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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탐욕스러운 부자, 그리고 그의 앞에 나타난 저승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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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스크립션 (250자 내외)

    조선시대, 온갖 방법으로 재산을 모으며 마을 사람들의 피와 눈물을 짜내던 욕심 많은 부자 최학래. 그의 앞에 어느 날 검은 갓을 쓴 저승사자가 나타나고, 자신의 목숨을 연장하기 위해 벌이는 처절한 흥정이 시작된다. 부와 명예, 그리고 생명 앞에서 인간의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조선시대 전설.

    후킹멘트 (250자 내외)

    "모든 것을 가진 자가 저승 앞에 서면, 그 손에는 무엇이 남을까요? 돈으로 모든 것을 살 수 있다고 믿던 조선의 부자, 그의 앞에 검은 갓을 쓴 저승사자가 나타났습니다. '네 목숨을 가져가러 왔다'는 차가운 선고 앞에서, 부자는 자신의 목숨값을 흥정하기 시작합니다. 과연 금과 은으로 저승길을 막을 수 있을까요? 인간의 욕심과 두려움, 그리고 후회가 교차하는 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씬1: 탐욕스러운 부자 최학래의 일상과 마을 사람들의 고통

    조선 숙종 시대, 한양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고을. 기와집 대문이 열리고 화려한 비단 도포를 입은 최학래가 걸어 나왔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언제나처럼 냉혹함이 서려 있었지요. 대문 옆에서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하인들은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주인의 매서운 눈초리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자를 받으러 가는 집은 모두 몇 곳이냐?"

    "네, 도합 열세 집입니다. 그중 다섯 집은 이미 삼 개월째 이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학래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번졌습니다. 그의 미소는 언제나 누군가의 불행을 예고했지요. 그는 손에 든 부채를 펼치며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그 다섯 집의 살림살이를 모두 가져오너라. 이자를 갚지 못한다면 집문서라도 받아야겠지."

    하인은 고개를 더 깊이 숙이며 대답했습니다. 그의 등 뒤로 들리는 한숨 소리에도 최학래는 아무런 감정의 동요가 없었습니다. 그에게 돈을 벌어들이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었으니까요.

    최학래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작은 농토 하나로 시작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고을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돈을 빌려주고 터무니없이 높은 이자를 받았고, 흉년이 들면 곡식 값을 열 배로 올려 팔았으며, 관가의 탐관오리들과 결탁해 백성들의 땅을 헐값에 빼앗기도 했지요. 그의 창고에는 쌀이 산처럼 쌓여 있었지만, 굶주리는 이웃을 돕는 일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마을 어귀를 지나가던 최학래는 길가에서 엎드려 절하는 한 여인을 보았습니다. 그녀의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뒤에는 어린 아이 둘이 무서워하며 서 있었지요.

    "나리, 제발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남편이 병으로 일을 못한 지 한 달이 넘었습니다. 곧 나아서 일을 하면 꼭 갚겠습니다."

    최학래는 여인을 내려다보며 천천히 말했습니다.

    "약속한 날짜는 지났다. 내일까지 이자를 가져오지 않으면 너희 집을 가져가겠다."

    여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최학래는 그 모습에도 아무런 감정 없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의 귀에는 여인의 흐느낌도, 아이들의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 듯했지요.

    저녁이 되자 최학래는 자신의 서재에 앉아 장부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 얼마나 더 부자가 되었는지 계산하는 것이 그의 가장 큰 낙이었지요. 붉은 촛불 아래 동전을 세는 소리만이 고요한 밤을 채웠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촛불이 흔들리며 어둠이 방 안을 감쌌고, 차가운 바람이 문틈으로 스며들었습니다.

    "이상하구나. 바람 한 점 없던 밤인데..."

    최학래가 촛불을 다시 밝히려 할 때, 그의 등 뒤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사람의 목숨은 돈보다 가볍고, 돈의 무게는 목숨보다 무겁구나."

    씬2: 최학래의 집에 찾아온 검은 갓을 쓴 저승사자

    최학래는 흠칫 놀라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방 구석에 검은 갓을 깊이 눌러쓴 사내가 서 있었습니다. 그의 얼굴은 갓의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차가운 기운이 온 방 안을 감싸고 있었지요. 최학래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습니다.

    "네놈은 누구냐? 감히 내 집에 무단침입을 하다니!"

    사내는 천천히 걸어와 최학래 앞에 섰습니다. 그제야 비칸 그의 얼굴이 드러났는데, 그 모습은 살아있는 사람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창백한 얼굴에 검은 눈동자는 깊은 밤하늘 같았고, 입가에는 미소라 할 수 없는 기묘한 표정이 어려 있었지요.

    "나는 저승사자다. 네 목숨을 가져가러 왔다."

