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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쥐의 신데렐라 러브스토리

황금 인생 21 2025. 8. 6. 15:58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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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쥐와 원님, 신데렐라 러브스토리의 진실

    태그 (Tags)

    #콩쥐팥쥐, #신데렐라, #재해석, #조선야담, #야담도감, #원님, #꽃신, #치정극, #복수극, #숨겨진이야기, #오디오드라마, #스토리중심, #고전재해석, #야담, #설화, #잔혹동화, #심리스릴러, #로맨스릴러, #권모술수

     

    후킹멘트 (Hooking Ment)

    착한 콩쥐와 못된 팥쥐, 과연 진실일까? 꽃신 한 짝으로 인생역전에 성공한 콩쥐의 이야기가 사실은 한 편의 잘 짜인 계략이었다면? 순진한 낭만으로 포장된 잔혹하고도 관능적인 러브스토리, 그 이면에 숨겨진 욕망과 복수의 진실을 지금부터 들려드립니다.

    디스크립션 (Description)

    계모와 팥쥐의 학대 속에서 순종적인 효녀로만 알려진 콩쥐. 그러나 그녀의 순한 눈빛 뒤에는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향한 차가운 분노와 치밀한 야망이 숨어있었다. 우연히 주운 꽃신 한 짝에 운명을 건 원님과의 만남. 그것은 동화가 아닌, 서로의 욕망을 간파한 두 남녀의 위험한 거래의 시작이었다.

    ※ 재투성이 아씨, 그러나 꺾이지 않는 눈빛

    세상 사람들은 콩쥐를 그저 착하고 순한 계집아이라 말합니다. 못된 계모와 그보다 더 못된 의붓언니 팥쥐의 온갖 구박과 학대 속에서도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하는, 하늘이 내린 효녀이자 인고의 상징이라고 말이지요. 하지만 오늘, 야담도감의 책장을 넘겨 그 이야기의 가장 깊은 곳, 가장 어두운 곳에 숨겨진 진실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콩쥐는, 여러분이 아는 그런 순진한 소녀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재투성이 옷 속에 차가운 분노를 감추고, 순종적인 눈빛 뒤에 날카로운 야망의 칼날을 숨기고 있던, 누구보다 영민하고 지독한 생존자였습니다. 콩쥐의 하루는 동이 트기 전, 차가운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계모는 그녀에게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우라 하고, 나무 호미로 돌밭을 갈라 하고, 베 짜는 방에 가둬놓고 삼베 수십 필을 짜내라 윽박질렀습니다. 팥쥐는 그런 콩쥐의 곁을 맴돌며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괴롭혔습니다. 밥에 모래를 뿌리고, 애써 길어온 물동이를 걷어차고, 콩쥐의 뺨을 꼬집으며 재밌다는 듯 웃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콩쥐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며 순종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연기였습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눈물 대신 분노가, 체념 대신 오기가 강물처럼 들끓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알고 있었습니다. 이 집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리고 언젠가 이 지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발톱을 철저히 숨겨야 한다는 것을. 그녀의 눈물은 동정심을 유발하고, 그녀의 순종은 계모와 팥쥐의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였습니다. 그녀는 학대받는 시간 동안 그저 웅크리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관찰하고, 분석하고, 기다렸습니다. 계모가 어느 장날에 비단 옷감을 사 와 몰래 감춰두는지, 팥쥐가 어느 집 도령에게 추파를 던지며 어떤 거짓말을 하는지, 심지어는 이 집안의 재산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까지. 그녀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모든 것을 자신의 무기로 만들기 위해 차곡차곡 쌓아두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콩쥐가 힘든 일을 할 때마다 검은 소가 나타나 밭을 갈아주고, 새들이 날아와 곡식을 쪼아주고, 선녀가 내려와 베를 짜준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 또한 진실의 전부가 아닙니다. 콩쥐를 가엾게 여긴 이웃집 머슴이 밤중에 몰래 밭을 갈아주었고, 그녀의 착한 심성을 아는 동네 아이들이 새를 쫓는 것을 도와주었으며, 돌아가신 친어머니의 피붙이였던 먼 친척 할머니가 밤중에 찾아와 베 짜는 것을 도왔던 것입니다. 콩쥐는 그들의 선의를 그저 받기만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엿 한 조각을 쪼개 아이들에게 나눠주었고, 친척 할머니의 굽은 등을 밤새 주무르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대신 할머니의 고단한 삶을 위로했습니다. 그녀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친절은 계산된 것이었지만, 동시에 진심이기도 한, 복잡하고도 오묘한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활용했습니다. 척박한 땅에서는 가장 튼튼한 뿌리를 내리는 작물을 심었고, 낡은 옷감으로는 가장 실용적인 옷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녀의 지혜와 생활력은 계모와 팥쥐의 그것을 아득히 뛰어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매일 밤 재투성이 얼굴로 아궁이 앞에 웅크리고 앉아,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불꽃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이 잿더미 속에서, 이 지옥 같은 집에서 벗어나 훨훨 날아오르는 자신의 모습을. 그녀는 그저 기다리는 신데렐라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왕자의 성에 쳐들어갈 계획을 세우는, 야심에 찬 혁명가에 가까웠습니다. 그 기회는 아주 뜻밖의 소문과 함께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 꽃신 한 짝에 담긴 계략

