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억울하게 죽어 저승사자도 울고 간 한 여인의 사연

너무 억울하게 죽어 저승사자도 울고 간 한 여인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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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00자)

"조선시대, 억울하게 죽은 한 여인의 사연이 너무 슬퍼서 차가운 저승사자마저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 여인은 대체 어떤 일을 당했기에 죽음의 사자조차 울게 만들었을까요? 오늘은 조선 후기 실제 기록에 남겨진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 후기 평안도에서 실제 일어났다고 전해지는 억울한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시어머니의 누명으로 죽음에 이른 효부의 사연이 저승사자의 마음까지 움직여, 결국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여인의 의지와 진실은 결국 승리한다는 우리 조상들의 믿음이 담긴 감동적인 야담입니다. 조선시대 문헌에 기록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교육적 콘텐츠입니다.

※ 평안도 봉산의 효부 정씨 부인의 평범한 일상

조선 후기, 평안도 봉산군에 정씨 부인이라는 여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스물다섯의 나이에 김 진사 댁으로 시집을 온 지 벌써 십 년이 넘었지요. 정씨 부인은 동네에서도 소문난 효부였습니다.
매일 새벽 다섯 시면 어김없이 일어나서 시어머니의 세수물을 준비했습니다. 물의 온도는 항상 미지근하게, 수건은 깨끗하게 삶아서 준비했지요. 시어머니가 잠에서 깨기 전에 방 안 청소까지 마쳐놓곤 했습니다.
"어머니, 오늘도 편안히 주무셨습니까?"
정씨 부인의 목소리는 언제나 부드럽고 정중했습니다. 그녀는 시어머니에게 한 번도 큰소리를 낸 적이 없었지요. 조선시대 '열녀전'에 나올 법한 완벽한 며느리였습니다.
시어머니 박 씨는 까다로운 성격으로 마을에서 유명했습니다. 첫째 며느리, 둘째 며느리 모두 그 성격을 견디지 못하고 친정으로 도망가거나 일찍 세상을 떠났지요. 하지만 정씨 부인만큼은 달랐습니다.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콩나물국을 끓여드릴게요."
정씨 부인은 시어머니의 입맛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콩나물은 반드시 머리와 꼬리를 따서 깨끗하게 다듬고, 국물은 맑고 시원하게 끓였지요. 김치도 시어머니가 좋아하는 젓갈로만 담갔습니다.
하지만 시어머니 박 씨의 마음속에는 정씨 부인에 대한 미움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아무 잘못도 없는 정씨 부인이었지만, 박 씨는 그녀가 못마땅했습니다.
'이 계집이 아무리 잘해도 결국 남의 집 자식이야. 내 아들만 꼬드겨 가면 그만이지.'
박 씨의 생각은 비뚤어져 있었습니다. 정씨 부인이 잘할수록 더욱 미워했지요. 마치 자신의 부족함이 드러나는 것 같아서였습니다.
정씨 부인에게는 다섯 살 된 아들 한 명과 세 살 된 딸 한 명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시어머니 시중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엄마, 배고파요."
"잠깐만 기다려라. 할머니 진지부터 드리고 너희 밥 차려줄게."
정씨 부인은 언제나 시어머니를 먼저 챙겼습니다. 아이들이 울어도 시어머니의 식사 시간을 어기지 않았지요. 이런 모습을 본 남편 김 진사는 고마워했지만, 시어머니는 오히려 불편해했습니다.
'저 계집이 일부러 나를 먼저 챙기는 척하면서 내가 며느리를 괴롭히는 시어머니인 양 보이게 하는군.'
박 씨의 피해망상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정씨 부인의 모든 행동이 자신을 의식한 가식으로 보였던 것입니다.
정씨 부인은 바느질도 뛰어났습니다. 시어머니의 옷은 물론, 남편과 아이들의 옷까지 모두 직접 만들어 입혔지요. 추운 겨울이면 솜을 두툼하게 넣어서 따뜻한 옷을 만들고, 여름이면 시원한 모시옷을 지어줬습니다.
"어머니, 새로 지어드린 저고리 어떠십니까?"
"그냥... 그저 그렇다."
시어머니는 정씨 부인의 정성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실제로는 마을에서 가장 솜씨 좋은 바느질이었지만, 절대 칭찬하지 않았지요.
동네 부녀자들은 정씨 부인을 부러워했습니다.
"정씨 부인은 정말 복이 많아. 바느질, 요리, 살림 뭐 하나 안 되는 게 없어."
"그러게 말이야. 우리도 저런 며느리 하나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
하지만 정작 시어머니만은 이런 칭찬이 귀에 거슬렸습니다. 남들이 정씨 부인을 칭찬할수록 자신이 초라해지는 기분이었지요.
정씨 부인은 남편에게도 헌신적이었습니다. 김 진사가 과거 공부를 할 때는 밤늦게까지 등불을 밝혀주고, 따뜻한 차를 끓여다 주었습니다. 남편이 피곤해하면 어깨를 주물러주고, 스트레스받을 때는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주었지요.
"여보,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요."
"당신 덕분에 공부에 집중할 수 있소. 고마워요."
부부의 금슬은 매우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어머니에게는 눈에 가시였습니다.
'내 아들이 저 계집한테 완전히 넘어갔어. 이 집안에서 내 자리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박 씨의 질투심은 날이 갈수록 커져갔습니다. 정씨 부인이 완벽할수록, 자신의 존재감은 줄어드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정씨 부인은 시어머니의 차가운 태도를 알면서도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더욱 정성을 다해 모시려고 노력했지요. 그녀는 진심으로 시어머니를 존경하고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박 씨의 마음속에는 이미 무서운 계획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정씨 부인을 이 집에서 내쫓거나, 아예 없애버리고 싶다는 생각 말입니다.