    최학래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변했습니다. 그는 벌벌 떨며 뒤로 물러섰지만, 벽에 막혀 더 이상 갈 곳이 없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내가... 내가 죽을 리가 없어. 나는 아직 쉰도 되지 않았고, 건강하다고. 분명 네가 누군지 알 수 없지만, 나를 속이려는 것이겠지!"

    저승사자는 소매 속에서 두루마리 하나를 꺼내 천천히 펼쳤습니다. 그 위에는 최학래의 이름과 함께 오늘 날짜가 붉은 글씨로 적혀 있었지요.

    "인간의 수명은 하늘이 정한다. 네 이름이 오늘 저승의 명부에 올랐으니, 해가 뜨기 전에 네 영혼을 데려가야 한다."

    최학래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평생 두려움을 모르고 살아온 그였지만, 죽음 앞에서는 한낱 떨고 있는 어린아이와 다를 바 없었지요. 그의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자신이 모은 엄청난 재산, 아직 다 누리지 못한 부와 권력, 그리고 이제는 아무런 소용도 없어 보이는 것들...

    "잠... 잠깐! 내가 뭔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내 재산의 절반을 줄 테니, 내 목숨을 좀 더 연장해줄 수 없겠나?"

    저승사자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습니다.

    "인간의 수명은 돈으로 살 수 없다."

    "그렇다면 온 재산을 다 줄 테니!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줄 테니 제발!"

    최학래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습니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고, 그 모습은 오늘 아침 자신에게 구걸하던 여인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지요. 저승사자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네가 평생 쌓은 죄업이 산더미 같구나. 마을 사람들의 원한이 너를 따라오고, 네가 짓밟은 이들의 한숨이 저승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학래는 고개를 들어 저승사자를 바라보았습니다. 그의 눈에는 간절한 애원이 담겨 있었지요.

    "내가... 내가 잘못했소. 이제라도 모든 것을 바로잡을 테니, 기회를 주시오. 제발..."

    저승사자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했습니다. 방 안의 적막이 깊어졌고, 최학래의 심장 소리만이 귓가에 울렸습니다.

    "좋다. 단 한 번의 기회를 주겠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씬3: 목숨을 연장하기 위한 최학래의 흥정과 저승사자의 제안

    최학래의 눈에 희망의 빛이 돌아왔습니다. 그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저승사자 앞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무슨 조건이든 들어주겠소! 말해보시오."

    저승사자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습니다.

    "나는 네게 정확히 백 일의 시간을 주겠다. 그 시간 동안 네가 평생 저지른 모든 악행을 되돌려야 한다. 네가 빼앗은 것들을 돌려주고, 상처 준 이들의 마음을 치유해야 한다."

    최학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의 마음속에는 이미 약속을 어기고 달아날 생각이 들었지만, 저승사자는 그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했습니다.

    "내 말이 끝나지 않았다. 네가 진정으로 회개하고 선한 일을 행하여 백 명의 진심 어린 감사를 받는다면, 너는 십 년의 수명을 더 얻을 것이다. 하지만 약속을 어기거나 거짓된 마음으로 행한다면, 백 일이 지나기도 전에 내가 다시 찾아와 너를 데려갈 것이다."

    최학래는 입술을 깨물었습니다. 십 년의 시간. 그것은 생각보다 짧았지만, 지금 당장 죽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제안이었지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네가 가진 재산의 절반은 지금 당장 마을의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한다."

    "절반이라니! 그건 너무 많..."

    최학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저승사자의 눈빛이 매서워졌습니다.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는 듯했고, 최학래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습니다.

    "목숨값으로는 충분히 적은 대가다. 아니면 지금 당장 네 영혼을 데려가도 좋다."

    최학래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습니다.

    "알... 알겠소! 재산의 절반을 나누어 주겠소. 지금 당장..."

    저승사자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라고 할 수 없는 기묘한 표정이 어렸지요.

    "내일 해가 뜨면 마을 광장에서 재산을 나누어라. 그리고 기억하라. 백 일 동안 백 명의 진심 어린 감사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저승사자의 목소리가 잦아들었고, 방 안을 채우던 차가운 기운이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최학래는 정신없이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저승사자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습니다. 그의 앞에는 오직 바닥에 떨어진 붉은 종이 한 장만이 남아 있었지요. 그 위에는 백 개의 칸이 그려져 있었고, 첫 번째 칸에는 작은 점이 하나 찍혀 있었습니다.

    최학래는 떨리는 손으로 그 종이를 집어 들었습니다. 저승사자의 말이 환청처럼 그의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백 일. 백 명의 감사. 그렇지 않으면 죽음..."

