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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가 알려준 단 한마디

황금 인생 21 2025. 11. 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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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가 알려준 단 한마디 , 가난뱅이를 부자로 만들다” 『계서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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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300자 내외)

조선시대, 그날도 끼니를 걱정하던 가난한 장돌뱅이 김서방. 그런데 어느 날 밤, 그의 방문을 두드린 이는 놀랍게도 저승사자였습니다. "두려워 마시오. 당신을 데려가러 온 것이 아니라,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러 왔소." 저승사자는 3년 후 대흉년이 올 것이며, 그때를 대비하면 큰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귀띔합니다. 과연 김서방은 저승사자의 말을 믿고 준비했을까요? 그리고 정말로 예언대로 흉년이 찾아왔을까요? 가난뱅이에서 조선 최고의 거상으로 변신한 김서방의 기이하고도 놀라운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내외)

조선시대 야담집 '계서야담'에 전해지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저승사자로부터 미래 정보를 얻은 가난한 장사꾼이 어떻게 조선 최고의 거상이 되었는지, 그 신비롭고 감동적인 사연을 들려드립니다. 운명과 노력, 그리고 기회를 잡는 지혜에 대한 교훈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어르신들께서 좋아하실 만한 흥미진진한 조선시대 전설을 나레이션 중심으로 편안하게 구성했습니다. 옛 선조들의 지혜와 삶의 통찰이 담긴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시기 바랍니다.

※ 가난한 장돌뱅이의 고달픈 일상

조선 중기, 한양 근교의 작은 마을에 김서방이라는 장돌뱅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김서방은 비록 성은 김씨였지만, 본명조차 제대로 불리지 못하고 그저 김서방, 김첨지로만 불렸습니다. 그만큼 그는 세상에서 미천하고 보잘것없는 존재였습니다. 매일 아침 동이 트기 전에 일어나 등짐을 지고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며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팔았습니다. 바늘 한 쌈, 실 한 타래, 엿 몇 조각이 그의 전 재산이었습니다.
김서방의 하루는 고된 노동의 연속이었습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산길을 넘고 또 넘어 물건을 팔러 다녔지만, 번 돈은 늘 그날그날 먹고사는 데도 부족했습니다. 아내와 어린 두 자식은 보리쌀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풀죽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습니다. 김서방은 가끔 밤하늘의 별을 보며 한숨을 쉬곤 했습니다. 왜 자신은 이렇게 가난하게 태어났을까, 언제쯤이면 가족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도 제대로 먹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났습니다.
사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김서방은 한 번도 은전 한 냥을 제대로 만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동냥은 동냥대로 하고, 품팔이는 품팔이대로 하며 온갖 천한 일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가난은 그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김서방을 보며 혀를 찼습니다. 저렇게 부지런한 사람도 가난을 면치 못하니, 그건 전생의 업보가 깊은 탓이라고들 수군거렸습니다. 김서방 자신도 그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자신의 팔자를 원망했습니다.
어느 날 저녁, 김서방은 하루 종일 장사를 다녔지만 겨우 몇 푼 벌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아내는 아이들을 재우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맞이했습니다. 저녁상에는 보리죽 한 그릇이 전부였습니다. 김서방은 그것마저 아이들에게 먹이고 자신은 물만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날 밤, 배고픔과 서러움에 쉽게 잠들지 못한 김서방은 지푸라기로 엮은 거적을 뒤집어쓴 채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달빛이 허름한 초가지붕 사이로 스며들어 그의 초라한 방을 비추었습니다.