※ 시어머니의 음모와 억울한 누명

어느 가을날, 박 씨는 드디어 음모를 실행에 옮기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녀가 노린 것은 집안의 귀중품이었던 옥비녀였습니다. 이 옥비녀는 김 진사의 조할머니로부터 전해 내려온 가보였지요.
"정씨야, 오늘은 내가 직접 장에 나갔다 오마."
평소 절대 집을 나서지 않던 시어머니가 갑자기 장에 나간다고 하니, 정씨 부인은 당황했습니다.
"어머니, 제가 다녀올게요. 어머니께서 굳이 나가실 필요가..."
"아니다! 내가 직접 가겠다고 했다!"
박 씨의 목소리에는 평소보다 날카로운 기운이 있었습니다. 정씨 부인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시어머니의 뜻을 거스를 수는 없었지요.
박 씨는 집을 나서면서 몰래 옥비녀를 품속에 숨겼습니다. 그리고 장터 한구석에서 그 비녀를 다른 상인에게 팔아버렸지요. 증거를 없애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녁에 박 씨가 돌아와서는 갑자기 난리를 쳤습니다.
"어? 내 옥비녀가 어디 갔지? 분명히 장에 가기 전에는 궤짝에 있었는데!"
박 씨는 일부러 큰 소리로 궤짝을 뒤지며 소동을 피웠습니다. 정씨 부인이 놀라서 달려왔지요.
"어머니, 무슨 일이세요?"
"옥비녀가 없어졌다! 우리 집 가보인 그 옥비녀 말이야!"
정씨 부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습니다. 가보가 사라졌다는 것은 큰일이었으니까요.
"어머니, 다시 한 번 찾아보시지요. 분명히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
"찾아보라고? 이미 구석구석 다 뒤져봤다! 너 말고는 아무도 이 방에 들어올 사람이 없는데!"
박 씨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습니다. 이웃집에서도 들릴 정도였지요.
"어머니, 설마 제가 훔쳤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시죠?"
"그럼 누가 했다는 거냐? 네가 아니면 누가 감히 내 물건을 건드렸겠느냐!"
정씨 부인은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시어머니가 자신을 도둑으로 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저는 정말 그런 일 한 적 없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그런 일은..."
"하늘이 무너져도? 지금 네가 나한테 맹세까지 하겠다는 거냐?"
박 씨의 눈에는 기이한 빛이 돌았습니다. 이미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었거든요.
이때 김 진사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집안이 시끄러워서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박 씨가 울면서 하소연했습니다.
"아들아, 네 아내가 우리 집 가보를 훔쳐갔다!"
"어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김 진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아내가 그런 일을 할 리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옥비녀가 사라졌는데, 이 집에서 그걸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저 계집 밖에 없다!"
"어머니, 아내가 그런 일을 할 리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찾아보시지요."
하지만 박 씨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이미 옥비녀를 팔아버린 상태였으니, 아무리 찾아도 나올 리 없었거든요.
"찾아보긴 뭘 찾아봐! 이미 팔아버렸을 텐데!"
정씨 부인은 무릎을 꿇고 호소했습니다.
"어머니, 저는 정말 그런 일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언제 어머니께 불효를 저질렀습니까?"
"불효? 지금까지 착한 척하면서 우리를 속여온 게 바로 이 일을 위해서였구나!"
박 씨의 추궁이 계속되자, 동네 사람들도 하나둘 모여들었습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도둑으로 몰고 있다는 소문이 순식간에 퍼졌지요.
"정말 정씨 부인이 그런 일을?"
"믿기지 않는데... 그렇게 효부로 소문났던 사람이?"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시어머니의 말을 믿기 시작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시어머니의 말이 절대적이었거든요.
며칠이 지나도 옥비녀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박 씨는 계속해서 정씨 부인을 도둑으로 몰았고, 동네 사람들의 시선도 차가워졌지요.
"정씨 부인, 정말 안 했다면 하늘께 맹세라도 해봐."
"저는 하늘과 땅에 맹세합니다. 제가 만약 그 옥비녀를 훔쳤다면, 하늘이 저를 벌하여 죽여도 좋습니다!"
정씨 부인의 절절한 맹세에도 불구하고, 박 씨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맹세는 누구나 할 수 있어! 증거를 대란 말이야!"
"어머니, 제가 어떻게 증거를 댑니까? 저는 정말 그런 일 하지 않았는데요."
박 씨는 이제 마지막 수를 썼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자. 네가 정말 결백하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어라. 그럼 네 결백을 믿어주마."
이 말을 들은 정씨 부인의 온몸이 떨렸습니다. 시어머니가 자신에게 죽으라고 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머니..."
"죽기 싫다면 네가 훔쳤다는 걸 인정하고 이 집에서 나가라!"
정씨 부인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죽지도 못하고, 인정하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녀에게는 아직 지켜야 할 것들이 있었습니다. 어린 자식들과, 자신을 믿어주는 남편이 있었거든요.