    그날 밤, 최학래는 처음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습니다. 그가 쌓아올린 부는 얼마나 많은 이들의 눈물 위에 세워진 것인지, 자신이 누린 풍요는 얼마나 많은 이들의 고통 위에 지어진 것인지를 생각했지요. 밤새 뒤척이던 그는 동이 틀 무렵 결심했습니다.

    "살아야 한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해..."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었습니다. 과연 자신과 같은 사람이 진정한 회개를 할 수 있을까? 평생 쌓아온 탐욕의 벽을 허물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상처 준 사람들로부터 진심 어린 감사를 받을 수 있을까?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최학래는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숨을 내쉬었습니다. 오늘부터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살기 위해서라도, 그는 변해야만 했습니다.

    씬4: 마을 사람들을 돕기 시작한 최학래의 변화

    이튿날 아침, 마을 광장에는 전에 없던 소문이 퍼졌습니다. 마을에서 가장 냉혹한 부자 최학래가 재산을 나눠준다는 것이었지요. 사람들은 반신반의하며 모여들었고, 그들의 눈에는 의심과 경계심이 가득했습니다.

    해가 중천에 떴을 때, 최학래는 수레 다섯 대에 쌀과 옷감, 동전을 가득 실어 광장에 나타났습니다. 그의 얼굴은 전날과 달리 창백했고, 눈밑에는 잠을 설친 듯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지요.

    "지금부터 내가 가진 재산의 절반을 나누어 주겠소. 그동안 내가 너무 많은 것을 가져갔으니, 이제는 돌려드리는 것이 마땅하오."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수군거렸습니다. 누군가는 최학래가 미쳤다고 했고, 또 누군가는 무슨 속셈이 있을 거라 의심했지요. 하지만 최학래는 아랑곳하지 않고 명단을 꺼내 읽기 시작했습니다.

    "김진사의 땅문서를 돌려드리겠소. 이자는 모두 탕감하오."
    "박서방의 빚을 모두 없애주겠소. 그리고 아픈 부인을 위해 약값을 드리겠소."
    "이씨 과부의 집을 다시 돌려드리고, 아이들의 학비를 대주겠소."

    하나씩 이름이 불릴 때마다, 사람들의 눈에는 놀라움과 의심, 그리고 조심스러운 기쁨이 어렸습니다. 최학래는 자신이 평생 모은 재산을 나누어 주며 한 사람 한 사람의 눈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들의 눈에서 진심 어린 감사를 찾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멍하니 재산을 받아들었을 뿐, 그에게 진심 어린 고마움을 표하지 않았습니다. 오랜 세월 쌓인 원망과 분노는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았던 것이지요.

    "이건 다 속임수일 거야. 언젠가 두 배로 돌려받으려는 계략일 테지."
    "그 사람이 갑자기 착해질 리가 없어.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을 거야."

    귓가에 들려오는 말들에 최학래는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평생 사람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살아온 그였으니, 하루아침에 변했다고 믿기는 어려웠을 테니까요.

    그날 밤, 최학래는 방 안에서 저승사자가 남긴 종이를 바라보았습니다. 하루가 지났지만, 여전히 첫 번째 칸에 점 하나만 찍혀 있었지요.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구나. 진심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야 해."

    다음 날부터 최학래는 달라졌습니다. 그는 매일 새벽부터 일어나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병든 노인에게는 약을 지어주고, 가난한 아이들에게는 옷과 신발을 마련해주었지요. 그는 더 이상 쌀쌀맞은 부자가 아니라,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이웃이 되려 노력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그의 진심을 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최학래의 행동은 변함없이 선했고, 사람들은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지요. 한 달이 지날 무렵, 저승사자가 남긴 종이에는 열 개의 점이 찍혀 있었습니다. 열 명의 진심 어린 감사를 받은 것이지요.

    "아직 멀었구나. 백 명 중 열 명... 이대로라면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최학래는 더욱 열심히 선행을 베풀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그는 자신의 마음이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살기 위해 시작했던 일들이, 이제는 다른 사람의 웃음을 보는 것이 기쁨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지요.

    씬5: 약속한 기간이 끝나고 다시 찾아온 저승사자

    어느덧 구십 일이 지났습니다. 최학래의 방에 걸린 종이에는 일흔 다섯 개의 점이 찍혀 있었지요. 그는 이제 마을에서 가장 존경받는 어른이 되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그를 냉혹한 부자라 부르지 않았고, 그의 진심을 의심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너무나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남은 열흘 동안 스물다섯 명의 진심 어린 감사를 더 받아야 했지요. 최학래는 밤낮으로 마을을 돌아다니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그의 얼굴은 지쳐 보였지만, 눈빛만은 어느 때보다 맑고 따뜻했습니다.

    아흔 구일째 되는 날, 최학래의 방에는 아흔 아홉 개의 점이 찍혀 있었습니다. 단 한 명, 단 한 명만 더 진심으로 그에게 감사하면 되는 상황이었지요. 그는 마을을 돌아다니며 누군가를 찾았지만, 이미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기에 새로운 이름은 없었습니다.

