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가 바둑 진 진짜 이유
저승사자가 바둑 진 진짜 이유
부제: 조선시대 한 양반이 저승사자와 바둑을 두고 목숨을 연장받은 이야기
태그 (15개)
#저승사자바둑, #야담광장, #조선시대실화, #저승사자이야기, #바둑한판, #목숨을건내기, #조선양반, #한국전래이야기, #삶과죽음, #저승사자와계약, #바둑명인, #조선기담, #죽음앞의승부, #역사드라마, #운명과선택
#저승사자바둑 #야담광장 #조선시대실화 #저승사자이야기 #바둑한판 #목숨을건내기 #조선양반 #한국전래이야기 #삶과죽음 #저승사자와계약 #바둑명인 #조선기담 #죽음앞의승부 #역사드라마 #운명과선택


후킹멘트 (290자)
여러분, 만약에 저승사자가 오늘 밤 찾아온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울면서 빌겠다고요? 도망치겠다고요? 조선시대에 한 양반은 그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저승사자한테 대뜸 이렇게 말했어요. "한판 두자. 바둑. 내가 이기면 나를 보내줘라." 미친 소리지요? 저승사자를 붙잡고 바둑을 두겠다니. 그런데 더 놀라운 건요, 저승사자가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겁니다. 밤새 바둑을 두었어요. 그리고 날이 밝았을 때, 저승사자가 졌습니다. 근데 이 이야기의 진짜 반전은 따로 있어요. 저승사자가 진 이유. 그것을 알고 나면 소름이 쫙 돋으실 겁니다.
※ 1: 바둑에 미친 양반 — 천하에 상대가 없는 외로움
충청도 공주 땅에 윤 진사라는 양반이 살았습니다. 나이 쉰셋. 과거에 합격해 진사 벼슬을 받았지만 관직에는 나가지 않았어요. 왜냐. 이 양반한테는 관직보다 중요한 게 있었거든요.
바둑이었습니다.
윤 진사의 바둑 사랑이 어느 정도였냐면요, 아침에 눈 뜨면 바둑판부터 꺼내고, 밤에 잠들 때도 바둑판을 옆에 두고 잤어요. 밥을 먹다가도 묘수가 떠오르면 숟가락을 놓고 바둑돌을 집었고, 손님이 오면 인사를 하기도 전에 "한판 두시겠소?"가 먼저 나왔습니다.
아내 한씨가 그 꼴을 보다 못해 한마디 했지요.
"서방님, 바둑돌 대신 밥숟가락 좀 드세요. 바둑을 아무리 잘 둬도 배는 안 찹니다."
"여보, 밥은 하루 세 끼면 족하지만 바둑은 평생을 둬도 다 못 두오."
한씨가 한숨을 쉬었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이 양반의 바둑 사랑은 타고난 것이었으니까.
근데 윤 진사가 그냥 바둑을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었어요. 실력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공주 땅에서는 상대가 없었고, 충청도 전체로 넓혀도 윤 진사를 이길 사람이 없었어요. 한양에서 바둑 좀 둔다는 양반이 소문 듣고 찾아왔는데, 서른 집 만에 털리고 돌아갔습니다. 절에서 바둑으로 도를 닦는다는 스님이 왔는데, 이틀을 두고 한 판도 못 이기고 떠났어요.
소문이 팔도에 퍼졌습니다. '충청도 공주에 바둑 귀신이 산다.' 사람들이 구경삼아 찾아와서 윤 진사의 바둑을 지켜보다가, 하나같이 혀를 내둘렀어요.
"저 수는 사람의 수가 아니야. 귀신이 두는 바둑이야."
윤 진사는 기뻐해야 할 판인데, 표정이 밝지 않았습니다. 왜냐면요. 이길 상대가 없으니까 외로웠거든요. 바둑이라는 게 혼자 두면 재미가 없잖아요. 맞수가 있어야 짜릿한 건데, 천하에 상대가 없으니 바둑판 앞에 앉아도 심심한 거예요.
밤마다 윤 진사가 빈 바둑판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했습니다.
"이 세상에 나와 제대로 한판 둘 수 있는 사람이 없단 말이냐. 이승에 없으면 저승에라도 있을 텐데."
농담처럼 던진 말이었어요. 저승에라도 상대가 있으면 좋겠다는 그 한탄이, 진짜가 될 줄은 이 사람도 몰랐지요.
