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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붉은 저승사자'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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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립션
조선 영조 시대, 한양과 지방을 오가며 흉흉한 소문을 몰고 다녔던 '붉은 저승사자'의 실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평소와 달리 붉은 옷을 입고 나타나 죽음을 예고했다는 이 존재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실록과 야담집에 기록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당시 조선 사람들의 공포와 죽음에 대한 인식,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충격적인 진실을 파헤칩니다. 밤이 깊어갈수록 더욱 생생하게 들려오는, 300년 전 조선의 공포를 느껴보세요.
후킹멘트
"오늘 밤, 당신의 방문 앞에 붉은 옷을 입은 저승사자가 나타난다면... 그것은 당신의 수명이 다했다는 의미입니다." 조선 영조 시대, 이 한 마디가 한양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겨우 한 달 만에 아홉 명의 사람들이 붉은 저승사자를 목격한 후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심지어 임금의 친위대도 이 존재를 잡지 못했죠. 과연 이 붉은 저승사자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역사 속에 묻혀버린 충격적인 실화, 지금부터 들려드립니다. 단, 이 이야기를 듣는 동안 문 앞을 절대 확인하지 마세요.
※ 첫 번째 희생자와 붉은 저승사자의 등장
영조 38년 깊은 겨울, 한양 도성의 밤은 유독 춥고 어두웠습니다. 북촌의 한 양반집, 내명부 정부인 송씨는 늦은 밤까지 등불 아래서 바느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불어온 한파에 대비해 가족들의 솜옷을 준비하느라 며칠째 늦게까지 일하는 중이었지요.
"아이고, 이 추위는 언제 그치려나... 손이 얼어 바늘질도 제대로 되질 않네."
송씨는 차가운 손을 호호 불며 방 안을 둘러보았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모셔온 남편이 요즘 들어 자주 아팠기에 더욱 걱정이 컸습니다. 그때, 마당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누구신지요? 이 밤중에..."
송씨가 문 쪽을 바라보았을 때, 갑자기 방문 틈으로 붉은 빛이 새어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횃불이려니 했지만, 그 빛은 너무나 선명한 붉은색이었고 마치 피처럼 진한 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대감님? 일찍 돌아오셨나요?"
송씨는 조심스레 방문을 열었습니다. 그 순간, 그녀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습니다. 방문 앞에는 키 큰 사내가 서 있었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붉은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그의 얼굴이었습니다. 얼굴은 마치 해골처럼 뼈만 남아 있었고, 눈구멍에서는 붉은 불빛이 새어 나왔습니다.
"송씨, 네 남편을 데리러 왔다."
저승사자의 목소리는 겨울바람처럼 차갑게 울려 퍼졌습니다. 송씨는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쳤습니다.
"안... 안 돼요! 저희 남편은 아직 수명이 많이 남았어요!"
저승사자는 고개를 천천히 저었습니다.
"인간의 수명은 하늘이 정하는 것. 네 남편의 수명은 오늘 밤까지다."
송씨는 혼비백산하여 방 안으로 뛰어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그녀의 손은 떨리고 있었고, 숨은 가빠졌습니다.
"여보! 여보, 일어나세요! 저승사자가... 저승사자가 오셨어요!"
남편 이대감을 흔들어 깨웠지만, 그는 이미 식은땀을 흘리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습니다.
"여... 여보... 가슴이 너무 아프오..."
송씨는 눈물을 흘리며 남편을 부둥켜안았습니다. 그때 방문 밖에서 다시 저승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도망칠 수 없다. 이 붉은 저승사자가 찾아오면, 죽음은 피할 수 없는 법."
송씨는 공포에 질려 방 안을 둘러보았습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달빛 아래, 방 안에는 이미 붉은 안개가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막무가내로 울부짖었습니다.
"살려주세요! 제발! 우리 남편을 살려주세요!"