    기회는 소문처럼 찾아왔습니다. 한양에서 새로 부임한 젊은 원님이 감영에서 큰 잔치를 연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저 그런 잔치가 아니었습니다. 원님은 아직 미혼이었고, 이번 잔치를 통해 겸사겸사 자신의 배필을 고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습니다. 마을의 모든 처녀들은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팥쥐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거울 앞에서 온갖 교태를 부리며 잔칫날 입고 갈 비단옷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계모는 그런 팥쥐의 치장을 도우며 콩쥐에게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이 천한 것아, 넌 어딜 넘봐? 넌 내가 시킨 일이나 다 해놓거라!" 그러고는 또다시 불가능한 일들을 시켰습니다. 마당 가득 벼를 널어놓고 티를 골라내라, 부엌의 모든 그릇을 닦아 광을 내라, 등등. 잔치가 끝날 때까지 꼼짝도 하지 말라는 엄포였습니다. 콩쥐는 이번에도 눈물을 글썽이며 순순히 명을 따르는 척했습니다. 하지만 계모와 팥쥐가 화려하게 치장하고 집을 나서는 순간, 콩쥐의 눈빛은 차갑게 빛났습니다. 그녀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습니다. 그녀에게 잔치는 단순히 구경거리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그녀가 자신의 인생을 걸고 던지는 단 한 번의 승부수였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조력자들을 움직였습니다. 동네 아이들에게 벼의 티를 고르는 것을 부탁하고, 친척 할머니에게는 집안일을 맡겼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겨준 유품함 깊숙이 숨겨두었던, 고운 비단으로 만든 쪽빛 치마와 노란 저고리를 꺼내 입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꺼내 든 것은, 어머니가 남겨주신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꽃신 한 짝이었습니다. 붉은 비단 위에 섬세한 꽃 자수가 놓인, 그야말로 예술품 같은 신발이었습니다. 콩쥐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잔치가 열리는 감영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목표는 잔치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감영으로 들어가는 길목,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다리 근처의 숲 속에 몸을 숨겼습니다. 그녀는 원님의 행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저 멀리서 원님의 행차를 알리는 요란한 풍악 소리와 함께, 화려한 행렬이 나타났습니다. 훤칠한 키에 위엄 있는 얼굴을 한 젊은 원님이 가마에 앉아 백성들을 굽어보고 있었습니다. 바로 저 사람이었습니다. 그녀의 인생을 바꿀 단 한 사람. 콩쥐는 심호흡을 했습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지만, 그녀의 머리는 얼음처럼 차가웠습니다. 원님의 행렬이 다리 위를 막 지나려는 순간, 콩쥐는 숲 속에서 뛰쳐나왔습니다. 그리고 마치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허둥대며 다리를 건너다가, 일부러 발을 헛디디는 척하며 꽃신 한 짝을 벗어 다리 밑 개울가로 떨어뜨렸습니다. "어머나!" 그녀는 짧은 비명을 지르고는, 마치 부끄럽다는 듯 황급히 얼굴을 가린 채 반대편 숲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 모든 것은 한순간에 일어났습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마치 정말로 벌어진 사고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연을 가장한, 콩쥐의 치밀한 계략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신발 한 짝을 미끼로 던진 것입니다. 그것도 그냥 길바닥이 아닌, 원님의 행차 바로 앞에서. 그녀는 자신의 미모나 신분으로는 원님의 눈에 들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신비로운 신발 한 짝이라면,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이 기묘한 상황이라면, 지루한 시골 생활에 따분해하던 젊은 원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리라 판단했던 것입니다. 행차는 잠시 소란스러워졌고, 한 포졸이 개울가로 내려가 진흙 속에 반쯤 박힌 꽃신을 건져 올렸습니다. 가마 안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원님의 눈이 가늘어졌습니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나직하게 명령했습니다. "그 신을 잘 보관하고, 잔치가 끝나는 대로 주인을 찾도록 하라." 콩쥐는 숲 속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희미하게 미소 지었습니다. 미끼를, 물었습니다. 이제 주인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은 원님의 몫이었습니다.