그해 가을, 윤 진사가 갑자기 앓아눕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감기인 줄 알았어요. 기침이 좀 나고 열이 좀 있고. 그런데 보름이 지나도 낫지를 않았습니다. 한 달이 지나니 몸이 눈에 띄게 야위었고, 두 달이 지나니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힘들어졌어요. 의원이 와서 진맥을 하고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진사 어른, 기력이 많이 쇠하셨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올겨울을 넘기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한씨가 울었어요. 아들 윤석이도 울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윤 진사는 울지 않았어요.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방구석에 놓인 바둑판을 바라봤습니다. 먼지가 소복이 쌓인 바둑판.
'죽기 전에 딱 한 판만 더 두고 싶다. 진짜 상대와. 온 힘을 다해야 이길 수 있는 그런 상대와.'
그게 윤 진사의 마지막 소원이었습니다. 근데 이 소원이 세상에서 가장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 2: 죽음의 기척 — 삼경에 찾아온 검은 그림자
겨울이 깊어졌습니다. 눈이 내리고, 바람이 칼처럼 불고, 마당의 감나무 가지에 고드름이 달렸어요. 윤 진사의 몸은 날이 갈수록 시들어 갔습니다. 이제는 죽 한 숟갈 넘기기도 힘겨워졌고, 하루의 대부분을 누워서 보냈어요.
한씨와 윤석이가 번갈아 곁을 지켰는데, 그날 밤은 둘 다 지쳐서 잠이 들었습니다. 윤석이는 바깥방에서 코를 골고 있었고, 한씨는 윤 진사 곁에 앉아 있다가 고개를 떨구며 깜빡 졸고 있었어요.
삼경. 한밤중의 한가운데. 세상이 가장 고요하고 어두운 시각.
윤 진사가 눈을 떴습니다. 이상하게 잠이 깨진 거예요. 아픈 사람이 새벽에 갑자기 맑은 정신이 드는 경우가 있잖아요. 옛사람들은 그걸 회광반조라 했습니다. 촛불이 꺼지기 직전에 한 번 환하게 타오르는 것처럼, 사람도 죽기 전에 잠깐 맑아지는 때가 있다고.
윤 진사가 눈을 뜨니, 방 안이 이상했어요. 호롱불은 꺼져 있는데 방이 완전히 어둡지는 않았습니다. 어디선가 희미한 푸른빛이 스며들고 있었어요.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달빛인가 싶었는데, 달빛 치고는 색이 너무 차가웠습니다.
그리고 냄새가 났어요. 흙냄새. 차갑고 축축한 흙냄새. 방 안에서 흙냄새가 날 리가 없는데.
윤 진사가 고개를 돌렸습니다. 방문 앞에 누군가 서 있었어요.
키가 칠 척은 되어 보이는 장신이었습니다. 검은 관복을 입고, 검은 갓을 쓰고, 손에 뭔가를 들고 있었어요. 자세히 보니 두루마리였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검은 그림자가 두 개 더 있었는데, 하나는 쇠사슬을 들고 있었고, 하나는 긴 장대를 들고 있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비명을 지르겠지요. 아내를 깨우거나 아들을 부르겠지요. 하지만 윤 진사는 그러지 않았어요. 이상하게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아, 이게 오는구나. 마침내 오는구나. 예감하고 있던 순간이 왔구나.
검은 관복의 사내가 한 발 앞으로 나왔습니다. 창백한 얼굴이 푸른빛에 비쳤는데, 눈이 깊었어요. 사람의 눈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시간의 바닥이 보이지 않는 눈이었습니다. 그 눈이 윤 진사를 내려다봤어요.
"충청도 공주 윤 진사."
목소리가 방 전체를 울렸습니다. 분명 낮은 목소리인데, 벽이 떨리는 것 같았어요.
"금일이 수명이 다하는 날이오. 우리를 따라오시오."
저승사자. 진짜 저승사자가 온 거였습니다.
윤 진사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어요. 병으로 힘이 다 빠진 몸인데, 이상하게 이 순간에는 상체를 세울 수가 있었습니다. 윤 진사가 저승사자를 올려다보며, 옆에서 졸고 있는 아내를 슬쩍 바라봤어요. 한씨가 고개를 떨군 채 깊이 잠들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내가 죽은 줄도 모르고 자고 있겠구나. 아침에 눈 떠서 내가 차가워진 걸 보면 얼마나 놀랄까.'