하지만 이대감의 숨소리는 점점 약해졌고, 마침내 그는 아내의 품에서 그대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송씨의 비통한 울음소리가 겨울 밤하늘에 흩어졌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이대감의 갑작스러운 죽음 소식이 한양 전체에 퍼졌습니다. 송씨의 말에 따르면, 붉은 옷을 입은 저승사자가 나타나 남편의 죽음을 예고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충격과 슬픔으로 인한 망상이라고 여겨졌지만, 검시를 맡은 의원이 이대감의 얼굴에서 발견한 것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이상합니다. 얼굴에 붉은 반점이 있고, 입 주변이 검게 변해 있습니다. 이것은... 보통의 병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소문은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붉은 저승사자가 나타나면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한양 사람들 사이에서 공포를 일으켰습니다. 특히 북촌의 양반들 사이에서는 밤마다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즉시 관가에 신고하라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이대감의 장례식이 끝나고 삼일이 지난 밤, 북촌의 또 다른 양반집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번에도 붉은 저승사자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퍼졌고, 또 한 명의 양반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 한양의 공포와 확산되는 죽음의 소문
이대감의 죽음 이후 불과 보름 만에, 한양에서는 네 명의 양반이 추가로 붉은 저승사자를 목격한 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습니다. 모두가 북촌의 양반들이었고, 모두 비슷한 증상—갑작스러운 가슴 통증과 얼굴의 붉은 반점—을 보였습니다. 한양 도성은 공포에 휩싸였고, 특히 밤이 되면 사람들은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밖에 나가기를 두려워했습니다.
"붉은 저승사자가 오늘 밤엔 누구를 데려갈지..."
"모두 북촌의 양반들뿐이라니, 이것은 분명 흉적(凶賊)들의 소행일 것이다."
"아니야, 이것은 천벌이다. 양반들이 저지른 악행에 대한 하늘의 벌이지."
이런 소문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영조 임금은 크게 놀라 대신들을 소집했습니다.
"과인의 백성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하니, 이 무슨 변괴인가! 당장 포도청으로 하여금 이 붉은 저승사자의 실체를 밝히도록 하라!"
임금의 명령에 따라 포도청에서는 야간 순찰을 강화했지만, 붉은 저승사자의 모습은 쉬이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순찰이 강화된 이후에도 의문의 죽음은 계속되었고, 이제는 포도청의 순찰마저 붉은 저승사자를 두려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한양 남산 근처의 작은 사당에서 기도를 올리던 무녀 금월이 소스라치게 놀라 뛰쳐나왔습니다.
"저승사자... 붉은 저승사자가 나타났어요! 사당 안에..."
금월의 비명에 주변 순찰 중이던 포도청 군사들이 달려왔지만, 사당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만 제단 위에 붉은 천 조각이 한 장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이름 세 개가 쓰여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그 이름들은 모두 이전에 죽은 양반들의 이름이었습니다.
"이것은... 다음 희생자의 명단인가?"
포도청 군사들은 즉시 상관에게 보고했고, 이 소식은 다음 날 아침 임금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영조는 크게 노하여 이 사건을 직접 도승지 이상현에게 맡겼습니다.
"이 붉은 저승사자의 정체가 무엇이든, 반드시 찾아내어 조정의 권위와 백성들의 안녕을 지키도록 하라!"
도승지 이상현은 임금의 명을 받들어 즉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는 먼저 희생자들 사이의 연관성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북촌의 양반, 그중에서도 특히 정치적으로 한 당파에 속해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미신이나 귀신 이야기가 아니라, 정치적 암살일 가능성이 높다."
이상현은 비밀리에 자신의 측근만을 모아 수사팀을 구성했습니다. 그는 무녀 금월이 발견한 붉은 천 조각에 적힌 다음 희생자들의 이름을 확인하고,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붉은 천에 적힌 첫 번째 이름의 주인은 그날 밤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어찌된 일인가! 우리가 집 주변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는데!"
이상현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가 직접 검시를 요청한 결과, 이번 희생자의 몸에서는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입 안과 혀가 검게 변해 있습니다. 그리고 방 안에서는 이상한 향냄새가 납니다."
이상현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주변을 살폈습니다. 그때, 문 밖에서 시종이 급하게 달려왔습니다.
"대감! 큰일 났습니다! 무녀 금월이 실종되었습니다!"