※ 한밤중 찾아온 저승사자의 방문

그날 밤 이경이 지날 무렵, 김서방은 겨우 잠이 들려는 찰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방문이 소리 없이 스르르 열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김서방은 깜짝 놀라 눈을 떴습니다. 달빛에 비친 그림자를 보니, 키가 훤칠하고 검은 도포를 입은 한 사내가 서 있었습니다. 그 사내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빛은 깊고 날카로웠습니다. 김서방은 본능적으로 이 사람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김서방이 벌떡 일어나 앉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누, 누구시오?" 그러자 검은 도포의 사내가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두려워 마시오. 나는 저승에서 왔소. 하지만 당신을 데려가러 온 것이 아니니 안심하시오." 김서방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승사자라니! 그는 평생 귀신이나 저승사자를 믿지 않았지만, 지금 눈앞에 서 있는 이 존재는 분명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그 기운과 분위기가 이승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승사자는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와 김서방 앞에 단정히 앉았습니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바람처럼 소리가 없었습니다. 저승사자가 입을 열었습니다. "김서방, 당신은 평생 가난하게 살았소. 아무리 애를 써도 돈 한 푼 모으지 못하고, 가족들조차 제대로 먹이지 못했지요. 하지만 오늘 밤 내가 당신을 찾아온 것은, 당신에게 특별한 기회를 주기 위해서요." 김서방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저승사자를 바라보았습니다. 왜 저승사자가 자신 같은 미천한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일까요?
저승사자는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당신의 조상 중에 음덕을 많이 쌓은 분이 계시오. 그 덕분에 당신에게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오. 내가 오늘 밤 당신에게 알려줄 정보는 저승의 장부에 기록된 미래의 일이오.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려 있소." 김서방은 너무나 놀라 말문이 막혔습니다. 조상의 음덕이라니, 자신은 가난하게 살아온 집안이라 조상들도 모두 가난했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중에 덕을 쌓은 분이 계셨다는 것입니다.
김서방은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물었습니다. "그, 그렇다면 무엇을 알려주시려는 것이오?" 저승사자는 잠시 침묵하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습니다. "지금부터 정확히 삼 년 후, 이 나라에 큰 흉년이 닥칠 것이오. 하늘이 가물고 땅이 갈라지며, 백성들은 굶주림에 허덕이게 될 것이오. 그때가 되면 곡식 한 말의 값이 지금의 열 배, 아니 스무 배까지 치솟을 것이오." 김서방은 숨이 멎는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 저승사자가 전한 미래 정보