마음이 아팠지만, 윤 진사는 울지 않았습니다. 대신, 저승사자의 눈을 똑바로 올려다봤어요. 그리고 방구석에 먼지 쌓인 바둑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 윤 진사의 머릿속에서 뭔가가 번개처럼 스쳤어요.
※ 3: 미친 제안 — "나와 바둑을 두시오"
윤 진사가 입을 열었습니다.
"저승사자 어른."
저승사자가 살짝 고개를 기울였어요. 보통 망자들은 이 시점에서 울거나, 빌거나, 혼절하거나 셋 중 하나인데, 이 늙은 양반은 이름을 부르며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거든요.
"가기 전에, 한 가지만 청해도 되겠소?"
"마지막 소원이라면 짧게 들어주마."
"짧지 않을 수도 있소."
저승사자의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했어요.
윤 진사가 방구석의 바둑판을 턱으로 가리켰습니다.
"나와 바둑을 한판 두시오."
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어요. 뒤에 서 있던 저승사자 둘이 서로 얼굴을 바라봤습니다. 뭐라고? 바둑을?
"내가 이기면, 나를 데려가지 않고 돌아가시오. 당신이 이기면, 군말 없이 따라가겠소."
미친 소리였습니다. 저승사자한테 바둑 내기를 하겠다니. 이승에서 가장 고수라 해도, 상대가 저승사자인데. 인간의 영역 밖에 있는 존재한테 인간의 놀이로 승부를 걸겠다니.
저승사자가 한참 동안 윤 진사를 내려다봤어요. 그 깊은 눈이 윤 진사의 얼굴을 훑었습니다. 두려움이 없는 얼굴이었어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니라, 두려움보다 더 간절한 것이 있는 얼굴이었습니다.
"바둑이라."
저승사자가 중얼거렸어요.
"나는 이승의 놀이를 하지 않소."
"그러시오? 혹시 바둑을 모르시오?"
이 말에 저승사자의 눈이 번쩍했습니다. 도발이었어요. 윤 진사가 일부러 건드린 거였습니다. 바둑을 모른다, 이 말은 수를 읽을 줄 모른다는 뜻이니까. 저승사자의 자존심을 건드리기에 딱 좋은 한마디였지요.
저승사자가 입꼬리를 미세하게 올렸어요. 웃는 건지 화난 건지 모를 표정이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바둑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나는 존재했다. 수천 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바둑 명인들의 영혼을 데려갔지. 그들이 마지막으로 두던 바둑을 옆에서 전부 지켜보았다."
잠깐, 이게 무슨 뜻이냐면요. 저승사자가 역사상 모든 바둑 명인들의 대국을 다 봤다는 거예요. 수천 년치 바둑을 관전한 셈이니, 어지간한 고수보다 수읽기가 더 깊을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윤 진사가 잠깐 움찔했어요. 하지만 물러설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유일한 기회였으니까.
"그러면 더 좋소. 제대로 된 상대와 두고 싶었소. 한평생 바둑을 뒀는데, 이 세상에는 나와 겨룰 사람이 없었소. 죽기 전에 진짜 상대와 한판. 그것이 내 소원이오."
긴 침묵이 흘렀습니다. 방 밖에서 바람 소리가 울었어요. 옆에서 한씨가 잠꼬대를 하듯 입을 달싹였지만, 깨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저승사자가 검은 관복의 소매를 걷었어요. 길고 창백한 손이 드러났습니다. 수천 년의 세월이 담긴 듯한, 차갑고 마른 손이었어요.
"좋다. 두마."
윤 진사의 눈이 빛났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다."
"말씀하시오."
"닭이 울기 전에 끝내야 한다. 닭이 울면 나는 이 집에 더 머물 수 없소. 닭이 울 때까지 승부가 나지 않으면, 그것은 네가 진 것으로 친다."
윤 진사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밤새 바둑을 두어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삼경에 시작하면 닭이 우는 오경까지 대략 네 시진. 네 시진 안에 승부를 내야 해요. 시간 싸움이기도 한 겁니다.
윤 진사가 떨리는 손으로 바둑판을 끌어왔습니다. 먼지를 소매로 후후 불어내고, 바둑돌 주머니를 열었어요. 검은 돌과 흰 돌이 짤랑거리며 쏟아졌습니다.
저승사자가 바둑판 맞은편에 앉았어요. 검은 관복의 자락이 바닥에 펼쳐졌고, 갓 아래의 얼굴이 바둑판 위로 숙여졌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바둑판이 놓였습니다. 가로 열아홉 줄, 세로 열아홉 줄, 삼백예순한 개의 교차점. 이 위에서 목숨을 건 승부가 벌어지려 하고 있었어요.