이상현의 눈이 커졌습니다. 무녀 금월의 실종은 이 사건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 직감했습니다. 그녀는 붉은 저승사자를 직접 목격한 사람이었고, 이제 그녀마저 사라졌습니다.
"즉시 금월을 찾아라! 그리고 붉은 천에 적힌 다음 이름의 집을 더욱 철저히 지키도록!"
이상현은 밤이 깊어감에 따라 더욱 긴장했습니다. 그는 붉은 천에 적힌 두 번째 이름의 주인, 예조판서 김홍석의 집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김홍석은 이미 공포에 질려 있었고, 방 안에서 홀로 떨고 있었습니다.
"도승지 대감, 저는 오늘 밤 죽게 될 것입니까?"
이상현은 그를 안심시키려 했으나, 김홍석의 눈빛에는 이미 체념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걱정 마시오. 내가 직접 이 방을 지킬 것이니..."
그때, 갑자기 방 안의 촛불이 모두 꺼졌고, 창문 너머로 붉은 빛이 새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현과 김홍석 모두 숨을 죽였습니다. 붉은 저승사자가... 다시 나타난 것입니다.
※ 도승지 이상현의 의문과 조사
방 안에 붉은 빛이 스며들자 이상현은 재빨리 허리춤의 검을 빼들었습니다. 그는 방문 쪽을 향해 경계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누구든 나타나보시오! 도승지 이상현이 여기 있소!"
김홍석은 공포에 질려 벽 쪽으로 몸을 움츠렸습니다. 방문 밖에서 천천히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 붉은 빛은 점점 강해졌습니다. 그때, 이상현은 놀라운 결단을 내렸습니다. 그는 갑자기 문을 박차고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이번엔 도망치지 못할 것이다!"
밖에 나온 이상현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붉은 옷을 입은 키 큰 형체였습니다. 그러나 이상현이 달려들자, 형체는 놀라운 속도로 담을 넘어 사라졌습니다. 이상현은 뒤쫓아 담을 넘었지만, 어둠 속에서 붉은 형체의 흔적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사람이다... 분명 사람이야."
이상현은 땅에 떨어진 작은 천 조각을 발견했습니다. 붉은 천 조각이었고, 그 위에는 이상한 분말이 묻어 있었습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챙겨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판서님, 괜찮으십니까?"
김홍석은 여전히 공포에 질려 있었지만, 적어도 목숨은 붙어 있었습니다. 붉은 저승사자가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도망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이... 이상현 대감... 저는 살았습니까?"
"네, 저승사자는 도망쳤습니다. 오늘 밤은 안전할 겁니다."
이상현은 발견한 붉은 천 조각을 조심스럽게 살폈습니다. 그것은 비단으로 만든 고급 천이었고, 그 위에 묻은 분말은 붉은색을 띠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 분말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다음 날 아침 일찍 의원 허준영을 찾아갔습니다.
"이 분말이 무엇인지 알아내 주시오. 그리고 아무에게도 이 일을 발설해선 안 됩니다."
허준영은 분말을 조심스럽게 살핀 후, 물에 녹여 향을 맡아보았습니다.
"이것은... 매우 독특한 물질입니다. 중원에서 들어온 독초 가루 같은데, 피부에 닿으면 붉은 반점이 생기고, 흡입하면 가슴 통증을 일으킵니다. 시간이 지나면... 죽음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상현은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조사한 희생자들은 모두 비슷한 증상을 보였습니다. 가슴 통증, 붉은 반점, 그리고 입 주변이 검게 변하는 현상...
"그렇다면 이 붉은 저승사자는 사람들을 독살하고 있다는 말입니까?"
허준영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분명합니다. 이 독은 매우 희귀한 것으로, 극소수의 사람만이 다룰 줄 압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독입니다."
이상현은 즉시 희생자들의 연관성을 다시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희생자들의 가족을 비밀리에 만나 질문을 던졌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모든 희생자들은 5년 전 영의정 박태수의 탄핵에 참여했던 인물들이었습니다.
"영의정 박태수... 그는 탄핵 후 귀양을 갔다가 작년에 세상을 떠났다고 들었는데..."
