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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방랑시인 김삿갓과 저승사자 1탄

황금 인생 21 2025. 5. 18.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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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방랑시인 김삿갓과 저승사자 1탄 - 삶과죽음의 시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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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킹멘트 (200자)

조선 최고의 풍자 시인 김삿갓이 저승사자와 마주친 그날 밤, 죽음을 앞두고 벌어진 놀라운 시 대결! 삿갓 속에 숨겨온 그의 날카로운 재치와 해학이 저승사자의 마음까지 움직였다? "시 한 수로 생명을 건 내기를 하자!" 조선의 기인이 죽음의 사자에게 던진 마지막 승부수... 그 뜨거웠던 한바탕 승부를 지금 들려드립니다.

디스크립션 (300자)

조선 후기 가난하지만 자유로운 영혼으로 전국을 떠돌며 시와 술로 세상의 부조리를 꼬집었던 방랑시인 김삿갓(본명 김병연). 어느 추운 겨울밤, 황해도 작은 주막에서 그는 자신을 데려가려 온 저승사자와 마주치게 됩니다. 죽음 앞에서도 당당하게 시 한 수를 읊으며 삶의 연장을 제안한 김삿갓과, 그의 재능에 감탄한 저승사자 사이에 벌어진 놀라운 시 대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펼쳐진 이 이야기는 인생의 진정한 가치와 예술의 힘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 폭설 내리는 황해도 주막, 김삿갓과 저승사자의 첫 만남

조선 헌종 12년(1846년) 음력 12월의 마지막 날, 황해도 토산군의 작은 주막.
칼바람이 몰아치는 밤, 하늘에서는 함박눈이 쉴 새 없이 내리고 있었다. 주막 안은 따뜻한 아궁이 불빛으로 붉게 물들어 있었고, 벽에는 술에 취한 나그네들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여보게 주모! 술 한 병 더 가져오게나!"

커다란 삿갓 아래 수염이 덥수룩한 사내가 빈 술병을 들고 외쳤다. 사십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눈빛은 젊은이 못지않게 반짝였다. 허름한 차림새와 달리 기품 있는 목소리가 주막 안을 울렸다.

"아이고, 김 선생님. 벌써 세 병째인데, 오늘 밤은 그만 주무시는 게 어떠세요? 밖에 눈이 무릎까지 올라왔는데, 내일 길도 못 떠나실라..."

주모의 걱정스러운 목소리에 그 사내, 바로 방랑시인 김삿갓(본명 김병연)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허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이 김삿갓에게는 길이 있는 법이지! 자, 그 술 빨리 가져오구려."

주모가 술병을 가져오는 동안, 김삿갓은 자신의 유명한 대나무 삿갓을 벗어 무릎 위에 놓고 시상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의 삿갓은 단순한 모자가 아니라 글을 적는 종이이자, 빗물을 받는 그릇이자, 때로는 밥그릇으로도 사용하는 다용도 도구였다.

"흐음... 오늘 밤 달도 없고, 별도 안 보이니... 이런 시를 한번 지어볼까."

그는 술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신 후, 즉석에서 시를 읊기 시작했다.

"칠흑 같은 밤하늘에 눈송이만 흩날리고 (漆黑夜空雪花飛)
외로운 나그네 홀로 빈 잔 기울이네 (孤客獨自傾空盃)
인생이란 한 바탕 꿈인데 무엇을 고민하리 (人生一場夢何慮)
내일의 길은 내일의 발걸음이 알아서 찾으리라 (明日路途明日知)"

김삿갓의 시를 들은 주막 손님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그의 재치 있는 시는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 선생님, 역시 대단하십니다. 그 풍류가 하늘에 닿을 것 같아요!"

그 때, 주막 문이 열리며 차가운 바람이 들이닥쳤다. 모두가 추위에 움츠러들며 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키 큰 나그네 한 명이 서 있었다. 검은 도포를 입은 그는 얼굴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춥지 않은 듯 평온한 표정이었다.

"어서 오세요, 손님! 빨리 들어오셔서 몸을 녹이세요." 주모가 환대했다.

그 검은 도포의 사내는 아무 말 없이 들어와 주막 구석, 마침 김삿갓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그의 차가운 눈빛은 오직 김삿갓만을 향하고 있었다.