윤 진사가 흰 돌을 집어 들었습니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지만, 눈은 흔들리지 않았어요.
탁.
첫 수가 놓였습니다.
※ 4: 첫 수가 놓이다 — 칠흑 같은 밤의 대국
윤 진사가 우상귀 화점에 흰 돌을 놓았어요. 무난한 첫 수였습니다. 상대가 누구인지 떠보는, 탐색의 한 수.
저승사자가 검은 돌을 집어 들었어요. 그 손가락이 바둑돌을 잡는 모양새가 범상치 않았습니다. 엄지와 검지 사이에 돌을 끼우는 것이 마치 수천 번을 해본 사람처럼 자연스러웠어요.
탁.
검은 돌이 좌하귀에 놓였습니다. 윤 진사의 눈이 가늘어졌어요. 평범한 응수 같지만, 그 위치가 묘했습니다. 보통 바둑 기사들이 잘 두지 않는 자리였거든요. 뭔가 의도가 숨어 있는 수였어요.
'보통이 아니구나.'
윤 진사가 다음 돌을 놓았습니다. 저승사자가 받았어요. 탁, 탁, 탁. 돌이 놓이는 소리가 고요한 방 안에 메트로놈처럼 울렸습니다. 한씨는 여전히 방구석에서 깊이 잠들어 있었고, 바깥에서는 겨울바람만이 처마 끝을 흔들었어요.
열 수가 지나자 윤 진사의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어요. 저승사자의 바둑은 이승의 어떤 바둑과도 달랐습니다. 수가 깊었어요. 한 수를 놓는데, 그 한 수 안에 스무 수 뒤의 계산이 들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마치 미래를 보는 사람처럼.
생각해보면 당연한 거예요. 저승사자는 수천 년을 살았으니까. 수천 년치 바둑을 봤으니까. 이승의 시간에 갇힌 인간과, 시간 바깥에 서 있는 존재의 수읽기가 같을 수가 없지요.
서른 수가 지났습니다. 바둑판 위에 흑과 백이 얽히기 시작했어요. 초반 포석이 끝나고 중반전으로 접어드는 시점이었습니다. 윤 진사가 오른쪽 변에서 세력을 키우며 압박하자, 저승사자가 중앙으로 파고들었어요. 둘의 돌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며 치열하게 엉켜 붙기 시작했습니다.
윤 진사가 한 수를 두고 나서 저승사자의 반응을 살폈어요. 저승사자가 바둑판을 내려다보는데, 그 눈에 뭔가가 스쳤습니다. 뭐였을까요? 놀라움? 아니, 그보다는 흥미에 가까웠어요. 수천 년 만에 처음으로 재미있는 상대를 만났다는 듯한.
저승사자가 입을 열었어요.
"오래간만이군."
윤 진사가 올려다봤습니다.
"이 정도 수를 놓는 자는 삼백 년 만이오."
삼백 년. 삼백 년 전이면 임진왜란이 막 끝난 시점이에요. 그때 어떤 바둑 명인이 있었던 건지, 저승사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모양이었어요.
윤 진사가 씩 웃었습니다.
"영광이오. 저승사자 어른한테 그런 말을 듣다니."
"웃을 때가 아닐 거요. 지금 네 집이 위태하오."
저승사자가 바둑판의 한쪽을 가리켰어요. 윤 진사가 시선을 돌렸습니다. 아차, 하변의 백돌 집이 위험했어요. 저승사자의 검은 돌이 어느새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거든요.
윤 진사의 손이 멈추었어요. 이것을 구하려면 다른 곳의 세력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면 중앙의 주도권을 넘겨주게 돼요. 진퇴양난이었어요.
'어떻게 하지? 집을 구할까, 버릴까?'
윤 진사가 바둑판을 노려봤습니다. 병든 몸이 떨렸지만, 머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맑았어요. 죽음 앞에서 오히려 정신이 칼날처럼 날카로워진 거예요.
시간이 흘렀습니다. 방 밖에서 바람 소리가 점점 거세졌어요. 호롱불도 없이 오직 저승사자가 내뿜는 희미한 푸른빛만으로 바둑판을 보며, 두 존재가 목숨을 건 대국을 이어갔습니다. 탁, 탁, 탁. 돌이 놓이는 소리만이 겨울밤의 적막을 깼어요.