※ 절망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의지와 죽음

하루하루가 지옥과 같았습니다. 박 씨는 정씨 부인을 도둑으로 몰아세우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동네 사람들의 시선도 날로 차가워졌습니다.
"저 여자가 정말 시어머니 몰래 가보를 훔쳤다면서?"
"아이고, 그렇게 얌전해 보이던 사람이... 역시 사람 속은 모르는 거야."
정씨 부인이 길을 걸으면 사람들이 수군거렸습니다. 장에서 물건을 사려고 해도 상인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요. 하지만 정씨 부인은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여보, 당신은 날 믿어주시죠?"
김 진사는 아내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물론이요. 당신이 그런 일을 할 리 없다는 걸 난 잘 알고 있소."
남편의 믿음이 정씨 부인에게는 유일한 위안이었습니다. 하지만 박 씨의 괴롭힘은 더욱 심해졌지요.
"이 도둑년아! 내 앞에서 당당하게 굴지 마라!"
박 씨는 정씨 부인이 밥을 차려 올리면 상을 엎어버렸습니다. 빨래를 해다 드리면 "도둑년이 한 빨래는 더럽다"며 다시 빨게 했지요.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아이들이 당하는 모욕이었습니다.
"엄마가 도둑이면 너희들도 도둑이야!"
박 씨는 다섯 살, 세 살 어린아이들에게까지 모진 말을 퍼부었습니다. 아이들은 무슨 일인지도 모른 채 할머니에게 떨며 울기만 했지요.
"할머니, 저희가 뭘 잘못했어요?"
"잘못? 너희 엄마가 도둑질한 게 잘못이야!"
정씨 부인은 아이들을 품에 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자신이 억울한 것보다 아이들이 상처받는 것이 더 아팠거든요.
시간이 지날수록 박 씨의 요구는 더욱 극단적이 되었습니다.
"네가 정말 결백하다면 죽어서 증명해라. 그럼 내가 너를 믿어주마."
"어머니, 저에게는 아직 키워야 할 아이들이..."
"아이들? 도둑의 자식들이 뭐가 아까워?"
정씨 부인의 마음은 날마다 무너져갔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지요.
어느 날 저녁, 박 씨가 마지막 통첩을 내렸습니다.
"내일까지 네가 결정해라. 죽든지, 아니면 죄를 인정하고 이 집에서 나가든지!"
정씨 부인은 밤새 고민했습니다. 죄를 인정하면 평생 도둑으로 살아야 하고, 아이들도 그 수치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죽으면 어린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요?
다음 날 새벽, 정씨 부인은 결심을 굳혔습니다.
"어머니, 저는 끝까지 제 결백을 주장하겠습니다. 하늘이 보고 계시니,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입니다."
"그럼 죽어라! 죽어서 네 결백을 증명해 보라고!"
정씨 부인은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꼭 안아주었습니다.
"얘들아, 엄마가 곧 하늘나라에 가야 한단다. 너희들은 아빠 말씀 잘 듣고, 할머니께 효도하거라."
"엄마, 어디 가세요? 저희도 함께 가요!"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집안을 울렸습니다. 정씨 부인은 눈물을 참으며 아이들을 달랬지요.
그날 밤, 정씨 부인은 자신의 방에서 목을 맸습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하늘에 진실을 호소하면서 죽어갔지요.
"하늘이시여, 저의 억울함을 보시옵소서. 제가 정말 결백하다면, 언젠가 진실을 밝혀주시옵소서."
정씨 부인의 마지막 기도였습니다.

