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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를 울린 삶의 가르침

황금 인생 21 2025. 9. 21.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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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를 울린 삶의 가르침, 죽음을 거부한 조선 상인

태그 (2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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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00자)

"죽음 앞에서도 당당했던 한 조선 상인이 있었습니다. 저승사자가 데리러 왔는데도 '아직 갈 때가 아니다'라며 거부했다고요? 오히려 저승사자에게 진정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깨우쳐 주었다는 놀라운 이야기! 과연 그 상인은 어떤 비밀을 알고 있었을까요? 죽음보다 강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드립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시대 한 상인이 저승사자의 부름을 거부하며 벌어지는 철학적 대화를 그린 깊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깨달음을 전하는 상인과 그로 인해 변화하는 저승사자의 모습을 통해 인생의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깊이 와닿는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지혜로운 메시지를 담은 감동적인 전설입니다.

※ 저승사자의 부름을 당당히 거절하는 상인 김덕보

조선 정조 임금 때, 한양 종로에서 포목상을 하던 김덕보라는 상인이 있었습니다. 올해 예순다섯 살로 평생을 성실하게 장사하며 살아온 그는 마음씨가 따뜻하고 신용을 중시하는 사람으로 유명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외상도 많이 주고,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언제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그런 김덕보에게 어느 날 저녁,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키가 크고 까만 옷을 입은 사람이 포목점 문을 열고 들어온 것입니다. 얼굴은 창백했고 눈빛은 차가웠습니다. 일반 사람과는 뭔가 다른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김덕보인가?" 그 사람이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김덕보는 손님을 맞이하며 정중하게 대답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나는 저승사자다." 그 사람이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너를 데리러 왔다."
이 말을 들은 김덕보는 깜짝 놀라기는 했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차분하게 저승사자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아, 그러십니까. 멀리서 수고하셨습니다." 김덕보가 공손하게 인사했습니다. "그런데 죄송하지만, 아직 갈 수가 없겠습니다."
저승사자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영혼들을 저승으로 데려갔지만, 거부하는 사람은 처음 봤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서워 떨거나 애원하거나 도망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당당하게 거절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었습니다.
"뭐라고?" 저승사자가 당황하며 되물었습니다. "갈 수 없다고?"
"네, 그렇습니다." 김덕보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아직 제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거든요."
저승사자는 더욱 놀랐습니다. "해야 할 일이라니? 자네의 수명은 이미 다했다. 생사부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어."
김덕보는 저승사자에게 자리를 권하며 말했습니다. "일단 앉으십시오. 찻물이라도 한 잔 드시면서 이야기해봅시다."
"찻물?" 저승사자가 어리둥절해했습니다. "나는 저승사자인데..."
"저승사자라고 해서 사람이 아닙니까?" 김덕보가 자연스럽게 말했습니다. "멀리서 오셨는데 목도 마르셨을 텐데요."
김덕보는 정성스럽게 차를 우려서 저승사자 앞에 놓았습니다. 따뜻한 차 향기가 포목점 안에 퍼졌습니다.
저승사자는 이런 대접을 받은 것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평소 같으면 강제로라도 데려가야 했지만, 김덕보의 태도가 너무 자연스럽고 당당해서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남았다는 거냐?" 저승사자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김덕보는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차분하게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평생 장사를 하면서 많은 분들께 신세를 졌습니다. 어떤 분들은 어려울 때 도움을 주셨고, 어떤 분들은 제 물건을 믿고 사주셨죠. 그런데 아직 그 은혜에 제대로 보답하지 못했습니다."
저승사자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그런 건 살아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할 일 아닌가?"
"아닙니다." 김덕보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받은 은혜는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그것이 사람의 도리죠."
"하지만 자네의 수명은..." 저승사자가 말하려 했지만 김덕보가 손을 들어 말을 멈춰 세웠습니다.
"수명이라는 것이 정말 정해진 것일까요?" 김덕보가 오히려 저승사자에게 질문했습니다. "사람이 죽는 때는 숨이 끊어질 때가 아니라 할 일을 다 마쳤을 때가 아닐까요?"
이 말을 들은 저승사자는 깊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지금까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 질문이었습니다. 항상 생사부에 기록된 대로만 일을 처리해왔는데, 과연 그것이 전부일까요?
"그렇다면..." 저승사자가 망설이며 물었습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거냐?"
김덕보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다만 제가 마음 놓고 떠날 수 있을 때까지만 기다려 주십시오."
저승사자는 난감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매뉴얼에도 없었고, 염라대왕에게 보고해야 할지도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김덕보의 진실한 마음이 느껴져서 섣불리 강제로 데려갈 수도 없었습니다.
"좋다." 저승사자가 마침내 결정했습니다. "며칠만 기다려보겠다. 하지만 너무 오래 끌면 안 된다."
"고맙습니다." 김덕보가 깊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 왜 떠날 수 없는지 설명하는 상인의 깊은 사연