    ※ 원님, 수수께끼를 풀다

    신임 사또, 이 원님은 한양의 권문세가 자제였으나 결코 어수룩한 도련님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총명했지만 냉소적이었고, 야망이 컸지만 세상사에 따분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에게 이 시골 마을의 원님 자리는 출세를 위한 잠시 잠깐의 과정일 뿐, 모든 것이 지루하고 하찮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그의 앞에, 콩쥐가 던진 ‘꽃신’이라는 수수께끼가 나타난 것입니다. 잔치가 끝나고 관아로 돌아온 원님은 포졸이 가져온 꽃신을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진흙이 묻어있었지만, 그 섬세한 만듦새와 고운 빛깔은 한눈에 보아도 보통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시골 마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지요. 더 흥미로운 것은 그것이 발견된 상황이었습니다. 자신의 행차 앞에서 보란 듯이 벌어진 소동. 겁을 먹고 도망친 것이라면 신발을 챙길 경황도 없이 사라진 것이고, 만약 의도된 것이라면 주인의 배포가 보통이 아니라는 뜻이었습니다. 원님은 입가에 흥미로운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 신의 주인을 찾아라. 이 고을의 모든 처녀들을 모아, 이 신이 발에 맞는 자를 내 앞에 데려오너라." 그의 명령은 낭만적인 사랑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 수수께끼를 낸 인물이 누구인지, 그 배후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신발의 주인을 찾는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온 마을에 퍼졌습니다. 팥쥐는 자신의 발에 신이 맞을 리 없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발을 억지로 구겨 넣다 망신만 당했습니다. 수많은 처녀들이 원님 앞에 와서 신을 신어보았지만, 그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원님은 그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았습니다. 그는 단순히 발 크기를 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처녀들의 눈빛, 말투, 태도를 관찰했습니다. 이 치밀한 연극을 기획할 만한 담대함과 지성을 가진 여인을 찾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침내 마지막으로 콩쥐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계모에게 이끌려 마지못해 나온 것처럼, 남루한 옷차림에 재투성이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수줍어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는 가련한 소녀를 연기했습니다. 하지만 원님은 그녀를 보는 순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아이라고. 그녀의 연기는 완벽했지만, 그가 던지는 질문에 조리 있게 대답하는 목소리나, 고개를 숙인 채로도 자신을 똑바로 꿰뚫어 보는 듯한 그 형형한 눈빛을 숨기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네가 이 신의 주인이더냐?” 원님의 물음에 콩쥐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이 숨겨온 나머지 꽃신 한 짝을 꺼내 보였습니다. 소란스러웠던 주변이 순간 조용해졌습니다. 원님은 콩쥐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귓가에, 다른 누구도 들을 수 없는 나직한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연극은 끝났다, 아가씨. 그대의 담대함이 마음에 들었어." 콩쥐의 어깨가 순간 움찔했지만, 그녀는 이내 평정을 되찾고 원님을 마주 보았습니다. 두 사람의 눈빛이 허공에서 부딪혔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눈 속에서 같은 종류의 야망과 고독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동화 속 왕자와 신데렐라의 낭만적인 만남이 아니었습니다. 서로의 쓸모를 한눈에 알아본 두 명의 동업자가, 서로의 능력을 시험하고 마침내 동맹을 맺는, 차갑고도 관능적인 거래의 시작이었습니다. 원님은 만백성이 보는 앞에서 큰 소리로 선언했습니다. “하늘이 정해준 내 인연을 찾았노라! 이 처녀를 내 아내로 맞이하겠다!” 사람들은 환호했지만, 그 선언의 진짜 의미를 아는 것은 오직 콩쥐와 원님, 두 사람뿐이었습니다. 지옥 같은 잿더미 속에서, 콩쥐의 기나긴 복수극과 야망의 서막이 마침내 오르고 있었습니다.

