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국지 에피소드 03 황건적 토벌전, 유비의 첫 공훈
삼국지 에피소드 03 황건적 토벌전, 유비의 첫 공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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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00자)
"태평도의 교주 장각이 일으킨 황건적의 난! 한나라 조정이 흔들리는 위기의 순간, 짚신장수 유비가 관우, 장비와 함께 처음으로 역사의 무대에 등장합니다. 과연 세 의형제는 어떻게 첫 번째 공훈을 세우게 될까요? 난세 영웅들의 운명적 만남이 시작됩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한나라 말기, 백성들의 삶이 도탄에 빠진 가운데 태평도 교주 장각이 '창천이 죽고 황천이 서리라'는 구호로 황건적의 난을 일으켰습니다. 이 혼란 속에서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가 처음으로 역사의 전면에 나서게 됩니다. 오늘은 그들의 첫 번째 공훈이 담긴 황건적 토벌전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난세의 영웅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함께 들어보시죠.
※ 황건적의 난 발발
※ 의용군 결성
※ 첫 번째 전투
※ 관군과의 합류
※ 대규모 토벌전
※ 첫 공훈의 의미
※ 황건적의 난 발발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도 귀로 듣는 삼국지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이 도원에서 의형제를 맺는 감동적인 장면을 함께 들었습니다. 이제 이들 삼형제가 본격적으로 역사의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때는 중평 원년, 서기 184年입니다. 한나라는 이미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고, 백성들의 삶은 말할 수 없이 비참했습니다. 연년이 흉년이 들어 굶주림에 허덕이는 백성들이 넘쳐났고, 관리들의 탐욕은 하늘을 찔렀습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한 사람이 나타났으니, 그가 바로 태평도의 교주 장각이었습니다.
장각은 자신을 '대현량사'라고 칭하며, 병든 사람을 고치고 굶주린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면서 백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의 가르침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했습니다. "창천이 죽고 황천이 서리니, 나이 갑자에 천하가 대길하리라!" 이 말은 썩어빠진 한나라가 망하고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뜻이었습니다.
장각에게는 장보, 장량이라는 두 동생이 있었는데, 이들 역시 형을 도와 태평도를 퍼뜨렸습니다. 불과 십여 년 만에 태평도 신도의 수는 수십만 명에 달했습니다. 청주, 서주, 유주, 기주, 양주, 연주, 예주, 형주 등 팔개 주에 걸쳐 신도들이 퍼져나갔고, 이들은 모두 노란 두건을 머리에 둘러 '황건적'이라 불렸습니다.
한나라 조정에서는 처음에는 이를 단순한 종교 활동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장각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는 은밀히 무기를 준비하고 병사를 훈련시키며, 한나라를 뒤엎을 거대한 반란을 계획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중평 원년 정월, 드디어 그 계획이 실행에 옮겨졌습니다. 장각은 스스로를 '천공장군'이라 칭하고, 아우 장보는 '지공장군', 막내 장량은 '인공장군'이라 했습니다. 하늘과 땅과 사람을 대표한다는 뜻이었죠.
"형제여! 한나라의 압제는 이제 끝이다! 우리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보자!" 장각의 외침과 함께 수십만 황건적들이 일제히 봉기했습니다. 그들은 관청을 습격하고, 창고를 털어 백성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탐관오리들을 잡아 처형하고, 한나라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했습니다.
소식은 삽시간에 낙양의 궁궐에 전해졌습니다. 영제는 크게 놀라며 급히 조정 대신들을 불러모았습니다.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이냐! 백성들이 반란을 일으켰다니!" 대신들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렇게 큰 규모의 반란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전하, 황건적들의 세력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팔개 주에 걸쳐 수십만 명이 일어섰으니, 이는 단순한 반란이 아니라 전면적인 내전입니다!" 한 대신이 떨리는 목소리로 보고했습니다.
영제는 즉시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각지의 태수들에게 황건적 토벌 명령을 내렸습니다. 또한 유주자사 유언에게는 북방 이민족 침입에 대비하던 군사들을 돌려 황건적 토벌에 나서도록 했습니다.