다음 날 아침, 저승사자는 김덕보의 일상을 지켜보기 시작했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서 가게를 정리하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장부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니 평범한 상인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특별한 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첫 번째 손님은 허름한 옷을 입은 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는 조심스럽게 포목점에 들어와서 값싼 무명을 하나 골랐습니다.
"할머니, 이거 얼마나 되시나요?" 할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김덕보는 무명을 살펴보더니 말했습니다. "이건 좋은 무명인데... 할머니께는 특별히 반값에 드리겠습니다."
"그럼 안 되죠. 제값을 주셔야..." 할머니가 사양했지만 김덕보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할머니께서 작년에 제가 아플 때 죽 끓여주신 거 기억하세요? 그 은혜가 얼마나 큰데요. 이 정도로는 갚을 수가 없어요."
할머니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워했습니다. "덕보야, 넌 정말 착한 아이구나."
저승사자는 이 모습을 보며 조금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김덕보가 말하는 '은혜 갚기'가 이런 것이었구나.
두 번째로 온 손님은 젊은 총각이었습니다. 곧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신부 옷감을 사러 온 것 같았습니다.
"사장님, 좋은 비단 좀 보여주세요." 총각이 말했습니다.
김덕보는 가장 좋은 비단을 꺼내 보여주었습니다. "이건 어떠세요? 색깔도 곱고 질도 좋아요."
"정말 좋네요! 근데 값이..." 총각이 망설였습니다.
"아, 혹시 김철수 씨 아들 아니세요?" 김덕보가 물었습니다.
"네, 맞는데요."
"그럼 됐네요! 아버님이 제가 어려울 때 돈을 빌려주셨거든요. 그 은혜로 이 비단 드리겠습니다."
총각은 깜짝 놀랐습니다. "아버지가 그런 일이 있었나요? 하지만 공짜로는..."
"공짜가 아니에요. 받은 은혜를 갚는 거죠." 김덕보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하루 종일 계속되었습니다. 김덕보는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에게 과거에 받은 은혜를 이야기하며 정성껏 대해주었습니다.
저녁이 되어서 가게 문을 닫은 후, 저승사자가 김덕보에게 물었습니다.
"정말 모든 사람들에게 빚진 것이 있단 말인가?"
김덕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다른 분들의 도움 덕분이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장사가 안 될 텐데?" 저승사자가 의아해했습니다.
김덕보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이상하게도 그렇지 않아요. 진심으로 대하면 사람들이 알아주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단골손님들이 더 많아졌어요."
그때 한 아이가 포목점 앞에서 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김덕보와 저승사자가 나가보니 열 살 정도 된 남자아이가 길바닥에 앉아서 울고 있었습니다.
"얘야, 왜 우니?" 김덕보가 다정하게 물었습니다.
"아버지가 아프신데 약값이 없어요. 집에서 가져온 돈을 길에서 떨어뜨렸어요." 아이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김덕보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아이에게 주었습니다. "이걸로 약을 사거라. 그리고 아버지께 덕보 아저씨가 안부 전한다고 해라."
"정말요? 고마워요!" 아이가 기뻐하며 뛰어갔습니다.
저승사자가 의아해서 물었습니다. "저 아이는 처음 보는 것 같은데도 도와주는군."
"처음이 아니에요." 김덕보가 설명했습니다. "저 아이 아버지가 5년 전에 제가 병들어 쓰러졌을 때 업고 의원에게 데려다 준 분이에요. 그때 그분이 아니었다면 저는 죽었을 거예요."
저승사자는 점점 놀라기 시작했습니다. 김덕보의 기억력이 대단한 것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서로 도우며 살아왔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이런 일을 계속할 건가?" 저승사자가 물었습니다.
김덕보는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사실은... 가장 큰 은혜가 하나 남아 있어요."
"가장 큰 은혜?"
"네. 제 아내한테 받은 은혜요." 김덕보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습니다.
"아내? 지금 어디 있는가?"
"3년 전에 먼저 저승으로 갔어요." 김덕보가 슬픈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40년을 함께 살면서 평생 고생만 시켰는데, 제대로 보답하지 못하고 보냈어요."
저승사자는 이제야 김덕보의 진짜 마음을 알 것 같았습니다.

