니다. "김선달의 혼을 김득수의 육신에 넣어 인간 세상으로 돌려보내라. 그리고 앞으로 이런 실수가 다시는 없도록 명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더욱 철저히 하라."
    저승사자들이 일제히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염라대왕은 다시 김선달을 보며 말했습니다. "김선달, 그대에게 억울한 일을 겪게 한 것은 명부의 잘못이다. 비록 다른 육신이지만, 그대의 남은 십 년 수명은 온전히 보장하겠다.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거든 선행을 쌓고 착하게 살아라. 그리고 이 일은 함부로 남에게 떠들지 말라. 명부의 비밀을 함부로 누설하면 다시 이곳으로 불러들일 것이다. 가까운 가족에게만 조심스럽게 알리고, 다른 이들에게는 비밀로 하라." 김선달은 깊이 절하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대왕님의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반드시 선하게 살며 남은 삶을 의미있게 보내겠습니다." 그의 가슴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기쁨과, 낯선 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불안이 뒤섞여 복잡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가족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저승사자들이 김선달을 이끌고 전각을 나섰습니다. 이번에는 쇠사슬이 아니라 부드럽게 팔을 잡고 안내했습니다.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우리의 실수로 그대가 고생했소. 이제 그대를 김득수의 육신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겠소. 육신에 혼이 들어가는 순간, 그대는 다시 살아날 것이오. 처음에는 낯설겠지만, 곧 익숙해질 것이오." 김선달은 고개를 끄덕이며 저승사자를 따라갔습니다. 다시 한 번 명부의 거대한 성문을 지나고, 어둠 속 길을 걸었습니다. 이번에는 마음이 조금 가벼웠습니다. 올 때는 죽음의 공포와 절망뿐이었지만, 이제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비록 다른 몸이지만,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 돌아갈 수 없는 몸

    저승사자들과 함께 다시 어둠 속을 걸었습니다. 이번에는 올 때와는 다른 길이었습니다. 점점 밝은 빛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인간 세상의 경계에 도착했습니다. 저 멀리 송파나루가 보였습니다. 해가 중천에 떠 있었고, 나루터에는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나루터 한쪽에는 멍석으로 덮인 시신이 하나 놓여있었습니다. 주변에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 안타까워하며 수군거리고 있었습니다. "불쌍한 사람이야. 술을 과하게 마시더니 결국 이 지경이 되었구먼." "가족들은 알고 있을까?" "아직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았어. 혼자 사는 사람인가 보지." 사람들의 대화가 들려왔습니다.
    "저것이 김득수의 육신이오. 새벽에 물에서 건져냈다고 하오. 아직 시신을 거두러 온 가족이 없어 저렇게 놓여있소." 저승사자가 설명했습니다. 김선달은 멍석 아래 있을 낯선 육신을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그 사람도 나름의 삶이 있었을 텐데, 이렇게 허무하게 생을 마감했구나. 그리고 이제 자신이 그 사람의 몸으로 살아가게 되다니. 김선달은 복잡한 심경으로 멍석을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주저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저승사자가 말했습니다. "이제 그대의 혼을 저 육신 안으로 보내겠소. 혼이 육신에 완전히 자리 잡으면 숨이 돌아오고 눈을 뜨게 될 것이오. 주변 사람들은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났다고 놀랄 것이니, 그대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그곳을 떠나시오. 그리고 명심하시오, 이 일을 함부로 떠벌리지 마시오."
    김선달이 대답하려는 순간, 저승사자가 그의 등을 가볍게 밀었습니다. 순간 김선달의 혼은 빛처럼 날아가 멍석 아래 시신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캄캄한 어둠이 엄습했다가, 갑자기 온몸에 감각이 되살아났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피부에 닿는 것이 느껴지고, 귀로는 주변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폐에 공기가 들어오면서 가슴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쿵쾅, 쿵쾅. 생명의 리듬이었습니다. 손가락이 움직였고, 발가락이 움직였습니다. 온 몸의 감각이 하나하나 되살아났습니다. 김선달은 살아있음을 느꼈습니다.
    김선달은 눈을 떴습니다. 멍석 사이로 햇빛이 새어 들어왔습니다. 너무 밝아서 눈이 부셨습니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습니다. 멍석이 흘러내렸습니다. 순간, 주변이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저, 저 사람이 살아났다!" "세상에, 죽었던 사람이 일어나다니!" "귀신이다! 귀신이 나타났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습니다. 어떤 이는 도망가고, 어떤 이는 땅바닥에 엎드려 절을 했습니다.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어떤 노인은 두 손을 모아 기도했습니다. 김선달은 당황했지만 저승사자의 말을 기억하고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는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겼습니다. 몸이 낯설었습니다. 자신의 원래 몸보다 젊고 힘이 넘쳤지만, 움직임 하나하나가 어색했습니다. 다리의 길이도 다르고, 팔의 무게도 달랐습니다.