김삿갓은 술잔을 다시 채우며 그 이상한 나그네를 한 번 힐끗 보았다. 직감적으로 그가 평범한 사람이 아님을 느꼈다.

"이봐, 새로 온 손님! 추운 밤에 같이 술 한 잔 하지 않겠나? 내가 사겠네!"

김삿갓의 호탕한 제안에 검은 도포의 사내는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김병연 선생, 마침 당신을 찾고 있었소."

갑작스러운 본명 호칭에 김삿갓은 눈을 크게 떴다. 그의 본명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는 어릴 적 증조할아버지의 신원을 의심받는 '삼족오 사건'으로 집안이 몰락한 후, 김병연이란 이름을 버리고 삿갓을 쓴 채 방랑의 길을 떠난 사람이었다.

"당신은 누구시오? 내 본명을 어떻게..."

"나는 당신을 데리러 온 저승사자요."

주막 안이 순간 조용해졌다. 다른 손님들은 그저 술에 취한 두 사람의 대화로 여겼지만, 김삿갓은 그의 말이 사실임을 직감했다. 그는 천천히 자신의 삿갓을 다시 머리에 썼다.

"허허, 이런... 내가 그렇게 갈 때가 됐소? 뭐, 평생 이리저리 떠돌며 살았으니 마지막 여행이라 생각하면 되겠군."

김삿갓의 태연한 반응에 저승사자는 미간을 찌푸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 앞에서 두려워하거나 애원하던데, 당신은 뭐가 그리 태평한가?"

김삿갓은 웃으며 술잔을 들이켰다.

"내 평생 날 두려워한 것은 오직 진리를 추구하지 못하는 삶이었소. 죽음? 그것은 그저 또 다른 길일 뿐이지. 다만..."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다만 무엇이오?" 저승사자가 물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아직 읊지 못한 시가 많다는 것이오. 이 세상의 부조리와 아름다움을 더 노래하고 싶었는데..."

김삿갓의 눈에 진심어린 아쉬움이 스쳤다. 저승사자는 잠시 그를 관찰하더니 갑자기 제안했다.

"그렇다면 내기를 하는 것이 어떻소? 당신이 내 시에 대적할 만한 시를 지을 수 있다면, 당신에게 시간을 더 드리리다."

김삿갓의 눈이 반짝였다. "재밌는 제안이군! 어떤 주제로 시를 짓자는 말이오?"

"당연히 '삶과 죽음'이오. 내가 먼저 시작하겠소."

저승사자는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져, 깊은 울림이 있는 목소리로 시를 읊기 시작했다.

※ 죽음을 앞두고 벌어진 삶과 죽음에 관한 시 대결의 시작

주막의 등불이 잠시 깜빡였다. 저승사자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김삿갓 앞으로 다가와 앉았다. 주막 손님들은 이 광경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지만, 누구도 감히 끼어들지 못했다. 저승사자의 얼굴이 등불 아래 드러났다. 놀랍게도 그는 젊고 단정한 모습이었지만, 그의 눈만큼은 세월의 깊이를 담고 있었다.

"자, 김병연. 내 먼저 시작하겠소."

저승사자는 잔에 술을 가득 따르고 한 번에 비운 후, 맑은 목소리로 시를 읊기 시작했다.

"한 줌 흙에서 태어나 한 줌 흙으로 돌아가니 (一抔土中生 一抔土中歸)
인생은 짧은 꿈, 깨어나면 모두 허망하네 (人生短夢覺醒空)
부귀영화도 봄날의 구름처럼 스쳐가고 (富貴如春雲飄過)
천년의 명성도 가을 이슬 같이 사라지네 (千年名譽秋露消)"

저승사자의 시가 끝나자, 주막 안에는 기이한 침묵이 흘렀다. 그의 시는 단순히 죽음을 두려운 것으로 묘사하지 않고, 모든 것이 무상하다는 깊은 철학을 담고 있었다.

김삿갓은 감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훌륭한 시로군. 저승사자라 그런지 죽음의 본질을 잘 꿰뚫고 있소."

그는 자신의 삿갓을 벗어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천천히 자신의 시를 읊기 시작했다.