※ 저승사자가 눈물 흘린 진짜 이유

정씨 부인이 숨을 거둔 지 얼마 후, 저승사자 두 명이 그녀의 영혼을 데리러 왔습니다. 하나는 키가 크고 검은 옷을 입은 흑무상, 다른 하나는 키가 작고 흰 옷을 입은 백무상이었지요.
저승사자들은 수천 년 동안 죽은 자들의 영혼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들에게는 감정이라는 것이 없었지요. 차가운 얼음처럼 냉정하게 자신들의 임무만 수행했습니다.
"정씨 부인, 당신의 때가 왔소. 우리와 함께 저승으로 가야 하오."
흑무상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씨 부인의 영혼은 쉽게 따라오지 않았지요.
"저승사자님들, 저에게는 아직 억울한 일이 있습니다. 저는 도둑이 아닙니다!"
정씨 부인의 영혼이 간절하게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저승사자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지요.
"저승에서는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오. 지금은 따라오시오."
백무상이 차갑게 답했습니다. 저승사자들은 수많은 억울한 죽음을 봐왔지만, 그때마다 같은 말만 반복했거든요.
하지만 정씨 부인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사자님들, 제발 들어주세요. 저는 시어머니의 옥비녀를 훔친 적이 없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저를 모함하신 것입니다!"
정씨 부인이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하나하나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십 년 넘게 정성을 다해 시어머니를 모신 이야기, 옥비녀 사건의 전말, 그리고 끝까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죽어간 이야기까지 말이죠.
처음에는 무표정하던 저승사자들의 얼굴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시어머니가... 직접 옥비녀를 숨기고 당신을 모함했다고?"
흑무상이 처음으로 관심을 보였습니다. 수천 년 동안 저승사자 일을 해왔지만, 이렇게 치밀하고 잔인한 모함은 처음 봤거든요.
"그렇습니다. 제가 아무리 결백을 주장해도 믿어주지 않으셨습니다. 심지어 어린 아이들까지 도둑의 자식이라고 모욕하셨지요."
정씨 부인의 목소리에는 깊은 슬픔이 담겨 있었습니다. 자신의 억울함보다 아이들이 당한 상처가 더 아팠던 것이지요.
백무상의 차가운 마음에도 균열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은... 왜 끝까지 저항하지 않았소?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하지 않았소?"
"저항이라니요? 저는 며느리입니다. 조선의 며느리가 시어머니께 어떻게 저항할 수 있겠습니까?"
정씨 부인의 대답에 저승사자들은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들도 조선의 엄격한 가부장제를 알고 있었거든요.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맞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지요.
"그럼 당신은... 정말 아무 잘못도 없이 죽은 것이오?"
흑무상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수천 년 동안 저승사자로 일하면서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지요.
"저는 다만 좋은 며느리, 좋은 아내, 좋은 어머니가 되려고 노력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제게 독이 되었네요."
정씨 부인의 말에 백무상의 눈에서 처음으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차가운 죽음의 사자가 인간의 감정을 느끼는 순간이었지요.
"이런... 이런 일이..."
흑무상도 주먹을 꽉 쥐었습니다. 수천 년 동안 냉정함을 유지해왔던 그에게도 분노라는 감정이 일어났거든요.
두 저승사자는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같은 생각이 들고 있었지요. 이런 억울한 죽음을 그냥 넘길 수는 없다는 생각 말입니다.
"정씨 부인, 우리가 염라대왕께 특별히 보고하겠소. 당신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드릴 것이오."
백무상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습니다. 저승사자가 개인적인 감정으로 염라대왕께 특별 보고를 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지요.
"정말... 정말로 그렇게 해주시겠습니까?"
정씨 부인의 영혼이 희망에 차서 빛났습니다.
"우리가 맹세하오. 당신의 억울함은 반드시 풀어드리겠소."
흑무상도 굳은 결심을 다졌습니다. 그들은 정씨 부인을 데리고 저승으로 향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특별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요.