    김선달은 나루터를 벗어나 한양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걸으면서 자신의 새 몸을 확인했습니다. 손을 보니 자신이 알던 손이 아니었습니다. 더 크고, 더 거칠었습니다. 장사를 하던 사람의 손이었습니다. 물웅덩이에 비친 얼굴을 보니 전혀 모르는 청년의 얼굴이었습니다. 각진 턱, 큰 눈, 두꺼운 눈썹. 자신이 알던 얼굴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이 얼굴로 집에 돌아가면 가족들이 알아볼까? 어머니는, 아내는 이 낯선 얼굴을 보고 아들이라고, 남편이라고 믿어줄까? 하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김선달은 결심을 굳히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한참을 걸어 마침내 자신의 집 앞에 도착했습니다. 대문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니, 집안은 여전히 상가의 분위기였습니다. 하얀 상복을 입은 가족들이 보였습니다. 김선달의 시신은 아직 염습도 하지 못한 채 사랑방에 모셔져 있었습니다. 곡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친척들의 울음소리였습니다. 김선달의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자신 때문에 가족들이 저렇게 슬퍼하고 있다니. 하루빨리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려야 했습니다. 김선달은 용기를 내어 대문을 두드렸습니다. 똑똑똑. "누, 누구시오?" 하인이 문을 열며 물었습니다. 낯선 청년을 보고 경계하는 눈빛이었습니다. "저는... 저는 김선달 나리를 찾아왔습니다. 급히 전할 말씀이 있어서요." 하인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상가에 온 조문객인가 싶어 안으로 안내했습니다.
    김선달은 떨리는 마음으로 사랑방으로 향했습니다. 마당을 지나고, 복도를 지나, 익숙한 길이었지만 이 낯선 몸으로 걷자니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방문을 열자, 자신의 시신이 하얗게 수의를 입고 누워있었습니다. 얼굴은 이미 변색되기 시작했습니다. 사흘이 지난 시신이었습니다. 옆에는 아내가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앉아있었습니다. 눈은 퉁퉁 붓고, 목소리는 쉬어있었습니다. 노모는 방 한쪽에서 기절했다 깨어났다를 반복하고 있었고, 자식들은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울고 있었습니다. 이 광경을 보니 김선달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자신이 저들에게 얼마나 큰 슬픔을 안겼는지 실감했습니다.

    ※ 기적의 환생

    김선달은 아내를 보는 순간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참았습니다. 지금 이 낯선 얼굴로 감정을 드러내면 이상하게 보일 것이었습니다. 아내가 고개를 들어 그를 보며 물었습니다. "누구시기에 상가에 들어오셨습니까?" 목소리는 여전히 슬픔에 젖어있었습니다. 김선달은 침착하게 말했습니다. "부인, 제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저는 김득수라는 사람입니다만, 사실 제 안에는 김선달 나리의 혼이 들어있습니다." 아내의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주변에 있던 가족들도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습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상가에 와서 이상한 소리를 하시면 곤란합니다." 아내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김선달은 이어서 말했습니다. "제가 미친 사람처럼 들릴 것을 압니다. 하지만 들어주십시오. 김선달 나리는 억울하게 저승사자에게 잡혀갔습니다. 저승에서 잘못을 깨달은 염라대왕이 그를 돌려보내려 했으나, 이미 육신이 썩기 시작해 제 몸을 빌려주었습니다. 저는 지금 김득수의 몸을 하고 있지만, 혼은 틀림없이 김선달입니다." 아내는 황당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시는군요. 슬픔에 빠진 우리를 놀리려 오셨습니까? 당장 나가주십시오!" 아내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친척 중 한 사람이 김선달에게 다가와 밀쳤습니다. "어서 나가시오! 상가에서 무슨 헛소리요!"
    김선달은 급히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증명하겠습니다. 당신, 우리가 혼인하던 날 밤 당신이 제게 했던 말을 기억하십니까? 당신은 촛불을 보며 '저 불빛처럼 우리도 서로를 밝혀주는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당신과 저뿐입니다." 아내의 얼굴이 창백해졌습니다. 그 말은 정말로 아무에게도 한 적 없는, 오직 부부 사이에만 있었던 비밀이었습니다. 어떻게 이 낯선 사람이 그 말을 알고 있단 말입니까? 아내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김선달은 계속 말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첫째 아이를 낳던 날, 너무 아파서 '이러다 죽는 건 아닐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제가 당신의 손을 잡고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오. 우리는 함께 늙어갈 것이오'라고 말했던 것 기억하십니까?"