쉰 수, 예순 수, 일흔 수. 바둑판 위에 흑과 백이 빼곡히 들어차기 시작했습니다. 저승사자가 우세한 것 같다가도 윤 진사가 기막힌 묘수로 뒤집고, 윤 진사가 앞서나가는 것 같다가도 저승사자가 차갑게 끊어냈어요.
밤이 깊어갈수록, 대국은 점점 더 살벌해져 갔습니다.
※ 5: 중반의 역전 — 저승사자의 수가 흔들리기 시작하다
백 수를 넘어서자 바둑판의 형세가 극도로 팽팽해졌습니다. 흑과 백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물려 있었어요. 한쪽이 한 집이라도 더 만들면 이기는 초접전이었습니다.
윤 진사의 몸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어요. 병든 몸으로 밤새 정신을 집중하고 있으니, 이마에 식은땀이 흐르고 손이 떨렸습니다. 바둑돌을 집으려다 두 번이나 놓쳤어요.
반면 저승사자는 처음과 똑같았어요. 자세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호흡 하나 거칠어지지 않았습니다. 당연하지요. 저승사자한테 피로라는 개념은 없으니까. 시간이 길어질수록 유리한 쪽은 저승사자였어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백이십 수를 넘어서면서, 저승사자의 수가 달라진 거예요.
나빠진 게 아니에요. 수의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처음에 저승사자의 바둑은 차가웠어요. 감정 없이, 계산만으로, 기계처럼 정확한 수를 놓았거든요. 그런데 중반을 넘어서자, 수에 뭔가가 섞이기 시작한 거예요.
윤 진사가 그걸 느꼈습니다. 오십 년 바둑 인생에서 상대의 바둑을 읽는 눈이 있었거든요. 저승사자의 수에서 감정이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뭔지 몰랐는데, 수가 쌓일수록 분명해졌습니다.
즐기고 있었어요. 저승사자가 이 대국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수천 년 동안 죽은 자들의 영혼을 거두는 일만 해온 존재. 매일 밤 찾아가서 데려오기만 하는 삶. 그에게 바둑이란, 어쩌면 수천 년 만에 처음으로 누군가와 마주앉아 무언가를 함께 하는 경험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저승사자가 돌을 놓다가 문득 말했어요.
"한 가지 묻겠소."
윤 진사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평생을 바둑에 바쳤는데, 후회는 없소?"
뜬금없는 질문이었지만 윤 진사는 바로 대답했어요.
"없소."
"관직에 나갔으면 출세했을 텐데?"
"출세해봐야 뭐하오. 조정에서 편 가르고 싸우느라 세월 보내는 것보다, 바둑판 앞에서 한 수 한 수 고민하는 게 나한테는 더 값진 시간이었소."
"가족에게 미안하지는 않소?"
윤 진사가 잠깐 멈추었어요. 옆에서 잠든 아내를 바라봤습니다. 한씨의 얼굴에 세월의 주름이 깊었어요. 바둑에 미친 남편 때문에 고생한 세월이 얼마냐.
"미안하지요. 많이. 하지만 후회하는 것과 미안한 것은 다르오. 나는 미안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소. 바둑이 나를 살게 한 것이니까."
저승사자가 아무 말 없이 돌을 놓았어요. 근데 그 수가, 방금 전보다 살짝 느슨했습니다. 아주 미세하게, 눈치 못 챌 정도로, 한 끗 무뎌진 수였어요.
윤 진사의 눈이 번쩍했습니다. 오십 년 바둑 인생이 그 한 끗을 놓치지 않았어요.
'여기다.'
윤 진사가 돌을 집었습니다. 떨리던 손이 멈추었어요. 이 한 수에 모든 것을 건다.
탁!
바둑판 중앙, 저승사자의 포위망 한가운데에 흰 돌이 놓였습니다. 끊음의 수였어요. 저승사자의 검은 돌 무리를 둘로 갈라놓는 치명적인 한 수. 이 수가 성립하면 저승사자의 중앙 세력이 무너지고, 형세가 단번에 뒤집힙니다.
저승사자가 바둑판을 내려다봤어요. 수를 읽었습니다. 한참을 읽었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한숨 같은 것을 내쉬었습니다.
※ 6: 마지막 한 수 — 저승사자가 돌을 놓지 못한 순간
윤 진사의 끊음 수가 바둑판 위의 균형을 산산이 깨뜨렸습니다. 저승사자의 중앙 대석점이 둘로 쪼개졌고, 한쪽은 살릴 수 있었지만 다른 한쪽은 어떻게 해도 살아남기 어려운 형국이 되었어요.