바로 이때, 탁군의 작은 현에서 세 명의 젊은이가 이 소식을 듣고 있었습니다.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였죠. 그들은 의형제를 맺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서로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아끼지 않을 각오가 되어 있었습니다.
"형님, 이제 우리가 나설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관우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한나라가 위기에 처했으니, 우리가 충의를 다할 기회입니다."
장비도 주먹을 불끈 쥐며 맞장구쳤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도원에서 맹세하지 않았습니까? 나라와 백성을 위해 힘을 쓰겠다고!"
유비는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자신들은 아직 변변한 무기조차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난세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한나라 황실의 후예로서, 그리고 의형제로서 맺은 맹세를 지켜야 했습니다.
※ 의용군 결성
유비 삼형제가 황건적 토벌에 나서기로 결심했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산적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군사와 무기, 그리고 군량이 부족했습니다. 세 사람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형님, 우리끼리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뜻을 같이할 사람들을 모아야 합니다." 관우가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그때 뜻밖의 도움의 손길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중산의 거상 장세평과 소쌍이었습니다. 이들은 유비 삼형제의 의기에 감동하여 거액의 재물을 희사했습니다.
"유현형, 그대들의 충의에 감복했소. 이 돈으로 병사들을 모으고 무기를 구입하시오." 장세평이 많은 돈이 든 자루를 유비에게 건네며 말했습니다.
소쌍도 덧붙였습니다. "우리는 나이가 많아 직접 싸울 수는 없지만, 이렇게라도 나라를 위해 힘을 보태고 싶소."
유비는 깊이 감사를 표했습니다. "두 분의 은혜를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반드시 황건적을 물리쳐 한나라의 위엄을 되살리겠습니다."
이들의 후원으로 유비는 본격적인 의용군 모집에 나섰습니다. 탁군과 그 주변 지역에서 뜻있는 젊은이들을 모집했는데, 놀랍게도 며칠 만에 오백여 명의 장정이 모여들었습니다.
"의용군에 지원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유비가 한 젊은이에게 물었습니다.
"유현자님의 덕망을 우러러 따르고자 합니다. 또한 황건적들이 우리 고향을 위협하고 있으니, 이를 막아야 합니다." 젊은이의 대답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었습니다.
관우와 장비도 각각 백여 명씩의 부하를 거느리게 되었습니다. 관우는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병사들의 신뢰를 얻었고, 장비는 용맹함과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무기였습니다. 오백 명의 병사에게 무기를 지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거든요. 이때 관우가 직접 나섰습니다.
"형님, 제가 직접 무기를 만들어보겠습니다." 관우는 원래 솜씨가 좋았기 때문에 대장간에서 무기 제작을 도왔습니다. 특히 자신이 사용할 청룡언월도를 직접 만들어내는 놀라운 솜씨를 보였습니다.
청룡언월도는 길이가 아홉 척에 달하는 거대한 언월도였습니다. 무게만 해도 팔십이 근이나 나갔죠. 보통 사람은 들어올리기도 힘든 무기였지만, 관우에게는 마치 깃털처럼 가벼워 보였습니다.
장비도 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만의 무기인 장팔점강창을 만들었습니다. 길이가 한 장 팔 척에 달하는 긴 창으로, 창끝은 뱀처럼 구불구불한 모양이었습니다. 장비의 괴력과 결합되면 그 어떤 적도 당해낼 수 없을 무기였습니다.
유비는 자신의 무기로 암웅쌍고검을 택했습니다. 한 쌍의 고검으로, 하나는 '간장', 다른 하나는 '막야'라고 불렸습니다. 비록 관우와 장비의 무기만큼 크고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유비의 검법과 어우러지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무기 준비가 끝나자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었습니다. 유비는 병사들에게 단순히 싸우는 법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왜 싸워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교육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황건적을 죽이러 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백성들을 구하러 가는 것입니다. 황건적들도 원래는 선량한 백성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절망과 굶주림이 그들을 잘못된 길로 이끌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합니다."