    ※ 욕망의 첫날밤

    그날 밤, 요란했던 혼례의 소음이 잦아들고, 마침내 콩쥐와 원님, 두 사람만이 신방에 남게 되었습니다. 방 안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습니다. 타오르는 촛불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벽에 어른거리게 만들었고, 공기 중에는 낯선 향과 함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먼저 침묵을 깬 것은 원님이었습니다. 그는 관복을 벗고 편한 옷차림으로 콩쥐의 맞은편에 앉아, 마치 흥미로운 상대를 관찰하듯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습니다. "오늘 하루, 그대의 연기는 흠잡을 데가 없었소. 이 고을의 모든 이들이 그대를 하늘이 내린 효녀이자, 복 많은 신부라 믿어 의심치 않더군." 그의 목소리에는 비난이 아닌, 장난기 섞인 감탄이 묻어 있었습니다. 콩쥐는 더 이상 수줍은 신부의 연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눈으로 원님을 마주 보았습니다. "최고의 무대에는 그 가치를 알아보는 관객이 필요한 법이옵니다. 하찮은 연극이었다면, 사또의 눈에 들지도 못했을 터이지요." 그녀의 대답에 원님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번졌습니다.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그가 원했던 대답. 그는 아름다운 인형을 아내로 맞이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말을 알아듣고, 자신의 야망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영리하고 대담한 동반자를 원했습니다. 그는 몸을 기울여 콩쥐의 얼굴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나는 한양으로 돌아가야 할 몸이오. 이 작은 고을은 내 그릇을 담기에는 너무나 작지. 허나, 그 길은 험하고 수많은 정적이 도사리고 있소. 그 험한 길을, 그대는 나와 함께 걸을 수 있겠소?" 그것은 사랑의 고백이 아니었습니다. 동맹을 제안하는 출사표였고, 서로의 욕망을 확인하는 마지막 시험이었습니다. 콩쥐는 그의 눈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눈빛은 오히려 더 강렬하게 타올랐습니다. "사또께서 저를 이 지옥에서 건져주셨으니, 저는 기꺼이 사또의 칼이 되고, 방패가 될 것입니다. 사또께서 하늘 높이 오르실 수만 있다면, 제 손에 피를 묻히는 것 또한 두렵지 않습니다."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원님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그녀를 끌어당겨 품에 안았습니다. 그의 입술이 거칠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습니다. 그것은 달콤한 첫 키스가 아니었습니다. 서로의 야망을 확인하고, 서로의 영혼을 옭아매는 맹수들의 입맞춤과도 같았습니다. 콩쥐는 그의 품에 안겨, 그의 단단한 몸과 거친 숨결을 느끼며 생각했습니다. 지난 세월, 재투성이 속에서 그녀가 그토록 갈망했던 것은 바로 이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단순한 부귀영화가 아닌, 자신의 가치를 알아보고 자신과 함께 세상을 도모할 수 있는 단 한 사람. 원님 역시 그녀를 품에 안고, 그녀의 가녀린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인한 생명력에 취했습니다. 순종적인 가면 아래 숨겨져 있던 그녀의 뜨거운 욕망이, 그의 냉소적인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의 첫날밤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할 수 없는, 두 개의 활화산이 만나 서로의 용암을 확인하는 격렬한 의식이었습니다. 옷고름이 풀어지고 서로의 맨살이 맞닿았을 때, 그들에게 수줍음 따위는 없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몸을 탐하며, 서로의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야망의 크기를 가늠했습니다. 방 안의 촛불이 밤새도록 흔들렸고, 두 남녀의 거친 숨소리는 동이 틀 때까지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콩쥐와 원님은 단순한 부부가 아닌, 운명을 공유하는 완벽한 공범이 되었습니다. 동화는 여기서 끝났지만, 그들의 진짜 이야기는 바로 이 욕망의 밤에서부터 비로소 시작되고 있었나이다.