※ 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하는 저승사자

저승사자는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수백 년간 저승사자 일을 해오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영혼들은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억지로 버티려고 했는데, 김덕보는 달랐습니다. 죽음을 받아들이면서도 자신만의 확고한 이유로 거부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저승사자는 김덕보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김덕보, 솔직히 말하면 나는 지금 매우 혼란스럽다."
"무엇 때문에요?" 김덕보가 관심 있게 물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영혼들을 저승으로 데려갔지만, 너 같은 경우는 처음이야." 저승사자가 고민스럽게 말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무서워하거나 애원하거나 도망가려고 하는데..."
김덕보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저는 죽음이 무섭지 않아요. 다만 시기가 아직 아닌 것 같을 뿐이에요."
"시기가 아니라니?" 저승사자가 되물었습니다.
"사람이 죽을 때가 언제인지 아세요?" 김덕보가 오히려 질문했습니다.
저승사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습니다. "생사부에 기록된 날이지."
"정말 그럴까요?" 김덕보가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저는 사람이 진짜 죽을 때는 할 일을 다 마쳤을 때라고 생각해요."
이 말을 들은 저승사자는 깊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지금까지 의문 없이 받아들여왔던 것들에 대해 처음으로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할 일을 다 마쳤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저승사자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마음이 편해질 때죠." 김덕보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더 이상 미련이 없고, 후회가 없고, 누구에게도 미안하지 않을 때요."
저승사자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항상 위에서 내려오는 명령에만 따라 일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승사자님은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되셨나요?" 김덕보가 궁금해하며 물었습니다.
저승사자는 잠깐 망설이더니 대답했습니다. "나도... 원래는 사람이었어. 조선 초기에 살던 선비였지."
"그러면 어떻게 저승사자가 되신 거예요?"
"죽고 나서 염라대왕께서 나에게 이 일을 맡기셨어. 생전에 공정하고 정직하게 살았다고 해서..." 저승사자가 과거를 회상하며 말했습니다.
"그럼 가족도 있으셨겠네요?"
이 질문에 저승사자의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있었지... 아내와 어린 아들이..."
"많이 그리우시겠어요."
"처음에는 그랬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잊게 되더라고." 저승사자가 쓸쓸하게 말했습니다.
김덕보는 저승사자를 안쓰럽게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잊으신 건가요? 아니면 잊으려고 노력하신 건 아닌가요?"
이 말을 들은 저승사자는 가슴이 찔렸습니다. 사실 그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억누르고 살아왔던 것입니다. 저승사자로서의 의무에 충실하려고 일부러 감정을 죽이고 살아온 것이었습니다.
"왜... 왜 그런 걸 묻나?" 저승사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저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아직 떠날 수 없어요." 김덕보가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저승사자님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있으시는 것 같아서요."
저승사자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감정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저승사자님, 혹시 생전에 가족분들에게 못다 한 말이 있으신가요?" 김덕보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있어..." 저승사자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너무 많아..."
"그럼 저와 비슷한 처지시네요." 김덕보가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그날 저녁, 두 사람은 함께 차를 마시며 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저승사자는 평소에는 절대 하지 않을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털어놓았습니다.
"사실 나는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 저승사자가 고백했습니다. "당시에는 그런 말을 하는 게 부끄럽다고 생각했거든."
"저도 마찬가지예요." 김덕보가 공감하며 말했습니다. "우리 시대 남자들은 그런 표현에 서툴렀잖아요."
"그리고 아들에게도... 딱딱한 아버지였어. 더 다정하게 대해줄 걸 그랬나 봐."
"아이들은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있을 거예요." 김덕보가 위로했습니다.
저승사자는 처음으로 누군가와 이런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수백 년간 혼자 지내면서 억눌러왔던 감정들이 터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김덕보, 너와 이야기하고 보니... 나도 할 일이 남아 있는 것 같아." 저승사자가 중얼거렸습니다.
"어떤 일이요?"
"내 가족들에게 못다 한 말들... 그리고 진짜 내 마음을 전하는 일..."
김덕보는 저승사자의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저승사자님도 저처럼 시간이 필요하신 거네요."