유비의 이런 마음가짐은 병사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단순한 토벌이 아니라 구원의 의미를 부여한 것이었죠.
드디어 출정일이 다가왔습니다. 오백 명의 의용군은 완전히 무장을 갖추고 정렬했습니다. 유비는 말 위에서 병사들을 내려다보며 마지막 훈시를 했습니다.
"우리는 오늘 영광스러운 출정을 합니다. 우리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한나라의 위엄을 지키고, 백성들을 구하는 것입니다. 각자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십시오. 반드시 승리하여 돌아올 것입니다!"
"승리!" "승리!" 병사들의 함성이 하늘을 찔렀습니다.
관우가 청룡언월도를 번쩍 들어올리며 외쳤습니다. "형님을 따라 죽을 각오로 싸우겠습니다!"
장비도 장팔점강창을 힘차게 땅에 내리치며 맞장구쳤습니다. "이 장비, 목숨을 걸고 형님들을 모시겠습니다!"
※ 첫 번째 전투
유비 삼형제가 이끄는 오백 명의 의용군이 탁군을 떠나 첫 번째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그곳은 바로 황건적들이 점령한 탁군의 한 현이었습니다. 정찰병의 보고에 따르면, 약 이천여 명의 황건적이 그곳에 주둔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형님, 적의 수가 우리보다 네 배나 많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관우가 신중하게 물었습니다.
유비는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수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 정면승부는 무모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설 수도 없었죠. 이때가 바로 유비의 지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지형을 이용해야 합니다. 황건적들이 주둔한 곳은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입니다. 그들은 수가 많다는 것에 의존해 방심하고 있을 것입니다." 유비가 지도를 가리키며 설명했습니다.
장비가 성급하게 말했습니다. "그럼 정면으로 들이받아 한 번에 끝냅시다! 이 장비가 앞장서겠습니다!"
"삼제, 성급해하지 마십시오. 용기만으로는 이길 수 없습니다." 관우가 장비를 진정시켰습니다.
유비는 구체적인 작전을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삼로로 나누어 공격할 것입니다. 관우는 좌군을 이끌고 동쪽 산길로, 장비는 우군을 이끌고 서쪽 산길로 우회하십시오. 나는 중군을 이끌고 정면에서 적의 주의를 끌겠습니다."
"하지만 형님께서 가장 위험한 역할을 맡으시다니..." 관우가 걱정스럽게 말했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우리는 의형제가 아닙니까? 서로를 믿고 맡은 역할에 충실하면 됩니다." 유비의 말에 두 형제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새벽녘, 작전이 개시되었습니다. 유비는 이백 명의 중군을 이끌고 황건적 진영 앞에 나타났습니다. 황건적들은 갑작스러운 관군의 출현에 당황했지만, 곧 수적 우세를 믿고 맞섰습니다.
"저놈들이 고작 이백여 명뿐이다! 모두 죽여버려라!" 황건적 두목이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유비군의 강함은 그들의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유비는 암웅쌍고검을 휘두르며 선두에서 싸웠고, 의용군들도 그 뒤를 따라 용맹하게 싸웠습니다. 무엇보다 그들에게는 확고한 목적의식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백성을 구하러 왔다! 물러서지 마라!" 유비의 외침에 병사들의 사기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그때 동쪽에서 관우의 함성이 들려왔습니다. "청룡언월도 관우 참상!" 청룡언월도가 번개처럼 휘둘러지자 황건적들이 줄줄이 쓰러졌습니다. 관우의 위용은 가히 귀신도 놀랄 정도였습니다.
서쪽에서도 장비의 우렁찬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장팔점강창 장비가 왔다!" 장팔점강창이 바람을 가르며 휘둘러질 때마다 적들이 나뭇잎처럼 날아갔습니다.
삼면에서 동시에 공격받은 황건적들은 크게 동요했습니다. "매복이다! 포위당했다!" 공포가 급속히 퍼져나갔습니다.