"흙에서 왔다 흙으로 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면 (從土歸土是自然)
그 사이 어찌 술 한 잔 기쁘게 마시지 않으랴 (其間何不一杯歡)
꽃이 피고 지는 것을 탓하는 이 없거늘 (無人責備花開落)
인생의 오고 감을 어찌 한스러워하리 (何恨人生去又還)"

김삿갓의 시는 저승사자의 시와 정면으로 대응하면서도,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삶의 순간을 즐기자는 낙천적인 태도를 담고 있었다. 주막 안의 사람들은 두 사람의 시를 듣고 저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저승사자는 김삿갓의 시에 감명받은 듯 미소를 지었다.

"과연 소문대로 재주가 뛰어나군요. 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요?"

그는 술병을 들어 다시 잔을 채웠다.

"내 걸기를 정하지요. 만약 당신이 내 시에 견줄 만한, 아니 그보다 나은 시를 짓는다면, 당신에게 1년의 시간을 더 드리겠소. 그 1년 동안 당신은 원하는 대로 살다가, 다음 해 오늘, 내가 다시 찾아오면 그때는 순순히 따라오는 것으로."

김삿갓의 눈이 반짝였다. "1년이라... 흥미로운 제안이군. 그렇다면 내가 진다면?"

"당신이 진다면, 지금 바로 저승길에 오르는 것이오. 그것도 평범한 영혼이 아닌, 저승의 시인으로서."

주막 사람들은 두 사람의 대화를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흥미로운 구경거리로 여겼다. 하지만 주모는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불안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좋소! 그 내기, 받아들이겠소." 김삿갓이 호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차피 저승길을 피할 수는 없는 몸. 1년이라도 더 시를 짓고 떠돌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오."

저승사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이번에는 좀 더 심오한 주제로 시를 읊기 시작했다.

"생사의 강을 건너는 배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고 (生死江船常備好)
영혼의 수레는 밤낮으로 쉬지 않고 달리네 (靈魂車馬晝夜馳)
천 년의 삶도 순간의 꿈과 같으니 (千年光陰如夢幻)
인간 세상에 무엇이 애달플 것인가 (何事人間最可悲)"

저승사자의 두 번째 시는 첫 번째보다 더 깊은 철학을 담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죽음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죽음을 초월한 영원의 관점에서 인생을 바라보는 시였다.

김삿갓은 진지한 표정으로 시를 들었다. 그의 평생 지은 수많은 시 중에서도 이런 차원 높은 주제에 도전한 적은 많지 않았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시 한 수를 떠올렸다.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며 삶을 애타게 붙드는데 (人恐死兮戀生切)
이 몸이 왔다 감은 구름 같고 안개 같아라 (此身往來如雲霧)
오늘의 술잔을 기울이며 달빛에 취하니 (今日傾杯醉月色)
내일의 근심은 내일에 맡기면 그만이리 (明日憂愁付明日)"

김삿갓의 시는 저승사자의 깊은 철학에 맞서, 현재를 즐기며 사는 자유로운 영혼의 울림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삶의 무상함을 인정하면서도, 그 찰나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방랑시인의 철학이었다.

저승사자는 잠시 침묵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의 시가 나쁘지 않소. 하지만 아직 승부가 나지 않았소. 한 번 더 겨뤄볼까요?"

바깥에서는 눈이 더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고, 바람 소리가 창문을 흔들었다. 마치 자연마저 이 특별한 대결을 지켜보는 듯했다.

"물론이지!" 김삿갓이 답했다. "내 평생 숱한 시 대결을 해왔지만, 저승사자와의 대결은 처음이오. 이보다 더 영광스러운 일이 어디 있겠소?"

저승사자는 갑자기 표정이 진지해졌다. 그는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당신 같은 재주 있는 시인을 저승으로 데려가야 할 때면 항상 아쉬움이 남소. 인간 세상의 빛나는 재능들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내 일이지만..."

그의 말에서 오랜 세월 동안의 외로움이 느껴졌다. 김삿갓은 그런 저승사자의 모습에 새로운 면을 발견한 듯했다.

"당신도 외로움을 아는군. 흥미롭소이다. 그럼 이번에는 내가 먼저 시작하겠소!"

※ 김삿갓의 첫 번째 시와 저승사자의 맞수

주막의 등불이 깜빡이며 그림자를 춤추게 했다. 이제 주막에는 김삿갓과 저승사자, 그리고 졸음과 싸우는 주모만이 남아있었다. 한밤중을 넘긴 시간, 김삿갓은 이번에는 자신이 먼저 시를 지어 승부를 걸기로 했다.