※ 염라대왕의 분노와 특별한 판결

저승 염라궁에 도착한 흑무상과 백무상은 곧바로 염라대왕을 알현했습니다. 평소라면 단순히 영혼을 인도했다고 보고하고 끝날 일이었지만, 이번만은 달랐지요.
"폐하, 특별히 보고드릴 일이 있습니다."
흑무상이 무릎을 꿇으며 말했습니다. 염라대왕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요.
"특별히? 저승사자가 개인적인 감정으로 특별 보고를 한다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폐하. 이번 일은 너무도 억울한 죽음이어서 그냥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백무상도 함께 무릎을 꿇었습니다. 수천 년 동안 감정 없이 임무만 수행해왔던 저승사자들이 처음으로 개인적인 청원을 하는 순간이었지요.
염라대왕은 두 저승사자의 진지한 모습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억울한 영혼을 데려와라. 직접 들어보겠다."
정씨 부인의 영혼이 염라대왕 앞에 섰습니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털어놓았지요.
"십 년 넘게 정성을 다해 시어머니를 모셨건만, 결국 모함을 받아 도둑으로 몰렸습니다. 저는 정말 그 옥비녀를 훔친 적이 없습니다!"
염라대왕은 정씨 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얼굴이 굳어갔습니다. 그의 손에 들린 업경대(業鏡臺) - 생전 행적을 비춰주는 거울 - 에는 정씨 부인의 모든 삶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거든요.
업경대 속에서 정씨 부인은 정말로 효성스러운 며느리였습니다. 시어머니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 보였지요. 반면 박 씨가 옥비녀를 숨기고 며느리를 모함하는 장면도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이런... 이런 일이!"
염라대왕의 얼굴에 분노가 일었습니다. 수만 년 동안 수많은 억울한 죽음을 봐왔지만, 이처럼 치밀하고 잔인한 모함은 처음이었거든요.
"감히... 감히 이렇게 선량한 영혼을 모함했단 말이냐!"
염라대왕의 목소리가 온 지옥을 울렸습니다. 그의 분노에 지옥의 모든 관리들이 벌벌 떨었지요.
"정씨 부인, 당신은 정말로 결백하오. 아니, 결백한 정도가 아니라 이 세상에서 보기 드문 효부요!"
염라대왕이 직접 정씨 부인을 위로했습니다. 절대 권력자인 염라대왕이 개인적으로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지요.
"하지만 폐하, 저는 이미 죽었는데요..."
"죽었다고? 그런 억울한 죽음을 그냥 넘길 수는 없다!"
염라대왕은 즉시 생사부(生死簿)를 가져오라고 명령했습니다. 모든 인간의 수명이 기록된 장부였지요.
"정씨 부인, 당신의 본래 수명은 칠십삼 세였소. 아직 삼십여 년이나 남았구려!"
염라대왕이 생사부를 확인하며 말했습니다. 정씨 부인은 원래 오래 살 운명이었는데, 억울한 죽음으로 일찍 죽게 된 것이었지요.
"폐하, 그럼 제가 다시 살 수 있다는 말씀입니까?"
"물론이오! 하지만 단순히 되살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오. 당신을 모함한 자에게는 마땅한 벌을 내려야 하겠소!"
염라대왕은 즉시 박 씨의 수명을 확인했습니다. 그녀는 아직 십 년이나 더 살 예정이었지만, 염라대왕은 그 수명을 즉시 단축시켰지요.
"모함한 자는 당장 이곳으로 데려와라! 그 악한 시어머니에게 마땅한 벌을 내리겠다!"
"하지만 폐하, 그렇게 되면 현세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요?"
판관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자. 정씨 부인은 되살려 보내고, 그 모든 진실이 밝혀지도록 조치하겠다. 옥비녀도 원래 자리에서 발견되게 하고, 박 씨의 악행도 모두 드러나게 하겠다!"
염라대왕의 특별한 배려였습니다. 단순히 복수가 아니라, 진실이 밝혀져서 정씨 부인의 명예가 회복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지요.