황건적 두목은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었습니다. 유비 삼형제의 합공에 의해 결국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항복하는 자는 살려주겠다!" 유비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이 말에 많은 황건적들이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습니다.
전투가 끝난 후, 유비는 항복한 황건적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여러분도 원래는 선량한 백성들이었을 것입니다. 굶주림과 절망이 여러분을 이 길로 이끌었겠지만, 이제는 바른 길로 돌아오십시오."
한 황건적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장군님, 저희는 정말 먹고살 길이 없어서 이런 일에 가담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유비는 그들에게 식량을 나누어주고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했습니다. 이런 유비의 덕치에 감동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유비군에 합류하기를 원했습니다.
※ 관군과의 합류
첫 전투에서 승리한 유비 삼형제의 명성은 삽시간에 퍼져나갔습니다. 특히 관우와 장비의 용맹함, 그리고 유비의 덕치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소식이 한나라 관군 장수들의 귀에도 들어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유주에서 황건적 토벌을 위해 파견된 한 장군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주진 장군이었습니다. 주진은 한나라의 정규군을 이끌고 황건적 토벌에 나섰지만, 적의 수가 워낙 많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장군님, 탁군에서 온 의용군이 황건적 이천여 명을 물리쳤다는 소식입니다." 부장이 보고했습니다.
주진은 처음엔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의용군이라고? 고작 몇백 명의 오합지졸이 이천 명을 물리쳤다고?"
"그런데 그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의 증언이 일치합니다. 특히 그들의 장수 중에 관우라는 자는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며 적을 베기를 풀 베듯 했다고 하고, 장비라는 자는 장팔점강창으로 적진을 종횡무진 누볐다고 합니다."
주진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을 만나보는 것이 좋겠군. 능력 있는 자라면 함께 일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유비 삼형제도 더 큰 전투를 위해서는 관군과의 합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용맹하다고 해도 황건적의 주력과 싸우기에는 병력이 부족했거든요.
"형님, 주진 장군이 우리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관우가 보고했습니다.
"주진 장군이라... 한나라 조정에서 파견된 정규군 장수겠군요. 만나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유비가 결정했습니다.
며칠 후, 두 군대가 만나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주진은 유비 삼형제를 보는 순간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유비의 온화하면서도 위엄 있는 모습, 관우의 준수하고 의젓한 풍모, 장비의 호탕하고 용맹한 기상이 범상치 않았거든요.
"그대들이 바로 황건적 이천을 물리친 영웅들이군요. 나는 주진이오." 주진이 정중하게 인사했습니다.
"소인 유비, 이 자는 관우, 저 자는 장비입니다. 주진 장군의 명성을 익히 들었습니다." 유비도 예의를 갖춰 인사했습니다.
주진은 유비의 겸손한 태도에 더욱 호감을 가졌습니다. "듣자하니 그대들은 의형제라고 하던데, 그 우애가 남다르다고 하더군요."
"저희는 도원에서 맹세를 나눈 사이입니다. 같은 날 죽지는 못해도 같은 뜻을 품고 살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유비가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훌륭하군요! 이런 충의지사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니 영광입니다." 주진이 크게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계급이었습니다. 유비는 아직 관직이 없는 백면서생에 불과했고, 주진은 조정에서 파견된 정식 장군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라면 유비가 주진의 부하가 되어야 했죠.
그런데 주진은 놀라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유비 현형, 나는 그대의 능력과 덕망을 인정하오. 우리는 동맹을 맺읍시다. 서로 독립된 군대를 유지하면서 협력하는 것이 어떻겠소?"
이는 매우 파격적인 제안이었습니다. 유비 역시 감격했습니다. "장군께서 이렇게 대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기꺼이 협력하겠습니다."
두 군대의 합류로 전력이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주진의 정규군 삼천과 유비의 의용군 오백이 합쳐져 삼천오백의 연합군이 되었습니다.
"이제 황건적의 주력과 맞설 준비가 되었군요." 관우가 말했습니다.