이상현은 박태수의 가족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그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고, 그 아들은 부친의 탄핵 후 관직에서 쫓겨나 사라졌다는 기록이 있었습니다. 이상현은 직감적으로 이 아들이 붉은 저승사자와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박태수의 아들, 박진우... 그를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박진우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이상현은 한양 전체를 뒤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남산 근처에서 실종된 무녀 금월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산속의 작은 암자, 그곳에서 금월의 붉은 치마 조각이 발견되었습니다.
"여기 있었던 것 같군요. 하지만 지금은 사라졌습니다."
이상현은 암자 주변을 샅샅이 조사했고, 그곳에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습니다. 암자 뒤편 바위 틈에 숨겨진 작은 상자, 그 안에는 붉은 비단 조각들과 함께 다음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힌 명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자 밑바닥에는 작은 그림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것은... 박태수의 초상화?"
그림 뒷면에는 작은 글씨로 메시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붉은 저승사자가 되어 돌아왔노라. 나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으리."
이상현의 눈이 커졌습니다. 그의 예상대로 박진우가 붉은 저승사자였습니다. 그는 즉시 다음 희생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명단에 적힌 다음 희생자는 예전 박태수를 탄핵하는 데 앞장섰던 홍문관 대제학 윤명호였습니다.
※ 저승사자를 보고 살아남은 유일한 증인
이상현은 윤명호의 집으로 급히 말을 몰았습니다. 그가 도착했을 때, 해는 이미 서산에 걸려 있었고 곧 어둠이 내릴 참이었습니다.
"윤 대제학, 오늘 밤 당신의 목숨이 위험합니다. 붉은 저승사자가 당신을 노리고 있소."
윤명호는 이상현의 말에 크게 놀랐지만, 태연한 척 대답했습니다.
"허튼소리. 저승사자라니, 그런 미신을 어찌 믿습니까?"
이상현은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했습니다.
"이것은 미신이 아닙니다. 붉은 저승사자는 박태수의 아들 박진우입니다. 그가 아버지의 탄핵에 관여한 자들을 독살하고 있소."
윤명호의 얼굴이 창백해졌습니다. 그는 5년 전 사건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죽음은 모두..."
"그렇습니다. 복수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다음 희생자입니다."
이상현은 윤명호의 집 주변에 포도청 군사들을 배치하고, 자신도 직접 집 안에 머물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방 안에서 촛불을 밝히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아마도 독을 사용할 것입니다. 음식이나 물, 그리고 향을 조심하십시오."
윤명호는 불안한 눈빛으로 주변을 살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들이 저승사자처럼 보였을까요? 해골 얼굴과 붉은 눈..."
이상현이 대답했습니다.
"아마도 가면을 썼을 겁니다. 그리고 붉은 안료로 눈 부분을 특별히 처리했겠지요. 공포감을 주기 위한 속임수입니다."
그때, 갑자기 바깥에서 소란이 일었습니다. 이상현은 즉시 밖으로 나가 포도청 군사들에게 무슨 일인지 물었습니다.
"대감! 남쪽 담장 근처에서 붉은 형체가 보였습니다! 우리가 쫓았지만 사라졌습니다!"
이상현은 이것이 함정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몇몇 군사들에게 계속 추적하라고 명령하고, 나머지는 집 주변을 더욱 철저히 지키라고 지시했습니다.
밤이 깊어갔습니다. 윤명호의 방에는 이상현과 윤명호, 그리고 두 명의 군사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갑자기 창문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창문을 긁는 듯한 소리였습니다.
"움직이지 마십시오."
이상현이 손짓했습니다. 그는 조용히 창문 쪽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때, 갑자기 지붕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고, 곧이어 방 안이 붉은 연기로 가득 차기 시작했습니다.
"독이다! 숨을 참으시오!"
이상현이 소리쳤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방 안의 모든 사람들이 기침을 시작했고, 윤명호는 얼굴이 붉게 변하며 가슴을 부여잡았습니다.
"윤 대제학!"