바둑에서 이런 상황을 사활 문제라고 하지요. 살고 죽는 것이 한 수에 달린 상태.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바둑의 사활을 겨루고 있으니, 이보다 더 절묘한 상황이 있을까요.
저승사자가 오랜 시간 바둑판을 들여다봤습니다. 수를 계산하는 건지, 다른 생각을 하는 건지, 그 깊은 눈에서는 알 수가 없었어요.
방 밖에서 바람이 잦아들었습니다. 한겨울의 새벽, 가장 고요한 시간이었어요. 이 세상의 모든 소리가 멈춘 것 같았습니다. 윤 진사와 저승사자, 두 존재 사이에 바둑판만이 놓여 있었어요.
저승사자가 검은 돌을 집어 들었습니다. 한참을 손에 쥐고 있다가, 바둑판 위로 가져갔어요. 그런데 놓지를 않았습니다. 돌을 쥔 손이 바둑판 위에서 머뭇거렸어요.
윤 진사가 고개를 들어 저승사자의 얼굴을 봤습니다. 놀라운 광경이었어요. 저승사자의 표정이, 처음으로 무언가를 고민하는 것 같았거든요. 수천 년을 살면서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을 그 얼굴에, 미세한 갈등이 떠올라 있었어요.
여러분,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봐야 할 게 있어요. 저승사자가 정말 이 바둑에서 지는 걸까요? 수천 년의 경험과 시간을 초월한 수읽기를 가진 존재가, 인간 바둑 기사한테 진다는 게 말이 됩니까?
안 되지요. 상식적으로 안 돼요.
그러면 뭐냐. 저승사자가 일부러 지고 있는 걸까요? 그것도 아닌 것 같았어요. 저승사자의 수는 진심이었거든요. 최선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수에 무언가가 섞이기 시작한 거예요.
윤 진사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아까 저승사자가 물었지요. "후회는 없소?" 하고. 그 질문이 단순한 대화가 아니었던 거예요. 저승사자는 윤 진사를 떠보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그리고 알게 된 거예요. 이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바둑 하나에 인생을 건, 우직하고 순수한 삶을. 출세도 마다하고, 가난해도 불평 없이, 오직 좋아하는 것 하나에 평생을 바친 삶을.
저승사자의 손에서 검은 돌이 딱 소리를 내며 놓였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는, 최선의 자리가 아니었어요. 윤 진사의 눈에 보였습니다. 저 자리가 아니라 한 칸 옆에 놓았으면 백의 공격을 완벽히 막을 수 있었는데.
'일부러? 아니야. 이 분의 바둑은 진심이었어. 그러면 뭐지?'
윤 진사가 돌을 놓았어요. 저승사자가 받았습니다. 또 놓고, 또 받고. 끝이 가까워지고 있었어요.
이백 수를 넘어섰을 때, 바둑판의 형세가 윤 진사의 우세로 기울었습니다. 검은 돌의 대세력이 무너지고, 흰 돌이 판 전체를 장악해 가고 있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수 앞에서, 저승사자가 다시 한번 돌을 놓지 못했습니다. 검은 돌을 집어 들고, 바둑판 위에서 한참을 머뭇거렸어요. 수를 못 찾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수는 보였을 거예요. 수천 년의 경험이 어디 가겠습니까. 하지만 그 수를 놓으면, 대국이 이어지잖아요. 대국이 이어지면, 시간이 더 흐르잖아요.
저승사자가 바둑판에서 눈을 들어 윤 진사를 바라봤어요. 그 깊은 눈에 담긴 것은 패배의 분노가 아니었습니다.
멀리서 소리가 들렸어요. 꼬끼오.
닭이 울었습니다.
※ 7: 날이 밝다 — 저승사자가 바둑 진 진짜 이유
닭울음소리가 겨울 새벽의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졌어요. 한 번, 두 번, 세 번. 마을 여기저기서 수탉들이 서로의 울음에 화답하며 줄줄이 울기 시작했습니다.
저승사자가 손에 쥐고 있던 검은 돌을 내려놓았어요. 바둑판 위가 아니라 바둑통 안에. 기권의 뜻이었습니다.
"닭이 울었소."