※ 기적의 부활과 진실이 밝혀지다

다음 날 새벽,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이미 숨이 끊어진 지 하루가 지난 정씨 부인이 갑자기 숨을 쉬기 시작한 것입니다.
"여보! 여보! 숨을 쉬고 있어요!"
김 진사가 놀라서 소리쳤습니다. 온 동네 사람들이 달려와서 이 기적 같은 일을 목격했지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다니..."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가운데, 정씨 부인이 천천히 눈을 떴습니다.
"여보... 제가... 살아있나요?"
"그럼요! 당신이 살아 돌아왔어요!"
김 진사가 아내를 끌어안으며 울었습니다. 아이들도 엄마 품에 안겨서 기뻐했지요.
하지만 박 씨만은 이 상황이 달갑지 않았습니다.
"이상하다... 분명히 죽었던 것 같은데..."
그때 정씨 부인이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어머니, 저는 저승에 다녀왔습니다. 염라대왕께서 제 억울함을 풀어주셨어요."
"저승? 무슨 헛소리를..."
박 씨가 당황하며 말했지만, 정씨 부인은 차분하게 계속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옥비녀를 장터에서 팔아버리신 것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옥비녀는 원래 있던 궤짝 속에 들어있을 거예요."
"뭐, 뭐라고?"
박 씨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습니다. 자신이 분명히 팔아버린 옥비녀가 다시 나타났다는 것인가요?
김 진사가 급히 궤짝을 열어보니, 정말로 옥비녀가 원래 자리에 그대로 들어있었습니다.
"어머니...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김 진사가 어머니를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박 씨는 말문이 막혔지요.
정씨 부인이 슬픈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못마땅하셔서 저를 이 집에서 내쫓고 싶으셨던 겁니다. 그래서 일부러 옥비녀를 숨기고 저를 도둑으로 만드신 거죠."
"그, 그런 게 아니다!"
박 씨가 변명했지만, 이미 모든 진실이 드러난 상황이었습니다. 동네 사람들도 이제 무슨 일인지 알게 되었지요.
"그럼 정씨 부인이 정말 억울했던 거네..."
"아이고, 우리가 얼마나 잘못 생각했던가."
사람들이 정씨 부인에게 사죄했습니다. 하지만 정씨 부인은 원망하지 않았지요.
"괜찮습니다. 이제 진실이 밝혀졌으니까요."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날 밤 박 씨가 갑자기 병이 들어 며칠 만에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임종 직전 박 씨는 정씨 부인에게 사죄했습니다.
"미안하다... 내가... 내가 너무 잘못했다..."
"어머니, 이제 그만 편히 가세요."
정씨 부인은 끝까지 시어머니를 용서했습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원망보다 연민이 더 컸거든요.
박 씨가 죽은 후, 정씨 부인은 더욱 현명하고 자비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저승에서의 경험이 그녀를 변화시킨 것이지요.
"저는 이제 알겠어요. 미움보다는 사랑이, 복수보다는 용서가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정씨 부인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전설이 되어 전해졌지요. 억울한 죽음도 결국에는 진실이 밝혀진다는 교훈과 함께 말입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지금까지 저승사자도 울게 만든 정씨 부인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해도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심지어 자신을 모함한 시어머니까지 용서한 그녀의 마음이 정말 위대하지 않나요?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진실은 언젠가 반드시 밝혀진다는 희망과, 용서의 힘이 복수보다 강하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완전히 다른 저승사자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겉으로는 착한 척하지만 실제로는 이중적인 모습을 가진 저승사자의 충격적인 정체가 밝혀집니다. 과연 그 저승사자는 누구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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