    ※ 팥쥐의 질투, 연못 속의 비명

    원님의 아내가 된 콩쥐는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였습니다. 그녀는 더 이상 재투성이 계집아이가 아니었습니다. 타고난 영민함과 지혜로 관아의 안살림을 완벽하게 꾸려나갔고, 가난한 백성들의 사정을 헤아려 원님의 선정을 도왔습니다. 그녀의 조언은 늘 현명했고, 그녀의 판단은 늘 정확했습니다. 원님은 그런 콩쥐를 단순한 아내가 아닌, 가장 믿음직한 책사로 여기며 깊이 의지하고 사랑했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깊어지고, 그들의 명성이 날로 높아질수록, 누군가의 마음속에서는 시커먼 질투가 독버섯처럼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바로 계모와 팥쥐였습니다. 자신들이 평생 구박하고 무시하던 콩쥐가 하루아침에 귀한 사또의 부인이 되어 호의호식하는 꼴을 도저히 눈 뜨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팥쥐의 질투는 광기에 가까웠습니다. 원래 저 자리는 내 것이었어야 해. 저 화려한 비단옷도, 사람들의 칭송도, 그리고 저 잘생긴 원님도 모두 내 것이었어야 한다고. 그녀는 매일 밤 이를 갈며 콩쥐를 저주했습니다. 결국, 그릇된 욕심은 끔찍한 계략을 낳고야 말았습니다. 계모와 팥쥐는 콩쥐를 죽이고, 팥쥐가 콩쥐 행세를 하며 원님의 곁을 차지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어느 화창한 날, 팥쥐는 온갖 예쁜 선물을 들고 관아를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지난날의 잘못을 모두 뉘우쳤다며 콩쥐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언니, 내가 정말 죽을죄를 지었어. 부디 이 못난 동생을 용서해줘. 우리 예전처럼 정답게 지내고 싶어." 콩쥐는 팥쥐의 속내를 모를 리 없었지만, 주변의 시선도 있고 하여 매정하게 내치지는 못했습니다. 팥쥐는 며칠 동안 관아에 머물며 완벽하게 뉘우친 동생을 연기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기회를 잡았습니다. 그녀는 콩쥐에게 어릴 적 함께 놀던 관아 뒤뜰의 깊은 연못에 가서 뱃놀이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콩쥐는 불길한 예감을 느꼈지만, 이미 자신은 원님의 아내였고 팥쥐가 어찌하지는 못하리라 생각하여 그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두 사람이 작은 배를 타고 연못 한가운데에 이르렀을 때, 팥쥐의 얼굴에서 거짓 눈물과 미소가 싹 사라졌습니다. 그녀의 얼굴에는 섬뜩한 질투와 증오만이 남아있었습니다. "콩쥐야, 넌 여기까지야. 이제부터 원님도, 이 부귀영화도 모두 내 것이야!" 팥쥐는 순식간에 콩쥐를 밀어 차가운 연못으로 빠뜨렸습니다. 콩쥐가 물속에서 허우적거리자, 팥쥐는 긴 삿대로 그녀의 머리를 무자비하게 내리 눌렀습니다. "언니! 언니!" 콩쥐의 애처로운 비명이 몇 번 울려 퍼지다가, 이내 뻐끔거리는 물거품과 함께 연못 깊은 곳으로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콩쥐의 생명이 꺼져가는 것을 확인한 팥쥐는, 미리 준비해 온 콩쥐의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얼굴 생김새는 달랐지만, 같은 옷을 입고 비슷한 머리 모양을 하니 얼핏 봐서는 구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녀는 태연하게 관아로 돌아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콩쥐 행세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콩쥐의 지혜와 기품까지 흉내 낼 수는 없었습니다. 말투는 천박했고, 행동은 경솔했습니다. 그녀가 차린 밥상은 형편없었고, 그녀가 내놓는 의견은 어리석기 짝이 없었습니다. 관아의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감히 사또 부인에게 의문을 제기하지는 못했습니다. 오직 한 사람, 원님만이 그녀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총명하고 냉철했던 아내가, 하루아침에 어리석고 경박한 여자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그는 매일 밤 팥쥐와 한 이불을 덮으면서도, 그녀에게서 싸늘한 이질감과 혐오감을 느꼈습니다. 그는 확신했습니다. 이 여자는 내 아내, 나의 콩쥐가 아니라고.