※ 상인이 전하는 삶의 참된 의미

며칠이 지나면서 김덕보와 저승사자는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저승사자는 김덕보의 일상을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특히 김덕보가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어느 날 오후, 한 중년 여인이 포목점에 들어왔습니다.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고, 옷차림도 초라했습니다.
"사장님... 혹시 일감이 있을까요?" 여인이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김덕보는 여인을 자세히 보더니 깜짝 놀랐습니다. "어? 춘자씨 아니세요?"
"아, 덕보씨... 알아보시는군요." 여인이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저승사자가 옆에서 지켜보니, 춘자라는 여인은 예전에 이 동네에서 잘 살았던 사람 같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어려워 보였습니다.
"무슨 일이세요? 예전에는 그렇게 잘 사셨는데..." 김덕보가 걱정스럽게 물었습니다.
"남편이 병으로 쓰러진 후로 살림이 어려워졌어요. 아이들 학비도 마련하기 힘들고..." 춘자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습니다.
김덕보는 망설임 없이 말했습니다. "그럼 여기서 바느질 일을 도와주세요. 요즘 주문이 많아서 손이 부족했거든요."
"정말요? 하지만 제가 그렇게 솜씨가 좋지는..." 춘자가 망설였습니다.
"괜찮아요. 천천히 배우시면 돼요." 김덕보가 격려했습니다. "그리고 춘자씨, 10년 전에 제가 장사 시작할 때 첫 번째 손님이 되어주신 거 기억하세요? 그때 그 격려가 없었다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거예요."
춘자는 그제서야 얼굴에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런 옛날 일까지 기억하시다니..."
그날 저녁, 춘자가 돌아간 후 저승사자가 김덕보에게 물었습니다.
"정말 10년 전 일을 기억하고 있었나?"
김덕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물론이에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라는 게 참 소중한 거거든요. 특히 어려울 때 받은 도움은 평생 잊을 수 없어요."
"하지만 그렇게 모든 사람을 도와주면 자네가 손해 보는 일이 많지 않나?" 저승사자가 실용적인 관점에서 물었습니다.
김덕보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손해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이익이 더 많죠."
"이익?"
"네. 마음의 이익이요." 김덕보가 설명했습니다. "남을 도울 때 느끼는 기쁨, 그리고 도움받은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의 뿌듯함... 그런 건 돈으로 살 수 없는 거예요."
저승사자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마음의 이익이라..."
"저승사자님은 살아계실 때 어떤 일로 가장 기뻤으셨나요?" 김덕보가 되물었습니다.
저승사자는 잠깐 생각해보더니 대답했습니다. "글쎄... 과거에 급제했을 때?"
"그것도 기쁘셨겠지만, 더 깊은 기쁨은 없으셨나요?"
저승사자가 더 깊이 생각해보니 하나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아... 한 번은 홍수가 났을 때 마을 사람들과 함께 제방을 쌓은 적이 있어. 그때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서 마을을 구했을 때의 기쁨이..."
"바로 그거예요!" 김덕보가 손뼉을 쳤습니다. "그런 기쁨이 진짜 기쁨이에요. 혼자만의 성공보다 함께 이뤄낸 성취가 더 값진 법이거든요."
저승사자는 그제서야 김덕보의 말뜻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돈이나 명예 같은 것보다 훨씬 소중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그럼 자네가 말하는 '할 일'이라는 것도 그런 의미군?" 저승사자가 물었습니다.
"맞아요." 김덕보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는 제가 받은 사랑과 은혜를 다시 돌려주는 게 제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마음 놓고 떠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언제까지 그런 일을 할 건가? 끝이 있나?"
김덕보는 잠깐 멈춰서 깊이 생각했습니다. "사실... 끝이 없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니?"
"네.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에요." 김덕보가 설명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면, 비록 다 못 갚더라도 마음은 편해질 거예요."
저승사자는 이 말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그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끝내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김덕보는 완벽함보다는 진심과 최선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도 내 가족들에게 완벽한 사랑을 주지 못했다고 해서 너무 괴로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인가?" 저승사자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그렇죠. 저승사자님께서 가족을 사랑하셨다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해요. 그 마음을 아신다면 가족분들도 이해하실 거예요."