윤 진사가 바둑판을 내려다봤어요. 아직 끝나지 않은 대국이었습니다. 형세는 윤 진사가 앞서고 있었지만, 저승사자가 최선의 수를 두었다면 뒤집을 여지가 아주 없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닭이 울었으니, 조건대로 승부는 여기서 끝이었습니다.
"내가 졌소."
저승사자가 담담하게 말했어요. 분해하지도, 억울해하지도 않았습니다. 당연하지요. 저승사자한테 승부욕이란 게 있을 리 없으니까.
아니, 잠깐. 정말 그럴까요?
윤 진사가 물었습니다. 이 질문을 하지 않으면 평생 잠을 못 잘 것 같았거든요.
"한 가지만 묻겠소."
"무엇이오?"
"백이십삼수 때, 아랫변 세 번째 줄에 놓으셨소. 하지만 한 칸 왼쪽, 두 번째 줄에 놓으셨다면 내 포위망을 완벽하게 끊을 수 있었소. 왜 그 자리에 놓지 않으셨소?"
저승사자가 멈추었어요. 잠깐의 침묵이 흘렀습니다.
"네가 그것을 보았소?"
"오십 년을 둬서 보였소."
저승사자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습니다. 검은 관복의 자락이 바닥에 스쳤어요. 창문 너머로 동이 트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어둠이 조금씩 물러나고, 방 안으로 여명의 빛이 스며들었어요.
저승사자가 창문 쪽으로 한 발 다가가며 입을 열었습니다.
"나는 수천 년 동안 사람을 데려가기만 했소.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저승으로 데려갔지. 임금도, 장군도, 천재도, 아이도. 누구도 예외는 없었소."
방 안에 저승사자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어요.
"그들이 마지막 순간에 보여주는 것은 대부분 비슷했소. 두려움. 미련. 애원. 수천 년을 봐도 똑같았소."
저승사자가 윤 진사를 돌아봤어요.
"근데 자네는 달랐소. 자네는 죽음 앞에서 울지 않았고, 빌지 않았고, 도망치지 않았소. 대신 바둑을 두자고 했지."
윤 진사가 아무 말 없이 듣고 있었어요.
"자네가 바둑판 앞에 앉아 돌을 놓을 때의 그 눈. 죽음이 코앞인데, 그 눈에 두려움이 없었소. 바둑돌 하나에 온 정신을 쏟는 그 집중.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을 때 사람의 눈이 저렇게 빛나는구나, 수천 년 만에 처음 본 것 같았소."
저승사자가 한 발 더 창문 쪽으로 다가갔어요. 몸이 동녘 빛에 닿자 검은 관복의 윤곽이 희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네 질문에 답하겠소. 왜 그 자리에 놓지 않았느냐고. 솔직히 말하면 나도 모르겠소."
윤 진사의 눈이 커졌어요.
"다만, 그 순간 네가 다음 수를 고민하는 얼굴을 봤소. 이마에 땀이 맺히고, 눈에 불이 켜지고, 병든 몸이 떨리면서도 바둑판에서 눈을 못 떼는 그 모습을. 그때 내 손이 멈추었소. 여기서 끝내면, 이 사람의 이 바둑이 끝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소."
방 안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어요.
"저승사자도 지고 싶은 밤이 있소. 데려가지 않고 싶은 사람이 있소. 하지만 명부에 적힌 이름을 지울 수는 없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닭이 울 때까지 시간을 끄는 것뿐이오."
윤 진사의 눈에 눈물이 고였어요.
"저승사자가 바둑에서 진 게 아니오. 바둑을 두는 사람한테 진 거요. 네가 바둑돌을 잡는 그 손, 그 눈빛에 진 거요."
저승사자의 몸이 점점 투명해지고 있었어요. 동녘의 빛이 방 안을 채우면서, 검은 관복의 윤곽이 안개처럼 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닭이 울었으니 나는 돌아가야 하오. 오늘은."
오늘은. 그 말이 의미하는 바를 윤 진사는 알았어요.
"다음에 다시 올 때, 또 바둑을 두자고 하지는 마시오. 두 번은 안 되오."
"한 번이면 족하오. 고맙소."
저승사자가 마지막으로 바둑판을 내려다봤어요. 흑과 백이 뒤엉킨, 끝나지 않은 대국의 흔적. 그 위에 동녘 빛이 떨어지자 바둑돌이 반짝였습니다.
"좋은 바둑이었소."