    아내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것도 아무에게도 말한 적 없는 비밀이었습니다. 김선달은 노모를 보며 말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어머니께서는 제가 어렸을 적 뒤뜰의 감나무에 올라갔다가 떨어져 왼쪽 팔에 상처를 입은 것을 기억하십니까? 그 흉터는 지금도 제 원래 몸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제가 열 살 때 제게 비단 주머니 하나를 주셨습니다. 그 안에는 어머니의 머리카락이 들어있었고, 어머니는 '이것을 평생 간직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주머니는 지금도 제 방 책상 서랍 맨 아래에 있습니다." 노모가 떨리는 손으로 시신의 팔을 확인했습니다. 과연 왼쪽 팔에는 오래된 상처 자국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인을 시켜 책상 서랍을 확인하게 하니, 정말로 비단 주머니가 나왔습니다. 노모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정말... 정말 네가 우리 아들이냐?" 노모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김선달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어머니, 저입니다. 비록 이 몸은 낯설지만, 제 마음은 여전히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김선달은 계속해서 집안의 비밀들을 하나하나 이야기했습니다. 장롱 뒤에 숨겨둔 돈, 마당 한쪽에 묻어둔 은그릇, 아내와만 공유했던 추억들, 자식들에게만 했던 이야기들. 그가 말하는 것들은 정말로 김선달만이 알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가족들은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었지만, 하나하나 확인할수록 놀라움이 커져갔습니다. 이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김선달뿐이었습니다.
    아내는 마침내 그를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당신... 정말 당신이군요. 돌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꿈만 같습니다." 노모도 그에게 다가와 손을 잡았습니다. "내 아들... 정말 내 아들이구나. 부처님께서 기적을 베푸셨구나." 자식들도 모두 그를 껴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버지! 정말 아버지세요?" 아이들은 낯선 얼굴이지만, 아버지의 목소리와 말투에서 아버지를 느꼈습니다. 기적이었습니다. 죽었던 사람이 다른 몸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집안은 슬픔에서 기쁨으로 순식간에 바뀌었습니다. 곡소리는 멈추고,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가족들은 서로를 껴안고 기뻐했습니다.
    김선달은 가족들을 안으며 말했습니다. "염라대왕께서는 이 일을 함부로 떠벌리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제가 죽고 먼 친척인 김득수가 우리 집안일을 돕기 위해 왔다고만 하십시오. 저는 이제 이 몸으로 여러분과 함께 살겠습니다. 비록 얼굴은 다르지만, 제 마음은 변함없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당신과 함께 늙어가고, 아이들을 키우겠습니다." 가족들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알겠습니다. 우리만 알고 있겠습니다." 그 후 김선달의 원래 육신은 조용히 장례를 치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김선달이 죽고 그의 먼 친척인 젊은이가 와서 가족을 돌본다고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지내던 이들은 이상한 점을 눈치챘습니다. 그 젊은이는 김선달이 알던 모든 것을 알고, 김선달처럼 행동했습니다. 서당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식도, 글씨를 쓰는 버릇도, 말투도 묘하게 김선달과 닮아있었습니다. "이상한 일이야. 저 젊은이가 김선달과 너무 닮았어." "혹시 환생한 것은 아닐까?" 사람들은 수근거렸지만, 확실한 것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김선달은 조심스럽게 살았습니다. 낮에는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저녁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젊은 몸이 되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마흔의 선비였습니다. 때로는 거울을 보며 낯선 얼굴에 놀라기도 했지만, 점차 익숙해져 갔습니다.
    이렇게 김선달은 김득수의 몸으로 나머지 십 년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염라대왕의 경고를 잊지 않고 함부로 이 일을 떠벌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가까운 이들에게만 조심스럽게 진실을 전했고, 그 이야기는 야담으로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김선달은 저승을 다녀온 후 더욱 선하게 살았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도왔고, 제자들을 정성껏 가르쳤으며, 가족을 더욱 소중히 여겼습니다. 십 년 후, 명부에 기록된 대로 김선달은 평화롭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번에는 억울함도, 미련도 없었습니다. 그는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편안히 눈을 감았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죽음의 문턱을 넘어 다시 돌아온 사람의 이야기, 저승사자의 실수로 벌어진 기이한 환생의 기록.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요? 그리고 우리가 살아있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말입니다. 김선달은 죽음을 경험한 후 삶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남은 시간을 더욱 의미있게 보냈습니다. 가족과의 시간, 제자들과의 시간, 모든 순간이 그에게는 선물이었습니다.
    저승과 이승의 경계에서 일어난 이 기이한 이야기는 조선시대 야담집에 실제로 기록되어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여러분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말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세요. 구독과 좋아요는 더 좋은 조선시대 이야기를 전하는 큰 힘이 됩니다. 다음 이야기에서 또 만나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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