저승사자의 말은 계속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당신이 할 일은 이것이오. 지금은 곡식이 흔하고 값이 싸오. 사람들은 풍년이 계속될 것이라 생각하고 곡식을 함부로 쓰고 있소. 하지만 당신은 다르게 행동해야 하오. 지금부터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라도 곡식을 모으시오. 쌀이든 보리든 조든 콩이든 상관없소. 특히 쌀과 좁쌀을 많이 모으는 것이 좋을 것이오.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두시오. 그리고 절대로 남에게 이 일을 말하지 마시오. 만약 이 비밀이 새어나가면, 사람들이 모두 곡식을 사재기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곡식 값이 미리 올라 당신은 충분히 모으지 못할 것이오."
김서방은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당장 먹고살기도 힘든 처지인데, 어떻게 곡식을 모은단 말입니까? 돈이 있어야 곡식을 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승사자는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것도 알고 있소. 하지만 방법은 있소. 당신은 장돌뱅이 아니오? 앞으로 물건을 팔 때, 돈을 받지 말고 곡식으로 받으시오. 바늘 한 쌈 값을 쌀 한 되로 받고, 실 한 타래 값을 보리 두 되로 받으시오. 빗 한 개 값을 조 서 되로 받으시오. 사람들은 지금 곡식이 흔하다고 생각하니 기꺼이 곡식으로 값을 치를 것이오. 곡식은 너무 흔해서 오히려 귀찮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소."
김서방의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그 방법이라면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요즘 마을 사람들은 곡식이 너무 많아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창고에 쌓아둘 곳이 없다고도 했습니다. 저승사자는 말을 이었습니다. "또한 당신의 끼니를 조금만 줄이시오. 하루 세 끼를 두 끼로 줄이고, 그 아낀 곡식을 저축하시오. 아내와 자식들에게는 사정을 말하고 협조를 구하시오. 삼 년만 참으면, 당신의 가족은 평생 굶주림을 모르고 살 수 있을 것이오. 삼 년의 고생으로 평생의 부귀를 얻는 것이니, 충분히 견딜 만하지 않소?"
김서방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삼 년이라는 시간이 짧지는 않지만, 평생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충분히 견딜 만했습니다. 지금까지 사십 년을 가난하게 살았는데, 삼 년 더 고생하는 것쯤이야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끝이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생겼습니다. 저승사자는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명심하시오. 곡식을 모을 때 절대로 남의 눈에 띄어서는 안 되오. 사람들이 의심하면 곤란하오. 그리고 곡식을 보관할 때도 조심하시오. 쥐나 벌레가 먹지 않도록, 습기가 차지 않도록 정성껏 관리하시오. 삼 년 후에 상한 곡식은 아무 쓸모가 없소."
저승사자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당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있소. 삼 년 후 흉년이 오면, 사람들이 굶어 죽어갈 때 당신은 곡식을 내다 팔게 될 것이오. 그때 당신은 큰 부자가 될 기회를 얻게 되오. 하지만 결코 폭리를 취하지 마시오. 적정한 이익만 남기고, 굶주린 백성들을 도우시오. 만약 당신이 욕심을 부려 사람들의 고통을 이용한다면, 이 기회는 오히려 재앙이 될 것이오. 조상의 음덕도 끊어지고, 당신의 후손들도 복을 받지 못할 것이오. 심하면 당신 자신도 화를 입을 수 있소." 저승사자의 목소리에는 엄중한 경고가 담겨 있었습니다.
김서방은 두 손을 모아 절을 올리며 말했습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은혜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결코 욕심을 부리지 않고, 곤란한 백성들을 도우며 살겠습니다. 조상님의 덕을 욕되게 하지 않겠습니다." 저승사자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일어섰습니다. "그럼 나는 이만 가겠소. 삼 년 후,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볼 것이오. 당신이 올바른 길을 가기를 바라오." 그 말을 끝으로 저승사자는 마치 연기처럼 스르르 사라졌습니다. 방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고요했습니다.
하지만 김서방의 가슴은 두근거렸습니다. 꿈이 아니었습니다. 분명 저승사자가 다녀간 것이었습니다. 그는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가, 옆에서 자고 있는 아내를 조심스럽게 깨웠습니다. 아내가 잠결에 눈을 뜨며 물었습니다. "무슨 일이에요?" 김서방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여보, 방금 놀라운 일이 있었소. 저승사자가 다녀갔소." 아내는 놀라 벌떡 일어났습니다. 김서방은 아내에게 방금 있었던 모든 일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아내는 처음에는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었지만, 남편의 진지한 눈빛과 떨리는 목소리를 보고는 그것이 사실임을 깨달았습니다.