    ※ 피로 쓴 복수, 잔혹한 해피엔딩

    원님은 팥쥐의 정체를 밝혀내고, 자신의 진짜 아내 콩쥐를 찾기 위해 은밀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팥쥐를 떠보기 위해 일부러 어려운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밤중에 몰래 그녀의 뒤를 밟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교활한 팥쥐는 그때마다 거짓 눈물과 교태로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원님이 혼자 서재에서 글을 읽고 있는데, 문밖에서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금자동아 옥자동아, 우리 낭군님 서재에는 누가 와서 글을 읽나. 뒷간에는 웬 돼지가 와서 밥을 먹고, 외양간에는 웬 망아지가 와서 여물을 먹나.’ 그 목소리는 틀림없는 콩쥐의 목소리였습니다. 원님이 놀라 문을 열고 나가보았지만, 밖에는 아무도 없고 아름다운 새 한 마리가 처마 끝에 앉아있을 뿐이었습니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새는 나타나 똑같은 노래를 불렀습니다. 원님은 그 새가 콩쥐의 원혼이 변한 것임을 직감했습니다. 그는 새를 향해 애타게 물었습니다. "네가 정녕 나의 콩쥐란 말이냐. 그렇다면 내게 진실을 알려다오. 너를 해친 자가 누구이며, 너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이냐." 그러자 새가 푸드덕 날갯짓을 하며 원님의 옷소매를 물고는, 그를 뒤뜰의 연못으로 이끌었습니다. 원님이 연못 물을 모두 퍼내자, 그 바닥에서 억울하게 죽은 콩쥐의 시신이 떠올랐습니다. 물속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몸은 조금도 썩지 않고, 마치 잠이 든 것처럼 평온한 모습이었습니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원님의 눈에서 피눈물이 흘렀습니다. 그의 얼굴에서 온기가 사라지고, 지독한 분노와 냉기가 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더 이상 자비로운 원님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유일한 동반자이자 사랑하는 아내를 앗아간 자들에게, 가장 끔찍한 복수를 다짐하는 냉혹한 심판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당장 팥쥐를 잡아들여 모든 것을 자백받았습니다. 그리고는 그녀를 형틀에 묶어, 가장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처형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복수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처형된 팥쥐의 시신으로 젓갈을 담그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젓갈통을, 아무것도 모르는 계모에게 선물로 보냈습니다. “사돈어른, 귀한 것이니 아껴 드시오.” 계모는 사위가 보낸 선물에 기뻐하며 매일 밥상에 그 젓갈을 올려 맛있게 먹었습니다. 마침내 젓갈통이 바닥을 드러내던 날, 그녀는 통 바닥에서 사람의 손가락뼈를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그것이 자신의 딸, 팥쥐의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계모는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고 죽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콩쥐의 복수는, 원님의 손을 통해 가장 잔혹하고 완벽한 방식으로 완성되었습니다. 그 후, 원님은 콩쥐의 시신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고 삼년상을 치렀다고 합니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콩쥐가 환생하여 원님과 다시 만나 행복하게 살았다고도 하고, 어떤 이야기에서는 원님이 평생 콩쥐를 잊지 못하고 홀로 살았다고도 전해집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알던 동화 ‘콩쥐팥쥐’의 행복한 결말은, 이처럼 한 여인의 치밀한 야망과 한 남자의 지독한 복수, 그리고 그 과정에서 뿌려진 수많은 피 위에 세워진, 잔혹하고도 슬픈 해피엔딩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콩쥐와 원님의 이야기는, 정말 신데렐라의 사랑 이야기였을까요? 아니면 서로의 욕망을 알아본 두 야심가의 위험한 거래이자, 피로 얼룩진 복수극이었을까요? 야담도감의 책장을 덮으며, 우리가 진실이라 믿는 이야기들의 이면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신라 시대의 기묘한 이야기, ‘처용은 왜 아내를 범한 역신을 보고도 춤을 추며 용서했을까’ 그 관용 뒤에 숨겨진 진짜 이유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구독과 알림 설정으로 가장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놓치지 마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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