이상현은 재빨리 윤명호를 부축하고 방 밖으로 나오려 했습니다. 그러나 문이 바깥에서 잠겨 있었습니다.
"문을 열어라! 누구든 문을 열어라!"
이상현이 소리쳤지만, 바깥에서는 아무 대답도 없었습니다. 붉은 연기는 점점 더 짙어졌고, 방 안의 모든 사람들이 호흡 곤란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절망적인 순간, 이상현은 창문을 향해 자신의 검을 던졌습니다. 창문이 깨지고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윤명호를 창문 쪽으로 끌고 갔습니다.
"잠시만 참으십시오. 곧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윤명호의 상태는 이미 심각했습니다. 그의 얼굴은 완전히 붉게 변했고, 호흡은 가늘고 불규칙했습니다. 이상현은 간신히 윤명호를 창문 밖으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물! 누군가 물을 가져오시오!"
이상현이 소리쳤습니다. 그때, 그는 근처 나무 뒤에서 붉은 옷을 입은 형체를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분명 붉은 저승사자, 박진우였습니다.
"거기 서시오!"
이상현이 소리치며 달려갔지만, 형체는 이미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그의 시선이 잠시 바닥에 떨어진 무언가에 멈췄습니다. 그것은 가면이었습니다. 해골 모양의 가면, 그 눈구멍에는 붉은 물질이 칠해져 있었습니다.
이상현이 가면을 집어 들었을 때, 뒤에서 윤명호의 신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도... 도승지 대감... 그자의 얼굴을... 보았소..."
윤명호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중요한 정보를 전하려 했습니다.
"붉은 저승사자의 얼굴을 보셨습니까? 어떻게 생겼습니까?"
윤명호는 힘겹게 대답했습니다.
"얼굴 반쪽이... 흉터로... 뒤덮여 있었소... 그리고... 그의 눈은... 마치 원한으로 가득 찬 것 같았소..."
윤명호의 목소리가 점점 약해졌습니다. 이상현은 그를 부축하며 계속 말을 이어나가도록 독려했습니다.
"또 다른 특징은 없었습니까? 그가 어디로 갔는지 아십니까?"
윤명호는 마지막 힘을 다해 말했습니다.
"그는... 약방... 남대문 근처... 약방을 말했소..."
그 말을 끝으로 윤명호는 의식을 잃었습니다. 이상현은 즉시 의원을 부르라고 명령했지만, 이미 윤명호의 상태는 위중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희생자들과 달리, 윤명호는 아직 숨이 붙어 있었습니다.
"살아있다... 붉은 저승사자를 보고 살아남은 첫 번째 증인이다."
이상현은 윤명호가 말한 남대문 근처 약방이 어디인지 알아내기 위해 즉시 행동에 나섰습니다. 그는 이제 붉은 저승사자의 정체와 그의 거처를 거의 파악한 상태였습니다.
※ 의원 허준영의 발견과 독살 의혹
날이 밝자마자 이상현은 남대문 근처의 모든 약방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의원 허준영을 대동하고 하나하나 약방을 찾아다녔습니다. 마침내 그들은 남대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청운당'이라는 작은 약방을 발견했습니다.
"이 약방은 최근에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주인은 중원에서 의술을 배우고 돌아왔다는 이신이라는 사람입니다."
이상현과 허준영은 조심스럽게 약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약방 안에는 다양한 한약재가 가득했고, 중원에서 들여온 듯한 희귀한 약재들도 보였습니다. 주인은 그곳에 없었고, 어린 소년 하나가 약방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주인이신 이신 선생은 어디 계시느냐?"
이상현이 물었습니다. 소년은 눈을 내리깔며 대답했습니다.
"스승님은 이틀 전에 약재를 구하러 나가셔서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이상현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약방 안을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허준영은 진열된 약재들을 하나하나 살폈습니다.
"대감, 이것을 보십시오."
허준영이 가리킨 것은 구석에 놓인 작은 상자였습니다. 그 안에는 붉은색 가루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것은... 전에 본 독과 같은 것입니다."
이상현의 눈이 커졌습니다. 그는 소년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이 붉은 가루는 무엇이며, 너희 주인은 이것을 어디에 쓰느냐?"