※ 곡식을 모으기 시작한 김서방

다음 날 아침, 김서방은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불러 앉혔습니다. 그리고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어려서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삼 년 동안 조금 어렵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알아들었습니다. 큰아이가 물었습니다. "아버지, 그럼 삼 년 후에는 정말 배불리 먹을 수 있어요?" 김서방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렇단다. 삼 년만 참으면 우리 모두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조금만 힘내자꾸나." 아내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여보, 우리 평생 가난하게 살았지 않소? 이번 기회를 놓치면 영영 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오. 삼 년만 힘을 합쳐 봅시다." 온 가족이 결심했습니다.
그날부터 김서방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는 여전히 등짐을 지고 장사를 다녔지만, 이제는 물건값을 돈이 아닌 곡식으로 받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김서방, 왜 갑자기 돈을 안 받고 곡식을 받는 거요?" 사람들이 물으면, 김서방은 미리 준비한 대답을 했습니다. "저희 집에 곡식이 떨어져서 그렇습니다. 돈으로 받으면 다시 시장에 가서 곡식을 사야 하는데, 그러면 시간도 걸리고 번거롭지 않겠습니까? 차라리 곡식으로 받으면 바로 집에 가져다 식구들 먹이면 되니 편하지요." 사람들은 그럴듯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곡식이 흔한 시절이라 별 생각 없이 곡식으로 값을 치렀습니다.
김서방은 받은 곡식을 집으로 가져와 헛간에 차곡차곡 쌓아두었습니다. 쌀, 보리, 조, 콩, 좁쌀, 밀 할 것 없이 모든 종류의 곡식을 모았습니다. 특히 저승사자가 말한 대로 쌀과 좁쌀을 중점적으로 모았습니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자 헛간 한쪽에 곡식 자루들이 하나둘씩 쌓여갔습니다. 김서방은 밤마다 헛간에 들어가 곡식 자루를 세어보았습니다. 쌀 열 말, 보리 스무 말, 조 열다섯 말. 조금씩 늘어가는 곡식을 보며 김서방은 희망을 느꼈습니다.
김서방 가족은 약속대로 하루 세 끼를 두 끼로 줄였습니다. 아침에는 풀죽을 조금만 먹고, 저녁에는 보리밥에 나물만 먹었습니다. 점심은 거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배고파했지만, 아버지가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꾹 참았습니다. 아내도 배고픔을 견디며 남편을 도왔습니다. 온 가족이 하나가 되어 삼 년을 준비했습니다. 김서방은 아낀 곡식도 모두 창고에 쌓았습니다. 심지어 반찬을 줄여서 절약한 곡식도 아껴서 저축했습니다.
일 년이 지났습니다. 헛간은 이미 곡식 자루로 가득 찼고, 김서방은 옆집의 빈 헛간을 빌려 그곳에도 곡식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옆집 주인이 물었습니다. "김서방, 곡식을 왜 이렇게 많이 모으시오?" 김서방은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요즘 곡식 값이 싸서 조금씩 모아두는 것이지요. 나중에 값이 오르면 팔려고요." 옆집 주인은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곡식 값이 오를 리 없소. 해마다 풍년인데 말이오. 괜히 곡식만 쌓아뒀다가 쥐나 벌레가 먹으면 손해 보오." 하지만 김서방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김서방이 갑자기 곡식을 많이 모은다는 소문을 듣고 수근거렸습니다. "김서방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닐까?" "아니면 어디서 돈을 얻어서 곡식을 사들이는 건가?" "저렇게 가난하던 사람이 갑자기 곡식을 모으다니 이상하지 않소?" 하지만 김서방은 저승사자의 당부대로 아무에게도 사실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일을 계속했습니다.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이 년째가 되자, 김서방의 곡식 창고는 세 곳으로 늘어났습니다. 동네 사람들 중에는 김서방을 비웃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저 사람 미쳤나? 곡식을 그렇게 모아서 뭐하려고?" "쥐나 벌레가 먹어 다 썩을 텐데." "곡식 값은 해마다 떨어지는데, 나중에 큰 손해 볼 거요." 하지만 김서방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는 곡식이 상하지 않도록 정성껏 관리했습니다. 햇볕에 말리고, 습기를 막고, 쥐약을 놓아 보관에 만전을 기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도 김서방을 도왔습니다. 아이들은 창고를 청소하고, 아내는 곡식 자루를 정리했습니다.
삼 년째 되는 해 봄, 마을에는 여전히 풍년의 기운이 가득했습니다. 사람들은 올해도 풍년이 들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논밭에는 푸른 싹이 돋아났고, 농부들은 신나게 농사를 지었습니다. 하지만 김서방은 불안했습니다. 저승사자의 말대로라면 올해 큰 흉년이 올 것이었습니다. 그는 마지막까지 곡식을 모으는 데 전념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 밤낮으로 장사를 다녔습니다. 그의 창고에는 이제 쌀 오백 말, 보리 칠백 말, 조와 콩을 합쳐 삼백 말이 넘게 쌓여 있었습니다. 엄청난 양이었습니다.