"자, 이번에는 내가 먼저 읊겠소." 김삿갓은 술잔을 비우고 삿갓을 바로 쓴 채 창밖을 바라보았다. 창문에 쌓인 눈꽃이 달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이제 내 진짜 실력을 보여주겠소. 평생 방랑하며 쌓아온 이 김삿갓의 참 모습을!"

그는 잠시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세상에 태어나 한 번도 살지 못하고 죽는 자 많은데 (世上生來未曾生而死者多)
나는 두 번 살다가 한 번 죽으니 오히려 이득이라 (吾二生而一死反是利)
꽃이 피고 지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나 (花開花落乃自然)
꽃이 져도 향기는 바람 타고 멀리 퍼지네 (花落香留風遠播)"

김삿갓의 시는 자신의 파란만장한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두 번 살았다'는 것은 명문가의 자제였다가 몰락한 후 방랑시인으로 다시 태어난 자신의 인생을 의미했다. 죽음을 앞에 두고도 자신의 시와 사상이 후세에 남을 것이라는 자부심이 시에 깃들어 있었다.

저승사자는 잠시 침묵하더니 깊이 감탄했다.

"과연... 당신의 명성이 헛되지 않군요. 이런 시를 지을 수 있는 사람은 백 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재주요."

저승사자의 눈빛이 깊어졌다. 마치 천 년을 산 노인의 지혜가 담긴 듯했다.

"내 이제 진심을 다해 맞서겠소."

저승사자는 도포 자락을 여미고 자세를 바로 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전보다 더 깊고 울림이 있었다.

"죽음은 문일 뿐, 모두가 한 번은 지나가야 하고 (死者門耳 皆須一過)
삶은 여관일 뿐, 잠시 머물다 떠나는 곳 (生如逆旅 暫住即去)
천년의 영웅도 한 줌 흙으로 돌아가나니 (千年英雄歸一抔土)
오직 진실된 마음만이 세상에 남아 빛나리라 (唯有眞心留世發光)"

저승사자의 시에는 수많은 생명을 저승으로 데려간 이의 깊은 철학이 담겨 있었다. 삶과 죽음을 초월한 영원의 관점에서 보는 통찰력이 느껴졌다.

"훌륭하구려..." 김삿갓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직 승부가 나지 않았소."

"그렇지요. 이제 우리 대결의 핵심으로 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저승사자가 말했다.

주모가 졸음에 못 이겨 머리를 떨구고 있는 사이, 김삿갓과 저승사자 주변의 공기가 미묘하게 변했다. 창밖의 눈은 더욱 거세게 내리고 있었고, 주막 안에는 이상한 정적이 감돌았다.

"자네는 천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영혼을 데려갔소?" 김삿갓이 문득 물었다.

저승사자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대답했다.

"셀 수 없이 많지요. 왕부터 거지까지, 현명한 학자부터, 어리석은 아이까지... 모두가 내 앞에서는 평등합니다."

"그중에 자네처럼 시를 아는 이도 있었소?"

저승사자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물론이지요. 하지만 당신처럼 죽음 앞에서 이토록 당당한 이는 드물었소."

김삿갓은 웃으며 술을 따랐다.

"죽음이 두려운 게 아니오. 다만 아직 이 세상에 할 일이 남았을 뿐이지."

"어떤 일인가요?" 저승사자가 물었다.

김삿갓은 잠시 사색에 잠겼다. 그의 눈에는 지나온 세월의 회한이 어렸다.

"내가 평생 방랑하며 지은 시들은 세상의 부조리를 꼬집고, 양반들의 위선을 풍자했소. 하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나 자신을 위한 시를 짓고 싶소. 진정한 내 모습을 담은 시를..."

김삿갓의 진솔한 고백에 저승사자도 공감하는 듯했다. 바람이 창문을 흔들고, 등불이 깜빡였다. 마치 이 세상과 저승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당신이 지금껏 숨겨온 진정한 시심(詩心)을 보여주시오." 저승사자가 말했다. "그것이 우리 대결의 승부를 가를 것입니다."

김삿갓은 깊은 숨을 들이쉬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명문가의 자손으로 태어나 학문을 익히던 때, 집안이 몰락하여 세상을 등지고 방랑의 길을 떠났던 순간, 그리고 지난 수십 년간 전국을 떠돌며 보고 느꼈던 모든 것들이 그의 마음속에서 흘러넘쳤다.