장비도 주먹을 불끈 쥐며 맞장구쳤습니다. "좋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큰 놈들과 붙어봅시다!"
주진은 유비 삼형제의 용기에 감탄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상대는 만만치 않소. 황건적의 주력 중 하나인 장각의 직속 부대라고 하니, 수만 명은 될 것이오."
"수가 많다고 해서 두려워할 것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의리와 충성이 있습니다." 유비의 말에 모든 장수들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 대규모 토벌전
주진과 유비의 연합군이 결성된 지 며칠 후, 드디어 황건적 주력과의 결전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장각의 직속 부대 중 하나인 파재라는 장수가 이끄는 수만 명의 황건적이 광종현 일대에 진을 치고 있다는 정보였습니다.
"파재라... 장각의 심복 중 하나라고 들었습니다. 무시할 수 없는 상대군요." 주진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유비도 지도를 살펴보며 고민에 잠겼습니다. "적의 수가 우리보다 세 배는 많을 것 같습니다. 정면 승부로는 승산이 희박합니다."
그때 관우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형님, 적은 수가 많은 만큼 보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들의 보급로를 차단한다면 어떨까요?"
장비도 맞장구쳤습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먼저 보급을 끊어 적의 사기를 떨어뜨린 다음 공격하는 겁니다!"
주진은 유비 삼형제의 전략에 감탄했습니다. "역시 실전 경험이 풍부하시군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작전은 이렇게 짜여졌습니다. 먼저 관우가 기병 오백을 이끌고 적의 후방으로 돌아가 보급로를 차단하고, 장비는 보병 천을 이끌고 측면에서 대기하며, 유비와 주진이 나머지 병력으로 정면에서 적의 주의를 끌어내는 것이었습니다.
밤이 깊어갈 무렵, 작전이 개시되었습니다. 관우는 청룡언월도를 등에 지고 말을 타고 적진을 우회했습니다. 그의 기병대는 마치 귀신처럼 조용히 움직여 황건적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새벽 무렵, 황건적 진영 후방에서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관우의 기습공격이 성공한 것이었습니다. "보급창고가 불타고 있다!" "적의 기습이다!" 황건적들 사이에 혼란이 일어났습니다.
파재는 크게 놀라며 병사들을 보냈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관우의 청룡언월도가 번개처럼 휘둘러질 때마다 황건적들이 쓰러져 나갔습니다. "청룡언월도 관운장이 왔다!" 관우의 명성은 이미 황건적들 사이에도 퍼져 있었습니다.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장비가 측면에서 함성을 지르며 돌격했습니다. "장팔점강창 장익덕이 간다!" 장비의 창끝이 바람을 가르며 황건적들을 쓸어버렸습니다.
정면에서는 유비와 주진이 본진을 이끌고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모든 군사여! 이제가 기회다! 돌격!" 유비의 외침과 함께 삼천오백의 연합군이 일제히 달려들었습니다.
삼면에서 동시에 공격받은 황건적들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파재는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유비 삼형제의 합공 앞에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파재여! 항복하라! 더 이상의 무의미한 저항은 그만두어라!" 유비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하지만 파재는 끝까지 저항했습니다. "나는 태평도의 신도다! 죽을지언정 항복하지 않는다!" 그는 마지막까지 칼을 휘두르다가 장비의 창에 쓰러졌습니다.
전투가 끝난 후, 전장은 참혹했습니다. 수천 명의 황건적이 죽거나 다쳤고, 항복한 자들도 만여 명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유비는 이들을 학살하지 않았습니다.
"항복한 자들은 모두 고향으로 돌려보내십시오. 다시는 반란에 가담하지 않겠다는 맹세만 받으면 됩니다." 유비의 이런 관용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주진은 유비의 덕치에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유현형의 인덕이야말로 진정한 왕자의 풍모입니다. 이번 승리는 단순한 무력의 승리가 아니라 덕의 승리입니다."