소년은 겁에 질려 대답했습니다.
"그... 그것은 중원에서 가져온 특별한 약입니다. 스승님이 아주 귀하게 다루셨어요. 누구에게도 주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상현은 약방의 다른 곳도 수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뒷방으로 들어간 그는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됩니다. 방 한 구석에는 붉은 비단으로 만든 옷이 걸려 있었고, 그 옷은 분명 붉은 저승사자가 입었던 것과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옷 옆에는 해골 모양의 가면과 명단이 있었습니다.
"찾았다... 이곳이 붉은 저승사자의 거처였군."
더 놀라운 것은 벽에 걸린 초상화였습니다. 그것은 박태수의 초상화였고, 그 아래에는 작은 제단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제단 위에는 제물과 함께 편지 한 장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버지, 모든 원수들을 갚겠습니다. 아버지의 명예를 훼손한 자들이 모두 저승길에 오르게 하겠습니다."
이상현은 즉시 포도청에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 약방의 주인 이신을 찾아라! 그가 바로 박진우일 것이다!"
포도청 군사들이 한양 전역을 수색하기 시작했고, 이상현은 다시 의원 허준영과 함께 윤명호를 치료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윤명호는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지만, 다행히 목숨은 붙어 있었습니다.
"이 독에 대한 해독제가 있습니까?"
이상현이 허준영에게 물었습니다. 허준영은 고민하는 표정으로 대답했습니다.
"이 독은 매우 희귀한 것이라 확실한 해독제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원의 의서에 따르면, 청호수와 감초를 함께 달인 물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상현은 즉시 해독제를 준비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그는 붉은 저승사자의 다음 목표가 누구인지 예측하려 했습니다. 명단에 남아 있는 이름들 중, 다음은 예조판서 이원석이었습니다.
"이원석을 즉시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그가 이원석의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이원석은 저녁 식사 후 갑자기 쓰러져 이미 숨을 거두었고, 그의 방에서는 희미한 붉은 빛이 보였다는 하인들의 증언이 있었습니다.
"이런... 또 한 명의 희생자가..."
이상현은 더욱 조급해졌습니다. 그때, 포도청에서 급한 전갈이 도착했습니다.
"대감! 이신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북촌의 한 집에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상현은 즉시 그곳으로 말을 몰았습니다. 그가 도착한 곳은 놀랍게도 첫 번째 희생자였던 이대감의 집이었습니다. 지금은 그의 미망인 송씨가 홀로 살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송씨 부인이 위험하다! 빨리!"
※ 최후의 진실과 충격적인 반전
이상현이 송씨의 집에 도착했을 때, 집 안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습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고, 희미한 촛불이 켜진 안방에서 송씨를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녀 앞에는 붉은 옷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고, 그는 가면을 벗고 있었습니다.
"움직이지 마시오! 포도청이오!"
이상현이 소리쳤습니다.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고, 이상현은 그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얼굴 반쪽은 끔찍한 흉터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박진우, 더 이상의 살인은 없을 것이오. 당장 항복하시오."
박진우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것은 슬픈 미소였습니다.
"도승지 대감, 왜 이렇게 늦게 오셨습니까? 저는 이미 모든 일을 마쳤습니다."
그때, 이상현은 송씨가 이상하게 조용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있었지만,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 송씨마저..."
박진우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닙니다. 송씨는 제가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제 동지였습니다."
이 말에 이상현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송씨를 자세히 보았고, 그녀가 여전히 숨을 쉬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송씨는 천천히 일어나 이상현을 바라보았습니다.
"도승지 대감, 저희의 복수는 정당한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내 남편은 무고하게 죽었습니다."
이상현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무슨 말이오? 당신의 남편은 박태수와 무슨 관련이 있소?"
송씨의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제 남편은 박태수 대감의 충신이었습니다. 그는 박태수가 무고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증명하려다 독살당했습니다. 그들이... 그들이 내 남편을 죽였습니다."
박진우가 말을 이어받았습니다.
"제 아버지는 무고했습니다. 그는 국가의 재물을 횡령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밝히려 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범인들은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웠고, 그의 충신들을 하나둘 제거했습니다."