"그렇다면..." 김삿갓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진정한 마음을 보여주겠소."

※ 피할 수 없는 이별을 노래한 저승사자의 비밀 시

새벽이 가까워오는 시간, 주막의 아궁이 불은 사그라들고 찬 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김삿갓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주막 가운데로 걸어나왔다. 그의 삿갓은 이제 온통 눈으로 덮여 있었다. 그는 자신의 삿갓을 벗어 손에 들고, 진심을 담아 시를 읊기 시작했다.

"인생이란 한바탕 봄꿈과 같으니 (人生恰似春夢)
꿈속에서 백 년을 살았는지 (夢中百年已過)
천 년을 살았는지 알 수 없네 (千年未知)
부귀영화 구하다 늙어버린 얼굴 (求榮華老矣面)
거울 속에 비춰보니 서글퍼라 (照鏡中悲哉)
그러나 나그네 길 한 잔 술로 달래니 (旅路一盃慰之)
인생에 무엇을 더 바라리오 (人生何求哉)"

김삿갓의 시는 그가 지금까지 읊은 것 중 가장 진솔했다. 어떤 화려한 수사나 재치 있는 풍자가 아닌, 자신의 삶을 관통하는 진실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지난 세월을 돌아보는 나이 든 방랑시인의 쓸쓸한 고백이자, 죽음을 앞둔 사람의 담담한 수용이었다.

저승사자는 김삿갓의 시에 깊은 감동을 받은 듯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이 순간 따뜻하게 변했다.

"김병연..." 저승사자가 처음으로 그를 이름으로 불렀다. "당신의 시는 단순한 글자의 나열이 아니라, 영혼의 울림이군요."

밖에서는 새벽을 알리는 닭울음 소리가 들렸다. 폭설은 그쳤지만, 창문 바깥은 온통 하얀 세상이었다.

"이제 제가 마지막 시를 읊겠습니다." 저승사자가 말했다. "이 시는... 제가 천 년 동안 단 한 번도 인간에게 보여준 적 없는 것입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어딘가 외로움이 묻어났다. 저승사자는 도포 자락을 여미고,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호흡을 했다.

"천 년을 살며 무수한 이별을 지켜보니 (千年目送無數離別)
슬픔도 기쁨도 모두 한순간일 뿐 (悲歡皆是一瞬間)
꽃은 매년 피고 지지만 사람은 돌아오지 않으니 (花年年開落人不還)
저승길 인도하는 나의 손길 차갑기만 하구나 (冥途引手冷漠哉)"

저승사자의 시에는 인간들이 상상하지 못했던 그의 고독과 슬픔이 담겨 있었다. 수많은 생명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는 자의 심정,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는 존재의 외로움이 묻어났다.

김삿갓은 깊이 감동했다. 그는 저승사자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다.

"자네도... 감정이 있군." 김삿갓이 조용히 말했다.

"사람들은 저승사자를 차갑고 무정한 존재로 생각하죠." 저승사자가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방랑시인과 저승사자, 전혀 다른 두 존재가 시를 통해 서로의 영혼을 이해하게 된 순간이었다.

"내 생각에는..." 저승사자가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우리 둘 다 승자인 것 같습니다."

김삿갓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이오?"

"당신의 시는 인간 세상의 진실을 담고 있고, 제 시는 저승의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둘 다 각자의 세계에서 가장 깊은 통찰을 보여주었지요."

저승사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막 창으로 새벽빛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계약대로 당신에게 1년의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정확히 1년 후, 이곳에서 다시 만나죠."

김삿갓의 눈에 감사의 빛이 어렸다. "고맙소, 저승사자. 내 이 1년을 헛되이 쓰지 않을 것이오."

"그리고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 저승사자가 말했다.

"무엇이든 말해보시오."

"1년 동안, 당신이 여행하며 보고 느끼는 것들을 시로 지어주십시오. 그리고 내년에 우리가 만날 때, 그 시들을 저에게 보여주십시오."

김삿갓은 의아했다. "자네가 내 시를 원한다고?"

저승사자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늘 인간 세상의 아름다움과 슬픔을 시를 통해 보고 싶었습니다. 천 년 동안, 저는 오직 죽음의 순간만을 보아왔으니까요."