※ 대흉년의 도래와 거상의 탄생

그해 여름, 하늘은 무섭도록 맑았습니다.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습니다. 입하가 지나고 소만이 지나도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모내기철이 되어도 비가 오지 않아 논은 갈라지고 말랐습니다. 농부들은 하늘을 보며 걱정했습니다. "이상하구먼. 올해는 왜 비가 안 오는 거요?" "조금만 기다리면 오겠지요." 하지만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농부들은 마을 어귀에 모여 하늘에 기우제를 지냈습니다. 제물을 차려놓고 간절히 빌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은 여전히 맑았고,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름 내내 가뭄이 계속되었습니다. 논에 심어놓은 모는 말라 죽었고, 밭의 작물들도 시들어갔습니다. 강과 개울의 물도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우물도 말라갔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불안해졌습니다. "올해 농사는 완전히 망했소." "이러다가 큰일 나겠소." 가을이 되자 들판은 황폐해졌습니다. 곡식은 제대로 영글지도 못한 채 말라버렸습니다. 백성들은 경악했습니다. 이런 흉년은 수십 년 만에 처음이었습니다. 어떤 노인들은 말했습니다. "내 평생에 이런 흉년은 처음 보는구먼. 하늘이 노한 게 분명하오." 저승사자의 예언이 정확히 들어맞은 것입니다.
가을 추수철이 되었지만 거둘 곡식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곡식을 구하려고 시장을 뒤졌지만, 곡식 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습니다. 평소에 한 말에 몇 푼 하던 쌀이 몇 냥씩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 만에 값이 열 배로 뛰었고, 두 달이 지나자 스무 배까지 올랐습니다. 부자들은 곡식을 쌓아두고 내놓지 않았습니다. 값이 더 오르기를 기다린 것입니다. 가난한 백성들은 풀뿌리와 나무껍질로 연명했습니다. 마을 곳곳에서 굶어 죽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길가에는 시체들이 쌓여갔고,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처참한 광경이었습니다.
이때 김서방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삼 년 동안 모아둔 곡식 창고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마을 어귀에 곡식 판매소를 차렸습니다. 큰 간판을 걸었습니다. "곡식 판매, 적정가에 드립니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습니다.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김서방, 정말 곡식을 파시오?" "값은 얼마요?" 김서방은 저승사자의 당부를 기억했습니다. 폭리를 취하지 말라는 것. 그는 곡식을 적정한 가격에 팔기 시작했습니다. 시장 가격보다 조금 높지만, 사람들이 살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이었습니다. 시장에서 쌀 한 말이 은 이 냥씩 하는데, 김서방은 은 한 냥에 팔았습니다. 절반 가격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감격했습니다. "김서방, 고맙소! 당신 덕분에 우리 식구가 살았소!" "정말 은인이오!" 김서방의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습니다. 이웃 마을, 저 건너 고을에서까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김서방 댁에 가면 곡식을 살 수 있다더라!" "그것도 다른 곳보다 싸게 판다더라!" 김서방의 창고는 날마다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그는 단순히 곡식을 팔기만 한 것이 아니라, 굶주린 백성들에게 죽을 끓여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마당에 큰 가마솥을 걸어놓고, 쌀과 좁쌀로 죽을 끓였습니다. 길가에서 쓰러진 사람들을 집으로 데려와 먹이고 재웠습니다.
돈이 없는 이들에게는 외상으로 곡식을 주며 말했습니다. "나중에 형편이 나아지면 그때 갚으시오. 급한 것은 목숨 아니겠소?"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감사했습니다. 김서방은 또한 과부와 고아들, 병든 노인들에게는 아예 공짜로 곡식을 나눠주었습니다. "이분들은 갚을 능력이 없으니, 그냥 드리는 것이오." 사람들은 김서방을 구세주라고 불렀습니다. "김 대감은 살아있는 부처님이오!" "저분이 없었다면 우리 모두 죽었을 것이오!"
삼 년 동안 모은 곡식은 일 년도 못 가서 절반이 팔려나갔습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김서방이 얻은 돈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은자가 수백 냥, 아니 수천 냥씩 쌓여갔습니다. 가난뱅이 김서방은 어느새 마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교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백성들을 돕기 위해 인근 지역의 곡식도 사들여 나눠주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곡식을 구해와 적정가에 팔았습니다. 관아에서도 김서방의 선행을 듣고 표창장을 내렸습니다. 조정에서도 그의 이름이 알려졌습니다. 임금님도 김서방의 이야기를 듣고 감탄했다고 합니다.
이듬해 봄이 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땅은 다시 생기를 되찾았고, 농부들은 농사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흉년은 끝이 났습니다. 김서방은 남은 곡식을 헐값에 백성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이제 흉년이 끝났으니, 여러분들이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씨앗을 드리겠소." 사람들은 그의 덕에 살아남았다며 감사의 절을 올렸습니다. 김서방은 이제 조선 팔도에 이름이 알려진 거상이 되었습니다. 그의 재산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났고, 집도 큰 기와집으로 옮겼습니다. 가족들은 비단옷을 입고, 하루 세 끼를 풍족하게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저승사자와의 재회, 그리고 깨달음