그 한마디를 남기고, 저승사자가 사라졌어요. 안개가 걷히듯, 소리 없이. 방 안에 남은 것은 서늘한 흙냄새의 잔향과, 바둑판 위의 돌들뿐이었습니다.
바로 그때, 아내 한씨가 눈을 떴어요. 고개를 들어 남편을 보았습니다. 윤 진사가 일어나 앉아서 바둑판 앞에 앉아 있었어요.
"서방님? 언제 일어나신 거예요? 몸은 괜찮으세요?"
윤 진사가 아내를 바라보며 웃었어요. 눈에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웃고 있었습니다.
"여보, 나 오늘 좋은 바둑을 한판 뒀소."
"예? 바둑이요? 이 새벽에 누구하고요?"
"아주 강한 상대와. 평생 만난 상대 중에 가장 강한 상대와."
한씨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방 안을 둘러봤어요.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만 바둑판 위에 흑과 백이 빼곡히 놓여 있었고, 검은 돌 하나가 바둑판 옆에 떨어져 있었어요. 마지막에 놓지 못한 돌인지, 차갑게 식어 있었습니다.
여러분, 이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냐고요? 아닙니다. 뒷이야기가 있어요.
윤 진사는 그날 이후 거짓말처럼 병이 나았습니다. 기침이 멈추고, 밥을 먹기 시작하고, 한 달 뒤에는 서당에 나갈 수 있게 되었어요. 의원이 놀라서 다시 진맥을 해봤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렇게 말했지요.
"이상하오. 분명 수명이 다한 몸이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거요?"
윤 진사는 웃기만 했습니다. 아무에게도 저승사자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다만 한 가지 달라진 것이 있었습니다.
그 뒤로 윤 진사는 바둑을 둘 때마다 대국이 끝나면 상대에게 꼭 이 한마디를 했어요.
"좋은 바둑이었소."
승부의 결과와 상관없이. 이기든 지든. 바둑을 함께 두어준 것에 감사하다는 뜻이었지요. 저승사자가 마지막에 남긴 그 한마디를 평생 잊지 못한 거예요.
윤 진사는 그 뒤로 이십 년을 더 살았다고 합니다. 일흔셋에 세상을 떠났는데, 마지막 날에도 바둑판 앞에 앉아 있었다고 해요. 아들 윤석이가 발견했을 때, 윤 진사는 바둑판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얼굴에 미소가 번져 있었대요.
바둑판 위에는 돌이 하나도 놓여 있지 않았지만, 바둑통 옆에 검은 돌 하나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십 년 전 그 새벽, 저승사자가 놓지 못한 그 돌과 같은 자리에.
저승사자가 다시 왔던 거예요. 이번에는 바둑 없이. 약속대로. 하지만 바둑돌 하나를 남겨두고 간 것은, 어쩌면 그날 밤의 대국을 기억하고 있다는 인사가 아니었을까요.
저승사자가 바둑 진 진짜 이유.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었습니다. 바둑을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에, 수천 년을 살아온 존재도 한 수 물러선 겁니다. 죽음도 꺾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를 온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간절함이었어요.
엔딩멘트 (250자 이내)
여러분, 오늘 이야기 어떠셨습니까? 저승사자가 진짜 진 이유, 가슴에 남으셨길 바랍니다. 좋아하는 것 하나에 평생을 바치는 사람의 눈빛은 죽음도 한 수 물러서게 만든다는 것. 오늘도 여러분이 좋아하는 무언가 앞에서 눈을 빛내시길 바랍니다. 이 이야기가 좋으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리고요, 다음 야담광장에서 더 소름 돋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썸네일 이미지 프롬프트 (16:9, 실사, no text)
A dramatic photorealistic scene in a dimly lit traditional Korean Joseon Dynasty bedroom at night. An elderly Korean scholar in a worn white durumagi robe sits cross-legged on the floor, leaning forward intensely over a wooden baduk (Go) board filled with black and white stones. Across from him sits a tall ethereal figure in flowing black official robes and a black gat hat, with an unnaturally pale face and deep hollow eyes, one hand hovering over the board holding a black stone, frozen in hesitation. Between them the baduk board glows faintly with an otherworldly bluish light illuminating both their faces from below. A single oil lamp flickers weakly in the background. Through a rice paper window, the faintest hint of dawn light begins to appear on the horizon. The scholar's eyes burn with fierce determination while sweat beads on his forehead. The atmosphere is tense and supernatural. Cinematic lighting, photorealistic, shallow depth of field, 16:9 aspect ratio, no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