김삿갓은 깊이 이해한다는 듯 미소 지었다. "좋소. 내 평생 가장 아름다운 시를 자네를 위해 지어주리다."

창밖으로 희미한 새벽빛이 비추기 시작했다. 저승사자의 모습이 서서히 흐려지더니, 마침내 안개처럼 사라졌다.

"1년 후에 만나세, 김병연." 그의 목소리만 공중에 맴돌았다.

김삿갓은 다시 자신의 삿갓을 머리에 쓰고, 주모를 깨워 숙박비를 치렀다. 그리고 눈 덮인 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앞에는 1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이 펼쳐져 있었다.

"자, 이제 마지막 여행을 떠나볼까?" 김삿갓은 눈 덮인 산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세상에 남길 마지막 시를 위해..."

그렇게 김삿갓은 새하얀 눈길 위에 첫 발자국을 남기며 자신의 마지막 여정을 시작했다.

※ 김삿갓의 마지막 역전 한 수와 저승사자의 감동

아침이 밝아오자 주막 안의 공기도 달라졌다. 주모는 잠에서 깨어나 깜짝 놀랐다. 밤새 누군가와 시 대결을 벌이던 김삿갓 선생이 홀로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선생님, 밤새 누구와 이야기하셨어요? 꿈인가 했는데..."

김삿갓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죽음과 이야기를 나누었다네, 주모."

주모는 그저 술에 취해 헛소리를 하신다고 생각하며 아침 식사를 준비하러 부엌으로 향했다. 김삿갓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삿갓을 바로 썼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방 안의 공기가 차가워지며 저승사자의 모습이 다시 나타났다. 김삿갓은 놀라지 않고 저승사자를 바라보았다.

"아직 날이 밝았는데, 자네가 다시 나타날 줄은 몰랐네."

저승사자의 표정은 평소와 달리 심각했다.

"김병연, 중요한 일이 생겼소. 염라대왕께서 당신의 시 대결 소식을 들으시고 직접 판결을 내리고자 하시오."

김삿갓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염라대왕이라... 그래서?"

"대왕께서, 당신과 내가 지은 시를 모두 검토하신 후, 결정을 내리실 것이오.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소. 마지막으로 각자 한 수씩 더 지어야 한다고 하셨소."

"어떤 주제로?"

"'인생의 참된 가치'에 대한 시를 지으라 하셨소. 그리고 만약 당신의 시가 승리한다면, 1년이 아닌 3년의 시간을 주라 하셨소."

김삿갓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인생의 참된 가치... 그것은 그가 평생 찾아 헤맸던 질문이었다.

"알겠소. 그 기회, 받아들이겠소."

저승사자는 먼저 자신의 시를 읊기 시작했다.

"인간이 꿈꾸는 부귀영화는 한순간 물거품 되고 (人間榮華一瞬泡影)
쌓아둔 재물도 결국 남의 것이 되나니 (積聚財物終成他人)
다만 남은 것은 베푼 선행과 아름다운 기억뿐 (唯有善行美好記憶)
백 년 후에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당신의 마음씨라네 (百年後人記憶汝心)"

저승사자의 시는 지금까지의 어떤 시보다도 직접적으로 인생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김삿갓은 이 시에 어떻게 맞설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의 전 생애를 돌아보았다.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 공부했던 시절, 가문이 몰락한 후 방랑의 길을 떠났던 순간, 그리고 지난 수십 년간 전국을 떠돌며 보고 느꼈던 모든 것들...

그는 자신의 삿갓을 벗어 무릎 위에 올려놓고, 천천히 손가락으로 삿갓 안쪽을 쓰다듬었다. 그의 삿갓 안쪽에는 수많은 시가 적혀 있었다. 그것은 그가 평생 지은 시 중에서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들이었다.

마침내 김삿갓은 깊은 숨을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얼굴에는 평온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

"내가 지금껏 살아오며 깨달은 인생의 참된 가치를 읊겠소."

그리고 그는 자신의 마지막 시를 읊기 시작했다.