    해가 저물고 어둠이 내려앉자, 최학래는 지친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의 마음은 이상하게도 편안했습니다. 비록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지난 백 일 동안 그는 진정으로 변화했고, 많은 이들의 삶에 작은 빛이 되어주었으니까요.

    "시간이 다 되었구나."

    촛불을 밝히자, 방 구석에 검은 갓을 쓴 저승사자가 서 있었습니다. 최학래는 놀라지 않고 조용히 그를 맞이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오셨군요. 제가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아흔아홉 명의 감사만 받았을 뿐, 백 명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저승사자는 천천히 다가와 최학래가 가리키는 종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아흔아홉 개의 점이 찍혀 있었지요.

    "네가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목숨을 연장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다른 이유로 선행을 베풀고 있구나."

    최학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살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제 삶의 의미가 되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나누어 주면서, 오히려 더 풍요로워진 느낌입니다."

    저승사자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습니다. 그것은 더 이상 차갑고 기묘한 표정이 아니라, 따뜻하고 안심시키는 미소였지요.

    "네가 진정으로 변했구나. 하지만 약속은 약속이니, 나는 널 데려가야 한다."

    최학래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는 이미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단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백 번째 점을 찍지 못했는데, 왜 제 얼굴에서 두려움을 찾을 수 없다고 하시나요?"

    저승사자는 천천히 종이를 집어 들어 최학래에게 건넸습니다.

    "자세히 보아라."

    최학래가 종이를 들여다보니, 놀랍게도 마지막 백 번째 칸에 작은 점이 찍혀 있었습니다. 그는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저승사자를 바라보았습니다.

    "이것은..."

    씬6: 최학래의 최후와 그가 남긴 유산의 의미

    "백 번째 감사는 네 스스로가 한 것이다."

    저승사자의 말에 최학래는 눈을 크게 떴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지요.

    "내가... 나 자신에게 감사를?"

    저승사자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네가 변화하면서, 네 안에는 새로운 사람이 태어났다. 그리고 그 새로운 사람은 옛 자신을 용서하고 감사했지. 네가 스스로를 용서하지 않았다면, 진정한 변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최학래의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지난 백 일을 돌아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두려움에 떨며 시작했던 일들이, 어느새 그의 삶 자체가 되었고, 그는 자신의 과거를 부끄러워하면서도 그것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것에 감사하고 있었지요.

    "그렇다면... 저는 약속을 지킨 것인가요? 열 년의 삶을 더 살 수 있는 건가요?"

    저승사자는 잠시 침묵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습니다.

    "네가 원한다면, 약속대로 열 년을 더 살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네게 질문이 있다. 네가 과연 열 년 더 살면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최학래는 깊이 생각했습니다. 이제 그에게는 재산의 절반만 남아 있었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히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 일이 자신의 삶의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저는... 계속해서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제가 해를 끼친 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선행을 베풀고 싶습니다."

    저승사자의 눈빛이 부드러워졌습니다.

    "그렇다면 너는 열 년이 아니라, 이십 년을 더 살게 될 것이다. 진정한 회개와 변화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

    최학래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것은 기쁨의 눈물이었지요.

    "감사합니다. 저는 그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겠습니다."

    저승사자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서히 사라져갔습니다. 그의 마지막 말은 바람처럼 최학래의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인간의 삶은 재산이나 권력이 아니라, 베푸는 마음과 사랑으로 그 가치가 결정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그날 이후로 최학래는 더욱 열심히 선행을 베풀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집을 고아원으로 바꾸고, 가난한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쳤습니다. 흉년이 들면 자신의 곳간을 열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병든 이들을 위해 약재를 구해왔지요.

    스무 해가 지난 어느 겨울날, 최학래는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습니다. 그의 장례식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슬픔의 눈물을 흘렸고, 그가 베푼 선행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최학래의 이야기는 조선시대 한 고을의 전설이 되었습니다. 욕심 많은 부자가 저승사자를 만나 변화된 이야기, 그리고 진정한 부는 쌓아둔 재산이 아니라 나누는 마음에서 온다는 교훈을 담은 이야기로 말이지요.

    지금도 조선의 어느 고을에 가면, 매년 동지에 최학래를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가난한 이웃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고, 서로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그날을 보낸다고 하지요. 그리고 그날 밤, 깊은 어둠 속에서 검은 갓을 쓴 사내의 모습이 보인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 들려드린 '조선의 탐욕스러운 부자, 그리고 그의 앞에 나타난 저승사자' 이야기 어떠셨나요? 우리는 모두 최학래처럼 무언가에 집착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재산, 명예, 권력... 하지만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남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것을 나누었는가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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