※ 첫 공훈의 의미
대규모 토벌전에서 승리한 소식이 낙양의 궁궐에 전해지자, 영제는 크게 기뻐했습니다. "주진과 유비가 황건적 수만을 무찔렀다고? 훌륭하다!" 조정 대신들도 이 놀라운 승리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특히 유비 삼형제의 활약상이 자세히 보고되자, 영제는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유비라... 중산정왕 유승의 후예라고 하더군. 황실의 종친이 이렇게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우니 기특하다."
곧 조서가 내려졌습니다. 주진은 더 높은 관직으로 승진했고, 유비는 정식으로 관직에 임명되었습니다. 바로 정위교위라는 관직이었죠. 비록 높지 않은 관직이었지만, 유비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첫 걸음이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유비 장군!" 주진이 진심으로 축하했습니다. "이제 그대도 조정의 정식 관리가 되었군요."
유비는 겸손하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 모든 것은 형제들과 장병들의 공입니다. 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관우와 장비도 각각 부위와 별부사마라는 관직을 받았습니다. 비록 낮은 관직이었지만, 의용군 출신으로서는 놀라운 대우였습니다.
"형님, 이제 정말로 관리가 되셨습니다!" 장비가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관우도 감회에 젖어 말했습니다. "도원에서 맹세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되었군요."
하지만 유비의 마음은 복잡했습니다. 관직을 받는 것은 기뻤지만, 동시에 더 큰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이제 우리는 진정으로 나라와 백성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개인의 영달이 아니라 백성의 안위를 생각해야 합니다."
유비의 이런 마음가짐은 두 형제에게도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관직을 얻으면 권력욕에 빠지기 마련인데, 유비는 오히려 더 큰 사명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황건적 토벌전이 끝난 후, 유비는 자신이 맡은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무력보다는 덕치를 중시했습니다. 백성들의 어려움을 살피고, 탐관오리들을 단속하며, 선정을 베풀었습니다.
"유비 장군이 부임한 후로 이 지역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한 노인이 감격하며 말했습니다. "이제 도적도 없어지고, 관리들도 백성을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유비의 선정 소식은 멀리까지 퍼져나갔습니다. 다른 지역의 백성들도 유비가 다스리는 곳으로 이주하고 싶어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유비는 이런 칭찬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황건적의 난이 일어난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다시 반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관우가 물었습니다. "형님, 그 근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부패한 정치입니다. 탐관오리들의 착취와 환관들의 전횡, 그리고 황제의 무능함이 백성들을 절망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이것을 바로잡지 않는 한 진정한 평화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유비의 말은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장비가 분개하며 말했습니다. "그럼 우리가 그런 나쁜 놈들을 모두 잡아들이면 되는 것 아닙니까?"
"삼제,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입니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합니다." 관우가 차분하게 설명했습니다.
유비는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언젠가는 우리가 이 썩어빠진 세상을 바로잡을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까지 우리는 계속 정진해야 합니다."
황건적 토벌전에서의 첫 공훈은 유비 삼형제에게 단순한 출세의 발판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품고 있던 큰 뜻을 실현하기 위한 첫 걸음이었습니다. 앞으로 그들이 걸어갈 길은 험난하겠지만, 이 첫 승리는 그들에게 큰 자신감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난세의 영웅들이 역사의 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입니다. 그들의 앞길에는 어떤 시련과 영광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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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늘 '귀로 듣는 삼국지' 3화는 어떠셨나요?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가 황건적 토벌전에서 첫 공훈을 세우며 역사의 무대에 본격 등장하는 감동적인 이야기였습니다.
도원결의에서 시작된 그들의 우정이 전장에서 어떻게 빛났는지, 그리고 유비의 덕치 정신이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함께 확인했습니다. 특히 관우의 청룡언월도와 장비의 장팔점강창이 처음으로 위력을 발휘하는 장면은 정말 짜릿했죠?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한나라는 여전히 위기에 빠져있고, 더 큰 혼란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음 4화에서는 '동탁의 등장과 한나라의 위기'를 다룰 예정입니다. 십상시의 난으로 궁궐이 혼란에 빠지고, 서량의 맹장 동탁이 낙양을 장악하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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