"부귀영화 추구하다 청춘 다 보내고 (追求榮華靑春盡)
명예 위해 싸우다가 백발을 맞이했네 (爭名迎白髮)
그러나 삿갓 하나로 세상을 누비니 (笠子一頂踏天下)
자유로운 이 한 몸이 가장 부러운 삶이라네 (自由此身最羨生)
부질없는 욕심 버리고 달빛 아래 술 한 잔 (空慾捨盡月下酒)
산천을 벗 삼아 노래하니 이것이 참된 가치라네 (山川作友歌此眞價)"

김삿갓의 시는 평생 깨달은 자신만의 철학을 담고 있었다. 그것은 권력과 재물 대신, 자유와 자연, 그리고 시와 술을 선택한 방랑시인의 진정한 고백이었다.

방 안에 묘한 침묵이 흘렀다. 저승사자는 눈을 감고 김삿갓의 시를 곱씹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당신의 승리요, 김병연."

김삿갓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염라대왕께서도 인정하실 것이오. 당신의 시는 인생의 참된 가치를 단순히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삶 자체로 증명하고 있소. 그것이 진정한 시인의 힘이지요."

저승사자는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약속대로 당신에게 3년의 시간을 드리겠소. 그 3년 동안 당신은 원하는 대로 살다가, 3년 후 오늘, 이곳에서 나를 다시 만나면 됩니다."

김삿갓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3년이라... 생각보다 넉넉한 시간이군."

"그리고 부탁이 하나 있소." 저승사자의 목소리가 조금 부드러워졌다.

"말해보시게."

"당신의 방랑길에서 3년 동안 지은 시를, 우리가 다시 만날 때 꼭 보여주시오. 염라대왕께서도 당신의 새로운 시를 기다리실 것이오."

김삿갓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테지. 이 김삿갓이 죽기 전 마지막 3년간 읊는 시라... 아마 최고의 작품이 될 것이네."

창밖으로 새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 눈 위에 김삿갓의 새로운 여정이 그려질 것이었다.

저승사자는 서서히 안개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3년 후에 다시 뵙겠소, 김병연."

"잠시만!" 김삿갓이 갑자기 소리쳤다.

이미 반쯤 사라진 저승사자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이오?"

"자네 이름은 뭐지? 내 이름만 알고, 자네 이름은 모르니 불공평하잖나."

저승사자는 잠시 망설이더니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담이라 하오."

"이담... 좋은 이름이군. 내 3년 후에 자네와의 약속, 꼭 지키겠네, 이담 사자."

이담은 미소를 지으며 완전히 사라졌다. 김삿갓은 삿갓을 단단히 고쳐 쓰고 여행 보따리를 챙겨 일어섰다.

"자, 이제 3년의 마지막 여행을 떠나볼까?"

그는 주모에게 숙박비를 치르고, 새하얀 눈길 위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뒤로 햇살이 비치며 긴 그림자를 만들었다.

※ 일 년의 유예를 얻은 김삿갓, 인생의 마지막 여정

세월은 빠르게 흘러 1년이 지났다. 김삿갓은 저승사자와의 약속을 잊지 않고, 전국 각지를 누비며 시를 지었다. 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죽음을 앞두고 얻은 시간이었기에, 모든 풍경과 인연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어느 날, 김삿갓은 강원도 산골 마을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그는 가난하지만 정이 넘치는 한 가족을 만났다. 그 집 노인은 김삿갓의 시를 듣고 깊이 감동했다.

"선생님, 우리 집이 비록 가난하지만 며칠만이라도 머물다 가십시오. 선생님의 시를 더 듣고 싶습니다."

김삿갓은 그 정성에 감동해 그 집에 머물기로 했다. 그곳에서 그는 노인의 손자에게 글을 가르쳐주고, 밤에는 가족들과 함께 달빛 아래서 시를 읊었다.

"어르신, 제가 최근에 지은 시 한 수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김삿갓은 눈을 감고 지난 1년간의 여정을 떠올리며 시를 읊었다.

"죽음의 그림자 앞에 서니 세상이 달리 보이고 (立死影前世異觀)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도 이토록 빛나는 것을 (一花一草皆光輝)
방랑의 길 위에서 만난 낯선 이들의 정 (流浪路上逢情誼)
모든 순간이 보배로워 눈물겹구나 (一切片刻寶貴淚)"

노인은 김삿갓의 시에 큰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

"선생님의 시가 예전과 달라졌습니다. 더 깊고 따뜻해진 것 같습니다."