세월이 흘러 김서방이 환갑을 맞이하던 해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김서방은 넓은 사랑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가난했던 시절에는 글자조차 몰랐지만, 부자가 된 후 늦게나마 글을 배워 이제는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서삼경을 읽으며 선비들의 학문을 익히고, 역사책을 읽으며 조상들의 지혜를 배웠습니다. 그날 밤도 김서방은 촛불을 켜고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촛불이 흔들리며 방문이 소리 없이 열렸습니다. 고개를 드니, 그곳에는 삼십 년 전 그날 밤과 똑같은 모습의 저승사자가 서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렀지만 저승사자는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검은 도포를 입고, 창백한 얼굴에 깊은 눈빛을 하고 있었습니다.
김서방은 반갑고도 두려운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큰절을 올렸습니다. "은인이시여, 그동안 평안하셨습니까? 삼십 년 만에 다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승사자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오랜만이오, 김서방. 아니, 이제는 김 대감이라고 불러야겠구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당신을 존경하고 있지 않소?" 김서방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습니다. "과찬이십니다. 모두 은인 덕분입니다. 만약 그날 밤 알려주지 않으셨다면, 저는 여전히 가난하게 살다가 죽었을 것입니다. 은인의 은혜는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저승사자는 방 안을 둘러보며 말했습니다. "당신은 내가 준 기회를 잘 활용했소. 삼 년 동안 곡식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이오. 가족들과 함께 배를 굶으며 견뎌냈지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당신이 부자가 된 후에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백성들을 도왔다는 것이오. 흉년 때 폭리를 취했다면, 지금쯤 당신은 백성들의 원망을 받으며 불행하게 살고 있을 것이오. 어쩌면 화를 당해 목숨까지 잃었을 수도 있소. 하지만 당신은 덕을 쌓았고, 그 덕이 당신의 자손들에게까지 이어질 것이오." 김서방은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승사자가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사실 삼십 년 전 내가 당신에게 미래를 알려준 것은 단순히 조상의 음덕 때문만은 아니었소. 저승의 장부를 보니, 당신은 본래 정직하고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소. 비록 가난했지만 남을 해치거나 속인 적이 없었소. 품팔이를 할 때도 정직하게 일했고, 장사를 할 때도 바가지를 씌운 적이 없었소. 가난해도 이웃의 것을 탐내지 않았고, 작은 것이라도 나눌 줄 알았소. 그런 사람에게 기회를 주면 반드시 선한 일에 쓸 것이라고 판단했소. 그리고 그 판단은 옳았소." 김서방은 저승사자의 말에 깊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서방이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은인께서는 왜 저에게만 이런 기회를 주신 것입니까? 세상에는 가난한 사람이 많은데,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회를 주실 수 있지 않았습니까?" 저승사자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습니다. "그것은 하늘의 이치요. 모든 사람에게 같은 기회를 줄 수는 없소. 만약 모든 사람이 미래를 알게 된다면, 세상의 질서가 무너질 것이오. 또한 기회를 주어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드물오. 어떤 이는 게을러서 준비하지 않고, 어떤 이는 욕심이 많아 화를 자초하고, 어떤 이는 비밀을 지키지 못해 기회를 놓치오. 당신은 그 모든 것을 잘 해냈소."