이상현은 점점 더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죽인 사람들은..."
"그들은 모두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운 자들입니다. 그들은 국가의 재물을 실제로 횡령한 범인들이었습니다. 우리는 단지 정의를 실현했을 뿐입니다."
송씨가 앞으로 나와 작은 상자를 이상현에게 내밀었습니다.
"이것은 모든 증거가 담겨 있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박태수 대감을 모함했는지, 어떻게 국가의 재물을 빼돌렸는지, 모든 것이 여기 있습니다."
이상현은 상자를 열어 그 안의 문서들을 살폈습니다. 문서들은 분명 진짜였고, 거기에는 놀라운 사실들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박태수를 모함한 자들이 실제로 국고를 횡령했다는 증거가 있었고, 그것은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했습니다.
"이... 이것이 사실이라면, 당신들의 행동은..."
박진우가 씁쓸하게 웃었습니다.
"우리는 법의 심판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진실은 밝혀져야 합니다. 제 아버지의 명예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이상현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는 박진우와 송씨가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동시에 그들이 제시한 증거가 진실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습니다.
"나는 이 증거를 임금께 바치겠소. 하지만 당신들의 살인은 용서받을 수 없소.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오."
박진우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것으로 족합니다. 저희는 이미 목적을 이루었습니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습니다."
그때, 갑자기 송씨가 쓰러졌습니다. 그녀의 입가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왔습니다.
"송씨!"
박진우가 그녀를 붙잡았습니다. 송씨는 힘겹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괜찮아요... 난 이미 독을 마셨어요... 내 남편이 있는 곳으로 가려고요..."
이상현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즉시 의원을 부르라고 소리쳤지만, 송씨는 이미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이제... 우린 모두 저승에서 만나게 되겠군요..."
박진우의 말에 이상현이 고개를 돌렸을 때, 박진우도 이미 작은 병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의 입가에서도 붉은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이러지 마시오! 아직 진실을 밝힐 수 있소!"
이상현은 박진우를 붙잡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박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저희는 붉은 저승사자였습니다... 이제 저희도 그곳으로 가야 할 시간입니다..."
박진우의 몸이 서서히 힘을 잃어갔고, 이상현의 품에서 그는 마지막 숨을 내쉬었습니다.
다음 날, 이상현은 발견한 증거를 가지고 임금에게 모든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영조는 이 충격적인 사실에 크게 놀랐고, 즉시 재조사를 명령했습니다. 결국 박태수의 누명은 벗겨졌고, 그의 명예는 회복되었습니다. 하지만 붉은 저승사자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한양 사람들의 공포로 남았습니다.
윤명호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지만, 그 후로 그는 밤마다 악몽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방에 붉은 저승사자가 나타나는 꿈을 꾸었고, 결국 관직을 내려놓고 산속으로 은거했다고 합니다.
한양 도성에서는 이후로도 종종 붉은 빛이 어둠 속에서 보인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이 원한을 품고 죽은 박진우와 송씨의 영혼이라고 생각했고, 그들을 달래기 위해 북촌의 어느 작은 사당에 제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진실은 때로 가장 끔찍한 복수보다 더 무서운 법입니다. 붉은 저승사자의 이야기는 단순한 공포 이야기가 아닌, 인간의 욕망과 권력, 그리고 정의에 대한 아픈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3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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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지금까지 '조선시대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붉은 저승사자의 실체'를 들어주셨습니다. 어떠셨나요? 단순한 공포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복수심과 정의, 그리고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전설은 조선왕조실록과 여러 야담집에 파편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조선시대 사람들이 두려워했던 저승사자의 모습은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 당시 사회의 불의와 억울함을 표현하는 상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붉은 색은 조선시대에 피와 복수, 그리고 정의를 상징했다고 합니다. 붉은 저승사자는 어쩌면 조선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추는 거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구한 미스터리한 도술사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도 잊지 마시고, 댓글로 여러분이 가장 궁금했던 조선시대 괴담이나 야담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이 다음 이야기를 만드는 소중한 자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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