※ 깨달음을 얻는 저승사자와 상인의 결심

김덕보와의 대화를 통해 저승사자는 점점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수백 년간 규칙과 의무에만 얽매여 살아왔던 그에게 김덕보는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저승사자는 김덕보에게 중요한 질문을 했습니다.
"김덕보, 나에게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자네는 정말 죽음이 무섭지 않나?" 저승사자가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김덕보는 잠깐 생각해보더니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무섭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에요. 하지만 더 무서운 게 있어요."
"더 무서운 게?"
"후회예요." 김덕보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죽고 나서 '아, 그때 저런 말을 할 걸' '그때 저런 일을 할 걸' 하며 후회하는 게 죽음보다 더 무서워요."
저승사자는 이 말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자신도 수백 년간 그런 후회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거군." 저승사자가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맞아요. 저는 아내에게 못다 한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면서 표현하고 있어요." 김덕보가 설명했습니다. "그러면 아내도 저승에서 기뻐할 거라고 생각해요."
이때 저승사자에게 번개 같은 깨달음이 왔습니다. "그렇다면... 나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어떤 일이요?"
"내가 가족들에게 못다 한 사랑을... 다른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저승사자가 흥분하며 말했습니다.
김덕보는 저승사자의 깨달음을 격려했습니다. "좋은 생각이에요! 어떻게 하실 건데요?"
저승사자는 곰곰 생각해보더니 말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규칙에만 얽매여서 영혼들을 대했어. 하지만 앞으로는 더 따뜻하게, 더 이해심을 가지고 대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럼 저승사자님도 저처럼 할 일이 생기신 거네요."
"그래... 나도 이제 진짜 할 일을 찾은 것 같아."
그날 오후, 포목점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김덕보의 죽은 아내와 친했던 이웃 할머니였습니다.
"덕보야, 안녕하니?" 할머니가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할머니! 어서 오세요!" 김덕보가 기뻐하며 맞이했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일로 왔어." 할머니가 의미심장하게 말했습니다.
"무슨 일이세요?"
"어젯밤 꿈에 네 아내가 나타났어."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김덕보와 저승사자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아내가요?"
"그래. 참 곱게 생긴 모습으로 나타나서는 이런 말을 하더라고. '우리 덕보가 아직도 내 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제 그만 놓아주라고 전해달라'고."
김덕보의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정말... 그런 말을?"
"그리고 또 이런 말도 했어. '덕보는 이미 충분히 좋은 남편이었고, 지금도 충분히 좋은 사람이니까 더 이상 미안해하지 말라'고."
할머니의 말을 들은 김덕보는 오랫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녹아내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저승사자도 이 광경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끈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할머니, 정말 고마워요." 김덕보가 눈물을 닦으며 말했습니다. "아내 말이 맞아요. 저도 이제 알겠어요."
할머니가 돌아간 후, 김덕보는 저승사자에게 말했습니다.
"저승사자님, 이제 저도 마음이 편해졌어요."
"정말인가?"
"네. 아내가 저를 이해해준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한 일들도 다 의미가 있었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저승사자는 김덕보의 평온한 표정을 보며 물었습니다. "그럼 이제 갈 준비가 되었나?"
김덕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네. 하지만 그 전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이 하나 있어요."
"무엇인가?"
"저승사자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김덕보가 진심을 담아 말했습니다. "저승사자님 덕분에 제가 정말 중요한 걸 깨달았거든요."
"내가? 오히려 내가 자네에게 배운 게 더 많은데..."
"서로 배운 거죠. 그게 인연이잖아요."