저승사자는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당신이 흉년 때 백성들을 도운 것은 단순히 내 당부를 지킨 것만이 아니오. 당신의 본성이 선했기 때문이오. 다른 사람이었다면 적정가에 팔지 않고 폭리를 취했을 것이오. 돈이 없는 사람에게 외상으로 주지도 않았을 것이고, 과부와 고아에게 공짜로 나눠주지도 않았을 것이오.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했소. 그것이 당신을 진정한 거상으로 만든 것이오. 재물만 많다고 거상이 아니오. 덕이 있어야 진정한 거상이오." 김서방은 깊이 깨달았습니다.
저승사자는 마지막 말을 남겼습니다. "앞으로도 덕을 쌓으며 사시오. 재물은 썩지만 덕은 영원하오. 당신의 자손들은 대대로 번영할 것이오. 당신의 큰아들은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벼슬에 오를 것이고, 작은아들은 당신의 뒤를 이어 훌륭한 상인이 될 것이오. 당신의 손자들 중에서도 훌륭한 인재들이 나올 것이오. 이 모든 것이 당신이 쌓은 덕 덕분이오." 김서방은 감사의 마음으로 다시 절을 올렸습니다.
저승사자가 일어서며 마지막으로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만남이 될 것이오. 다음에 우리가 만날 때는 당신의 수명이 다했을 때일 것이오. 하지만 그때는 두려워하지 마시오. 당신은 좋은 곳으로 갈 것이니까. 저승의 장부에 당신의 선행이 가득 기록되어 있소. 당신은 현세에서도 복을 누렸고, 내세에서도 복을 누릴 것이오." 그 말을 끝으로 저승사자는 다시 한번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김서방은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향해 감사의 절을 올렸습니다. 촛불은 다시 안정을 찾았고, 방 안은 고요했습니다.
김서방은 그 후로도 계속 선행을 베풀었습니다. 가난한 선비들에게 학비를 대주고, 과부와 고아들을 도왔으며, 다리를 놓고 길을 닦았습니다. 흉년이 들면 곡식을 내놓고, 추운 겨울이면 옷을 나눠주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조선 팔도에 널리 알려졌고, 사람들은 그를 의상, 즉 의로운 상인이라고 불렀습니다. 조정에서도 그의 공을 인정하여 벼슬을 내리려 했지만, 김서방은 사양했습니다. "저는 상인으로 사는 것이 편합니다. 벼슬은 제 자식들이 받도록 하겠습니다."
김서방의 자손들은 저승사자의 말대로 대대로 번창했습니다. 큰아들은 과거에 급제하여 판서의 벼슬에 올랐고, 작은아들은 아버지보다 더 큰 상인이 되었습니다. 손자들 중에는 학자도 나오고 장군도 나왔습니다. 모두 조상이 쌓은 덕 덕분이었습니다. 김서방은 팔십 평생을 살다가 편안히 눈을 감았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나던 날, 마을 사람들은 모두 모여 통곡하며 슬퍼했습니다. "우리의 은인이 가시는구나!" "저분이 없었다면 우리는 진작에 죽었을 것이오!" 사람들은 그를 위해 비석을 세워 그 덕을 기렸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계서야담에 기록되어 후대에까지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여러분, 오늘은 계서야담에 전해지는 김서방의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저승사자로부터 미래 정보를 얻은 가난한 장사꾼이 어떻게 조선 최고의 거상이 되었는지, 참으로 신기하고도 교훈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첫째,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잡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서방은 삼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묵묵히 준비했습니다. 둘째, 부자가 되어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덕을 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폭리를 취하지 않고 백성들을 도왔기에 그의 복은 자손 대대로 이어졌습니다. 셋째, 정직하고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것입니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이런 이야기들, 앞으로도 계속 들려드리겠습니다.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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