김삿갓은 쓴웃음을 지었다. "죽음을 앞두면 사람이 달라지는 법이지요."

노인이 놀라 물었다. "선생님께서 병이라도 있으신가요?"

"아닙니다. 다만... 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 뿐이지요."

그날 밤, 김삿갓은 달빛 아래 홀로 앉아 생각에 잠겼다. 그때 익숙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담 사자, 자네인가?"

저승사자 이담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

"오랜만입니다, 김병연. 잘 지내셨습니까?"

김삿갓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한 3년 중 1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왜 찾아온 건가?"

"걱정 말으십시오. 당신을 데리러 온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이담의 얼굴에 걱정스러운 빛이 어렸다. "염라대왕께서 당신의 행방이 궁금하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은 시를 보고 싶어하셨습니다."

김삿갓은 호쾌하게 웃었다. "하하하! 염라대왕이 내 시를 기다리신다니, 이 얼마나 영광인가!"

그는 품에서 작은 비단 주머니를 꺼냈다. 그 안에는 지난 1년간 그가 지은 가장 아름다운 시들이 적힌 종이들이 들어있었다.

"여기 있네. 지난 1년간 내가 지은 시 중 가장 자신 있는 것들이야. 염라대왕께 전해주게."

이담은 주머니를 받아들었다. "감사합니다. 대왕께서 기뻐하실 것입니다."

김삿갓은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담, 내게 솔직히 말해주게. 저승은 어떤 곳인가? 내가 죽으면 가게 될 그곳은?"

이담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저승은... 생각보다 조용합니다. 해와 달이 없지만 어둡지도 않고, 불이 없지만 춥지도 않지요. 그곳에서는 이승의 모든 고통과 욕망에서 벗어나 평온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도 시를 지을 수 있나?"

이담은 미소를 지었다. "물론입니다. 저승에는 시를 짓는 영혼들이 많습니다. 특히 염라대왕께서는 시를 매우 좋아하셔서, 좋은 시를 짓는 영혼들을 위한 특별한 장소도 마련하셨습니다."

김삿갓은 안도한 듯 웃었다. "다행이군. 나는 시 없는 곳에서는 살 수 없으니 말이야."

그때 갑자기 산에서 바람이 불어와 두 사람의 옷자락을 흔들었다. 마치 세상이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다.

"김병연, 남은 2년도 의미 있게 보내십시오. 당신의 시는 이승에서도, 저승에서도 빛날 것입니다."

이담은 천천히 안개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담..." 김삿갓이 불렀다. "자네가 내게 준 이 시간, 잊지 않겠네."

이담이 사라진 후, 김삿갓은 다시 삿갓을 쓰고 여행길을 나섰다. 그의 발걸음은 이전보다 더 가볍고 자유로워 보였다. 그는 이제 남은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의 인생을 완성할 마지막 시를 찾아 떠나고 있었다.

산길을 오르며 그는 작은 소리로 노래했다.

"가는 세월 붙잡을 수 없어도 (流光難挽留)
마음만은 자유롭게 노래하리 (唯有心自由)
삿갓 속의 세상, 술잔 속의 인생 (笠中世界杯中人生)
이것이 나의 도요, 나의 길이라네 (此是吾道吾路)"

김삿갓의 모습은, 그렇게 산 속으로 사라져갔다.

유튜브 엔딩멘트

이렇게 김삿갓은 저승사자 이담과의 시 대결에서 승리해 3년의 시간을 얻었습니다. 죽음을 앞둔 방랑시인의 마지막 여정이 시작된 것이지요.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는 끝나지 않습니다.

다음 이야기 '조선의 방랑시인 김삿갓과 저승사자 2탄'에서는 김삿갓이 3년의 유예 기간 동안 펼치는 특별한 여정을 들려드립니다. 전국을 누비며 인생의 마지막 순간들을 의미 있게 채워가는 그의 모습, 그리고 1년마다 그를 찾아와 시를 나누는 저승사자 이담과의 특별한 우정이 펼쳐집니다.

김삿갓이 마주하는 인생의 마지막 풍경들과 그가 남긴 감동적인 시들, 그리고 염라대왕이 직접 소집한 저승 시 대회의 놀라운 결말까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꽃피운 시 한 수의 진정한 가치를 느껴보세요. 구독과 알림 설정으로 다음 이야기를 놓치지 마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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