※ 서로를 이해하게 된 두 존재의 감동적 작별

드디어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김덕보는 마지막으로 포목점을 정리하며 오래된 추억들을 하나씩 되새겼습니다. 40년간 이곳에서 쌓아온 인연들, 그리고 아내와 함께 보낸 소중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저승사자는 김덕보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할당된 업무로만 생각했던 일이 이제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저승사자님," 김덕보가 마지막 정리를 마치며 말했습니다. "제가 떠나고 나면 이 가게는 어떻게 될까요?"
"걱정하지 마라. 자네가 도왔던 사람들이 잘 관리할 거야." 저승사자가 위로했습니다. "특히 춘자씨가 계속 이어받을 것 같더라."
"그럼 다행이에요. 이 가게가 계속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때 포목점 문이 열리며 여러 사람들이 들어왔습니다. 그동안 김덕보에게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 마지막 인사를 하러 온 것이었습니다.
"덕보 아저씨, 정말 가시는 거예요?" 어린 아이가 눈물을 글썽이며 물었습니다.
"그래, 아저씨가 가야 할 곳이 있어서." 김덕보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언제 다시 와요?"
"아저씨는 못 오지만, 아저씨 마음은 항상 여기 있을 거야."
할머니 한 분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습니다. "덕보야, 네 덕분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 모른다. 정말 고마웠어."
"아니에요, 할머니. 저야말로 할머니들 덕분에 행복하게 살 수 있었어요."
젊은 부부도 와서 인사했습니다. "사장님, 결혼할 때 도와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너희들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
저승사자는 이런 광경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김덕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돌아간 후, 김덕보와 저승사자만 남았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인생이었구나." 저승사자가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저승사자님 덕분에 더 아름다워졌어요." 김덕보가 고마워했습니다. "저승사자님이 기다려주지 않으셨다면 이런 깨달음도 얻지 못했을 거예요."
"나야말로 자네 덕분에 많은 걸 배웠어." 저승사자가 진심으로 말했습니다. "앞으로 내 일도 완전히 달라질 것 같아."
"어떻게요?"
"이제는 단순히 규칙을 따르는 게 아니라, 각각의 영혼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거야. 자네가 가르쳐준 대로 말이야."
김덕보는 뿌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럼 저도 보람 있는 일을 한 셈이네요."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 저승사자가 물었습니다. "자네는 정말 후회가 없나?"
김덕보는 잠깐 생각해보더니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후회요? 조금은 있어요. 아내에게 좀 더 자주 사랑한다고 말할 걸, 좀 더 많이 안아줄 걸... 그런 후회들이요."
"그럼 아직 미련이 남은 거 아닌가?"
"아니에요." 김덕보가 고개를 저었습니다. "후회와 미련은 달라요. 후회는 과거에 대한 아쉬움이지만, 미련은 현재를 붙잡는 거거든요. 저는 과거는 아쉽지만 현재는 놓을 준비가 되어 있어요."
저승사자는 이 말에서 또 다른 지혜를 얻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럼 이제 갈까?" 저승사자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네, 갑시다." 김덕보가 밝게 대답했습니다.
둘이 포목점을 나서는 순간, 하늘에서 따뜻한 빛이 내려왔습니다. 마치 김덕보의 아내가 남편을 반기는 것 같았습니다.
"저승사자님," 김덕보가 걸어가면서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영혼들을 따뜻하게 대해주세요. 그들도 모두 저처럼 사연이 있을 거거든요."
"약속한다." 저승사자가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내 가족들을 만날 때가 올 테니까, 그때는 자네가 가르쳐준 대로 진심을 전할 거야."
"그럼 우리 모두 행복한 거네요."
이렇게 해서 김덕보는 평온한 마음으로 저승길에 올랐습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400자 내외)

"여러분, 오늘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죽음 앞에서도 당당했던 김덕보 상인과 그로 인해 변화한 저승사자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메시지가 특히 마음에 남습니다.
우리도 김덕보처럼 받은 사랑과 은혜를 기억하며 살아간다면 더 의미 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깊이 와닿는 이야기였죠.
다음 주에는 또 다른 감동적인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도깨비를 설법으로 제압한 고승'이라는 제목으로, 무력이 아닌 지혜와 자비로 도깨비의 마음을 돌린 스님의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어떤 깨달음의 말씀이 도깨비를 감화시켰을지 기대해 주세요!
오늘도 귀한 시간 내어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독과 좋아요, 따뜻한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나눠주세요. 모든 어르신들께서 김덕보 상인처럼 따뜻하고 의미 있는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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